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쌤은 싫어하지만 난 좋아하는 십이지신도 색 조합이 맘에 듦 내가 뱀띠라 뱀을 그려보았다
샴페인 챙겨온 고마운 친구 H와 노량진에서 회 먹은 날 가끔 보지만 만날 때마다 반갑고 맘 편해지는 친구
결혼하는 커플에게 청첩장 받으러 만났다 어복쟁반과 냉면을 사준 먹잘알 그녀❤️ 서울에서 제일 맛있는 돼지곱창집 사장님이시기도 하다 후식은 세젤맛 아이스크림 젠제로
남자친구와 이것저것 먹으러도 다녔다
엄마네 논 잘 자란 벼
인간이 먹기위해 농사지은 건지 벌레들 주려고 농사지은 건지ㅋ 아주 야무지게도 먹었다 무농약 농사의 현실입니다
허수아비의 반대말은?
(생각하세요)
허수어미라고 생각한 당신! : 문과 실수아비라고 생각한 당신! : 이과 이 새키 뭐라는 거야 : 정상인
새들이 이런 허수아비에 속는다는 게 참 놀랍다
가지하면 옛날에 유희열이 라디오에서 지는 가지 안먹는다고, 비주얼 때문에(음흉하게 웃으며) 라고 한 말이 생각나는데...
그 말에 걸맞는 대왕가지를 발견했다 왕가지...! (오타나면 큰일남) 뭔 방망이인줄 알았어 뭐 저렇게 컸냐
오랜만에 양주 장욱진 미술관에 갔다 예전에 엄마가 가보재서 엄마아빠랑 갔었는데 그때 참 좋아서 남친이랑 또 와보았다
안에서 사진을 못찍게 돼있어서 사진은 없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사진찍기가 우리의 순간을 너무 많이 앗아가고 있다 얼마 전에 친구와 콘서트에 다녀왔는데 스탠딩석에서 내내 콘서트 영상, 사진을 찍어대는 사람들 때문에 몰입할 수가 없었다 다시는 스탠딩석에 가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사진찍기로부터 자유롭지 않아서 순간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진 금지 방침이 좋다
바로 옆에 생긴 민복진 미술관 장욱진 미술관 표로 여기도 볼 수 있대서 구경했다 여기는 사진 찍어도 되었음 그래서 사진찍기 중독자인 나는 또 사진을 찍었다
추석에 갔는데 추석 조각이 있었다 마음에 들었다 캐릭터스러워서 ㅎㅎ
민복진이랑 전뢰진 두 작가는 홍대 미대 대학 동기인데 대학 때부터 호호 할아버지들이 돼서까지 친하게 지낸 모양이었다
친구 사이에 민복진이 나를 쫓아다녔고 나도 민복진을 쫓아다녔어
라는 표현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마음에 들었다
소주를 좋아하던 친구가 먼저 가서 쓸쓸한 전뢰진 작가
우리는 나이가 들면 주위 사람들의 죽음에 익숙해질 거라 생각하지만 나이든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
어느 날은 올림픽 공원에 가서 노란 코스모스를 구경했다
그리고 서울숲에선 뵈르뵈르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별로였다
친구 남자친구분이 집에 초대하여 요리를 해주셨다 요리 솜씨랑 정성 진짜 대박
저 스테이크는 수비드하셨다고 하는데 진짜 인생 고기였다 식어도 맛있는 맛 수비드 기계 사고 싶어지는 맛
사진엔 없지만 샹그리아도 전날 미리 담가서 내주셨다 정말 정말 맛있었다!!!
