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포트 한 번 다녀와서 어지간히 사골국 끓여먹듯 울궈먹죠...? 근데 쓰려던 얘기 지난 번에 다 못 써서 오늘 마무리해야겠음. 이거 쓴다고 해놓고 안쓰려니까 마음이 불편해서 다른 글을 못 쓰겠음.

2023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코로나 탓에 몇 년만에 가는 음악 페스티벌이었고, 처음 여름에 가는 음악 페스티벌이었고, 처음 차 타고 가는 음악 페스티벌이었는데 여러모로 참 좋았다. 이유가 여러가지였다.
 

1. 매일 개선된 운영

 
주최 측이 운영을 잘했다. 첫날부터 완벽한 건 아니었는데, 매일 피드백이 바로 바로 잘 이뤄졌다.
 
첫날인 금요일은 서브 스테이지(인천공항 스테이지) 앞 그늘 있는 곳 아래가 돗자리를 깔 수 있는 공간이었고, 나도 거기 돗자리를 깔아뒀었다. 근데 장기하 타임에 무대 앞에 공연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 들면서 그늘막 밑 돗자리들 있는 곳에도 사람들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갑자기 막 앞으로 오는 사람들한테 돗자리가 밟히고, 앉아있던 사람들이랑 무대 앞으로 몰리는 사람들이랑 정신없이 엉켜서 '이러다 큰일 나겠는데?' 싶은 순간이었다. 나는 남친한테 빨리 돗자리 접고 뒤로 가자고 해서 돗자리 접고 빠졌었는데, 사람들이 막 몰려들고 우리 돗자리 밟고 난리났을때, 순간적으로 '내일도 이렇게 통제 안되면 사고 일어나는 거 아닌가?' 싶은 공포를 느꼈었음.
 
그래서 다음날에는 돗자리를 안 들고 그냥 작은 간이 방석만 챙겨갔는데, 다음날은 곧장 주최측의 변화가 있었다. 무대 앞에 몰리는 사람들이 그늘막 밑을 침범하지 못하게 하려고, 뮤지션이 나오는 타이밍에 스태프들이 인간 띠를 만들어서 그 그늘막 공간을 지켰다. 그런데 노력은 가상했지만(?) 사람들은 인간 띠도 무시했고...ㅎㅎㅎ
 
마지막인 일요일에는 그 그늘막 공간에는 아예 처음부터 돗자리 못 깔게 하고 관리하더군. 덕분에 사고 안 나고 잘 마무리되었다. 굳!
 
매일 매일 이렇게 바로바로 변화가 있는 걸 보니까 주최측이 상황을 알고 있고 통제하고 있단 게 느껴져서 관리가 잘 된다는 느낌이 들었음.
 
운영 기간 중에 개선된 건 이것 뿐이 아니었다.
 
2023 펜타포트 스폰서가 KB여서, 원래 내부에서 음식이나 음료 사먹으려면 국민카드, KB 페이, 인천 이음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하다고 했음. 공지를 늦게 해서 공지 보고 인천 이음카드 신청했는데 락페 기간까지 안와서; KB 페이밖에 없는데 안에서 인터넷 안 터지면 어쩌지 걱정하면서 갔었다. (안에 사람 너무 많아서 인터넷 잘 안 터져서 강제 디지털 디톡스됨ㅎ) 다행히 결제할 때 KB 페이가 돼서 그걸로 이것 저것 사먹긴 했는데, 이걸로 불편 겪는 사람들이 많아서 항의가 많았던지 둘째날부터는 모든 카드사 결제가 다 풀렸다. 그래서 나도 편하게 주사용 카드 썼음. ㅎㅎ
 
물도 첫날은 차가운 물을 안 팔더니 둘째날부턴 팔고, KB 부스에서 막 공짜 물도 나눠주고ㅎㅎㅎ
 
처음부터 완벽하게 준비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그러진 못했어도 행사 중간 중간 바로 바로 수정이 이루어져서 3일 다 간 사람으로선 금요일보다 토요일이, 토요일보다 일요일이 더 잘 운영되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화장실 엄청 많이 만들어놔서 여자 화장실도 별로 안 기다려도 돼서 편했고, 화장실 청소 인력이 엄청난지 화장실도 꽤 깨끗하게 유지돼서 좋았다. 
 
작년에는 짐 검사 게이트/팔찌 차주는 부스도 한 곳 뿐이라 대기 줄이 어마어마했다던데, 올해는 작년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는지 짐 검사 게이트도 많고 팔찌 부스도 많아서 둘 다 거의 안 기다리고 들어갈 수 있었다.
 
음식 주문도 미리 어플로 하고, 시간 맞춰 가서 줄 안 서고 픽업할 수 있어서 정말 편했음. 이건 디지털 취약 계층을 위한 현장판매(만 50세 이상만 현장 구매 가능하게 한다든지~)만 생긴다면 더할 나위 없을듯. 올해 후지락 페스티벌 후기 보니 음식 하나 사먹을래도 1시간 줄 서는 게 기본이라던데...그런 상황을 겪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 한여름 땡볕에 줄 서는 거 싫어요...ㅎㅎㅎ
 
락앤락에만 넣으면 음식 안 잡는 것도 좋았음~~! 음식 잘 싸가서 잘 먹음ㅋㅋㅋㅋㅋ
 
전체적으로 운영이 잘돼서 땡볕에 3일 연속 출근을 했는데도 각오와 달리 힘들지 않게 잘 다녀올 수 있었던 것 같다. 펜타포트 운영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 혹시 이 글을 보신다면 감사의 말씀을~~!
 

비주얼에 비해 맛좋은 닭가슴살 샐러드 파스타 / 펜타포트에서 파는 피자 품절됐길래 코스트코에서 사서 락앤락에 싸간 피자의 사탑

 

2. 날씨운 그리고 주차운


펜타포트 둘째날 비오는 건 국룰이라던데...사흘 내내 비도 안오고 날이 참 맑았다. 아직 엉덩이에 물 닿으면 안되는 엉덩이 환자라 엉덩이 젖을까봐 걱정하면서 갔는데ㅋㅋㅋ(박진영 방수바지 같은 바지 사서 입고 갈까 진지하게 고민해봄ㅠㅠ) 비도 안오고 무대에서 뿌리는 물도 상체만 젖을 정도라 다행이었다. 그리고 저녁엔 나름 선선해져서 4~5시부터는 더 즐겁게 즐길 수 있었다. 일단 날씨 운 좋았고.
 
또 주차 운이 좋았다. 처음에 펜타포트 네비에 찍고 가다가 발견한 무료 주차장에 3일 연속 자리가 있어서 운 좋게 차 바로 바로 댐. 그 주차장이랑 펜타포트 장소는 도보 5분이었고ㅋㅋㅋ 주차장에서 펜타포트 장소 가는 사이에는 사람 없는 깨끗한 화장실까지 있어서 거기도 잘 이용함. ㅎㅎㅎ 쉬운 주차 덕분에 펜타포트 출퇴근이 전혀 힘들지 않았다. 매번 주차장까지 오가는 셔틀 기다리는 사람들 줄 보면서 경악하면서 차타고 바로 퇴근...ㅋㅋㅋ 20대 때 친구들이랑 음악페스티벌 놀러다닐 땐 차가 없어서 너덜너덜한 몸으로 배낭을 매고 지하철 장거리 여행 다녔는데...차로 출퇴근하니까 넘 편해서 3일 출퇴근도 거뜬했음...!
 
