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 개소리가 눈에 거슬렸다
기자들이 범죄자 뉴스를 많이 써대니
기자들에게 범죄자 서사에 너무 집중하지 말라고 시작된 의도는 잘 알겠다
흥미 본위의 범죄자 뉴스는 자극적인 오락거리였을 뿐 별 기능이 없었던 것도 맞다

하지만 저 말이 어느새 변질돼서 창작물에서도 악인의 서사를 넣지 말라는 개소리들이 팽배해진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러던 차에 찾은 반가운 글

[장강명의 사는 게 뭐길래] 惡人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 그 주장은 위험하다

장강명의 사는 게 뭐길래 惡人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 그 주장은 위험하다 선정적인 범죄 보도 물론 피해야 하지만 세상에 무조건은 없어 聖戰 외친 인종 학살, 자신만 정의고 상대는 서사 없는

www.chosun.com


내가 생각하는 첫째 부조리는 ‘서사 없이 어떤 인간이 악인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인간은 세계를 서사로 이해하는 동물이며, 서사 정보 없이 도덕적 판단은 불가능하다.

(중략)

둘째 부조리로 이어진다. 인류사에는 한 개인의 광증이나 직업 범죄자의 탐욕에서는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거대한 악행이 있어 왔다. 성전(聖戰)이라고 하는 끔찍한 집단 학살을 저지른 자들은 예외 없이 자신들이 정의를 수행한다고 여겼다. 상대를 악인으로 묘사하는 얄팍한 서사를 굳게 믿었기에, 그 이상의 서사를 들으려 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악인을 처단하기 위해 악행을 반복하는 지독한 아이러니는 작은 규모로도 흔히 일어난다.

- 본문 중



음 공감된다

여기에 더해보자면

악인의 서사를 알면, 즉 악인이 악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알면 악인의 탄생을 줄이거나, 악인을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악인의 서사를 다뤄야할 필요가 있다

물론 악인은 타고나는 것일 수도 있다. 같은 집 같은 환경에서 자랐지만 유영철은 연쇄 살인범이 되었고, 유영철의 누나는 평범한 직장인이 되었다.

하지만 악인이 악인이 되는 것이 100% 유전자의 결과, 운명에 따른 결과라는 증거가 없는 이상 악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악이 발현되지 않도록 다함께 노력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것이 우리가 사회를 만들고 교육이라는 것을 하는 목적 중 하나가 아닐까

악인의 서사를 알아야하는 이유는 악인을 동정하거나 악인에게 공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악한 행동을 하는 이유, 기전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그러면 전문가들만 악인의 서사를 알아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을 수 있다

하지만 일반인이 악인의 서사를 알고 어떤 인간이 어떤 상황에서 악한 일을 행하는지를 안다면 사전에 악인과 거리를 두고 피해를 입는 상황을 피하거나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피해자의 마음이 다칠까봐’ 현실 범죄자의 서사를 다루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일견 타당할 지 모르나(나는 이같은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지만)

그것이 창작물 속에서 악인의 서사를 빼야하는 이유는 될 수 없다

우리는 악인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한다

장강명 작가의 말대로 선과 악을 절대화하지 않기 위해서도 그렇다


요즘 티스토리가 뭐가 바뀐건지
저런 맞팔 요청 댓글이 엄청 달리네요.

여기는 제가 14년째 써오고 있는 일기장 같은 블로그입니다.

수익성 블로그가 아니며, 앞으로도 본 블로그로 수익을 창출할 계획은 없습니다.

공감 눌러주시는 것은 감사하나
의미 없는 본인 블로그 홍보성 댓글은 발견하는 즉시 삭제합니다. 보통 알림을 켜두므로 작성 즉시 삭제한다고 아시면 됩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소중한 시간 제 블로그에 댓글 복붙하는 데 쓰지 마세요.

오싹오싹 여초식 기싸움 - DogDrip.Net 개드립

어우

www.dogdrip.net


남초 커뮤니티에 주기적으로 올라오는
여초 집단에 대한 디스글.

초중고대학교 다 남여 반반인 공학, 합반을 나왔고
남초 집단에도 있었고 여초 집단에도 있어본 사람으로서 여초 집단만 나쁜 인간들 있다는듯 취급하는 건 견딜 수가 없다ㅋㅋ남초는ㅋㅋㅋ 괜찮은줄 아나효??
인간은 원래 다 각자의 이유로 좆같답니다ㅎㅎ

남초 여초 다 있어봤는데 둘다 문제 있는 집단은 문제 있다. 물론 문제가 어떤 건지가 좀 다르지.

내가 겪어본 거 정리해줌.