나중에 꼭 집들이에 초대할게요 (그때까지 제 친구와 사귀고 계신다면)
어느 일요일엔 낮부터 갈치조림집에서 전국노래자랑을 보며 갈치조림을 먹었더랬다
저 갈치조림집은 어느날 갈치조림을 먹고 싶어서 네이버 지도를 뒤져 찾은 동네 식당인데 주말 낮부터 줄을 서는, 나름 어른들은 다 아는 맛집이다
갈치조림 너무 맛있었다
혼자 가을 패션을 하고 나가
바지락 칼국수도 먹고 카페 가서 책도 읽다가
핑크 뮬리 구경하며 자전거도 타고 왔다
세금으로 부른 아도이 공연 진짜 좋았다 무료라 더 좋았다 은근 공연 라인업 잘짜는 공무원들... 할머니들이 아도이 노래에 맞춰 춤추시는 모습 잊히지 않는다ㅋㅋㅋ
아도이 보고 간만에 제일 좋아하는 술집
고구마 사서 인터넷 레시피대로 구워먹음 꿀이 흐름
친구 Y의 추천 레시피 에프에 홈런볼 구워먹기 굳...💓
어느날 헌옷수거함 위에서 마멜과 쿠로미를 만난것이여요 깨끗이 세탁 후 조카 왔을 때 주니까 마멜 전신 인형만 갖고 싶대서 주고 쿠로미와 마멜 대가리는 마멜 좋아하시는 친구 동료께 나눔~
세계 불꽃 축제도 봤었다 멋졌다 엄청 엄청! 폴란드 팀 불꽃을 못봐 아쉬웠지만 ㅎㅎ
언니랑 시즌 마지막날 전날 야구장 갔다 이날 짐 으악
라멘 ~
키위새 소년
단풍 보러 멀리갈 필요가 없다 아파트 단풍 멋짐
하지만 보러갔습니다 과천 서울대공원
호랑이가 제일 멋있다 그래서 오래 구경하며 영상도 찍고 사진도 열심히 찍었다 30개월 조카에게 호랑이 영상 보여주니까 무서워하며 숨었다 인간의 본능이란
어느날은 골뱅이탕을 먹고 싶단 계시를 받아 또 네이버 뒤져 찾아낸 동네 골뱅이집
너무 만족스러워서 간만에 취해버렸다 남친 미안
띠부띠부씰 앨범 사서 채워넣음 뿌듯해서 자꾸 펼쳐보게 됨 ㅋㅋㅋㅋㅋ
한신 결승전 보면서 타이거즈 팬의 만감교차하는 표정에 울컥했다 우리도 우승할 수 있을까 하면서 그리고 그 꿈이 곧 이루어지는데... (다다음 글은 엘지 트윈스 우승 특집입니다)
오자마자 이자카야에 갔다. 간판은 뉴 토리긴 걸 찍었지만, 옆에 있는 본점을 갔음. 꼬치랑 솥밥, 에비수 생맥주를 먹었다. 간장맛 꼬치는 많이 달았고, 소금맛 꼬치가 맛있었다.
후식으로 수플레 팬케잌
팬케잌집 뷰. 계단이 오묘해서 찍어봄.
조카가 요즘 폴리에 빠져 있어서 경찰차를 좋아하길래 보여주려고 일본 경찰차도 찍어보았다.
자판기의 나라 일본. 날씨가 내내 더워서 음료수 자판기를 만날 때마다 잘 사마셨다. 아이스크림 자판기도 있는데 사먹어보진 않았음.
아침부터 라멘. 아침에 즉석으로 구글맵 찾아서 간 곳. 돈 좀 추가하면 저 참치덮밥도 준답니다. 몇천원이었던듯. 깔끔하고 맛있었다. 아침부터 레몬 사와도 마셔줌.
아날로그의 나라 일본. 공중전화가 엄청 많았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장애인용 공중전화도 있는 게 놀라웠다. 이외에도 여행 내내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많이 볼 수 있었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도 무척 많이 봤다. 한국에서 1년 동안 본 휠체어보다 일주일도 안 되는 일본 여행동안 본 휠체어가 더 많았다.
우리나라 비둘기보다 한 수 위. 아주 둥지를 틀었네 틀었어.
공원 흡연구역이 엄청 넓고 사람은 없어서 신난 흡연자.
