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이웃님의 블로그에서 본 풍물시장에 놀러가보았다

풍물시장과 동묘시장이 가까워서 동묘시장에도 함께 가봄


추억의 성냥들
한때는 공짜 판촉물이었던 성냥이
레트로 감성으로 1개 2천원에 팔리고 있음


누에그라
ㅋㅋㅋㅋㅋ

더 직설적인 문구로 정력제와 성인용품을 판매하는 노점도 있었으나 차마 너무 민망해 찍지 못했다
(오빠 어떻게~~가 기억에 남음)


이 시장엔 서서 막걸리 마시는 집이 있었음
막걸리 1잔에 1,500원
다음엔 나도 저기 껴서 막걸리 한 잔 먹고 싶다ㅋㅋ

동묘시장 구경 재미있게 하고
이웃님 블로그에서 본 풍물시장에 가서
이웃님이 자주 사신다는 호돌이 뱃지를 따라샀다


테니스/역도/레슬링 호돌이를 샀다


1988 서울 올림픽과
2018 평창 올림픽의 만남

항상 느끼지만
옛날 디자인이 더 디테일하고 성의있다
엘지트윈스 로고도 그렇고...

호돌이와 수호랑 둘 중에선 호돌이 완승


나혼자산다 김대호가 먹은
창신동 매운족발 먹고 돌아왔다


강북 갬성
화가 느껴지는 손글씨
난 이게 좋음
뭔가 사람 냄새난다 해야하나ㅋㅋ
이거 보자마자 남친이 니가 좋아할 거라고ㅋㅋㅋ
내 취향을 아는구나

똥개 개씩끼들이 담배 연기를 싫어하니
담배 피지 마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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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쌤은 싫어하지만 난 좋아하는 십이지신도
색 조합이 맘에 듦
내가 뱀띠라 뱀을 그려보았다


샴페인 챙겨온 고마운 친구 H와
노량진에서 회 먹은 날
가끔 보지만 만날 때마다 반갑고 맘 편해지는 친구


결혼하는 커플에게 청첩장 받으러 만났다
어복쟁반과 냉면을 사준 먹잘알 그녀❤️
서울에서 제일 맛있는 돼지곱창집 사장님이시기도 하다
후식은 세젤맛 아이스크림 젠제로


남자친구와 이것저것 먹으러도 다녔다


엄마네 논
잘 자란 벼


인간이 먹기위해 농사지은 건지
벌레들 주려고 농사지은 건지ㅋ
아주 야무지게도 먹었다
무농약 농사의 현실입니다


허수아비의 반대말은?







(생각하세요)








허수어미라고 생각한 당신! : 문과
실수아비라고 생각한 당신! : 이과
이 새키 뭐라는 거야 : 정상인

새들이 이런 허수아비에 속는다는 게 참 놀랍다


가지하면 옛날에 유희열이 라디오에서
지는 가지 안먹는다고, 비주얼 때문에(음흉하게 웃으며)
라고 한 말이 생각나는데...

그 말에 걸맞는 대왕가지를 발견했다
왕가지...! (오타나면 큰일남)
뭔 방망이인줄 알았어 뭐 저렇게 컸냐


오랜만에 양주 장욱진 미술관에 갔다
예전에 엄마가 가보재서 엄마아빠랑 갔었는데
그때 참 좋아서 남친이랑 또 와보았다

안에서 사진을 못찍게 돼있어서 사진은 없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사진찍기가 우리의 순간을 너무 많이 앗아가고 있다
얼마 전에 친구와 콘서트에 다녀왔는데
스탠딩석에서 내내 콘서트 영상, 사진을 찍어대는 사람들 때문에 몰입할 수가 없었다
다시는 스탠딩석에 가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사진찍기로부터 자유롭지 않아서
순간에 몰입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진 금지 방침이 좋다


바로 옆에 생긴 민복진 미술관
장욱진 미술관 표로 여기도 볼 수 있대서 구경했다
여기는 사진 찍어도 되었음
그래서 사진찍기 중독자인 나는 또 사진을 찍었다


추석에 갔는데 추석 조각이 있었다
마음에 들었다
캐릭터스러워서 ㅎㅎ


민복진이랑 전뢰진 두 작가는 홍대 미대 대학 동기인데
대학 때부터 호호 할아버지들이 돼서까지 친하게 지낸 모양이었다

친구 사이에
민복진이 나를 쫓아다녔고
나도 민복진을 쫓아다녔어

라는 표현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마음에 들었다

소주를 좋아하던 친구가 먼저 가서 쓸쓸한 전뢰진 작가

우리는 나이가 들면 주위 사람들의 죽음에 익숙해질 거라 생각하지만 나이든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


어느 날은
올림픽 공원에 가서 노란 코스모스를 구경했다


그리고 서울숲에선 뵈르뵈르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별로였다


친구 남자친구분이
집에 초대하여 요리를 해주셨다
요리 솜씨랑 정성 진짜 대박

저 스테이크는 수비드하셨다고 하는데
진짜 인생 고기였다 식어도 맛있는 맛
수비드 기계 사고 싶어지는 맛

사진엔 없지만 샹그리아도 전날 미리 담가서 내주셨다
정말 정말 맛있었다!!!