- 여초
: 초중고 또래집단, 회사에서 겪어봄

초중고 땐 여초 집단이 집단주의+공감 요구가 좀 심한 편이었음. 나도 그런 집단 분위기랑 안 맞아서 욕 많이 먹고 은따 당한 적도 있음. 지금도 생각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중딩 때 뭔 놀이공원으로 소풍 갔는데 애들 다같이 핫도그 사먹었는데 나만 안먹어서 담날 욕먹은 거ㅋㅋㅋ 그 욕한 애랑 개싸웠는데 남자애들이 다 내 편 들어서 이김ㅎㅎ

그외에도 남들 다같이 뭐한다 할 때 난 안할래 해서 욕먹은 적 많음ㅋㅋㅋ 고딩 땐 여자 여섯이서 친했는데 다른 애들이 싫어하는 애 나도 같이 싫어해줘야 했는데 난 그 애 안 싫어하고 걔가 나한테 친한 척하는 거 받아줘서 욕 쳐먹음ㅎㅎ 이외에도 여자들 특유의 학교 복도에서 만나도 반가워하기+호들갑 떨기+아프다면 막 걱정해주기 등등 하나도 못해서 욕먹고 미움받은 일 다수.(나중에 이유 물어보니 내가 저런 행동 안해서 자기 싫어하는 줄 알았다고...ㅋ)

여까지만 보면 역시 여자들 피곤하다 가식적이다 하겠지만ㅋㅋㅋ 또 장점이 있음ㅋ 여자들은 서열이 확고하지 않고 민감하지도 않음. 대부분 동등한 애들끼리 지랄하고 욕하고 뒷담까는 거라서 한 명 갖고 막 잔인하게 다수가 왕따시키고 그런 경우는 거의 없고 흔하지 않음.

뭐 근데 남자들이 보기엔 남초에선 폐급+사회성 진짜 빻은 놈들만 왕따 당하는데(난 아니라고 생각하지만ㅋ) 여자들은 아무나 왕따 시킨다 이쁜 여자 왕따시키고 뒷담까는 거 아니냐 생각할 수 있는데ㅋㅋㅋ

그게 아니라 여자들은 대부분 사회적 민감도가 높고 사회성이 좋기 때문에 사회성의 기준이 높아서 그래보이는 거임ㅋㅋㅋ 사회성 진짜 좋고 성격 좋은 애들은 여초에서도 왕따 그런 거 모르고 12년 산다. 이영지 같은 애는 왕따가 뭔지 모를걸?ㅎㅎ

나도 사회성이 부족해서 은따 당하고 산거지ㅋㅋㅋ 그리고 대학에서 만난 친구들 다 나같은 친구들인데(mbti 파워 T들) 그들도 각자 나와 비슷한 경험들이 있는데 다들 자기 사회성 부족했던 거 인정함. 나도 그렇고. 내가 잘못된 건 아니지만 다수의 여자들이랑 성격이 다른데 어쩌겠음. 원래 자기랑 다른 사람 낯설어하고 배척하려는 건 인간의 본능이여.

또 여초 왕따는 한 명 집어서 얘 죽이자!!! 이런 게 아니고 중간중간 착한 애들 있어서 따돌림 당해도 걔네랑 놀아도 되고. 문제 생겨도 대화하자고 하면 대화로 풀리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신체적 폭력이 들어가는 경우는 매우 드묾.

여초는 성인되면 더더 편함. 여자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더 강해짐. 초중고 때는 매일 하루종일 붙어있어야 했으니 저랬던 거고, 초중고 때 몰려다니며 잘지냈던 애들도 실은 피곤했었는지 대학에선 독립적으로 잘 지냄.

옛날에 이대 안에 이화사랑이란 김밥 파는 곳이 있었는데(지금도 있나?) 이대 친구들 만나러 거기 가보면 진심 다 혼밥하고 있었음ㅋㅋㅋ 친구들 얘기 들어봐도 여대엔 공학, 남초과 대비 자발적 아싸가 진짜 많음. 이때부턴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아도 별로 상관 없는 경우 다수.

회사는 커리어 좋고 배운 거 많은 똑똑한 여자들이 다닌 여초 팀이나 회사 세 곳 다녀봤는데 다 진짜 좋았음.

다들 여자 5-10명인 팀에 남자 한두명 있는 경우였는데
-근무 시간에 일만 딱딱 효율적으로 함
-쓸 데 없는 야근+저녁 회식 없음, 눈치 안줌.
-회식 가끔 해도 점심에 호텔 뷔페+좋은 카페 감
-정치질 거의 안하고 각자 할 일 열심히 함
의 콜라보였고 개인의 의사를 굉장히 존중하는 분위기여서 좋았다

뭐 “여초인 간호사 조직엔 태움 문화 있다던데 뭐냐?” 이럴 수 있는데 진짜 특수한 조직의 경우라고 생각함. 개인주의화 되지 않은 집단주의 여초 조직에서 일어나는 일 같은데 그런 조직 자체가 여초 집단 중에서 흔한 집단은 아님.

일반적인 여초는 성인되면 서로 간섭 안하고 맘에 안드는 사람 있어도 걍 같이 안 노는 게 일반적이다. 여자들은 성인이 되면 기본 베이스가 개인주의가 되거든. 결혼하고 애 낳으면 이게 더 가속화되고.

