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인간실격을 재해석한
이토준지의 인간실격을 보았다.

인간실격은
고딩 때 홍대 여신으로 불리던 요조의 노래를 듣다가,
요조가 자기 이름을 '인간 실격' 소설 주인공 이름에서 따왔다고 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일본에서 엄청 위대하게 여겨지는 작가라고도 하고
책도 나만 안 읽은 것처럼 유명해서 읽어볼까 하다가
작가의 생애를 봤는데 넘 맘에 안들어서 안읽어봄.

이토준지가 만화로 잘 그렸다기에 만화로는 괜찮을 것 같아서 보았다.


감상평

일단 난 주인공 오바 요조가 넘 싫다...
어릴 때 하인들한테 당한 일은 매우 안타깝고 불쌍하지만 그후에 벌이는 일들을 보면 동정이 1도 안감.
아버지도 걍 좀 엄격할 뿐 그냥 흔한 그 시대 아버지인데
걍 나약한 정병남이다.

죽으려면 혼자나 죽든가
죽을 때마저도 나약하고 죽을 용기도 없어서 꼭 여자랑 동반자살하려고 하고(근데 지 혼자 살아남고;), 수면제 먹고 물에 빠지고 자살 시도도 아주 어중간하게 한다. 진짜 죽을 거면 높은 건물이나 없으면 높은 산 위에서 투신하든가

인생에 모든 걸 다 갖고 태어난 게 그렇게 지루하고 허무하면 적극적으로 운명에 저항하고 운명을 개척하고 살기나 하든가 맨날 여자 등쳐먹으면서 '저는 부끄러움 많은 인간입니다ㅠㅠ 고뇌가 많아요 아흑흑ㅠㅠㅠ'
으 극혐 왜 저러는 거야

자기연민이 너무 강해서 싫다
걍 살어라 요조야ㅡㅡ 못살겠음 혼자 곱게 죽든가
뭔 토미에도 아니고 이새킨 얼굴만 보면 여자들이 다 따라와서 간이고 쓸개고 내줌...하렘물이냐?

작가인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이라는데 실제 다자이 오사무도 정 안가는 인간이긴 마찬가지다
여자랑 동반자살 시도했다가 혼자 살아남은 게 본인 실화인데다가 마지막에도 다른 여자랑 또 동반자살함 에혀 한심,,,

인터넷도 없었을 시기에 어디서 동반자살할 여자를 그렇게 잘 찾아내는 거 보면 참 정병은 정병끼리 끌리든가 가스라이팅을 잘하든가 둘 중 하나였나봄

별로 잘생기지도 않은 찐따상이던데(프로필 사진은 한껏 멋있는 척 하고 찍음) 자전적 소설인 인간실격의 요조를 잘생긴 남자로 그리질 않나...;;;

왼쪽부터 다자이 오사무, 다자이 오사무, 백석, 윤동주


후 다자이 오사무 못생겼어...부잣집 아들이라 돈에 연연하지 않고 막 글쓴다고 멋있는 척 폼 잡고 돌아다니니 여자들이 띄워줬겄지...비슷한 시대 백석, 윤동주 시인이랑만 비교해봐도 잘생기지도 않은 게 스스로 '난 왜 부잣집에 잘생기고 머리도 좋고 모자란 게 없는데 불행하지ㅠㅠㅠ흐컹컹ㅠㅠㅠ'한 것 같아서 꼴사나움 어후...

인간실격 만화의 요조는 진짜 끝까지...어휴 저새끼 진짜 왜저러냐 소리 절로 나오게 행동하는 한심한 인간이다.

좌파운동 하는 것도 그냥 감옥가도 상관 없을 것 같아서 별 생각없이...ㅎㅎㅎ
요즘 유행하는 쿨찐 캐릭터인가? 지는 대부분 진심으로 절실하게 하는 게 딱히 없는데 사람들이 가만히 있는 나한테 매달리고 의존하고 날 찾고 이럼...찐따 망상 느낌ㅎ

실제 다자이 오사무는 좌파 운동 하면서 자기 신분(자기는 프롤레타리아여야하는데 부르조아라서)에 상심하기도 했었다고 하는데...이런 것도 이해가 안감. 프롤레타리아 하고 싶으면 지문인식도 없는 시댄데 걍 시골 내려가서 프롤레타리아인척 하고 사시라고요...에휴

바꿀 맘도 의지도 없으면서 계속 저따구로 우울하고 자기 연민하면서 사는 모습이 한심해보였다.

암튼 오바 요조도 다자이 오사무도 싫다. 답답한 찐따 느낌임.

전형적인 일본 느낌이기도 함. 어릴 때 읽은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같은 거 보면 마음이 허무하고 자기가 괴로워서 여자들을 도구로 이용하고 허한 마음 채우려고 여자랑 섹스하고 그런 장면 꼭 나오는데 이게 일본 남자들의 갬성인가 싶었다...

나라면 절대 이렇게 자기 연민 심하고 서사도 불행한 캐릭터 이름을 절대 내 예명으로 짓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조를 예명으로 지은 가수 요조도 좀 특이하다.

요즘 mbti 과몰입 시기라 왠지 이거 보면서 이 소설을 이입하고 막 자기 얘기 같다고 생각하면서 볼 사람들 INFP일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봤는데

그래서 가수 요조도 인프피일 것 같았는데 역시나였음.


후...암튼 인간실격 오바 요조 나랑은 진짜 상극이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을 해야지 맨날 징징징 징지리징
세상 고뇌 불행 우울 다 짊어지고 사는 척 지만 힘든 척 자기연민하는 꼴이 넘 꼴뵈기 싫음

근데 욕하면서 보게됨 나랑 넘 다르고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캐릭터들이라 관찰하는, 욕하는 재미가 있었음.

그리고 이토 준지 그림체랑 진짜 잘 어울렸다. 이토 준지 그림 덕분에 덜 화내면서 본 것 같음. 이토 준지는 인간의 어둡고 더러운 내면을 너무 잘 묘사한다. 물론 내가 공감가는 내면은 아니지만.

소설이었으면 읽다 덮었을 것 같은데 만화라 끝까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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