나중에 꼭 집들이에 초대할게요
(그때까지 제 친구와 사귀고 계신다면)


어느 일요일엔 낮부터 갈치조림집에서 전국노래자랑을 보며 갈치조림을 먹었더랬다

저 갈치조림집은 어느날 갈치조림을 먹고 싶어서 네이버 지도를 뒤져 찾은 동네 식당인데
주말 낮부터 줄을 서는, 나름 어른들은 다 아는 맛집이다

갈치조림 너무 맛있었다


혼자 가을 패션을 하고 나가


바지락 칼국수도 먹고
카페 가서 책도 읽다가


핑크 뮬리 구경하며 자전거도 타고 왔다


세금으로 부른 아도이
공연 진짜 좋았다 무료라 더 좋았다
은근 공연 라인업 잘짜는 공무원들...
할머니들이 아도이 노래에 맞춰 춤추시는 모습 잊히지 않는다ㅋㅋㅋ


아도이 보고 간만에 제일 좋아하는 술집


고구마 사서 인터넷 레시피대로 구워먹음
꿀이 흐름


친구 Y의 추천 레시피
에프에 홈런볼 구워먹기
굳...💓


어느날 헌옷수거함 위에서
마멜과 쿠로미를 만난것이여요
깨끗이 세탁 후 조카 왔을 때 주니까
마멜 전신 인형만 갖고 싶대서 주고
쿠로미와 마멜 대가리는 마멜 좋아하시는 친구 동료께 나눔~


세계 불꽃 축제도 봤었다
멋졌다 엄청 엄청!
폴란드 팀 불꽃을 못봐 아쉬웠지만 ㅎㅎ



언니랑 시즌 마지막날 전날 야구장 갔다
이날 짐 으악


라멘 ~


키위새
소년


단풍 보러 멀리갈 필요가 없다
아파트 단풍 멋짐


하지만 보러갔습니다
과천 서울대공원


호랑이가 제일 멋있다
그래서 오래 구경하며 영상도 찍고 사진도 열심히 찍었다
30개월 조카에게 호랑이 영상 보여주니까
무서워하며 숨었다
인간의 본능이란


어느날은 골뱅이탕을 먹고 싶단 계시를 받아
또 네이버 뒤져 찾아낸 동네 골뱅이집

너무 만족스러워서
간만에 취해버렸다
남친 미안


띠부띠부씰 앨범 사서 채워넣음
뿌듯해서 자꾸 펼쳐보게 됨
ㅋㅋㅋㅋㅋ


한신 결승전 보면서
타이거즈 팬의 만감교차하는 표정에 울컥했다
우리도 우승할 수 있을까 하면서
그리고 그 꿈이 곧 이루어지는데...
(다다음 글은 엘지 트윈스 우승 특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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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간 하루 2만보씩 걸으며 쌓인 여독을 풀 겸
토시마엔 니와노유라는 도쿄 안에 있는 온천에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히가시 나카노 역에서 지하철을 갈아타야 했는데,
갈아탈 지하철 회사가 달라서
아예 바깥에 나갔다가 지하철을 다시 타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온천은 야간개장 표가 쌌는데, 야간개장 시간까지 시간이 남아서 히가시 나카노역 근처 카페에 가보았다.

'Louvre' 라는 아주 오래된 카페 겸 빵집이었다.
노부부가 운영하시고, 빵 값이 무척 쌌다.

애플파이가 하나에 77엔이었다. 음료수는 싸지 않았다.
애플파이를 하나 사고, 일본 여행이니만큼
한국에서 흔치 않은 초콜릿 파르페와 메론 소다를 시켰다.

흡연 천국 일본.
옛날 가게여서인지 안에서 담배를 펴도 됐다.

안에는 동네 할머니들이 많았다.
혼자 온 여자 둘도 있었다. 둘은 담배를 피며 커피를 마셨다.

뭔가 실내 흡연도 흔치 않은 경험 같아서
흡연자인 남친에게 담배를 피라고 했다.
남친은 담배를 피면서 참 좋아했다.
꼭 담배를 필 수 있어서는 아니겠지만
우연히 들어간 이곳이 여행 중 제일 마음에 드는 장소라고 했다.

나도 한국에는 남아있지 않은 느낌의 가게여서 흥미로웠다.
구글 맵 후기를 보니 일본에서도 헤이세이 시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레트로 감성으로 찾는 것 같았다.

가게에서 여의도에 있는 아주 오래된 건물들 느낌이 났다.
여행이니까 가게에 담배 쩐내가 밴 느낌도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실내 흡연이 허용되던 옛날 옛적 추억이 떠오르던 곳.
나갈 때는 성냥을 주셨다. 이것도 오랜만.
 

 
온천 도착.
좀 큰 목욕탕인데,
혼성 탕이 있어서 찾아간 곳.

안에도 탕이 있고, 바깥 노천탕도 꽤 커서 좋았다.

여탕에도 실내에도 탕이 있고, 노천탕도 따로 있었다.

평일 저녁이어서인지 사람이 많지 않고 한적했다.
재미있었던 건 카운터에서 자전거 타고 왔냐고 물어봤던 것.
근처에 자전거 주차장이 있는데,
온천을 이용하면 자전거 주차권을 줌. ㅋㅋㅋ
 

 
여러 기념품도 팔고
 

 
휴식 공간도 있었다.
 

 
목욕이 주제인, 재미있어 보이는 만화책이 비치돼있어서 찍음.
옆 포스터는 아마 지하철역에서 찍은 듯한데, 공공 포스터치고 캐릭터가 너무 귀여워서 찍었다. 멧돼지찡 넘 귀여버용...
 

 
우리나라 찜질방 식당처럼 여기서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텐동, 가츠동, 잭 다니엘 하이볼, 생맥주까지. 다 그럭저럭.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 앞 지브리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모티브로 한 시계.
정해진 시각에 움직이면서 인형들 나온다는데...시간 못 맞춰서 못 봄. ㅎㅎ
 

 
숙소 앞 건물이 닛테레라는 일본 방송국 본사였는데
아침이고 밤이고 안쪽까지 훤히 보여서
일본 회사 풍경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남친은 층마다 흡연실이 있는 걸 제일 부러워했다.

역시 여기도 방송국이어서인지,
월요일 밤을 넘어 화요일 새벽까지 열심히 회의하고 일하더라.
 

 
이전 글에 빼먹었던 첫날 저녁 야식.
첫날 저녁에 너무 피곤해서 숙소 일찍 들어와서 쉬었는데,
출출해서 우버이츠를 깔아서
긴타코라는 체인점에서 타코야키랑 가라아게를 시켜먹었다.
편의점에서 산 아사히와 함께.

맛은...그냥 그랬다. ㅎㅎㅎ
 

 
다음 날은 디즈니씨에 갔다.
돈 내고 우선 입장 티켓 다 사고ㅎㅎ
40주년 기념 무료 우선 입장 티켓도 나눠줘서 
잘 활용해서 오래 기다리지 않고 이것 저것 많이 타고 왔다.