경찰 자전거라니...! 경찰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니. 디자인이 예쁨.
일본 만화 보면서 왜 일본 사람들은 다 자전거 타고 다니는지 궁금했는데, 도쿄 가보고 확실히 알게 됨. 도쿄는 대중교통이 너무 별로다. 지하철은 가격이 비싸고 지하철 회사마다 시스템이 제각각이라 갈아탈라 치면 돈도 따로 따로 내야 하고. 버스는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
일본은 자전거 없으면 생활이 너무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러다보니 어린 아이들 둘셋도 자전거에 태우고 다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아사쿠사 센소지에 갔습니다. 느낀 점 : 일본은 별 것도 아닌 걸 포장을 너무 잘한다, 잘 팔아 먹는다. 상업의 나라. 앞에서 사먹은 당고 = 한국 1팩 2천원 꿀떡보다 맛없는데 맛있는 것처럼 포장 잘해둠. 도쿄에서 제일 오래된 절 센소지 = 볼 게 너무 없는데 운세 빌고 연기 쐬고 돈 쓸 곳만 많음.
서울 고궁이 볼 거 훨씬 많은데 더 포장 잘하고 홍보 잘해야 할듯. 일본 전통 건물 보려면 교토에 가야한다. 교토가 더 볼 것 많고 재밌었음. 상점가도.
갓파바시 주방 도구 거리. 예쁜 그릇이나 주방도구 사고 싶어서 갔다. 근데 주말이라 거의 다 닫아서 못삼. 갓파 캐릭터가 너무 귀여워. 우체통도 갓파 우체통!
시부야로 출발.
시부야 스카이에서 본 경치. 예뻤다.
유명하다는 몬자야끼집. 몬자야끼, 오코노미야끼, 야키소바에 술도 열심히 먹었다. 몬자야끼 = 굽다 만 반죽 맛? 한국에 왜 안들어왔는지 알겠는 맛. ㅎㅎ 한국인 입맛에 안맞음. 오코노미야끼, 야키소바 = 짜다. 저 호피라는 건 일본 직장인들이 많이 먹는 술이래서 궁금해서 시켜봤다. 일본 소주랑 섞어서 소맥처럼 마시는 게 일반적이래서 나도 그렇게 먹어봄. 아주 밍밍했다. 음식이 짜서 술은 싱겁게 마시는 건가?
지브리 박물관으로 출발.
미타카의 숲 지브리 박물관. 내부에선 사진 촬영 금지라서 밖에서 찍은 몇 장. 대부분 일본인, 가족단위 손님이 많았다. 내부는 지브리의 팬이 아닌데도 꽤 좋았음. 지하 극장에서 단편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는데, 이 애니메이션은 주기적으로 바뀌고, 이곳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한다. '星をかった日' 라는 작품을 봤는데, 일본어로만 나와서 내용은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캐릭터를 비롯한 이미지들이 너무 좋았다.
지브리 박물관에서 사먹은 치킨 텐더와 감자튀김, 레몬 아이스크림.
자전거의 나라. 자전거도 주차칸이 있는 게 신기했다. 아래는 자전거 공영 주차장인데, 돈 내고 쓰는 곳인 것 같았음.
한국 벽화 눈감아... 한국에서 벽화라는 걸 이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도쿄 벽화 이쁨.
점심은 카레~
포장도구만 전문으로 파는 가게
유명하다는 야마다 문구점 힘들게 걸어서 갔는데 볼 것도 살 것도 없었음...ㅎㅎ 그냥 핫트랙스 같은 데 있는 문구점이 작아진 느낌...ㅎㅎ
키치죠지의 풍경. 도미빵 맛집(?) 이랬나 하여튼 맛집은 가는 날이 장날.
하라 도넛~!
키치죠지의 평화로운 풍경
키치죠지는 전체적으로 일본의 과천 같은 느낌? 도쿄의 외곽이면서도 조용하고 평화롭고 그런 분위기여서 좋았다.