- 남초
: 초중고 교실에서 관찰, 대학시절 동아리(팀스포츠 동아리), 회사에서 겪어봄

서열이 매우 확실하다. 서열 제일 높은 놈이 괜찮은 놈인지 양아치 새끼인지에 따라 집단의 문화가 결정된다.

남자들도 초중고 땐 다수랑 다른 애 배척하는 게 쩌는데, 여자들은 뒷담을 깐다면 남자들은 만만하다 싶으면 대놓고 배척하고 괴롭히는 경우가 많음. 서열 제일 높은 놈이 양아치면 이 분위기가 극대화됨. 운동(특히 축구)이나 게임(스타, 롤, 옵치 등 그때마다 다같이 피방 가서 하는 메인스트림 게임) 못하고 일본 애니나 보거나 조용하고 섬세한 애들, 아니면 막 니베아 체리 같은 거 바르면서 거울 보는 남자애들 개무시하는 경우 많았음.

중고딩 때 반에서 서열 높은 남자애가 조용한 애 기분 더럽게 막 뒤통수 손으로 퍽퍽 소리나게 때리면서 쳐웃고 다른 남자애들은 말리지도 않고 같이 낄낄대면서 비웃고 그러는 거 많이 봄. 아 우리반 남자들 다같이 컨닝하다가 걸린 역대급 사건이 있었는데. 한 명 희생양으로 몰아서 걔 전학보내고 끝내는 것도 봤음. 여초에선 그런 상황엔 절대 단합 안되거든? (애초에 다같이 컨닝하는 것부터 불가능) 근데 남초는 제일 서열 높은 애가 그러자고 하니까 착착 한 명 병신 만들어서 전학 보내고 끝내더라. 내가 그때 임원이었어서 담임이 불러서 이런 일이 있는데 컨닝한 남자애들은 다 이렇게 증언했는데 사실 같냐고 들은 거 없냐고 나한테 팩트체크하는데 진짜 한놈도 빠짐없이 구라를 쳐서 평소 만만했던 놈 한 놈을 담그는 데 동조했단 게 참으로 놀라웠던 기억이 있음.

그외에도 구린 일에 단합 되게 잘됨. 학교에서 성범죄 벌어졌을 때 범죄자가 리벤지 포르노 찍어서 반 남자애들한테 다 보여주고 다녔는데 남자애들이 하도 쉬쉬하며 지들끼리만 돌려봐서 하루종일 같이 학교에서 붙어 지내는 여자애들이 알게되기까지 한참이 걸림. 여자애들이 알고 나서야 피해자도 알게되고 학교에서도 알게 됐었고.

근데 또 남초 장점은 그런만큼 리더, 서열 높은 애가 괜찮은 애면 또 좋은 쪽으로 단합이 잘된단 거임. 그리고 반 남자애들 열몇명이 다같이 축구 우루루하고 피씨방 우루루 몰려다니면서 노는 문화라 사회성 없는 애도 잘 묻혀서 그럭저럭 잘지낼 수 있음. 피씨방 모임에 못 끼면 못 낀 오타쿠들끼리 또 잘 놀고, 반 분위기 좋으면 그런 애들 굳이 괴롭히거나 배척하지 않고 다같이 잘지냄.

남초는 성인이 돼서 대학을 가고 회사를 가도 집단주의+서열문화 본질이 별로 바뀌지 않음. 아니 오히려 다같이 일을 하게 되면 더 강화되는 느낌. 본인의 서열은 바뀔 수도 있겠으나...그외 나머지는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대학 남초 동아리에서 난 여자라 서열외의 입장에서 남자들의 서열문화를 관찰하곤 했었는데, 진짜 남자들도 사회생활 만만치 않구나 싶은 적 많음.

남친도 남초 직업인데 선배들이 후배 내리갈굼하는 거(잘못한 후배한테 지적 안하고 그 후배의 선배를 대신 갈굼)나 자기들이 병신 취급하고 싶은 한 명 인사도 안 받아주고 잔인하게 대하는 거나...ㅋㅋ 남초에선 다른 사람들의 서열을 알고 난 어디쯤인지 내 서열도 빨리 눈치까고 그 서열에 맞게 행동을 잘 해야함. 남자들이 괜히 알파메일 베타메일 이런 소리에 심취하는 게 아님ㅋㅋㅋ 남초는 까라면 까야되고 상사가 노래방에서 도우미 부르자면 난 안 내켜도 불러야 하고 그런 상명하복, 집단문화가 심하다. 물론 내가 직급 낮아도 능력 좋고 사회성 좋은 남자(즉 서열 높은 남자)면 자유롭게 살 자유가 좀 보장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걍 서열에 순응해야함. 요즘은 여자 거의 없던 남초 조직에 여자들이 진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그러면서 부조리했던 조직 문화가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는듯.