센터 오브 더 어스, 해저 2만리, 아쿠아토피아, 레이징 스피리츠, 타워 오브 테러, 자스민의 플라잉카펫, 매직램프 시어터
이렇게 탄듯.

놀이 기구는 다 별로 무섭지도 않고 시시했다.
‘레이징 스피리츠'만 추천. ㅋㅋㅋ

근데 디즈니씨 메인은 이게 아니었으니...

 
메인은 바로 밤 퍼레이드였다.

이거 우선 입장 티켓이 앞쪽에서 볼 수 있는 티켓인데,
다른 티켓보다 비싸고 '어차피 어디서든 볼 수 있는 거 아냐?' 싶어서 이건 안 샀는데...
이게 제일 돈값하는 거였다.

90년대 디즈니 만화동산 보던 기억에 아는 노래 다 나오고
너무 감동적으로 잘 짜여져 있어서 나중에 나도 모르게 눈물남...

하루종일 덥고 다리 아프고 놀이기구는 기대보다 너무 재미 없어서 힘들었는데
이 공연 하나만으로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디즈니씨에서 잘 놀았다.
 

 
너덜너덜해진 다리를 끌고
나가서 저녁 먹어야지 하고 구글 맵을 슥슥 찾는데 늦은 시간이라 연 식당이 많지 않은 가운데
숙소 근처에 별점 높은 우동집이 있었다.
일본 와서 우동 먹은 적이 없는 것 같아 가보았다.
 

 
숙소 근처인데도 며칠 동안 이쪽으론 안 와봤는데, 번화가였다.
 

 
우동 오니얀마
밤 9시가 넘은 시각이었는데도 직장인 아저씨들이 우동집 앞에서 티켓을 뽑고 있었음.
자판기에서 티켓 뽑아서 내면 주는 시스템.
 

 
방금 디즈니씨 다녀온 다리로 서서 먹는 식당에 온 우리. ㅋㅋㅋ
다른 집 찾느라 돌아다니는 게 더 싫으니까
빨리 먹고 들어가기로 함.

우리나라 24시간 기계우동, 짜장집 느낌이랄까?
조용하고 혼자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가격도 싸고, 거의 모든 게 셀프.
확실히 현지 느낌이 나서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시킨 냉우동. 두 그릇에 1300엔. 
와 근데 위에 얹어진 오뎅 튀김, 닭튀김도 맛있고
면이...면이 미쳤음.

이 집 냉장고 보니 우동 면 반죽이 잔뜩 숙성 중이던데
넘 탱글탱글하고 맛있었다.
일본은 역시 우동에 진심이구만...!
 

 
도쿄에서의 마지막 밤이라 뭔가 아쉬운 맘에 숙소에서 야식!
크래프트 스파이시 소다는 대체 뭔 맛일까 하고 도전해봤는데
진짜 말 그대로 매운 술이었음ㅎㅎㅎㅎㅎㅎㅎㅎ 워후 노맛

마지막 날 아침에는 돈키호테 쇼핑을 하고
오모테산도에 갔다.
포터 가방도 구경하고 오니츠카 타이거 운동화도 샀다.
점심을 먹으러 돈카츠 마이센이라는 유명 맛집에 갔다.
 

 
진짜 맛있고 친절했음.
밥도 무한 리필됨.
우리 사진도 찍어주심.
돈카츠 마이센 굴튀김 잊지 못할거야...!
 

 
그리고 이전 편에서 빼먹은 사진들.

어디서나 볼 수 있던 오타니.
오타니 보유국 인정합니다.
우린 손흥민 보유국이니까 괜찮아. ㅎㅎ
 

 
언제나 푸딩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음.
 

 
한적했던 공원.
 
그리고 마지막 우여곡절.

나리타 공항에 출발 2시간 반전에 도착하도록 출발했는데
공항 가는 기차가 여러 번 연착되다 못해 아예 취소돼버렸다.

진짜 황당했는데...중간 중간 사람들한테 물어봤었는데
역무원도 다른 일본 분도 기다리라고 올 거라고 해서
기차를 내내 기다리다가
그날 거기서 공항 가는 기차가 다 취소돼버렸다.

어느새 타려던 기차 말고 다른 기차를 타면
시간 내에 공항에 도착 못할 시간이 돼있었다.
 
완전 멘붕됐는데 멘탈 부여잡고,
일단 지하철을 탄 다음에
공항까지 가장 빠르게 갈 방법을 검색해댔다.

아사쿠사가 유명한 역이니 거기 뭐라도 있을 것 같아서
거기서 공항 가는 법을 검색해보니
스카이라이너라는 쾌속 열차가 있었다.

짐은 부쳐야 태워줄 것 같아서
짐 부치는 거 마감 시간이 언젠지 보니까
출발 50분 전까지 도착해야 했음.

아사쿠사역에서 내려서 엄청 뛰어서
가장 먼저 오는 스카이라이너를 잡아 탄 우리의 공항 예상 도착 시간은 비행기 출발 65분 전. 

15분 안에 스카이라이너에서 체크인 카운터까지 갈 수 있을까, 초행길인데 가능할까 걱정되고
남친은 그냥 마음 편하게 비행기를 취소하고 다음 거 끊자고도 제안했는데 내가 우겨서 일단 도전해보기로 했다.

스카이라이너 내리는 곳 앞에 미리 서있다가, 나부터 일단 뛰고 남친은 캐리어 2개 끌고 뛰어서 따라왔다.

다행히 나리타 공항이 넓지 않아서,
미친듯이 뛰어서 한 5분만에 카운터에 도착함.
비행기 출발 1시간 전, 카운터 닫히기 10분 전 도착...ㅋㅋㅋ
이게 되네...?

항공사 직원분한테 늦었다고 주저리거리며
막 와서 숨차 하고 있으니 웃으시면서
"이제 괜찮아요" 하시는데 진짜 긴장 다풀림...