미드 프렌즈 - 옛날 화질이 싫어서 남자친구 만나기 전 고딩친구들이 다 프렌즈 프렌즈 노래를 부르며 거의 10년 동안 보라고 난리쳤는데도 몇 편 보고 안 봄.
일드 히어로 - 옛날 화질 싫다. 자막 읽기 싫다.
일본 애니메이션들(지브리 등) - 일단 자막 읽기가 귀찮다. 한번 보려면 계속 이야기에 집중해야 하는 게 피곤함. 싫지는 않지만 마음 먹고 봐야한다.
둘다 좋아하는(했던)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 대중성 끝판왕 인정합니다. 근데 출연진에 따라 재미가 갈린다.
동물농장 - 둘다 동물 좋아함.
싱어게인, 음악 서바이벌 - 처음엔 같이 재밌게 보다가 남친이 좋아하던 출연자가 못해서 떨어지게 되면서 분위기가 나빠짐ㅎㅎ
1호가 될 수 없어 - 같이 재밌게 봤었는데 점점 대본티가 나면서...그리고 남자친구는 뭔가 갈등 구조가 나오면 엄청 스트레스를 받아해서 이거 보면서도 갈등 구조 나오면서 점점 남친이 안 보게 됨.
D.P - 둘 다 재밌게 본 프로그램 맞음.
기묘한 이야기 - 남자친구가 더 좋아했지만 나도 재밌게 봤다.
서사가 있는 외국 영화들 - 영화 보고 이러쿵 저러쿵 얘기가 잘 통함. 근데 난 영화는 보는데 에너지가 들어서 사실 자주 보고 싶진 않다. 주말에만 한 편 정도씩 보고 싶음.
써놓고 보니 이 정도면 겹치는 취향도 많은 건가 싶은데, 내가 일상적으로 보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남자친구는 대부분 안 좋아하고, 남자친구가 주로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내가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에 취향의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진다. 또 같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나도 남자친구도 엄청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 커진다.
어릴 때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음악 취향이 비슷한 남자가 이상형이었다. 고등학교 때 남자 선배가 내 이상형을 듣고 "그런 거 하나도 안 중요해. 널 좋아하면 남자가 니 취향에 맞출 거니까." 라고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까 맞는 말인데 틀린 말이다. 나한테 맞춰주지만, 그건 진짜가 아니니까 진짜 취향이 같은 거랑은 다름.)
선배가 말한 이유 때문은 아니었지만 나도 나이를 먹을수록 '취향은 친구들이랑 통하면 됐고, 남자와는 가치관이나 성격이 맞으면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 남자친구와는 비슷한 것도 많다. 정치 성향도 그만하면 꽤 비슷하고, 하드한 유머 코드도 잘 통한다. 비슷한 것들이 많은데, 나에게 중요한 것 하나가 정말 다른 게 크게 느껴진다.
언젠가 친구 Y네서 한 달을 살 때, 저녁마다 우리는 같이 요리를 해놓고는 인터넷으로 '프로듀스101'을 틀어 수다 떨면서 같이 보곤 했다. 그리고 나선 각자 맥주와 와인을 꺼내 홀짝 홀짝 마시며 보드게임을 하거나, 빙고를 하고 또 이런저런 수다를 같이 떨다 잠들곤 했다.
그 저녁 시간이 너무 행복해서 처음으로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도 즐겁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친구 같은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행복이 나에게 상징적으로 남은 이유는, 그런 저녁 시간은 내가 원가족 안에서 겪어본 적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우리 가족은 각자 너무 취향이 달랐고, 그래서 각자 방에서 TV나 컴퓨터, 아이패드로 각자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보는 가족이다. 보드게임? 엄마는 그런 걸 안 좋아하기 때문에 가족이서 그런 걸 해본 일이 없다. 명절 고스톱 정도?
함께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같이 보는 것, 그리고 같이 보드게임을 하는 것
이게 내가 가족의 저녁시간에 대해 가지고 있던 로망이다.