김치말이 국수 사흘 연속 주운 것도ㅋㅋㅋㅋㅋㅋ운이 좋았다...미리 예매도 안했는데 사흘 다 어플로 주워서 매일 맛있게 잘먹음...! 뭐 앞에 상가에서 파는 묵사발이 김말국 상위 호환이라느니 어쩌니들 하던데...밖에 나갈 기력이 없는 나와 같은 저질 체력이라면...펜타에서는 김말국을 추천합니다...!
 

펜타포트 비공식 소울푸드 김말국. 네이버 블로그에 김말국 먹으라고 써준 분 감사해요. 첫날 더워 죽을 뻔했다가 김말국 먹고 살아남.

 

3. Music makes one.
 

사실 이 얘기 블로그에 써놓고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이 글 씀. 서로 이름도 직업도 그 무엇도 모르는 사람들과, 나이도 성별도 제각각인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같은 음악을 듣고 음악에 맞춰 다같이 춤을 추고 따라 부르면서 감동을 느꼈다. 오랜만에 마음 속에서부터 올라온 뭉클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 감정이 코로나 전에는 종종 느꼈던 감정이라는 게 문득 떠올랐다.
 
요즘은 사람들이 서로를 혐오해서 문제인데, 그건 사실 우리의 생활 중 온라인의 비중이 너무 커져서 그런 것은 아닐까 싶다. 현실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그저 나와 함께 음악을 즐기고 춤을 추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인데, 이 사람들이 인터넷에서는 서로 혐오하고 욕하고 미워한다는 게 아이러니하기도 슬프기도 했다.
 
오래된 인터넷 명언인 '모니터 뒤에 사람 있어요' 라는 말도 떠올랐다.  코로나19가 사람과 사람을 분리하고, 사람들을 고립시키면서 우리에게 모니터 뒤에 사람이 있단 걸 많이 잊게 만들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는 면전에 대고는 할 수 없을 극단적인 말들로 서로를 혐오하고, 그 혐오가 인터넷 밖까지 튀어나와 칼부림이 되고, 묻지마 범죄가 된 것은 아닐까? 코로나를 거치면서 나도 많은 사람들을 혐오하게 되고, 고립되고, 거칠어진 면이 있는데 펜타포트에서 사람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느껴지는 낯선 긍정적인 감정 덕분에 내 안에 독이 쌓여있었다는 걸 자각할 수 있었다. 펜타포트 같은 일회성 이벤트로 쉽게 비워지진 않을테지만, 자주 같이 노래 부르고 춤추다 보면 차츰차츰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펜타포트에서 음악 페스티벌이 왜 사랑과 평화의 상징인지, 음악이 왜 사람들을 하나로 만드는지 마음으로부터 깨달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모르는 사람들과 이디오테잎 무대 앞에서 함께 뛰면서 소리 지르던 것, 다같이 새소년 '파도' 떼창했던 것, 진저루트 보컬 카메론 류의 개그에 매순간 함께 웃던 것은 잊지 못할 거야. 세상은 모니터 밖에 있고, 사람들도 모니터 너머에 있고, 사람들과 서로 혐오하거나 키보드 배틀을 뜨는 것보다 훨씬 즐겁게 순간을 나눌 수 있다.
 
펜타포트에서 보낸 2023년 여름을 앞으로도 오래 기억하고 싶다.
 

무대에서 물 뿌려줘서 무지개 뜸...!
놀란 라쿤 표정과 함께 국뽕 유튜브 썸네일 형식으로 글랜스톤베리보다 난리난 펜타포트 어쩌고 써있던 깃발ㅋㅋㅋ 넘 귀여웠음.
첫날 밤에 갑자기 인천시장 등장해서 뭐야ㅡㅡ 했는데 인사만 짧게 하고 드론쇼 해줘서 재밌게 봄ㅋㅋㅋㅋㅋ
스트록스
중간에 펜타포트에서 칼부림 예고 있어서 경찰특공대 깔리고 금속 탐지기 생기고 그랬다.

2023 펜타포트 1일차 후기+꿀팁

게으름 피다가 2시반쯤 도착. 주차장 자리는 없었는데 안에 다들 이중주차해둔 사이에 주차할만한 공간 나오길래 걍 잘 함. 우리 차 작아서 이럴 때 좋음. 주차장에서 페스티벌 장소까지 걸어서

seoulnight.tistory.com

 
1일차 후기 뭔가 주말에 갈 분들에게 꿀팁을 전해주겠단 목표로 다녀와서 새벽에 주절주절 썼던 터라
지나고 다시 보니 날씨랑 먹을 거 얘기만 한 트럭에 정작 공연 후기는 전혀 없어서ㅋㅋㅋ
1일차 공연 후기까지 공연 후기만 모아서 이 글에 써보겠음.

 

1일차 - 8월 5일 금요일

 
더 폴스 중간쯤 가서 갤럭시익스프레스 조금, 로맨틱펀치, 죠지, 마이앤트메리, 키린지, 김윤아 조금, 장기하를 보고 돌아온 날이었음.
 
- 갤럭시 익스프레스
갤럭시익스프레스는 옛날에 탑밴드에서 봤었는데, 난 아주 대중적인 이지리스닝, 멜로디컬한 음악 좋아하는 취향인지라 내 취향은 아닐 걸 알고 있었음. 그래도 그냥 온 김에 잠깐 보러갔는데 분위기가 무척이나 뜨거웠다. 그리고 멤버들이 머리도 하얀 아재들이신데 그 연세에도 락페에서 낮에 달리는 거 보니 멋있었음. 악기 연주 실력도 좋았다. 역시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나도 나이가 들어가는지 뭔가 노익장 이런 거에 옛날보다 훨씬 감흥이 생기는 듯함. 로고도 넘 세련되고 이뻤슴다. 락 음악이 별 인기 없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음악 하는 밴드가 롱런한단 건 참 좋은 일. 하지만 넘 덥기도 하고 음악은 역시 취향이 아니어서 좀 보다가 다시 돗자리 우리 자리로 가서 파스타 쳐묵쳐묵했다.
 