지난 일이라 좀 귀찮아서 대충 썼는데
진짜 최근 몇 년 동안 제일 쫄렸던 순간이었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비행기를 안 놓치고 탈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일본을 잘 아는 언니랑 친구한테 이 얘기 했더
아마 자살사고 나서 기차가 다 취소된 걸 거라고...

일본은 자살사고가 많아서 기차가 자주 연착되고
취소된다고 했다.

휴 임기응변으로 아사쿠사까지 가서 거기서 또 스카이라이너 잡아타는 법을 알아내 시간 내에 공항 도착한 건 기적이었다.

그 스카이라이너가 우리가 비행기 안 놓칠 수 있는
마지막 스카이라이너였음...ㅠㅠ

아사쿠사역에서 '어쩌지? 이게 되나? 포기해야 하나?'하며 머뭇거릴 때 일단 가보자고 해준 남친 감사. ㅎㅎ
 

 
그래도 그와중에 면세점에서 부모님 드릴 닷사이23은 사왔다는 해피엔딩.

즐겁고 다사다난했던 도쿄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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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으로 도쿄에 다녀왔다.
공항 도착하자마자 긴자로 고고
 

 
많이 들어본 동네 긴자.
주말이라 차 없는 거리.
이토야 갔다가 밥 먹으러 갔다.
 

 
오자마자 이자카야에 갔다.
간판은 뉴 토리긴 걸 찍었지만, 옆에 있는 본점을 갔음.
꼬치랑 솥밥, 에비수 생맥주를 먹었다.
간장맛 꼬치는 많이 달았고, 소금맛 꼬치가 맛있었다.
 

 
후식으로 수플레 팬케잌
 

 
팬케잌집 뷰. 계단이 오묘해서 찍어봄.
 

 
조카가 요즘 폴리에 빠져 있어서 경찰차를 좋아하길래 보여주려고 일본 경찰차도 찍어보았다.
 

 
자판기의 나라 일본.
날씨가 내내 더워서 음료수 자판기를 만날 때마다 잘 사마셨다.
아이스크림 자판기도 있는데 사먹어보진 않았음.
 

 
아침부터 라멘.
아침에 즉석으로 구글맵 찾아서 간 곳.
돈 좀 추가하면 저 참치덮밥도 준답니다. 몇천원이었던듯.
깔끔하고 맛있었다. 아침부터 레몬 사와도 마셔줌.
 

 
아날로그의 나라 일본.
공중전화가 엄청 많았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장애인용 공중전화도 있는 게 놀라웠다.
이외에도 여행 내내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많이 볼 수 있었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도 무척 많이 봤다.
한국에서 1년 동안 본 휠체어보다
일주일도 안 되는 일본 여행동안 본 휠체어가 더 많았다.
 

 
우리나라 비둘기보다 한 수 위. 아주 둥지를 틀었네 틀었어.
 

 
공원 흡연구역이 엄청 넓고 사람은 없어서 신난 흡연자.
 

 
경찰 자전거라니...! 경찰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니.
디자인이 예쁨.

일본 만화 보면서 왜 일본 사람들은 다 자전거 타고 다니는지 궁금했는데, 도쿄 가보고 확실히 알게 됨.
도쿄는 대중교통이 너무 별로다.
지하철은 가격이 비싸고 지하철 회사마다 시스템이 제각각이라 갈아탈라 치면 돈도 따로 따로 내야 하고.
버스는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

일본은 자전거 없으면 생활이 너무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러다보니 어린 아이들 둘셋도
자전거에 태우고 다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도쿄역. 이거 완전 옛날 서울역이잖아?
지들 도쿄역이랑 똑같이 만들었구먼.
 

 
도쿄역 캐릭터스트리트 구경.
후지TV 굿즈샵인가에서 발견한 테라스하우스 아저씨
a.k.a 아오이 유우 남편.
병맛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쿄에 왔으니 스시를 먹어봐야지.
한국 스시집이랑 뭐가 크게 다르진 않았음.
 

 

 
아사쿠사 센소지에 갔습니다.
느낀 점 : 일본은 별 것도 아닌 걸 포장을 너무 잘한다,
잘 팔아 먹는다. 상업의 나라. 
앞에서 사먹은 당고 = 한국 1팩 2천원 꿀떡보다 맛없는데
맛있는 것처럼 포장 잘해둠.
도쿄에서 제일 오래된 절 센소지 = 볼 게 너무 없는데
운세 빌고 연기 쐬고 돈 쓸 곳만 많음.

서울 고궁이 볼 거 훨씬 많은데 더 포장 잘하고 홍보 잘해야 할듯.
일본 전통 건물 보려면 교토에 가야한다.
교토가 더 볼 것 많고 재밌었음. 상점가도.
 

 
갓파바시 주방 도구 거리.
예쁜 그릇이나 주방도구 사고 싶어서 갔다.
근데 주말이라 거의 다 닫아서 못삼. 
갓파 캐릭터가 너무 귀여워. 우체통도 갓파 우체통!
 
시부야로 출발.

 
시부야 스카이에서 본 경치. 예뻤다.
 

 
유명하다는 몬자야끼집.
몬자야끼, 오코노미야끼, 야키소바에 술도 열심히 먹었다.
몬자야끼 = 굽다 만 반죽 맛? 한국에 왜 안들어왔는지 알겠는 맛. ㅎㅎ 한국인 입맛에 안맞음.
오코노미야끼, 야키소바 = 짜다.
저 호피라는 건 일본 직장인들이 많이 먹는 술이래서
궁금해서 시켜봤다. 
일본 소주랑 섞어서 소맥처럼 마시는 게 일반적이래서
나도 그렇게 먹어봄. 
아주 밍밍했다. 음식이 짜서 술은 싱겁게 마시는 건가? 
 

 
지브리 박물관으로 출발.
 

 
미타카의 숲 지브리 박물관.
내부에선 사진 촬영 금지라서 밖에서 찍은 몇 장.
대부분 일본인, 가족단위 손님이 많았다.
내부는 지브리의 팬이 아닌데도 꽤 좋았음. 
지하 극장에서 단편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는데, 이 애니메이션은 주기적으로 바뀌고, 이곳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한다.
'星をかった日' 라는 작품을 봤는데, 일본어로만 나와서 내용은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캐릭터를 비롯한 이미지들이 너무 좋았다.
 