아 남초 회사 장점도 써줘야지. 일 설렁설렁해도 됨. 월도 아저씨들이 워낙 많아서 살짝 월도짓해도 티 안남. ㅋㅋ원치 않는 술자리 줜나게 많은데 그런 데 가서 대화 잘 통하는 척 하고 털털하고 당돌한 여후배 코스프레 하면서 서열 침범하지 않고 호감캐릭터 되면 업무 협조 잘해주고 내 일도 대신 해주고 그럼ㅋㅋㅋㅋㅋㅋ

남자 후배들도 꽤 받아봤는데 남자 후배들도 서열에 아주 민감했다. 내가 풀어주고 착하게 굴면 한도 끝도 없이 기어오르고 빡세게 굴면 군기 바짝 들어서 열심히 일함. 남자들은 전체적으로 리더, 윗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더라.

각자 이런 장단점이 있음. 아 그리고 현실에선 성별보다 구성원들 수준이 중요함. 남초든 여초든 괜찮은 사람들 모인 집단은 전체적으로 괜찮음.

그리하여 여초 집단만 뷩신은 아니란 얘기

업보에 대한 생각

내 외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쯤 되는 양반은 충청도 지방에서 유명한 탐관오리였다고 한다
사람들을 엄청나게 수탈했다는듯

어느 정도였냐면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을 때 그 양반의 묘를 동학농민들이 파헤침...
분노가 어느 정도였으면 죽은 사람 묘까지 파헤쳤을까? 대체 얼마나 심하게 수탈했으면?

하여튼 외가가 탐관오리로 떵떵거리며 살았던 과거는 옛날이고 우리 외할아버지는 일제 징용 끌려가서 탄광에서 일하다 온 서민이었다.

평생 잘 살진 못하셨고, 대전의 엄청 오래된 아파트에서 담배 팔면서(옛날엔 아파트 가정집에도 담배 허가증 나왔나봄. 할아버지 사시던 아파트에 담배 표지 붙어있었음) 사시다가 돌아가셨다.

근데 나중에 맨손으로 사업 시작해서 성공한 우리 외삼촌이 그 지역의 정치인이 돼서...ㅋㅋㅋ 세금으로 우리 역사 세우기 어쩌고 하면서 그 조상님 묘를 다시 잘 이장했대나 뭐래나ㅎㅎ

암튼 이렇게 살아있는 현대사 같은 일화가 있는데

엄마는 내 이름을 동학농민과 관련 있는 이름으로 지어버렸다. (봉준은 아닙니다ㅎㅎ) 가족의 역사를 알고 지은 건 아니고...그냥 책 읽다 맘에 들어서 지으심.

그래서 내가 일이 잘 안 풀릴 때 엄마는 조상님이 내 이름 싫어해서 그런 거 아니냐고 개명하라는 드립을 치곤 했는데

그럭저럭 만족스럽게 잘 사는 지금 문득 생각해보니 내 이름이 탐관오리 조상님 업보 져줘서 그럭저럭 잘 사는 거 아닐까 싶어졌음

뻘생각ㅎㅎ

[안내] 6월 27일부터 티스토리 자체 광고를 신설합니다.

안녕하세요. 티스토리팀입니다. 6월 27일부터 개별 티스토리 본문 내에 티스토리 자체 광고를 신설합니다. 티스토리 자체 광고를 통한 수익은 안정적인 서비스 환경 제공을 위해 활용될 예정입

notice.tistory.com

 
내 블로그에 갑자기 광고 뜨길래 보니까 티스토리가 6월 27일부터 오늘 내가 발견한 7월 8일까지 지들 맘대로 광고를 띄우고 있었군요. 동의 한 번 안 받고 남의 일기장에 광고 띄우는 ㅋㅋㅋ 무개념은 뭐지? 약관에 쥐톨만하게 써뒀으려나?

수익형 블로그에만 광고가 떴었다는데 저는 과거에 수익 신청할까 하고 계정만 연동해뒀다가 19금 글, 노래 가사 등이 있단 이유로 카카오 애드핏과 구글 애즈 심사에서 떨어진 바 있습니다. 해당 글을 수정해서까지 블로그로 돈 벌 마음은 없어서 그 후로 수익 신청을 한 적 없고, 광고도 안 떴었죠.

그런데 지들이 광고 걸기 부적합하다고 카카오 애드핏 심사에서 떨어뜨린 블로그에도 수익 계정이 연동돼있었단 이유만으로 광고를 열흘 넘게 개꿀로 걸어놨었군요. 

바로 확인하고 수익 계정 연동 끊었습니다. 이제 광고 안 뜹니다.

혹시 이 글 이후로도 이 블로그에 광고가 뜨면 댓글로 제보해주세요. 고객센터에 바로 요청하면 된답니다.

티스토리가 언젠가 수익형 블로그가 아닌 블로그에도 광고를 띄울지는 모르겠습니다만...그때가 되면 또 다른 플랫폼을 찾아 떠나든지,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든지 해야겠습니다. 