그래서 친구네 가족이 넷이서 보드게임을 맨날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마음 속에 순간적으로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 이 로망은 엄청나게 크거나 꼭 채워져야 하는 게 아니다.
그리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맞는 사람은 없다는 것도 잘 안다. 내게 좋은 저녁 시간을 알려준 친구 Y와는 정치 성향이 완전 달라져서 지난 번 만났을 때 한바탕 싸웠다.
이걸 머리로는 알지만 내가 원래 가족과 보내지 못했던 그 저녁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욕심이 마음 한 구석에 크게 자리잡고 있었나 보다.
내가 꾸리는 가정은 이랬으면 좋겠다, 이렇게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욕심.
함께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서, TV로 함께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같이 웃고, 가족끼리 (누가 이기든 지든 감정 상하지 않고) 때때로 보드게임도 하는 가족
한국 예능 프로그램은 대부분 싫어하고, 보드게임이든 뭐든 경쟁하는 건 다 싫다는 남자친구와는 꾸릴 수 없는 가정이겠지. ㅋㅋㅋ
그래도 뭐 어쩌겠나. 받아 들여야지.
가족 중 누군가가 싫어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나 때문에 억지로 봐주거나, 보드게임을 나 때문에 억지로 해주는 걸 바라는 건 아니니까.
받아들일건데! 뭔가 외로운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ㅎㅎ
평생 취향의 간극을 전혀 극복하지 못하고 텔레비전 2대로 평화를 찾은 우리 엄마와 아빠도 잘 사니까...ㅋㅋ 나도 뭐...그렇게 살면 되겠지.
읽다 보니 생각이 정리되어서, 원래 제목에 물음표를 붙였다가 뗐다. 뭐 어째. 받아들여야지. 취향이 다른 걸. 알지만 비가 와서 그런지 왠지 좀 더 외로운 날이다.
꿈에 정외과 이근욱 교수님이 나와서 1시간 동안 미국 경제에 대한 강의를 하셨다 내용이 너무 좋아서 나도 감탄하면서 듣다가 수업 끝나고 교수님이 인사하고 나가셨는데 이미 수업시간 10분 초과돼서 다들 빨리 이동해야 하는데도 사람들이 명강의였다고 갑자기 자리에서 한명씩 일어나서(죽은 시인들의 사회인줄) 기립박수를 치기 시작함...수강생 백 명 넘는 대형 강의였는데...
뭔 꿈이냐 이게 이근욱 교수님 10년 전에 수업 하나 들은 것 말고 인연 없음...ㅋㅋㅋㅋㅋ 생각나서 검색해보니 작년에 차이 나는 클래스에도 출연하셨네 수업도 나에겐 너무 어려웠고 내 취향도 아니었고 학점도 B 받은 기억...인데 별 꿈을 다 꾸네
꿈에 대해 여러 얘기들이 있지만 난 평행 세계의 내가 겪는 일들이 링크 오류로 조금 조금씩 나타나는 것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뭔가 재미있잖아ㅋㅋ 나의 현실도 평행 세계의 나는 조금씩 꿈으로 꾸는 거지 그런 상상이 들게할만큼 생뚱맞았던 등장인물ㅋㅋㅋ
나는 야생동물 중에 다치거나 무리에서 도태된 애들 맡아서 치료해주고 훈련시켜서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시설 좋고 자금 빵빵한 기관에서 일하는 아기동물 담당 사육사! 하고 싶음. 호주 저런 기관 다큐 보는데 진짜 매일 출근길이 행복할 것 같더라. 나오는 직원 부러워서 죽을 뻔. 회사 갔는데 아기 펭귄 있어! 아기 캥거루 있어! 걔네가 막 나 엄만줄 알고 와서 밥 달라고 해!