 
지브리 박물관에서 사먹은
치킨 텐더와 감자튀김, 레몬 아이스크림.
 

 
자전거의 나라. 자전거도 주차칸이 있는 게 신기했다.
아래는 자전거 공영 주차장인데, 돈 내고 쓰는 곳인 것 같았음.
 

 
한국 벽화 눈감아...
한국에서 벽화라는 걸 이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도쿄 벽화 이쁨.
 

 
점심은 카레~

 

 
포장도구만 전문으로 파는 가게
 

 
유명하다는 야마다 문구점 힘들게 걸어서 갔는데
볼 것도 살 것도 없었음...ㅎㅎ
그냥 핫트랙스 같은 데 있는 문구점이 작아진 느낌...ㅎㅎ
 

 
키치죠지의 풍경.
도미빵 맛집(?) 이랬나 하여튼 맛집은 가는 날이 장날.
 

 
하라 도넛~!

 
키치죠지의 평화로운 풍경

키치죠지는 전체적으로 일본의 과천 같은 느낌?
도쿄의 외곽이면서도 조용하고 평화롭고 그런 분위기여서 좋았다.
 
한 편에 다 넣고 싶었는데 지치니까 나머지는 다음 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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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와 싸움 아닌 싸움을 했다. 
내가 일방적으로 시비를 건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

발단은 오늘 넷플릭스에 공개된 '데블스 플랜'이었다. 내가 되게 좋아하는 '지니어스' 시리즈를 만든 정종연 PD가 새로 하는 프로그램이라서 오래 전부터 기대한 프로그램...! 드디어 오늘 공개가 돼서, 남자친구네서 같이 보려고 기다렸다 켰는데...

남자친구는 처음부터 전혀 관심이 없어서 핸드폰만 보고 나만 과몰입해서 보다가
중간부터 남자친구가 핸드폰으로 소리까지 켜서 다른 걸 보는 모습에 뭔가 현타가 와서 다 안 보고 집에 왔다.

그래도 더타임호텔이랑 피의 게임2는 남자친구랑 같이 봤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았어서
당연히 남자친구도 재미있게 볼만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서 튼 건데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나 보다.

사실 남자친구랑 취향이 다른 게 뭐 대수겠는가. 남자친구일 땐 별로 문제가 되지 않던 것이 이제 결혼해서 평생 이 사람과 저녁시간을 보내겠지 싶으니까 문제처럼 느껴진다.

남자친구와 나의 영상 컨텐츠 취향은 엄청 많이 다르다. 유튜브 알고리즘을 보면 겹치는 영상이 하나라도 있을지 모르겠다.

난 주로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나름 대중적인 취향이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특히나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남자친구는 주로 싫어한다. ㅋㅋㅋ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과 남자친구의 반응

  • 금쪽 같은 내 새끼 - 남자친구가 너무 스트레스 받아하고 극혐해서 남자친구 앞에선 이제 틀지도 않음.
  • 금쪽 상담소 / 결혼지옥 - 마찬가지. 틀어놓으면 남자친구가 극단적으로 욕하기 때문에 나도 괜히 기분이 상해서 안 틈.
  • 스우파 - 무관심
  • 나는솔로 - 빌런이 나오면 난 그게 재밌는데 남자친구는 격하게 스트레스 받아함. 이것도 금기 프로됨.
  • 데블스 플랜 - 남자친구는 복잡한 게임 설명에서부터 나가 떨어진다.
  • 강철부대 - 피지컬에도 관심 없고, 경쟁은 싫어하는 남자친구
  • 피지컬100 - 경쟁 싫어한다...서바이벌 프로 다 싫어하는듯
  • 야구 - 모르고 좋아하지 않음.

내 취향 너무 대중적이지 않냐구...


남자친구가 좋아하는 프로그램과 나의 생각

  • 미드 프렌즈 - 옛날 화질이 싫어서 남자친구 만나기 전 고딩친구들이 다 프렌즈 프렌즈 노래를 부르며 거의 10년 동안 보라고 난리쳤는데도 몇 편 보고 안 봄.
  • 일드 히어로 - 옛날 화질 싫다. 자막 읽기 싫다.
  • 일본 애니메이션들(지브리 등) - 일단 자막 읽기가 귀찮다. 한번 보려면 계속 이야기에 집중해야 하는 게 피곤함. 싫지는 않지만 마음 먹고 봐야한다.

둘다 좋아하는(했던) 프로그램

  • 나 혼자 산다 - 대중성 끝판왕 인정합니다. 근데 출연진에 따라 재미가 갈린다.
  • 동물농장 - 둘다 동물 좋아함.
  • 싱어게인, 음악 서바이벌 - 처음엔 같이 재밌게 보다가 남친이 좋아하던 출연자가 못해서 떨어지게 되면서 분위기가 나빠짐ㅎㅎ
  • 1호가 될 수 없어 - 같이 재밌게 봤었는데 점점 대본티가 나면서...그리고 남자친구는 뭔가 갈등 구조가 나오면 엄청 스트레스를 받아해서 이거 보면서도 갈등 구조 나오면서 점점 남친이 안 보게 됨.
  • D.P - 둘 다 재밌게 본 프로그램 맞음.
  • 기묘한 이야기 - 남자친구가 더 좋아했지만 나도 재밌게 봤다.
  • 서사가 있는 외국 영화들 - 영화 보고 이러쿵 저러쿵 얘기가 잘 통함. 근데 난 영화는 보는데 에너지가 들어서 사실 자주 보고 싶진 않다. 주말에만 한 편 정도씩 보고 싶음.

 
써놓고 보니 이 정도면 겹치는 취향도 많은 건가 싶은데, 내가 일상적으로 보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남자친구는 대부분 안 좋아하고, 남자친구가 주로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내가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에 취향의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진다. 또 같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나도 남자친구도 엄청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 커진다.