'여러가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초 여초 집단에 대한 생각  (1) 2023.08.28
upbo  (1) 2023.07.13
엉덩이에 종기가 나서 병원에 다녀왔다  (10) 2023.06.06
원산지 표시 위반 식당 확인하기  (0) 2023.04.27
시골 강아지 자랑  (8) 2023.04.23

토요일에 엉덩이가 뭔가 따끔따끔해서 보니, 왕 여드름 같은 게 빨갛게 나 있었다. 가운데는 날 짜달라는 듯이 하얀 고름 주머니가 생겨 있었다. 

엉덩이 종기 원인과 집에서 치료하는 방법

엉덩이 종기는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현대인에게 불쑥 찾아와 고통을 안겨주곤 합니다. 사실 종기는 별것 아닌 듯 보이지만 우리나라 역대 왕들의 역사서에도 여러 차례 기록되었을 정

utsmocean.tistory.com


끝에 맺힌 고름까지 딱 이렇게 생겼었음...

토요일인데 이미 웬만한 병원은 다 닫았을 시간이라 병원 가기도 애매했고, 이때까진 많이 아프지도 않아서 '왕 여드름인가?'하고 안일하게 생각하며 손을 씻고 짠 다음, 포비돈을 발라놨었다.

그런데 다음날도 계속 아팠다. 앉으면 불편할 정도로. ㅜ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종기인 것 같았다. 엄마한테 말하니 이런 것도 아빠를 닮냐고; 아빠도 맨날 엉덩이에 종기가 난다며...

찾아보니 면역력이 떨어지면 원래 피부에 있던 균이 증식하면서 생긴다고 했다. 요즘 수면 패턴이 망가져서 지난 주에는 몇 년 만에 밤을 샜고, 하루 3시간씩 잔 날도 있고 그러다 보니 생긴 모양이었다.

참 신기한 게, 나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무리하면 바로 몸에 병이 생긴다. 사람마다 약한 부분이 다르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그 부분에 문제가 생긴다고 하는데, 나는 피부가 약하다.

어릴 때는 선천적으로 태열성 습진을 앓아 발이 온전하지 않았었고, 성인이 돼서는 두드러기를 앓고 있다. 종기라니...또 피부가 말썽이네.

일요일 밤에도 여전히 아파서, 내일은 병원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좀만 아파도 병원에 간다. 복싱하다 다쳐서 무릎에 상처가 났는데 복싱 선생님이 병원 안가고 밴드 붙이면 된다고 밴드 붙여줬는데 무릎에 튀어나온 상처가 생긴 후로...아프면 꼭 바로 병원에 가야한다는 교훈을 얻음.

여튼 어느 병원을 가야할지 모르겠어서 열심히 검색을 했다. 처음 내가 떠올린 피부과 외에 (항문)외과를 가라는 의견이 꽤 있었다. 산부인과에 가도 짜준다는데 왠지 안 맞는 것 같아서 패스. 피부과와 외과 중 어디를 갈지, 아니면 고약이라는 게 있다는데 그냥 병원 가지 말고 약국에 갈지 여러 글을 읽으면서 고민했다.


피부과 갈까?

  • 종기는 왕 여드름 같이 생겼으니 왠지 피부과 담당인 것 같다.
  • 그러나 피부 질환을 진지하게 봐주는 피부과를 동네에서 찾기 힘듦.
  • 전문의가 있는 동네 피부과는 대기가 김. 최소 1시간.
  • 지난 번에 남자친구가 비슷한 질환으로 동네 피부과에 갔는데 1시간 기다리고 환부를 보지도 않는 노룩 진료를 받음. 난 내 종기가 심각한지 의사가 봐줬으면 좋겠는데...왠지 피부과 의사들은 바빠서 잘 안 봐줄 것 같았다.


(항문) 외과 갈까?

  • 째거나 짜는 걸 잘할 것 같다는 믿음...외과 의사라면 더 어려운 수술도 할 줄 아실 테니까.
  • 어제보다 덜 아파서 항생제나 연고만 처방받거나 염증주사 같은 것만 맞아도 괜찮을 것 같은데(의사들이 가장 싫어하는 자가진단ㅋㅋㅋ)...왠지 외과 가면 꼭 째야할 것만 같은 불안함.
  • 평생 정형외과 말고 다른 외과를 가본 적이 없어서 왠지 무서움.


약국만 가도 되지 않을까?

  • 고약 붙이거나 항생제 스프레이 뿌리고 항생제 먹으면 된다던데...
  • 하지만 고약은 먹히는 경우가 있고 아닌 경우가 있다는데 내가 어떤 경우인지 알 수 없음. 약사 선생님한테 종기 보여줄 수 없음.
  • 무릎에 상처 났을 때 약국 갔는데 약사가 병원 가라고 안해줌...그래서 안갔다가 평생 남는 상처 생김. 또 그러면 어떡하지?
  • 병원가자.


이런 의식의 흐름으로 고민을 했다. 그런데 오늘따라 일이 많아서 일이 늦게 끝나버렸다. 일 끝나고 나니 친구들과의 약속 시간까지 여유가 없었다.

피부과 대기를 감당할 수가 없어서, '항문외과'를 검색해 시술 내용에 '양성 종양'이 있고, 후기가 좋아보이는 곳에 가게 되었다.