개 세 마리 노견되어 죽을 무렵마다 병수발 드는 나를 보고 (나 개 약먹이기 쌉고수임✌🏼) 엄마가 “넌 수의사를 했어야 돼”라고 했지만 전혀 동의할 수 없었다...이과 시절에도 한의사나 정신과 의사 되고 싶었지 수의사는 단 한 번도 생각 안해봄. (물론 성적도 안됐지만^^)
왜냐면 수의사는 매일 아픈 동물을 봐야하는 고통으로도 모자라 자주 동물을 안락사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동물 내 손으로 안락사 안시켜도 되는 사육사가 나의 이루지 못한 꿈 다시 태어나면 되고 싶은 직업 1위이다
아픈 동물 보는 거 괴로우니까 아기 동물 전문 사육사 하고 싶어효 물론 아기도 아프겠지만 자주 아프진 않을테니...슬픈 이별보단 자연으로 돌려보내며 행복한 이별 맞이하는 그런 기관에서 일하고 싶음
저 직업 말고는 어떤 매체를 보거나 sns 보거나 해도 딱히 어떤 직업이 부럽다는 생각이 전혀 안드는데 왜인지 생각해보면
어릴 땐 방송국 피디나 정치학자 되고 싶었는데 방송국에서도 일해보고 정당에서도 일해보니 저 둘다 내 적성 아니란 생각이 들었고(방송국-체력 안됨, 정당-재미는 있었는데 세상에 죄짓는 느낌?ㅋㅋㅋ 물론 정당과 정치학자는 다르지만 논문 쓰는 석박사 친구들 보면 정치학자도 내 적성 아닌 것 같음...)
기자도 해보고 싶었는데 해봤네? 이건 적성에도 맞고 꽤 잘했었지만 막 평생 하고 싶진 않았음. 그래도 기자 계속 했으면 그럭저럭 만족하고 살긴 했을듯? 그치만 시도때도 없이 일해야하고 주말과 명절, 공휴일에도 당직 서야 되고 퇴근 후에도 일 터지면 기사 써야 한다는 게 무척 큰 흠이었음
인디 음악 레이블에서 일하고 싶단 꿈도 있었는데 인디 영화계에서 일해본 덕에 인디- 붙은 곳은 발도 들여놓으면 안된단 것도 배웠고...
아 더 어렸을 땐 정신과 의사, 한의사 되고 싶었는데 맨날 의사랑 같이 일하는 지금은 그덕에 하나도 안부러워졌네...ㅎㅎ
그러고 보면 20대 때 뭐하나 제대로 이룬 게 없는 대신 해보고 싶었던 걸 다 찍먹 해봐서 아무 미련이 안 남았다
친구들이 이과 선택해서 공대 갈걸 의대 갈걸 소리할 때도 이미 이과로 재수까지 다 해봐서 지나가는 농담으로도 미련 없음
내가 왜 커리어에 별 욕심이 안 생기는지, 딱히 해보고 싶은 게 없는지 몰랐는데 이 글 쓰다가 알게 됨
하고 싶었던 웬만한 걸 다 해봤군
그리고 일 자체와 난 잘 안 맞는다는 걸 알게된듯... 생산적인 일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있어야 행복한 사람...그게 저에요...
결론 : 누군가가 벌어오는 돈으로 꿀빨고 싶다 연금복권 당첨되고 싶다 그게 어렵다면 하루 2시간, 일주일 3일 정도만 일하고 월 500씩만 벌고 싶다
마지막 줄이 제일 현실적인듯하다... 주 6시간 일하고 월 500 버는 삶을 살 방안을 찾아봐야겠다...
몇 주 전 영월에서 프로포즈를 받았다. 전혀 예상 못했다. 내가 먼저 이틀 전에 갑자기 가자고 펜션 예약해서 간 1박 2일 급여행이었으니까. ㅋㅋㅋ
설렁설렁 놀다가 숙소에 도착해서 쉬다가 마당에서 바베큐를 해먹었다. 너무 배불러서 한바퀴 돌고 사장님이 피워준 모닥불 보고 놀다가 방에 돌아왔는데..