어릴 때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음악 취향이 비슷한 남자가 이상형이었다. 고등학교 때 남자 선배가 내 이상형을 듣고 "그런 거 하나도 안 중요해. 널 좋아하면 남자가 니 취향에 맞출 거니까." 라고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까 맞는 말인데 틀린 말이다. 나한테 맞춰주지만, 그건 진짜가 아니니까 진짜 취향이 같은 거랑은 다름.)

선배가 말한 이유 때문은 아니었지만 나도 나이를 먹을수록 '취향은 친구들이랑 통하면 됐고, 남자와는 가치관이나 성격이 맞으면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 남자친구와는 비슷한 것도 많다. 정치 성향도 그만하면 꽤 비슷하고, 하드한 유머 코드도 잘 통한다. 비슷한 것들이 많은데, 나에게 중요한 것 하나가 정말 다른 게 크게 느껴진다.

언젠가 친구 Y네서 한 달을 살 때, 저녁마다 우리는 같이 요리를 해놓고는 인터넷으로 '프로듀스101'을 틀어 수다 떨면서 같이 보곤 했다. 그리고 나선 각자 맥주와 와인을 꺼내 홀짝 홀짝 마시며 보드게임을 하거나, 빙고를 하고 또 이런저런 수다를 같이 떨다 잠들곤 했다.

그 저녁 시간이 너무 행복해서 처음으로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도 즐겁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친구 같은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행복이 나에게 상징적으로 남은 이유는, 그런 저녁 시간은 내가 원가족 안에서 겪어본 적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우리 가족은 각자 너무 취향이 달랐고, 그래서 각자 방에서 TV나 컴퓨터, 아이패드로 각자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보는 가족이다. 보드게임? 엄마는 그런 걸 안 좋아하기 때문에 가족이서 그런 걸 해본 일이 없다. 명절 고스톱 정도?

함께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같이 보는 것, 그리고 같이 보드게임을 하는 것

이게 내가 가족의 저녁시간에 대해 가지고 있던 로망이다.

그래서 친구네 가족이 넷이서 보드게임을 맨날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마음 속에 순간적으로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 이 로망은 엄청나게 크거나 꼭 채워져야 하는 게 아니다. 

그리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맞는 사람은 없다는 것도 잘 안다. 내게 좋은 저녁 시간을 알려준 친구 Y와는 정치 성향이 완전 달라져서 지난 번 만났을 때 한바탕 싸웠다.

이걸 머리로는 알지만 내가 원래 가족과 보내지 못했던 그 저녁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욕심이 마음 한 구석에 크게 자리잡고 있었나 보다.

내가 꾸리는 가정은 이랬으면 좋겠다, 이렇게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욕심.

함께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서, TV로 함께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같이 웃고, 가족끼리 (누가 이기든 지든 감정 상하지 않고) 때때로 보드게임도 하는 가족

한국 예능 프로그램은 대부분 싫어하고, 보드게임이든 뭐든 경쟁하는 건 다 싫다는 남자친구와는 꾸릴 수 없는 가정이겠지. ㅋㅋㅋ

그래도 뭐 어쩌겠나. 받아 들여야지.

가족 중 누군가가 싫어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나 때문에 억지로 봐주거나, 보드게임을 나 때문에 억지로 해주는 걸 바라는 건 아니니까.

받아들일건데! 뭔가 외로운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ㅎㅎ

평생 취향의 간극을 전혀 극복하지 못하고 텔레비전 2대로 평화를 찾은 우리 엄마와 아빠도 잘 사니까...ㅋㅋ
나도 뭐...그렇게 살면 되겠지.

읽다 보니 생각이 정리되어서, 원래 제목에 물음표를 붙였다가 뗐다.
뭐 어째. 받아들여야지. 취향이 다른 걸.
알지만 비가 와서 그런지 왠지 좀 더 외로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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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작 후 처음으로, 아주 오랜만에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남친과는 첫 해외여행.

엔화 환율이 싸서 목적지는 일본으로 정했는데, 오사카랑 교토는 한번 다녀왔어서 도쿄로 정했다.

두 달 전부터 비행기 표도 사두고, 호텔도 예약해두고 환율이 쌀 때마다 야금야금 환전도 했다.

구글 맵에 열심히 갈만한 곳도 저장해두었다. 너무 많이 저장해둬서 남친이 도쿄 한 달 살기 하냐고 할 정도였음.

물론 지킬 건 아니지만 대략적인 여행 계획도 세워둠. 
그렇게 mbti P로서는 나름 만반의 준비를 하고ㅎㅎ 여행을 가려는데...두둥

출발 전날 항공사에서 온라인 체크인을 하라고 카톡이 왔다.
 

 

좌석 지정하고 모바일 탑승권 받으러 들어갔는데 여권 정보를 입력하라고 했다.

아 예매할 때 여권 정보 입력 안했구나 하고 하려고 여권 꺼내고 남친 보고도 여권 정보 보내라고 카톡 보냈는데...

내 여권...유효기간이 2021년까지인 거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오래 안 써서 몰랐지 뭐야...ㅎ
순간 여행 못 가는 건가 싶어서 멘붕...ㅎㅎㅎ
하지만 갓한국...에는 긴급여권 제도라는 게 있었다.

가족이 상을 당하는 등 급한 일 때문에 바로 출국하려는 분들이나...나같은 바보들을 위한 것으로 서울 구청들을 비롯한 여러 지자체에서 당일에 여권을 만들 수 있었음. 6개월 내 찍은 여권사진만 들고 가면 됐다.

출국하는 인천공항에서도 가능은 한데, 난 오전 7시 45분 비행기고 공항 여권 담당부서는 9시 오픈이라 당일에 알았으면 비행기는 무조건 놓치는 거였다. ㅎㅎㅎ

전날 미리 온라인 체크인 카톡 보내준 티웨이 항공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ㅠㅠㅠ

아침이라 연 사진관이 없어서 곧장 동네 지하철역에 가서 무인 사진기로 여권 사진을 찍었다. 급해서 머리도 안 감고 가서 뭔 범죄자 머그샷처럼 나옴ㅋㅋㅋㅎㅎ 꾸민다고 별로 다른 몰골은 아니지만;

그리고 바로 지자체청에 가서 긴급여권을 만들었다. 인터넷에선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다행히 나말고 이런 바보가 별로 없어서인지 10분만에 바로 만들어주심. ㅎㅎ 비용은 5만 얼마 들었다. 

