금이가 많이 아프다
신부전이라고 한다
수의사는 생명이 꺼져가는 것이라며
18살이니 개로서는 정말 오래 산 것이라고
내일 죽어도 이상할 게 없으니
굳이 괴롭게 연명치료를 하거나 입원시키지는 말라고 했다

병원에 입원해있는 신부전이라는 강아지가 혼자 켄넬 속에 너무 외로워 보였고, 금이는 이제 언제 죽을지도 모른다는데 죽을 땐 내가 곁에 있어야하니 집에 데리고 왔다

동물병원에서 수액을 받아와서 집에서 놔주면서 아침 저녁으로 먹이라는 약을 먹이고 있다
수액을 맞고 있어서 금이는 많이 움직일 수가 없는데 여전히 머리는 똑똑해서 오줌은 싸던 곳에서만 싸려고 한다
기저귀를 채워줘도 싸던 곳에 가서 싸려 한다
그래서 금이가 일어나면 나는 바로 금이를 마루로 데려가 오줌을 누인다
고작 요 며칠 새 뒷다리를 못 가누게 된 금이는 바닥에 오줌을 싸고 난 그런 금이 옆을 수액을 들고 따라다닌다
밤새 금이 옆에서 자다가 금이가 일어나면 바로 수액을 들고 움직이며 오줌을 누이거나 물을 마시고 싶어하면 물을 준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금이는 계속 아프고 그런 모습을 보는 나는 계속 괴롭다
엉엉 울다가 금이를 안아주다가 다시 엉엉 울다가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다
올해 들어 급격히 늙는 금이를 보며 예감해왔던 일이지만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괴롭고 괴롭고 괴롭다
뽀뽀와 곤지의 죽음을 겪었지만 그땐 곤지와 금이 혹은 금이가 남아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나보다
금이가 가면 이제 아무도 없다
금이 없이 살 수 있을까?
금이의 수액 줄을 바라보며 핸드폰으로 이 글을 적고 있다 눈에서는 계속 눈물이 난다
금이가 많이 아프지 않아야 할텐데
계속 응원해주고 있다
힘내렴 금이야
아니 억지로 괴롭게 내지는 말고
아프지 말아라 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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