샤넬백이랑 꽃다발이 있었다. 우와아...! 내가 가진 제일 비싼 가방은 남친이 옛날에 사준 30만원짜리 프라이탁이었는데...내가 산 것 중에 제일 비싼 가방은 10만원도 안하는데...ㅋㅋ
가방 포장을 뜯는데 아주 포장 정성이 장난 아니었다. 근데 가격 몰랐을 땐 한 700-800만원쯤 되는 줄 알고 마냥 좋아했던 백이 1450만원이라는 걸 듣고 번뇌가 시작되었다...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가진 유일한 명품은 명품 편집샵에서 일하는 친구가 초대해 준 패밀리 세일 갔다가 빈손으로 나오기 뭐하던 차에 친구가 넘 열심히 영업해줘서 산 30만원짜리 마르지엘라 반지갑 하나...
그런 나 준다고 1450만원짜리 백 사온 내 남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샤넬 가격도 미쳤지만) 넌 정말 미쳤다고 뭐라하니까 맞대 나한테 미쳤대ㅎㅎ;(tmi 죄송;;)
나같은 구두쇠한테는 가방 하나 가격이라곤 받아들일 수 없는 가격이라 되팔기와 갖기 사이에서 끝없이 갈등했다ㅎㅎㅋ 환불됐으면 했을 수도 있음. 근데 남친이 타이밍 노리느라 사놓고 쟁여두고 있어서 이미 환불기간 2주 지남...ㅋ...
남친이 쉬는 날 아침마다 백화점 출근해 오픈런 여러 번 해서 구했다는데 거기서 되팔까 고민하는 나도 참 미친년이지...ㅋㅋㅋ
하지만 얼마 전에 고딩 동창들한테 청첩장 받으러 만났던 기억 때문에 더 고민이 됐다. 남자애들 세 명이 연달아 결혼을 하는데 프로포즈 준비하는 얘기를 하면서 걔네가 다들 샤넬백이 이제 너무 비싸져서 도저히 못 준다고들 했기 때문이다. 걔네 내 남친보다 부잔데...ㅠㅠㅠ 집 있는 놈도 샤넬백은 못 사겠다던데... 근데 그 백을 사오다니..ㅋㅋㅋ 미쳤어? 소리가 절로 나옴
안 받으면 남친한테 미안하다는 마음과 그래도 이건 가방 치고 너무 비싸다 내년에 결혼하고 집 구하려면 돈 많이 들텐데 괜찮을까 하는 마음의 갈등으로 영월에서 괴로움에 눈물까지 흘렸다...ㅠㅠ 나도 해맑게 넘 고마워 꺄 하면서 받고 남친 뿌듯하게 해주는 여친이고 싶은데...그 와중에도 1450만원이라니 남친 차 보다 비싼 백인데 자기 차나 더 좋은 걸로 바꾸지 싶은 계산충 효율충 나년...
되판다고 난리치다(남친 미안...) 스스로 생각해도 그러면 안될 것 같아서 날 말려주고 합리화해줄 여성 동지들에게 전화를 돌림. 친언니, 베프 M 모두 내 예상대로 한 목소리로 날 말려주었고...ㅋㅋㅋ 집에 들고 들어오니 돈 아깝다고 말릴 줄 알았던 엄마마저 좋아하면서 남친 칭찬 해댐. 아빠는 말할 것도 없고.
암튼 그래서 샤넬백을 갖게 되었습니다...❤️
가성비충인지라 앞으로도 제 돈 주고 명품백 살 일은 거의 없으니 아마 평생 몇 개 없을 명품백일지도ㅎㅎ
여름 습기가 장난 아니라 곰팡이 슬까봐 뫼시느라 관리법 검색하면서 블로그 많이 봤는데 나처럼 남친한테 샤넬백 사달라고도 안 했는데 받은 여자는 나밖에 없어서 기분 또 좋아짐ㅋㅋㅋ 남친 사랑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