근데 당장 여행갈 수 있단 사실만으로도 너무 다행이어서 돈 안아까웠음ㅋㅋㅋ
 


긴급여권은 1회에 한해서만 쓸 수 있었다. 찾아보니 사용 불가한 나라도 있었는데 일본은 다행히 사용 가능한 나라^^

출국 전날 여권 유효기간 지난 거 알게된 나같은 바보도 여권 만들어 주는 한국 최고, 나같은 바보도 입국 받아주는 일본도 최고! 한국 일본을 열심히 찬양했다.

집와서 긴급여권 정보를 항공사 홈페이지에 입력해서 사전 좌석 지정이랑 온라인 체크인도 완료.

정보가 당일에 바로 넘어갔는지 다음날 인천공항에서 자동출입국심사도 통과했다. ㅋㅋㅋ

그외에 여행 기간 동안 택스리펀, 일본 출입국심사도 다 아무 문제 없었음~

대한민국 행정 사랑합니다♥ 공무원 여러분 정부 여러분 사랑합니다!!! 캬~~ 국뽕에 취한다

그렇게 여행 전날 긴급여권을 만들고, 가방도 싸고 새벽 3시에 일어나 공항으로 가게 되는데...!

이것이 마지막 시련이 아니었으니...!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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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정외과 이근욱 교수님이 나와서
1시간 동안 미국 경제에 대한 강의를 하셨다
내용이 너무 좋아서 나도 감탄하면서 듣다가
수업 끝나고 교수님이 인사하고 나가셨는데
이미 수업시간 10분 초과돼서 다들 빨리 이동해야 하는데도 사람들이 명강의였다고
갑자기 자리에서 한명씩 일어나서(죽은 시인들의 사회인줄) 기립박수를 치기 시작함...수강생 백 명 넘는 대형 강의였는데...

뭔 꿈이냐 이게
이근욱 교수님 10년 전에 수업 하나 들은 것 말고 인연 없음...ㅋㅋㅋㅋㅋ 생각나서 검색해보니 작년에 차이 나는 클래스에도 출연하셨네
수업도 나에겐 너무 어려웠고 내 취향도 아니었고 학점도 B 받은 기억...인데 별 꿈을 다 꾸네

꿈에 대해 여러 얘기들이 있지만
난 평행 세계의 내가 겪는 일들이 링크 오류로 조금 조금씩 나타나는 것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뭔가 재미있잖아ㅋㅋ
나의 현실도 평행 세계의 나는 조금씩 꿈으로 꾸는 거지
그런 상상이 들게할만큼 생뚱맞았던 등장인물ㅋㅋㅋ

암튼 정외과 교수님들 종종 생각난다
난 신방과지만 내 마음의 고향은 정외과인듯

인터넷에서 직업 아무거나 고를 수 있으면 뭐 하고 싶냐는 글을 봤다

나는 야생동물 중에 다치거나 무리에서 도태된 애들 맡아서 치료해주고 훈련시켜서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시설 좋고 자금 빵빵한 기관에서 일하는 아기동물 담당 사육사! 하고 싶음. 호주 저런 기관 다큐 보는데 진짜 매일 출근길이 행복할 것 같더라. 나오는 직원 부러워서 죽을 뻔. 회사 갔는데 아기 펭귄 있어! 아기 캥거루 있어! 걔네가 막 나 엄만줄 알고 와서 밥 달라고 해!

개 세 마리 노견되어 죽을 무렵마다 병수발 드는 나를 보고 (나 개 약먹이기 쌉고수임✌🏼) 엄마가 “넌 수의사를 했어야 돼”라고 했지만 전혀 동의할 수 없었다...이과 시절에도 한의사나 정신과 의사 되고 싶었지 수의사는 단 한 번도 생각 안해봄. (물론 성적도 안됐지만^^)

왜냐면 수의사는 매일 아픈 동물을 봐야하는 고통으로도 모자라 자주 동물을 안락사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동물 내 손으로 안락사 안시켜도 되는 사육사가 나의 이루지 못한 꿈 다시 태어나면 되고 싶은 직업 1위이다

아픈 동물 보는 거 괴로우니까 아기 동물 전문 사육사 하고 싶어효 물론 아기도 아프겠지만 자주 아프진 않을테니...슬픈 이별보단 자연으로 돌려보내며 행복한 이별 맞이하는 그런 기관에서 일하고 싶음

저 직업 말고는 어떤 매체를 보거나 sns 보거나 해도 딱히 어떤 직업이 부럽다는 생각이 전혀 안드는데 왜인지 생각해보면

어릴 땐 방송국 피디나 정치학자 되고 싶었는데 방송국에서도 일해보고 정당에서도 일해보니 저 둘다 내 적성 아니란 생각이 들었고(방송국-체력 안됨, 정당-재미는 있었는데 세상에 죄짓는 느낌?ㅋㅋㅋ 물론 정당과 정치학자는 다르지만 논문 쓰는 석박사 친구들 보면 정치학자도 내 적성 아닌 것 같음...)

기자도 해보고 싶었는데 해봤네? 이건 적성에도 맞고 꽤 잘했었지만 막 평생 하고 싶진 않았음. 그래도 기자 계속 했으면 그럭저럭 만족하고 살긴 했을듯? 그치만 시도때도 없이 일해야하고 주말과 명절, 공휴일에도 당직 서야 되고 퇴근 후에도 일 터지면 기사 써야 한다는 게 무척 큰 흠이었음

인디 음악 레이블에서 일하고 싶단 꿈도 있었는데 인디 영화계에서 일해본 덕에 인디- 붙은 곳은 발도 들여놓으면 안된단 것도 배웠고...

