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기자회견 전부터 민희진 편이었는데
이유는 단순하다

민희진이 만드는 아이돌 계속 봐야하는데
민희진이 잘못한 거면 안된단 말야...

방시혁은...아이돌 만들든 말든 노관심이고...

소녀시대 다만세, Gee
샤이니 누너예
에프엑스 핑크테잎
뉴진스 하입보이, 어텐션, 디토

를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민희진은 대체불가한 아트디렉터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저거 다 어디서 따온 거 아냐
할 수도 있지만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건 없으니
아이돌 그룹의 컨셉을 만드는 것과 같은 대중예술엔
레퍼런스가 있는데
그 레퍼런스를 잘 찾고 잘 따오는 게 능력임

뉴진스가 1999년 일본 아이돌 speed 뮤비 따라했단 글 보고 어이가 없었던 게
이 사람이 참고한 레퍼런스를 찾아 24년 전, 1999년 일본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면
그리고 유사한 건 단순히 뮤비 장면일 뿐 노래 스타일은 확연히 다르다면
그걸 어떻게 표절이라고 할 수 있음?
그건 그냥 레퍼런스인거지

하늘 아래 없는 완전 새로운 걸 하려면 뭐 진짜 기괴한 옷 입고 나와서 기괴한 세트에서 춤춰야돼
(근데 그것도 이미 있을지도)

이러면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다면서
왜 아일릿한테 뉴진스 베꼈다고 하냐
할 수 있는데

여러 나라 여러 시대의 컨텐츠를 보면서
1~5000의 레퍼런스를 보고 A,B,C라는 결과물을 내놨는데 그걸 띡 보고 A', B', C'를 내놓으면 그건 당연히 아류 소리를 들어도 싼 것 아닐까? 같은 대중을 타겟으로 하는데 1~2년 전 같은 시장 걸 따라하면 어떡해

비유하자면
장기하 노래나 무대에 산울림을 비롯한 70년대 음악 색깔이 묻어난다고 해서 그게 표절이라고 할 순 없지만
누군가 지금 장기하 특유의 노래스타일을 따라 노래를 낸다면 장기하 아류가 될 수밖에 없는 것임

민희진은 여러 레퍼런스를 잘 따와서 퀄리티 높은 창작물을 만들 줄 안다

비슷비슷해보이지만 항상 한끗 디테일이 다르고
그 한끗이 작업에 독창성과 고급스러움을 부여한다

물론 자기복제 경향이 있긴 하지만
김치찌개 장인이 고기 스팸 꽁치 메인 재료만 바꿔서 맨날 김치찌개 끓이는 거지
난 그 김치찌개가 입맛에 맞는 거고
순수 예술이 아닌 대중 예술을 하는 이상 자기복제는 비판받을 지점은 아니라고 봄
남의 돈 갖고 모험할 순 없잖아 잘하는 거 해야지

민희진의 또다른 뛰어난 점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다 잡는단 거다

내가 좋아했던 걸그룹으론
핑클, 카라, 소녀시대, 러블리즈, 아이들이 있는데

핑클, 카라, 아이들은 대중적인 편
러블리즈는 마이너한 편이었다

한국에서 대중적이라는 건 사실은 조금은 촌스럽고 뽕삘이 난단 소린데

민희진이 만든 컨셉들은 굉장히 대중적이면서도 촌스럽지 않아서 대중이나 아이돌 덕후들이나 위아더월드되게 만드는 힘이 있음

소녀시대 다만세, 에프엑스 핑크테이프, 엑소 으르렁
모두 마찬가지

이 민희진 능력 발휘의 정점이 뉴진스다
그 나이에도 감이 죽긴 커녕 오래 끓였더니 김치찌개 더 잘 끓임
앞으로 만들 아이돌 앨범들도 기대된다

하여튼 난 이래서
민희진 돈 더 벌고 하고 싶은 거 다 했으면 좋겠음

민희진 하이브 싸움에 대해 사람들 의견이 갈리는데
여러 커뮤니티를 보면서 어떤 사람들이 민희진 편을 들고 어떤 사람들이 하이브 편을 드는지 관찰해봤다

사건이 클리어하게 마무리된 게 아니다보니
현재로선 민희진 능력을 아는지 모르는지가 사람들 의견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 같음

아이돌 덕질해본 적 없거나 아이돌 모르는 사람, bts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후 첫 아이돌로 bts 좋아해본 사람은 하이브, 방시혁 쉴드를 칠 수 있지만(아저씨, 아줌마들)

아이돌에 꾸준히 관심 갖고 라이트하게라도 계속 봐왔다면 민희진 능력을 모를 수가 없고
민희진이 작업한 아이돌을 좋아한 적이 없더라도 민희진이 계속 업계에서 일하길 바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함

특히 민희진이 기자회견에서 말한 내용 중
내 새끼 기 죽지 않게 하려고 산 사람이 또 사는 케이팝 산업의 병폐와 하이브의 무분별한 아이돌 양산이 업을 죽이고 있단 지적에
가슴이 뻐렁치지 않았을 아이돌 덕후가 있을까


아무튼
사건 잘 마무리 해서
하이브는 하이브대로 정신차리고 정도를 가고
민희진은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