- 로맨틱 펀치
나 로맨틱 펀치 싫어하는데ㅋㅋㅋ 걍 보컬 배인혁 목소리가 너무 내가 싫어하는 목소리라서임. 간드러지는 남자 보컬 목소리가 너무 싫음...ㅋㅋㅋ 어우 나 로펀 싫은데~ 근데 배인혁씨 무대를 찢어놓으셨다ㅋㅋㅋㅋㅋ 죄다 모르는 노래인데 아주 무대 매너 미쳤고...대낮부터 미쳐서 뛰어다니는데 에너지 미쳤음. 공연을 진짜 잘하는 것 같았다. 분위기도 넘 좋아서 마지막에 토요일 밤이 좋아 떼창은 나도 함께 해버렸다.ㅋㅋㅋㅋㅋ
 
- 죠지
내가 좋아하는 죠지~ 긴팔 땀복 같은 걸 입고 왔는데 안 덥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한참 더울 시간이어서 무대에서 물을 많이 쏴줘서 좋았다. 아마 이번 펜타포트 통틀어 젤 앞쪽에서 본 공연 중에 하나였던듯. 낮에 흔들흔들 거리면서 듣기에 넘 좋은 노래들이었고, 장르 특성 상 와 미친듯이 신난다!!! 요런 느낌은 당연히 없었지만 그래도 아는 노래가 많아서 좋았다. 히트곡, 좀 뜬 노래들 다 해줘서 좋았음.
 
- 마이앤트메리
내가 공연 엄청 다니던 시절...단독콘 솔플도 했던ㅎㅎ 마이앤트메리. 활동 중단했다가 작년에 재결성해서 공연이 오랜만이었는데 반갑긴 했지만 성대 천재, 내가 생각하는 목소리 타고나고 가창력 타고난 보컬 정순용 아저씨 마이 나이 드시긴 했더라...힘이 많이 떨어져서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음. 그래도 다 아는 노래, 내가 정말 좋아했던 그 시절 노래 들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리고 내 또래, 나보다 언니 오빠들 다 총집합한 분위기도 뭔가 감상에 빠지게 했다. ㅎㅎ 아쉬운 건 제일 좋아하는 노래 '반지를 빼면서'가 셋리스트에서 빠져서 좀 아쉬웠다.
 
- 키린지
키린지 옛날에 좀 들어봤는데 공연은 첨봤는데, 역시 명성만큼 좋았던 공연이었다. 내가 음악 즐겨들어서 키린지 처음 알았던 시절엔 형제였는데...ㅋㅋㅋ 나 음악 안 들은지 넘 오래됐구나 싶게 바뀐 멤버 구성. 키보드 겸 보컬하던 언니 목소리가 엄청 좋았다. 키린지 전혀 몰랐던 남친도 넘 좋다고 이날 베스트라고 했던 공연. 좀 바람불기 시작할 때였는데 딱 그 시간대랑 노래랑 너무 잘 어울려서 기억에 남는다. 
 
- 김윤아
남친이 김윤아 좋아해서 둘이 보러갔는데, 둘 다 몇 곡 못 듣고 탈주...ㅎ 나의 중고딩 시절을 채워줬던 윤아언니었다만...(나 김윤아 솔로 1집 섀도 오브 스마일 책이랑 CD 같이 있는 것 돈 주고 사서 갖고 있는 옛날 팬임...ㅋ) 언니의 뮤지컬 컨셉 마녀 컨셉을 견디기엔 항마력이 부족했읍니다...그리고 뭐 계속 연애하세요 사랑하세요 이러고 아 뭔가 너무 정신없었음. ㅠ 개인적으로는 단독 콘서트에서나 했어야 하는 컨셉이라고 생각한다. 락페에서는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 말고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노래를 부릅시다. 자우림으로 와서 떼창합시다. ^^^ ㅎㅎ 뭐...그래도 팬들은 좋았겠지. ㅎㅎ
 
- 장기하
이때 그늘막에 돗자리 피고 있다가 메뚜기떼의 습격처럼 몰아닥치는 사람들 덕분에 사고의 위험을 감지하고 빠르게 돗자리를 접고 뒤쪽으로 튀튀...ㅋ (다음 펜타 후기에 쓰겠지만 다행히 다음날부터 펜타포트 측에서 관리해줌) 장기하는 장기하와 얼굴들 시절 1집 정말 좋아했고 되게 많이 들었었는데 솔직히 어느 순간부턴 그냥 자기 복제, 그것도 다운그레이드 복제가 됐고, 송라이팅 능력이 많이 소진됐다고 생각함. (피식쇼에서 김민수가 장기하식으로 즉석에서 작곡하는 거 나오는데 내가 느끼는 요즘 장기하라 너무 빵터짐.) 그래도 그중에 한두곡은 좋아했는데 내 취향과 장기하가 부르고 싶은 노래들은 다른지 별로 내가 안 좋아하는 노래들만 불러서 별 감흥이 없었다. 장기하와 얼굴들 1집이 제일 좋으니 옛날 노래 좀 많이 불러주세요. 옛날 노래 부르기 싫으면 진짜 각성하고 명반을 다시 만들어 보시든지.
 

2일차 - 8월 6일 토요일

 
라인업이 별로라 쉬어가는 마음으로 늦게 간 날. 실리카겔은 좀 보고 싶었는데 그 땡볕 이틀 연속 견딜 자신이 없어서 이승윤 중간쯤부터 들어갔다.
 
- 이승윤
멀리서 봤지만 이승윤이 뭔 노래가 있다고 락페를 오지 했는데 무대 매너 좋고 인기가 많았다. 공연 느낌이 로맨틱 펀치랑 비슷한 느낌이었음.
 
- 검정치마
검정치마도 1집이 최고였고, 2집이랑 My feet don't touch the ground 앨범까지가 딱 좋았다. My feet ~ 앨범은 도기리치 사이트에서만 팔 때 두 장씩 살 정도로 검치를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건만ㅋ 홍대 작은 클럽에서 공연하던 시절에 3시간 전부터 기다려서 1열에서 보던 시절이 있었다만ㅋ 매일 조휴일 블로그를 보던 시절이 있었다만...ㅋ 아 이 블로그 옛날 글 중에 상아 내가 커버했던 것도 있을 거임. (글은 남아있지만 티스토리 오래돼서 파일 지워짐.)
그치만... 3집부터는 내 취향이 아니다. ㅋㅋㅋ 근데 내 취향이랑 대중 취향이랑 다른지 아이러니하게도 검치는 그때부터 더 인기가 많아진듯. 하지만 검정치마는 그때부터 나에겐 언젠가부터 앨범이 나오면 옛날을 떠올리며 '혹시...?' 하는 마음으로 듣고 '역시...' 하고 두번은 안 듣게 되는 음악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날 공연에선 거의 3집 이후 노래들만 불러주더군. 그래서 별 감흥 없고 아쉬운 공연이었다. 1집에선 안티프리즈 한 곡만 불렀다. '좋아해줘'나 '상아', '강아지' 듣고 싶었는데. 왜 뮤지션들은 자기가 제일 잘 만들었던 천재적인 옛날 노래 놔두고 구린 요즘 노래만 부르려고 할까? 장기하나 검정치마나 같은 증상이 나타남. 뭐 본인들은 요즘 만든 노래들이 더 좋은가본데...난 나이 들수록 인간의 작곡 능력은 떨어진다는 건 너무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이걸 거스른 뮤지션은 진짜 몇 없음. (언니네 이발관 5집 정도) 하지만 본인들은 딱히 그런 자각을 하지 못하는 듯 하다.
 