항문외과는 다행히 휴일 전날인데도 대기자가 없었다. 문진표에 종기는 없어서, '기타'에 체크하고 어디가 아파서 왔냐는 간호사 선생님께 "엉덩이에 종기가 나서요..."라고 말을 했다. 

진료실 안에 환자가 있어서, 조금 대기를 해야 했다. 대기하면서 둘러본 벽에는 원장 선생님의 이력이 붙어있었다. 첫 줄에 쓰인 '서울대 의학과 졸업'이 불안한 나를 좀 안심시켰다.

짧은 대기 후 진료실에 들어갔다. 혹시 수술을 해야한다고 하면 오늘 중요한 약속이 있으니(친구들이랑 노는 약속;) 일단 약만 먹고 며칠 뒤에 하면 안되겠냐고 말할 요량으로 앉았다.

"엉덩이에 종기가 났어요."
"엉덩이 맞죠? 항문 아니고?"
"(아 여기 항문외과지...근데 항문에도 종기가 나나?) 네. 엉덩이요."
"간호사 선생님 모셔서 환부 좀 볼게요."

의사 선생님이 간호사 선생님을 부르자 베테랑처럼 보이는 나이든 간호사 선생님이 나타났다. 나를 베드에 엎드리게 하고, 바지를 내리게 한 후 종기만 보이도록 초록 천을 덮어주셨다.

종기를 본 의사 선생님은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다. 이미 인터넷에서 다 보고 간 내용이었지만(종기 글 엄청 보고 감) 귀찮은 기색 없는 친절한 설명이 좀 감동적이었다.
의사 선생님의 설명은 아래와 같았다.

1. 단순한 종기일 수 있는데, 이런 경우 고름을 짜고 항생제 좀 먹으면 낫는다. 고름을 짜지 않으면 항생제가 잘 듣지 않아서, 짜고 항생제를 먹는 게 좋다.

2. 한선염일 수도 있다. 이 경우도 똑같이 고름을 짜고 항생제를 먹으면 되는데, 한선염이라면 같은 부위에 계속 재발할 위험이 있다.

3. 표피낭종일 수 있다. 이 경우는 고름을 짜면 막이 나온다.

"수술실로 가시면 국소 마취한 후 고름을 짜드릴게요."
"많이...아픈가요?"
내 나이 3x세...여전히 주사가 무서운 나이...;;

"마취할 때만 좀 아파요. 괜찮아요."
"네에...(항생제만 받고 싶었는데 뭔가 의사 선생님 말대로 해야 빨리 나을 것 같아서 운명을 받아들임. ㅠㅠ)"

외과답게 내가 들어간 수술실은 아주 본격적인, 의학 드라마에서나 보던 수술실이었다. 아까의 나이 든 간호사 선생님과 젊은 간호사 선생님 두 분이 들어와서 처치(?) 준비를 해주셨다. 나는 수술대 위에 엎드리고, 한쪽 팔을 젤이 묻은 철판 위에 올렸다. 너무 본격적인 느낌이라 두려움이 커졌다. 간호사 선생님께 아까와 같은 질문을 하게 되었다.

"저...많이 아픈가요?"
"마취할 때만 좀 아파요. 근데 잠깐 아프고 낫는 게 훨씬 좋겠죠?"

젊은 간호사 선생님이 사무적인 말투로 말했는데, 그 말투에서 오히려 안정감을 느꼈다. 이 분에게는 너무나 일상인 것 같은 그 사무적인 느낌.

이윽고 의사 선생님이 들어와서, 마취 주사를 놓겠다고 했다.

"마취할건데, 좀 아파요."
'좀'이라는 단어에서 희망을 찾음. 조금 아프니까 좀이라고 하셨겠지...?

곧 마취 주사가 놔졌다. 처음 한 방은 참을 만했다. 의사 선생님은 "잘 참으시네요"라고 나를 칭찬해주셨다.

근데 뒤이어 놔주신 두 방, 세 방째는 예상하지 못한 고통이었다. 나도 모르게 "아~"하는 신음이 나왔다. 두번째는 한 방만 놓는 줄 알아서 대비가 안됐고, 세번째는 대체 몇 방을 더 놓으시는 거지 하는 미지에 대한 두려움에 아팠다. 다행히 세 방으로 끝났지만.

주사를 맞은 후에는 아픔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이 고름을 짜고, 환부에 거즈를 붙여주셨다.

"고름도 별로 안 나오고, 막도 없었어요. 수요일에 한 번 더 봐야겠는데 오실 수 있으신가요? 거즈 떼지 말고 그대로 오셔야 돼요."

"네, 올 수 있어요. 근데 거즈 안 떼면 씻을 땐 어떻게 하죠?"

"방수 밴드 붙이고 씻은 후에 방수 밴드를 떼 주세요."

1층의 약국에서 처방받은 항생제와 방수 밴드를 샀다. 그리고 약속 장소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가는 길에 마취가 풀린 것인지 병원에 가기 전보다 엉덩이가 더 아프기 시작했다.

