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주제는
엄마들 커뮤나 sns에 올라오면 맨날 댓글이 만선되는 논쟁인데
세상에서 제일 의미없는 싸움인 것 같음
가사노동, 육아, 회사 업무 강도가
사람마다 너무 천차만별이거든
가사노동은 특히나 차이가 크다
근데 다들 자기 기준으로 생각해서 남들도 이 정도 가사노동을 할 거라고 생각하고 말한다
대형 평수 살면서
바닥은 먼지, 물걸레 청소를 매일 직접하고
쇼파니 가구니 다 직접 쓸고 닦고,
커튼도 주기적으로 빨고 침구도 자주 교체하며
집에 먼지 있는 걸 못 보고 계속 할 일 찾아하는 사람이랑
소형 평수 살면서
바닥 청소는 직배수 로청에 맡기고
쇼파나 가구 닦는 건 연례 행사,
커튼이나 침구 빠는 건 분기별 행사이며
어지간히 더러운 건 보이지도 않는 사람의
가사노동이 같겠냐고
전자 같은 사람은 집안일은 청소만 해도 한 나절이라 할 거고, 후자 같은 사람은 청소 요즘 로청이 다 해주지 않냐 뭐가 힘드냐고 할 거임
물론 난 후자에 가까운 사람이지만
우리 엄마가 전자에 가까운 사람이고
여러 친구네 집들을 많이 놀러가봤기에
사람마다 청소의 기준이 굉장히 다르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우리 엄마는 집에 있기도 하고 일하러 나가기도 했는데
집에 있을 때도 집에 가만히 있는 법이 없었다
학교 다녀오면 막 가구 배치가 바뀌어있고 그랬다
혼자 쇼파 옮겨놓고 그 자리 청소 싹 해놓고 등등...)
요리도 마찬가지
애들 간식은 다 사다 먹이고, 밥은 보통 외식이나 배달로 해결하며 가끔 생기는 설거지는 식세기로 하는 사람이랑
간식이니 요리니 재료 하나하나 고심해서 골라서 또 핫딜 찾아 사다가 버리는 재료 없이 그때 그때 다 소진해가며 요리하고 직접 김치 담그고 메주 띄우며 식세기 없이 사는 사람은
요리에 쏟는 에너지가 하늘과 땅일 수밖에 없다
빨래도 똑같다
나는 어른옷/아기옷만 나눠 빨고
세탁건조 다 해주는 비스포크 AI 콤보에 다 때려넣어서 건조가 끝난채로 꺼내 개서 넣어놓기만 하고 다리미는 하도 안 써서 어디 있는지도 잊고 살지만
세상에는 수건 따로, 속옷 따로, 옷은 색깔별로 빨래하며 약한 옷은 손빨래하고, 티셔츠까지 다려입는 사람도 있는 것을 안다
가사노동은 대충 여기까지 얘기하고
육아는 어떨까
아이한테 주구장창 TV 틀어주고 태블릿, 부모 핸드폰 쥐어주고 혼자 놀게 하며 음식은 다 사다먹이는 부모의 육아와
미디어 안 보여주고 좋은 놀이 구상해서 놀아주고 음식 다 제철 유기농 재료로 만들어주는 부모의 육아는 엄청 다르지 않겠는가
아이의 기질에 따라서도 엄청 다를 거고...
하물며
회사도 다들 그냥 자기가 일하는 회사 기준으로 생각하는데
업무 강도란 건 직종, 직위, 회사에 따라서 엄청 다르다
일 별로 안하고 회사에서 유튜브만 보다 가는 사람이 있고(내 예전 회사에 많이들 계셨음), 화장실도 갈 새 없이 일하다 방광염 걸리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회사가 집에서 10분 거리인지 1시간 반 거리인지에 따라 또 개인이 체감하는 고됨이 엄청 다를걸
이렇게 모든 게 진짜 사바사이고
절대 남이 어떤지 겪어보기 전엔 알기 힘든데
전업맘이 더 힘들다 워킹맘이 더 힘들다 하는 논쟁이 의미가 있을까?
의미 없는 논쟁이다
뭐 난 전업맘인지 워킹맘인지 애매한 정체성의 소유자로서 좀 꿀을 빨고 있긴 하지만
그건 내가 예전에 일할 때 너무 개고생한 탓에 여러 병에 시달려 커리어를 포기하고 올재택으로 꿀빠는 직장을 택했기 때문이다
남이 꿀빨고 있는 걸로 보여서 억울함이 올라오면 남을 후려쳐서 시비를 걸고 싶어지는 법인데
혹시나 그런 마음이 든다면 나부터 좀 내려놓고 대충 살면 된다
한국 사람들은 너무 열심히 사는 게 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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