- 이디오테잎
EDM 안 좋아해서 별 관심 없었던 이디오테잎. 지니어스 팬이라 Melodie 한 곡 알고 보러갔는데 이거 뭐시여...뭐 미쳤나 공연 왜케 잘해? 완전 미친듯이 춤추고 즐겼던 공연이었다. 여기 분위기 완전 야외 클럽. 뭔가 코로나가 끝났다는 것도 확실히 느낄 수 있었고, 사람들 남자고 여자고 다 미친듯이 즐기고 있는 모습에 뭔가 울컥하고 감동 올라옴. (이 얘기는 다음 글에 더 본격적으로 써보겠음.) 다같이 미친듯이 춤추고 물맞고 뛰면서 정말 정말 즐거운 공연이었다...드럼 치는 분 팔이 남아나나 싶을 정도로 열정 공연...! 멘트도 거의 없이 그냥 계속 공연하심. 이디오테잎이 왜 유명한지 알 수 있던 공연이었다. 무대에서 불 적절하게 나오는 무대연출도 좋았음. 토요일 최고의 공연이었습니다. 전자음악 알못도 즐기게 해준 찐무대...남친 말로는 유명한 노래들 커버를 많이 해줬다는데 난 EDM이라고는 다프트펑크 썸씽 어바웃 어스밖에 모르는 머글 오브 상머글이었는데도 ㅋㅋㅋ 넘 즐거웠다. 
 
- THE STROKES
스트록스...옛날에 전기뱀장어를 좋아했었는데 전뱀이 스트록스를 베꼈단 소리가 많았어서 들어봤던 스트록스...아는 곡 많이 불러줬지만 그렇게 좋아하거나 잘 아는 밴드는 아니라 별로 재미있진 않았다. 공연 중간 중간엔 맥주로 추정되는 음료를 계속 마시더니 뭐래는지 알 수도 없게 실없는 농담이나 계속하고ㅋㅋㅋ 공연 끝나기 30분 전에 내려가서 앵콜 소리 나오는 동안 엄청 쉬다 늦게 올라오고...올라와서도 정해진 공연 시간도 다 안 채우고 10분 일찍 끝내고...ㅎ 음악 페스티벌에서 헤드라이너가 공연 시간 안 채우는 건 또 처음 보네...ㅋㅋㅋ 그러건 말건 히트곡 많이 불러줘서 그럭저럭 잘 봤는데 끝나고 친구한테 스트록스 개런티가 엄청났단 소리 들었더니 좀 싫어짐...ㅋㅋㅋ 내가 낸 티켓값 중 얘네 지분이 컸을텐데 싶어서. 나중에 인터넷 찾아보니 스트록스 보컬이 원래 만취해서 공연 시간 안채우고 대충 하는 걸로 유명한가 보던데 그래도 팬들은 내한해준 자체가 좋았겠지만 난 모르겠어. 난 70대 폴 매카트니가 3시간 동안 멘트도 별로 없이 노래로 꽉꽉 채운 내한 공연도 봤던 터라ㅎㅎ 스트록스가 뭔데 싶고 너무 프로 의식이 부족한 밴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3일차 - 8월 7일 일요일

 
- 이날치
이날치부터 보려고 했는데 좀 늦어버려서 이날치 2곡 남기고 도착. 아니 이날치 공연 처음 보는데 공연 진짜 잘하더라. 보컬이 많아서 그런지 사운드도 꽉꽉 차고. 특히 남자 보컬 목소리가 진짜 사기였다. 도착하자마자 미친듯이 춤추고 즐김. 어떤 커플이 팔에 차는 쿨토시를 한삼처럼 손에 끼고 흔들면서 춤추는데ㅋㅋㅋㅋㅋ 진짜 정말 귀엽고 웃겼다. 나랑 남친도 진짜 신나서 즐긴 노래. 처음부터 다 봤으면 좋았을걸. 아쉬웠음. 
 
- HITSUJIBUNGAKU
돗자리에 앉아서 여유롭게 들은 일본 밴드 노래. 처음 들어보는 음악이었는데 노래 부르면서 기타치는 보컬이 멋있었다.
 
- WAVE TO EARTH
내가 좋아하는 웨이브 투 얼스~요즘 밴드라 그런지 연령층이 확 낮아진 공연이었다. 20대 힙스터들이 많이 보였음. ㅋㅋㅋ (참고로 펜타포트 관객 체감 연령대는 높았음. 나같은 30대가 주류 같은 느낌...?) 키보드 빡빡이 오빠가 잘생겼더라. 흐느적 흐느적 춤추면서 듣기에 너무 좋은 음악이었고, 마지막 RIDE 떼창도 참 신났다.
 
- 체리필터
공연 전엔 '언제적 체리필터...'라고 생각했는데 체리필터가 무대를 뒤집어 놓으셨다...ㅋㅋㅋ 보컬 유진님 성대가 여전히 짱짱해서 놀랐다. 아는 노래가 많지 않은데도 노래와 연주에 감탄하면서 진짜 재밌게 봤다. 관객 반응도 매우 좋았고 떼창도 장난 아니었다. 유진님의 창법 특성 상 중간 중간 충전이 필요해서인지 멘트가 길긴 했지만ㅋㅋㅋ 멘트도 아재스러웠지만 귀엽고 재밌었음. 체리필터도 옛날에 분홍색 CD를 샀던 기억이 새록새록...남친이 체리필터 좋아해서 같이 집중해서 즐겁게 들을 수 있었다. 멘트하느라 준비한 무대 다 못하고 시간이 끝나버렸는데ㅋㅋㅋ 10분 오버해서 공연해줌. 스트록스가 날린 10분 체리필터가 채웠다! ㅋㅋㅋ 시간 오버 후에도 낭만 고양이 아직 안 불렀길래 더하겠다 했는데 역시나 낭만고양이까지 야무지게 불러줌. 비인기 장르인 락을 이렇게 오랜 시간 꾸준히 하는 밴드가 지금까지 현역인 것도 참 좋았고 보컬이나 연주 실력도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충분히 보여줘서 여러모로 훈훈했던 무대였다.
 
- 카더가든
나 카더가든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별로 안 좋아했네...
 
- 새소년
어우 황소윤은 완전 스타야 스타. 스타성을 타고남. 쇼맨십이 너무 좋았다. 돗자리에 앉아서 보다가 무릎 땅에 대고 기타칠 때 못 참고 무대 앞 뛰어나가서 봄. 아직 장기하와 검정치마가 걸린 그 병에 걸리지 않은 새소년은 자신들의 가장 개쩌는 노래 EP 시절 파도와 긴 꿈을 모두 불러주었읍니다. 긴 꿈 때 사람들과 하나 되는 분위기에 나 또 울컥...ㅠㅠ 더 만들어줘 파도나 긴 꿈 같은 그런 노래...소윤아 넌 아직 젊잖아...!
 