그래서 심각한 표정으로 지하철역 앞을 지나가는데 스티커 붙이라는 유니세프 봉사자가 나한테 스티커를 붙이랬다가 내 표정을 보더니 혼자 빵 터졌다...ㅂㄷㅂㄷ

그 후로도 한 1시간 정도는 아팠는데, 친구들이랑 놀다 보니 어느덧 아픔이 사라져 있었다.

앞으로의 경과는 봐야 알겠지만 일단은 안 아프다. 야호!


약 열심히 챙겨 먹고 종기 다 나으면 덧붙여 쓰겠음...여러분 일찍 일찍 자고 면역력 떨어지지 않게 잘 관리합시다...! (라고 오전 2:40에 쓰고 있다.)

종기가 나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시는 분들과 또 엉덩이에 종기가 났지만 이 모든 과정을 까먹었을 미래의 나를 위해 써보았다.

'여러가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upbo  (1) 2023.07.13
티스토리가 제 블로그에 맘대로 광고 띄우고 있었군요  (1) 2023.07.08
원산지 표시 위반 식당 확인하기  (0) 2023.04.27
시골 강아지 자랑  (8) 2023.04.23
거슬리는 번역투  (0) 2023.04.15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www.naqs.go.kr


내가 몇 년 전부터 보던 사이트인데
식재료 원산지 표시 위반해서 국가에 단속당한 식당들 띄워주는 페이지임

여기있는 정보 퍼나르면 사실적시 명훼 걸리는 건지 뭔지 이 정보로 기자들이 기사를 안 쓰대?
그래서 사람들도 잘 모르는 것 같고...
암튼 나도 혹시 몰라서 혼자만 보던 사이트임

여기 보면 돼지고기 칠레산 등 외국산 쓰면서 국산으로 속이는 식당들, 김치 중국산 쓰면서 국산으로 속이는 식당들 짱 많았었는데, 몇 년 전에 처음 이 페이지 볼 때 보다 단속을 빡세게 안 하는건지 아니면 식당들이 정신을 차린건지 걸린 식당 수가 훨씬 줄긴 했네

하지만 지금도 유명한 가게들이 좀 보인다ㅎㅎ

왜 걸린 건지도 상세하게 써있어서 악질인지 단순 과실인지 보고 거르기 가능

암튼 오늘 오랜만에 갑자기 여기가 생각난 이유는

뭔 식당이 인터넷에 안 좋은 이슈로 핫한데
그 식당 되게 유명한 집인데 내가 2년 전에 여기서 봤던 곳이라서...ㅋㅋㅋ

거기 심지어 고기랑 김치 둘다 원산지 속였던 곳임...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다!!!

역시 식당으로서 기본 양심이 없는 곳은...언젠가 훅가네

암튼 우리 동네엔 원산지 속인 식당 없는지 확인해보시길!!!
유용합니다


시골 가서 같이 논 강아지들
너무 귀여웠다

번역투 표현 왜 이렇게 싫지
물론 나도 알게 모르게 많이 쓰겠지만
한번 거슬리는 건 너무 거슬려

1. 그 / 그녀 : He / She

어릴 때 책 읽으면 남자 여자 상관없이 ‘그’라고 지칭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근데 언젠가부터, 아마도 영어 교육을 많이 하면서부터...? ‘그‘는 남자에게만 쓰는 것처럼, 여자를 지칭할 때는 ‘그녀’를 써야하는 것처럼 변한 게 마음에 안 든다. 성별 관계 없이 그나 그이로 지칭하던 예전 방식이 더 마음에 든다.

2. 넘쳐나는 피동 표현 : 영어 수동태의 영향

3. 절대 + 긍정 강조 : 일본어의 영향

우리나라 말에서 ‘절대’를 붙여 강조할 때는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같이 부정적인 말 앞에만 써야 하는데 일본어 영향으로 긍정 표현 앞에 절대를 붙여댐...오이오이...거기 아니라규...ㅠ

절대로 이겨라
절대 버려라
절대 알아야할 사실
=> 이런 거 보면 속 뒤집어짐

또 생각나면 추가하겟음

폴리아모리에 대한 담화

카톡용량 정리하다가 몇년 전 틴더남과의 대화를 복기함 해외에서 연구하다 들어온 총각이었고 본격 대화 시작 전 학벌의 과시를 느껴버리는 바람에 보사삭되고 말았지만 토론 자체는 엄청 인

digthehole.com


이 글을 읽고 생각나서.
난 정상적이지 않은 심리에 대해 굉장히 흥미를 느끼는 편인데 폴리아모리를 처음 알고서도 한동안 그랬다.

어느 정도였냐면 책 원래 잘 읽지도 않는데 폴리아모리인 홍승은이란 작가가 쓴 ‘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란 책도 사서 읽음. 왜 저러나 너무 궁금해서.

나와 너무 다른 심리라 이해해보고 싶어서 읽은 건데 너무 솔직하게 써주셔서 이해는 확실히 됐다.