아 더 어렸을 땐 정신과 의사, 한의사 되고 싶었는데 맨날 의사랑 같이 일하는 지금은 그덕에 하나도 안부러워졌네...ㅎㅎ

그러고 보면 20대 때 뭐하나 제대로 이룬 게 없는 대신 해보고 싶었던 걸 다 찍먹 해봐서 아무 미련이 안 남았다

친구들이 이과 선택해서 공대 갈걸 의대 갈걸 소리할 때도 이미 이과로 재수까지 다 해봐서 지나가는 농담으로도 미련 없음

내가 왜 커리어에 별 욕심이 안 생기는지, 딱히 해보고 싶은 게 없는지 몰랐는데 이 글 쓰다가 알게 됨

하고 싶었던 웬만한 걸 다 해봤군

그리고 일 자체와 난 잘 안 맞는다는 걸 알게된듯...
생산적인 일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있어야 행복한 사람...그게 저에요...

결론 : 누군가가 벌어오는 돈으로 꿀빨고 싶다
연금복권 당첨되고 싶다
그게 어렵다면 하루 2시간, 일주일 3일 정도만 일하고 월 500씩만 벌고 싶다

마지막 줄이 제일 현실적인듯하다...
주 6시간 일하고 월 500 버는 삶을 살 방안을 찾아봐야겠다...

남자친구 말대로...유튜버가 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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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반 사이에 엉덩이에 종기 세번째 나서
종합병원 가서 도려내고 왔습니다
후기는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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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10개월 만난 남자친구와 내년에 결혼하기로 했다.

몇 주 전 영월에서 프로포즈를 받았다. 전혀 예상 못했다. 내가 먼저 이틀 전에 갑자기 가자고 펜션 예약해서 간 1박 2일 급여행이었으니까. ㅋㅋㅋ

설렁설렁 놀다가 숙소에 도착해서 쉬다가 마당에서 바베큐를 해먹었다. 너무 배불러서 한바퀴 돌고 사장님이 피워준 모닥불 보고 놀다가 방에 돌아왔는데..


샤넬백이랑 꽃다발이 있었다. 우와아...! 내가 가진 제일 비싼 가방은 남친이 옛날에 사준 30만원짜리 프라이탁이었는데...내가 산 것 중에 제일 비싼 가방은 10만원도 안하는데...ㅋㅋ

가방 포장을 뜯는데 아주 포장 정성이 장난 아니었다. 근데 가격 몰랐을 땐 한 700-800만원쯤 되는 줄 알고 마냥 좋아했던 백이 1450만원이라는 걸 듣고 번뇌가 시작되었다...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가진 유일한 명품은 명품 편집샵에서 일하는 친구가 초대해 준 패밀리 세일 갔다가 빈손으로 나오기 뭐하던 차에 친구가 넘 열심히 영업해줘서 산 30만원짜리 마르지엘라 반지갑 하나...

그런 나 준다고 1450만원짜리 백 사온 내 남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샤넬 가격도 미쳤지만) 넌 정말 미쳤다고 뭐라하니까 맞대 나한테 미쳤대ㅎㅎ;(tmi 죄송;;)

나같은 구두쇠한테는 가방 하나 가격이라곤 받아들일 수 없는 가격이라 되팔기와 갖기 사이에서 끝없이 갈등했다ㅎㅎㅋ 환불됐으면 했을 수도 있음. 근데 남친이 타이밍 노리느라 사놓고 쟁여두고 있어서 이미 환불기간 2주 지남...ㅋ...

남친이 쉬는 날 아침마다 백화점 출근해 오픈런 여러 번 해서 구했다는데 거기서 되팔까 고민하는 나도 참 미친년이지...ㅋㅋㅋ

하지만 얼마 전에 고딩 동창들한테 청첩장 받으러 만났던 기억 때문에 더 고민이 됐다. 남자애들 세 명이 연달아 결혼을 하는데 프로포즈 준비하는 얘기를 하면서 걔네가 다들 샤넬백이 이제 너무 비싸져서 도저히 못 준다고들 했기 때문이다. 걔네 내 남친보다 부잔데...ㅠㅠㅠ 집 있는 놈도 샤넬백은 못 사겠다던데... 근데 그 백을 사오다니..ㅋㅋㅋ 미쳤어? 소리가 절로 나옴

안 받으면 남친한테 미안하다는 마음과 그래도 이건 가방 치고 너무 비싸다 내년에 결혼하고 집 구하려면 돈 많이 들텐데 괜찮을까 하는 마음의 갈등으로 영월에서 괴로움에 눈물까지 흘렸다...ㅠㅠ 나도 해맑게 넘 고마워 꺄 하면서 받고 남친 뿌듯하게 해주는 여친이고 싶은데...그 와중에도 1450만원이라니 남친 차 보다 비싼 백인데 자기 차나 더 좋은 걸로 바꾸지 싶은 계산충 효율충 나년...

되판다고 난리치다(남친 미안...) 스스로 생각해도 그러면 안될 것 같아서 날 말려주고 합리화해줄 여성 동지들에게 전화를 돌림. 친언니, 베프 M 모두 내 예상대로 한 목소리로 날 말려주었고...ㅋㅋㅋ 집에 들고 들어오니 돈 아깝다고 말릴 줄 알았던 엄마마저 좋아하면서 남친 칭찬 해댐. 아빠는 말할 것도 없고.

암튼 그래서
샤넬백을 갖게 되었습니다...❤️

가성비충인지라 앞으로도 제 돈 주고 명품백 살 일은 거의 없으니 아마 평생 몇 개 없을 명품백일지도ㅎㅎ

여름 습기가 장난 아니라 곰팡이 슬까봐 뫼시느라 관리법 검색하면서 블로그 많이 봤는데 나처럼 남친한테 샤넬백 사달라고도 안 했는데 받은 여자는 나밖에 없어서 기분 또 좋아짐ㅋㅋㅋ 남친 사랑햌!!!!!

암튼 결혼합니다
잘 살아볼게요
언젠가 이 블로그에 육아일기가 올라오는 그날까지~

p.s 축하는 안 해주셔도 됩니다 축하할 일인지 아닌지는 살아봐야 알테니까ㅋㅋㅋㅋ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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