- GINGER ROOT
진저 루트 누군지도 몰랐는데 가기 전에 남친이랑 예습해볼 때 좋아서 보고 오자 했던 공연. 와 진짜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번 펜타포트의 수확이랄까. 나 진저 루트 팬됨. 레트로 느낌의 영상이랑 공연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데...중간 중간 매니저가 나와서 쇼처럼 막 진행하고...이걸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넘 천재적이고 재기발랄하고 다했다. 그리고 진저 루트는 비디오 찍는 멤버가 무려 밴드 공식 멤버였는데 이 멤버가 실시간으로 찍는 영상이 무대 옆 전광판에 나오는데 와 진짜 잘 찍음.

전체적인 공연 진행, 연출이 너무 좋아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봤을 때 같은 신선한 충격을 느꼈다. 둘 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아시안이 주요 멤버라는 게 공통점이네.

그리고 무엇보다 노래가 진짜 한 곡도 안 빼놓고 다 좋았다. sunset rollercoaster도 떠오르고. 한국에서 인기 많을 스타일. 춤추기에도 넘 좋은 음악이라 춤도 계속 췄다.

그리고 진저 루트 코스프레하고 온 팬분이 계셨는데 이 분이 'KOREAN GINGER ROOT' 플래카드 들고 있어서ㅋㅋㅋ 화면에 나왔는데 진저루트 프론트맨이랑 진짜 똑같아서 사람들 다 빵터지고...진짜 넘 유쾌하고 재밌는 공연이었다. 오랜만에 정말 신선함을 느꼈고 많이 웃고 즐거웠다. 진저루트...넘 좋아요...여러분도 들으세요. 그리고 프론트맨 얼굴이 내 구오빠 신재평 오빠를 닮아서 친근했음. ㅋㅋㅋㅋㅋ


 
김창완 밴드까지 보고 싶었는데ㅠㅠㅠ 남친이 다음날 일찍 출근해야 해서 아쉬운 마음 안고 여기까지 보고 돌아왔다. 

이 글 너무 길어져서 전체적인 평은 또 다음 글에 쓰겠음.
 
하 펜타포트 예매하고 더워서 취소하고 싶었는데 꾸역꾸역간 나 칭찬해!!!!! 넘 행복했던 3일이었다.
우리가 코로나 탓에 잊고 살았지만 세상은 모니터 밖에 있습니다 여러분!!! 그리고 모니터 밖엔 음악과 춤과 행복이 있습니다!!! (펜타뽕에 취함)

서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즐기고 웃고 논 게 얼마만인지...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게으름 피다가 2시반쯤 도착.
주차장 자리는 없었는데 안에 다들 이중주차해둔 사이에 주차할만한 공간 나오길래 걍 잘 함. 우리 차 작아서 이럴 때 좋음. 주차장에서 페스티벌 장소까지 걸어서 5분 굳.
아직 실밥 못푼 환자라 약 먹어야 해서 약 가져갔는데 약봉투에 처방전있는 약 다 통과. 유후
락앤락에 수박이랑 샐러드파스타 싸간 거 다 통과.

들어가자마자 이따가 저녁 되면 음식 시키기 어려울 것 같아서 예약해두려고 키오스크 줄 별로 없길래 서는데 어플이랑 똑같대서 어플 다운 받음.

어플로 김치말이국수, 닭강정 저녁 6시 반으로 예약해둠! 그전에 싸간 얼음물, 수박, 닭가슴살샐러드파스타 냠냠ㅋ
샐러드파스타는 옛날에 서재페 갈 때 Y가 지퍼백에 싸온 게 존맛이었어서ㅋㅋㅋ 싸간 건데 역시나 여름에 짱인듯 하다...걍 샐러드+닭가슴살+파스타면 삶아서 차갑게 헹군 거+오리엔탈 소스 해서 가져가면 됨. 초간단~

나 손 너무 커서 샐러드파스타 두 통 중에 큰 거 한 통 남친이랑 둘이 먹었는데 배불러서ㅋㅋㅋ 작은 거 한 통은 시켜놓은 음식이랑 둘다 먹기 힘들 것 같아서 남친 지인께 나눔했는데 맛있다고 매우 좋아해주심...!

6시반 돼서는 김말국이랑 닭강정 픽업해서 맛있게 먹었다. 김치말이국수 맛은 평범한데 국물에 얼음 띄워져있어서 시원해서 다들 엄청 좋아하는듯? 잘 먹었음.

아 요즘 금주중이라 술 안마셨는데 남친이 하이볼 먹고 싶대서 위스키 하이볼 사주고 한 입 먹었는데 줄도 없고 맛있었다~남친이 신청해둔 인천이음카드도 안 오고 엄마 국민카드도 못 찾아서 KB 페이 믿고 갔는데 다행히 인터넷 잘 안 터지는 와중에 KB 페이 돼서 하이볼 결제가 가능했음. 아 이거 바코드 알바가 계속 못 찍고 안된다길래 남친이 잠깐 줘보실래요 하고 직접 찍으니까 바로 찍힘ㅋㅋㅋ 편의점 알바 5년해서 바코드 찍기 전문이라고ㅋㅋ

그늘막에 하루종일 돗자리 깔아두고 앉아서 공연 잘 봤는데 갑자기 장기하 시작되고 한 10분쯤 지나서 사람들이 미친듯이 그늘막 돗자리들을 침범해옴...ㅋㅋㅋ 거긴 돗자리 허용 구역이라 하루종일 스탭 제재도 없었는데...?

그쯤 되면 스탭이 와서 돗자리들 접으라고 안내를 하든가  사람들이 자기들이 늦게 왔으면 뒤로 가서 봐야하는데 다른 사람들 돗자리를 막 밟고 계속 이동하면서 아주 난리난리남...ㅋㅋㅋ ㅠㅠㅠ

사람들이 너무 밀려오길래 남친보고 빨리 돗자리 접자고 해서 접고 뒤로 피신했다...ㅋㅋㅋ 그래도 사고 안 나서 다행이었다

꿀팁 정리

1. 더울 땐 무조건 그늘 있는 곳으로 가세요 그늘이랑 땡볕이랑 격차가 매우 큼ㅋㅋㅋ

2. 물 꼭 얼려가야함. 페스티벌 장소 입구 앞에 아저씨들이 판다고도 하니까 못 얼렸으면 사가세요. 안에 얼음물을 안 팔았다. 우린 2시반부터 9시까지 둘이 얼음물 한 5-6개 먹은듯. 마시는 것도 마시는 건데 더울 때 몸에 대고 있으면 체온 떨어져서 하루종일 쿨존 한번 안가고도 견딜만 했음. 더울까봐 각오 많이하고 갔는데 별로 안 더웠다.

3. 화장실 많아서 생각보다 가기 힘들지 않았음. 내가 맥주를 안 마셔서 화장실을 1번만 가서 그런 거일수도 있긴하지만ㅋㅋㅋ

4. 음식 예약 못했으면 집에서 싸가세용. 락앤락에 들어있으면 다 괜찮음ㅋㅋㅋ 안에 음식들이 좀 허접하긴 해서 김말국 말고는 밖에서 사서 락앤락에 넣어가는 게 좋을듯.

