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암살 보다가
Sleeper
2016. 9. 18. 04:19
엄마 아빠와 셋이 마루에 앉아
추석특선영화 암살을 보고 있었다
영화 끝무렵에
전지현이 자기 아빠 이경영을 죽이려는데
방아쇠를 못 당기고 있을 때
하정우가 대신 쏴주는 장면이 있다
거기서 아빠가
"아빠니까 대신 쏴주는군"
하는데
내가
"음? 난 바로 죽일 수 있을듯
아빤데 엄마 죽인 아빠자나
그럼 죽일 수 있지ㅎㅎ"
이러니까 엄마는 막 깔깔깔 웃고
아빠는 "야~너어~~" 하면서
씁쓸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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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웃긴 에피소드라고 생각해서 글을 써놓고 생각해보니
엄마를 죽인 아빠는 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빠를 죽인 엄마는 쏠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아빠보다 엄마를 더 사랑하나?
좀 더 생각해보니
엄마를 죽인 아빠는 왠지 나까지도 죽일 수 있을 것 같고, 아빠를 죽인 엄마는 나에겐 위협이 안될 것 같아서 그런 것 같다
모성애에 대한 믿음이 부성애에 대한 믿음보다 강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