홍승은 작가는 원래 꽤 오랜 시간 사귀며 동거하던 남친이 있었는데 본인이 좌파, 페미니스트라서 막 지역에 강의를 다니다 남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였나 하여튼 뭔 복잡한 성소수자랑 만나 서로 끌리게 되었다.

근데 동거하던 남친도 좋아서 대놓고 둘다 만나겠다 하고 만나다가...남친이 처음엔 괴로워하더니 결국 이 작가의 설득에 넘어가서 다같이 폴리아모리 하기로 하고ㅎㅎㅎ 결국 셋이 같이 살게까지 됐다는 이야기였다.

근데 읽다보니 그럴싸한 용어로 포장해놨을뿐 저런 게 폴리아모리라면 오래전 과거부터 있던 삶의 형태가 아닐까 싶었다.

옛날에 놈팽이 할배들이 밖에서 어느날 첩 데리고 들어오면 본부인이랑 첩이랑 놈팽이 할배랑 다같이 살잖아. 본부인이랑 첩은 사이 나쁘다가도 할배의 피해자란 공감대가 있어서 사이가 좋을 때도 있고 그렇게 늙다보면 친구처럼 돼서 할배가 먼저 죽었는데도 본처랑 첩이랑 둘이 형님 아우하며 평생 같이 살기도 하고...

책 읽다보니 자신들의 삶이 막 평등하고 문명화된 척 하는데...그 기저에 깔린 감정들은 그 옛날의 남편, 본처, 첩 관계랑 별로 다르지 않단 생각이 들었다. 성별만 반전됐을뿐.

그냥 자신의 이기심을 폴리아모리, 다자연애라는 뭐라도 되는 듯한 단어 뒤에 합리화한 느낌.

그치만 책 한 권 읽고 한 사례 본 게 다니까 이때까진 어디선가 잘 돌아가는 폴리아모리가 있을 수도 있지 싶었다.

그러다 지난달에 독일에서 유학하는 Y에게도 폴리아모리 얘기를 들었다. 거긴 폴리아모리인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여러 사례를 들었는데 아무리 들어도 처음 폴리아모리를 제안하는 사람이 자신의 이기심을 합리화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폴리아모리끼리 만난 사례는 못 들어봄.

관계에서 우위에 있는 사람이 열위에 있는 파트너를 대상으로, 관계 유지를 무기로, 상호 동의를 명분으로, 당당하게 행하는 폭력.

그게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폴리아모리다.

폴리아모리는 인간의 본능을 충족하는 척하지만 거스르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저렇게 발현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인간이 사는 환경에서는 폴리아모리들이 주장하는대로 서로 100% 동등한 관계에서 상호존중하면서 이 사람 저 사람 대놓고 만나는 게 불가능하다.

모든 연인은 100% 동등할 수가 없고 그걸 추구하면 오히려 망하게 되는데(게이커플도 반반더치는 안함) 폴리아모리는 자꾸 연인이 완전히 동등하다니까...그 가정부터 말이 안됨.

마치 공산주의가 이론적으론 그럴듯해보였지만 현실에선 패망한 거랑 비슷하다. 인간이 평등하게 생산하고 평등하게 분배해서 살면 다같이 행복할 줄 알았지만 현실에선 평등하게 생산<<이것부터 허상이었던 게 다 밝혀졌잖아. 현실 공산주의의 결론이 수령님만 다 가지는 것이었듯이, 현실 폴리아모리의 결론도 관계에서 우위인 사람만 노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폴리아모리가 본래의 취지대로 굴러가려면...폴리아모리들끼리 폐쇄적으로 마을 이루어 살면서 그 안에서만 사유재산 없이 집단 노동을 하고, 공동 재산을 가지면서 서로 사랑하고 그 공동체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니 애 내 애 없이 우리 모두의 아이인 공동육아를 해야할 거다. (근데 그러다가 왠지 치정살인 혹은 집단 정신병 엔딩날듯.)

그도 아니라면 세 동성애자 또는 세 양성애자가 서로 서로를 딱 똑같은 크기의 마음으로 사랑한다거나...?

하여튼 저런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피해자 없는 폴리아모리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함.

결론은...이 사람 저 사람 다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 중에서도 만나던 애인한테 폴리아모리하자고 설득하는 사람보단 걍 몰래 바람피는 사람이 차라리 낫다.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선 죄책감이나, 죄책감이 없다면 속이는 귀찮음이라도 감수하는 게 그.나.마 책임감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함. 아무것도 감수하지 않고 좋은 것만 취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남친한테 폴리아모리 얘기했더니 남친이 한 말로 마무리하겠음.

"똥을 카레라고 부른다고 먹을 수 있는 게 되는 건 아니야."

'여러가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골 강아지 자랑  (8) 2023.04.23
거슬리는 번역투  (0) 2023.04.15
인간 정신의 고유성을 부정하는 증거들  (0) 2023.03.30
불안이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2) 2023.03.30
돈 모으는 법 알려드림  (7) 2023.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