5. 체감 5-6시부터 시원함ㅋㅋㅋ 살만함ㅋㅋㅋ 온도 보니 한 28도 되던데 요즘 넘 더워서인지 28도만 돼도 시원하다고 느끼는듯...

암튼 가기 전에 너무 악명이 높길래 각오하고 가서일까?
아니면 일찍가서일까ㅋㅋㅋ
더위도 주차도 음식도 무난무난 괜찮았던 하루였다.
내일은 오후 늦게 갈 예정인데...주차 자리가 있을런지?
일단 다녀오겠습니다

여름이 다가오는구먼
코로나도 끝났으니 나도 예전처럼 여름 준비를 해봄


펜타포트 얼리버드로 3일권 끊었다
주변에 숙소 잡으려고 했는데 이미 다들 예약해서 방없음...ㅋ 펜타포트 장소에서 그나마 가까운 호텔이랑 우리집까지랑 별 차이 없어서 걍 출퇴근하기로
근데 우리...주차할 수 있을까? (현실 고민)

온갖 음악 페스티벌을 가봤지만 펜타포트는 처음 가봄
한여름의 음악 페스티벌...30대 저질체력으로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ㅋㅋㅋ
남친은 대딩 때 펜타포트 사진 담당으로 일했었는데 놀러가는 건 처음이라고 한다
여러모로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ㅎㅎㅎ
혹시 꿀팁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세요

스트록스, 검정치마, 새소년, 나상현씨밴드, 조지, 마이앤트메리 등 기대 중❤️‍🔥


멍하니 인스타 보다가 둘러보기에서 발견
친구 M 꼬셔서 예매 도전
1시간 전부터 서버시간 켜두고 유난 떨면서 대기탄 난 멜론으로 해서 실패하고 ㅡㅡㅋㅋㅋ
위메프 티켓에서 한 M이 성공ㅎㅎㅎ

갑니다 혼네 콘서트~
누군가 콘서트 갈 정도로 좋냐? 묻는다면 잘 모르겠지만 뭐 놀러가는거져...
요즘 나오는 밴드 중엔 노래 많이 아는 편인듯

암튼 이렇게 차곡차곡 여름 준비 중
9월엔 일본이나 터키, 몽골 중에 여행을 가볼까 함

- 국립현대미술관 : 서울이나 과천이나 평타 이상일 때가 많음. 문재앙이 운동권 미술 너무 깔아댈 땐 노잼이었는데 아닐 때 가면 그럭저럭. 물론 테이트 모던, 퐁피두 센터(내가 가본 외국 현대미술관) 요런 데랑 비교하면 안됨.

- 서울시립미술관 : 볼 거 있어서 가면 기대를 충족시켜준다.

-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 전시도 좋고 공간도 좋고 사람도 적어서 여유롭게 전시 보기 좋음. 구욷.

- 그라운드 시소 : 전시 보다 마케팅을 너무 잘해서 구린 전시를 줄 서서 도떼기 시장에서 봐야함.

-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 대부분 구림. 마케팅을 딱히 잘하는 것 같지 않은데도 구린 전시를 줄 서서 봐야함. 공간은 그럭저럭 괜찮고 기획도 혹하는데 전시는 좋은 적이 없음.

- DDP : 여기 또 갔다와서 이 글 쓰게 됨. 보고싶은 전시도 디디피에서 하면 웬만하면 가지마. 구성 구리고 근본없고 전시장 구리고 도떼기 시장인데다가 주차비까지 유료다. 전시 보면 주차 2시간은 무료해줘야 하지 않나? 티켓값 2만원 쓰면 1시간 무료, 굿즈 포함 5만원 이상 사야 2시간됨. 근데 굿즈도 더럽게 못만들어서 살 것도 없음. ㅋㅋㅋ 기대되는 전시도 장소 디디피 써있는 순간 지지침.

미알못의 주관적인 평가이므로
다른 관객이나 전문가들한테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 곳들인지는 1도 몰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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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카세로 상징되는 자본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랜덤토랑 작가님의 역작...본질이 아닌 표면만을 바라보는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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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키 저베이스 웃기다.
넷플에 이 아저씨 스탠드업 코미디가 몇 개 있는데
인간이 싫어에 이어 슈퍼 네이처를 봤다.

솔직히 이 프로 자체는 걍 그렇다.
트랜스젠더나 게이 풍자에 너무 꽂히신듯.
미국이 요새 너무 트젠 권리 외치면서 과문명화된 개소리하는 게 대세라(트젠 여성이 여성 운동 경기 나와서 1등하게 냅두는 그런 뻘짓) 그걸 까고 싶은 건 이해하겠는데 비중이 너무 커서 좀 보다보면 지겨움.

슈퍼네이처에서 인상 깊었던 농담은 리키 저베이스 가족들이 일상에서 한다는 농담이었다.

리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였나, 거의 20년 만에 75세 삼촌을 만났다고 함. 아버지 관을 땅에 묻고 삼촌이랑 형이랑 자기랑 있는데, 형이 삼촌보고 오랜만이라면서
"마침 (관이) 준비돼 있는데, 온 김에 들어가실래요?"
ㅋㅋㅋㅋㅋ 삼촌이랑 형이랑 자기랑 다 웃었다고ㅋㅋ

난 이런 개그가 너무 좋다. 영국 노동자 계층 사람들의 문화라는데. ㅋㅋㅋ 심각하거나 슬픈 상황도 유쾌하게 만드는 개그가 너무 좋음.

리키 저베이스 영상 다 보고 넷플릭스에서 버락 오바마가 나레이션한 다큐멘터리 광고 나오길래 같이 보던 남친한테 "흑인 치고 영어 잘하네, 케냐인인데" 하고 낄낄댐. 남친이랑 나도 평소에 선 넘는 개그를 많이 하고 논다.


각주) 남친이 루리웹에 올라온 조류 사망 원인이 유리창이라는 글 링크해줘서 보는데 루리웹 베플들이 다 본문이랑 별 상관도 없는 캣맘, 고양이 혐오 댓글이었다. 그래서 욕했더니 나보고 호두라고함...ㅋㅋㅋㅋㅋㅋ 호두는 우리가 봐준 적 있는 남친 친척네 강쥐인데, 비둘기 쫓아내는 걸 좋아하는 개다.

자기자신을 오타쿠 안여돼로 가차없이 객관화하는 개그감에 별 다섯 개 드림.


내가 저날 아침에 이토준지 인간실격 보고 오바 요조 욕 한 바탕 했더니 만화보고 나타나서 저렇게 비꼰다. 인간실격에서 오바 요조가 지 내면은 우울하지만 남들 앞에선 자신을 희화화하고 자괴감 느껴하는 캐릭터임...ㅋㅋㅋ


이건 지금 보니 별로 안 웃긴데 할튼 남친도 정치 쪽에서 일하고 나도 예전에 그랬었다보니 정치 개그도 자주 친다. 요샌 내가 이준석 줜나 싫어하는 거 알고 이준석이랑 나랑 mbti 같은 거 알아내서는 맨날 대표님 대표님 이러면서 놀림.

암튼 처음으로 돌아가서 리키 저베이스 시상식 사회보는 거 찾아봤는데 웃긴 것도 꽤 있더라. 제프리 앱스타인 깐 건 진짜 맘에 들었음ㅋㅋ ㅋ 사람 죽은 거라 관객석에서 잠깐 웃다가 야유하니까 바로 "나도 알아 니들 친군거" 하면서 또 비꼬는 거 천재. 애플 씨이오 팀 쿡 앞에서 애플 노동착취 까는 것도 웃겼고. ㅋㅋㅋ

몰랐는데 내가 좋아하는 '라이프스 투 숏'이 리키 저베이스 거였다. ㅋㅋㅋ '오피스'는 안봤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니 취향일 거라고 보라고 영업하던 드라만데 이것도 리키 저베이스 거군. 암튼 능력자. 미국 개그 보다는 뭔가 덜 직접적인데 더 쎈 게 이 아저씨 영국 개그의 특징인듯 하다. ㅋㅋㅋ

보다보니 한국에선 스탠드업 코미디가 안 먹힐 이유도 알겠음. 한 마디 한 마디 다 불편하다고 난리날걸. 아 누가 스탠드업 코미디 만들어서 이준석이고 박지현이고 가세연이고 개딸이고 한동훈 딸이고 조민이고 김건희고 김정숙이고 다 개같이 까줬으면 좋겠다~

우리 나라에 스탠드업 코미디 각잡고 해서 잘할 포텐 있는 사람은 솔직히 신동엽 정도밖에 없지 않을까 싶은데. 우리 모두 아는 정치계나 연예계 다 깔 수 있는 문화가 아니라 스탠드업 코미디는 앞으로도 너무 어려울 것 같다.

용산에 있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하는
안드레아스 거스키전에 다녀왔다

99센트샵
함, 광산의 동쪽


거스키는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현대 사진계의 거장이라고 한다
세계에서 제일 비싼 사진이 이 사람 사진이라함

최근 몇 년 간 본 사진전 중에 가장 좋았다
다른 전시들에 비해 조금 비싼 편이지만
작품 자체가 크게 봐야하는 작품들이라
전시 입장료가 아깝지 않았다

여러 작품 중에서도 유명한 99센트샵이랑, 비슷한 방식인 아마존이라는 작품이 제일 좋았다
시카고 증권 거래소도 좋았음
쓰고 보니 다 미국에서 찍은 사진들이네
사람의 취향은 잘 변하지 않는듯 하다
난 알록달록한 게 참 좋고
정신없고 모든 게 큼직큼직한 미국 자본주의 느낌도 좋다
어릴 때 엄마아빠 따라 다니던 코스트코 느낌이랄까

거스키는 대다수의 작품을 고해상도로 아주 크게 찍어 부분 부분을 봐도 디테일하게 잘 보이는 특징이 있었다.
어릴 때 보던 '월리를 찾아라'가 떠올랐다
'시카고 증권 거래소' 같은 사진 볼 때는 진짜 월리를 찾아라인줄

전시를 보다보니 99센트샵이나 아마존, 광산 같은 몇몇 사진은 작업 과정이 굉장히 궁금해졌다
현장에서 어떻게 장면을 연출하고 카메라를 세팅하는지,
카메라는 어떤 카메라로 어떻게 찍는지,
후작업은 어떤 프로그램으로 어떻게 하는지 같은...

사진을 전공한 남친이 내 궁금증을 풀어주려고 노력했는데 우선 거스키의 많은 사진들은 대형 카메라에 디지털 백을 달아서 찍은 것 같다고 했다
대형 카메라는 되게 비싸다고 한다
거스키의 사진 대부분에서는 엄청난 돈과 노동력이 느껴진다고.
개인이 동원하기 힘든 돈이나 노동력을 이용해 사진을 찍으니 일상에서 보는 사진에 비해 상당히 낯설고 비일상적인듯
예술의 기능 중 하나인 것 같다
비일상적인 체험을 하게 해주는 것

사진은 핸드폰으로 찍고, 그 사진을 또 핸드폰 화면의 반 크기만한 인스타그램에서 소비하는 요즘
드물게 큰 카메라로 아주 크게 찍은 사진들을 보니
보자마자 낯선 느낌과 함께 확 좋다는 느낌이 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짜진짜 좋았던 건
토요일에 갔는데도 사람이 없어서
한가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는 거다...!
전시가 (아직?) 인스타그램에서 유행하지 않았는지
그나마 있는 몇몇 관람객들도 젊은 사람은 거의 없고 대부분 중년분들이셨다

아무리 좋은 작품들도 사람들에 밀려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보다 보면 집중도 잘 안되고 감상이 어려운데
간만에 널널한 전시실에서 충분히 집중하고 즐길 수 있었다
이러려고 미술관 오지...!

자연스럽게 최근 줄 엄청 섰던 도떼기 시장
요시고 사진전이 떠올랐는데
사진이나 전시나 굿즈나
여러 면에서 대척점에 있다고 느껴졌다

참 마음에 들었던 거스키전


인터넷에서 이 글을 보고 영업 당해 만화를 보게 되었다.

극찬받더니 일본 만화대상까지 탄, 미대생 출신 만화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명작 에세이

뼈 아픈 팩폭 입시 시절 쫄렸던 기억 그리고 그 시절을 돌아보며 하는 솔직한 생각들 해파리 공주, 위장불륜 작가 히가시무라 아키코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린 에세이 만화 <그리고, 또 그리고>

theqoo.net


<그리고, 또 그리고 - 히가시무라 아키코>

잊고 있었던 뭔가를 향해 열심히 살던 시간들이 생각났다. 대학 입시 때 보다는 외고 입시 때 기억이 많이 났다. 정이 있던 시절이어서 그런가? 매일 각목으로 맞으면서 공부하던 기억, 방학이면 학원에 하루 12시간씩 틀어박혀 공부하던 기억, 밥은 항상 김밥천국에서 다같이 먹던 기억,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던 그때 그 외고입시 우리반 친구들, 울면서 숙제하던 기억 등등

나에게도 영어 못하던 내가 1년만에 외고에 갈 수 있게 도와주신 영어 선생님이 있는데, 그 선생님은 나를 싫어했던 터라ㅋㅋㅋ 외고에 진학하고는 그냥 몇 번 보고 말았음.

그래서 주인공이 부러웠다.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저런 선생님을 만나고 오랜 시간 쭉 함께 했다는 게.

어릴 땐 매번 같은 걸 가르치는 선생님이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을 것 같아서 선생님이 되기 싫은 직업 1위였었는데 커서 보니 정말 좋은 직업 같아보이기도 한다. 매해 새로운 (어른보다 훨씬 순수한) 아이들과 깊은 교류를 할 수 있으니까. 이야기에 선생님의 아내나 애인, 자식 이야기는 전혀 없지만, 왠지 저 선생님은 아내나 애인, 자식이 전혀 없었대도 하나도 안 외롭고 행복했을 것 같다. 제자가 자신을 그리워하며 5권이나 되는 만화를 그릴 정도로 제자와 깊은 정을 나눈 인생이니.

나도 가끔 학원에서 강사로 일할 때 가르쳤던 중학생 아이들을 떠올린다. 하나 같이 귀여운 놈들이었는데. 학원이 폐업하게 되어 오랜 시간 함께하지도 못했지만 학원 폐업 후에도 내 과제용 영화에 김가네만 얻어 먹고도 출연해준 자주 기억나는 녀석들. ㅋㅋ 그 애들을 생각하거나 근황을 접하게 되면 괜히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진다.

어릴 때부터 이성 간의 사랑보다는 우정, 애정, 호의 같은 걸 다룬 이야기에 더 끌리는 것 같다. 결국 사랑도 성적인 끌림보다는 우정을 바탕으로 한 관계가 더 끈끈한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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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인간실격을 재해석한
이토준지의 인간실격을 보았다.

인간실격은
고딩 때 홍대 여신으로 불리던 요조의 노래를 듣다가,
요조가 자기 이름을 '인간 실격' 소설 주인공 이름에서 따왔다고 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일본에서 엄청 위대하게 여겨지는 작가라고도 하고
책도 나만 안 읽은 것처럼 유명해서 읽어볼까 하다가
작가의 생애를 봤는데 넘 맘에 안들어서 안읽어봄.

이토준지가 만화로 잘 그렸다기에 만화로는 괜찮을 것 같아서 보았다.


감상평

일단 난 주인공 오바 요조가 넘 싫다...
어릴 때 하인들한테 당한 일은 매우 안타깝고 불쌍하지만 그후에 벌이는 일들을 보면 동정이 1도 안감.
아버지도 걍 좀 엄격할 뿐 그냥 흔한 그 시대 아버지인데
걍 나약한 정병남이다.

죽으려면 혼자나 죽든가
죽을 때마저도 나약하고 죽을 용기도 없어서 꼭 여자랑 동반자살하려고 하고(근데 지 혼자 살아남고;), 수면제 먹고 물에 빠지고 자살 시도도 아주 어중간하게 한다. 진짜 죽을 거면 높은 건물이나 없으면 높은 산 위에서 투신하든가

인생에 모든 걸 다 갖고 태어난 게 그렇게 지루하고 허무하면 적극적으로 운명에 저항하고 운명을 개척하고 살기나 하든가 맨날 여자 등쳐먹으면서 '저는 부끄러움 많은 인간입니다ㅠㅠ 고뇌가 많아요 아흑흑ㅠㅠㅠ'
으 극혐 왜 저러는 거야

자기연민이 너무 강해서 싫다
걍 살어라 요조야ㅡㅡ 못살겠음 혼자 곱게 죽든가
뭔 토미에도 아니고 이새킨 얼굴만 보면 여자들이 다 따라와서 간이고 쓸개고 내줌...하렘물이냐?

작가인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이라는데 실제 다자이 오사무도 정 안가는 인간이긴 마찬가지다
여자랑 동반자살 시도했다가 혼자 살아남은 게 본인 실화인데다가 마지막에도 다른 여자랑 또 동반자살함 에혀 한심,,,

인터넷도 없었을 시기에 어디서 동반자살할 여자를 그렇게 잘 찾아내는 거 보면 참 정병은 정병끼리 끌리든가 가스라이팅을 잘하든가 둘 중 하나였나봄

별로 잘생기지도 않은 찐따상이던데(프로필 사진은 한껏 멋있는 척 하고 찍음) 자전적 소설인 인간실격의 요조를 잘생긴 남자로 그리질 않나...;;;

왼쪽부터 다자이 오사무, 다자이 오사무, 백석, 윤동주


후 다자이 오사무 못생겼어...부잣집 아들이라 돈에 연연하지 않고 막 글쓴다고 멋있는 척 폼 잡고 돌아다니니 여자들이 띄워줬겄지...비슷한 시대 백석, 윤동주 시인이랑만 비교해봐도 잘생기지도 않은 게 스스로 '난 왜 부잣집에 잘생기고 머리도 좋고 모자란 게 없는데 불행하지ㅠㅠㅠ흐컹컹ㅠㅠㅠ'한 것 같아서 꼴사나움 어후...

인간실격 만화의 요조는 진짜 끝까지...어휴 저새끼 진짜 왜저러냐 소리 절로 나오게 행동하는 한심한 인간이다.

좌파운동 하는 것도 그냥 감옥가도 상관 없을 것 같아서 별 생각없이...ㅎㅎㅎ
요즘 유행하는 쿨찐 캐릭터인가? 지는 대부분 진심으로 절실하게 하는 게 딱히 없는데 사람들이 가만히 있는 나한테 매달리고 의존하고 날 찾고 이럼...찐따 망상 느낌ㅎ

실제 다자이 오사무는 좌파 운동 하면서 자기 신분(자기는 프롤레타리아여야하는데 부르조아라서)에 상심하기도 했었다고 하는데...이런 것도 이해가 안감. 프롤레타리아 하고 싶으면 지문인식도 없는 시댄데 걍 시골 내려가서 프롤레타리아인척 하고 사시라고요...에휴

바꿀 맘도 의지도 없으면서 계속 저따구로 우울하고 자기 연민하면서 사는 모습이 한심해보였다.

암튼 오바 요조도 다자이 오사무도 싫다. 답답한 찐따 느낌임.

전형적인 일본 느낌이기도 함. 어릴 때 읽은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같은 거 보면 마음이 허무하고 자기가 괴로워서 여자들을 도구로 이용하고 허한 마음 채우려고 여자랑 섹스하고 그런 장면 꼭 나오는데 이게 일본 남자들의 갬성인가 싶었다...

나라면 절대 이렇게 자기 연민 심하고 서사도 불행한 캐릭터 이름을 절대 내 예명으로 짓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조를 예명으로 지은 가수 요조도 좀 특이하다.

요즘 mbti 과몰입 시기라 왠지 이거 보면서 이 소설을 이입하고 막 자기 얘기 같다고 생각하면서 볼 사람들 INFP일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봤는데

그래서 가수 요조도 인프피일 것 같았는데 역시나였음.


후...암튼 인간실격 오바 요조 나랑은 진짜 상극이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을 해야지 맨날 징징징 징지리징
세상 고뇌 불행 우울 다 짊어지고 사는 척 지만 힘든 척 자기연민하는 꼴이 넘 꼴뵈기 싫음

근데 욕하면서 보게됨 나랑 넘 다르고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캐릭터들이라 관찰하는, 욕하는 재미가 있었음.

그리고 이토 준지 그림체랑 진짜 잘 어울렸다. 이토 준지 그림 덕분에 덜 화내면서 본 것 같음. 이토 준지는 인간의 어둡고 더러운 내면을 너무 잘 묘사한다. 물론 내가 공감가는 내면은 아니지만.

소설이었으면 읽다 덮었을 것 같은데 만화라 끝까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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