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둘째 날. 직관했다. ㅇㅇ랑.
두산이 1루고 우리가 3루였음.
예매 치열해서 티켓링크 서버 다운되었을 때 의외로 ㅇㅇ이의 안드로이드 티켓링크 어플로 예매가 잘되어서
3루 응원석 220 블럭 5열에서 봤다. 응원단상 바로 앞.
짧은 치마에 아끼는 꽃스타킹 입고감ㅋㅋㅋㅋㅋ추울 것 같아서 코트입고갔는데 의외로 안추웠다.

선발투수는 박현준. 주키치가 아니고 박현준이라 좀 의외성이 있었음.
봉중근이 부상인 상황에서 박현준이 제 역할을 해줘야할텐데 하면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직관.

들어가서 라인업 보자마자 이대형이 2번이고 오지환이 없길래 느낌이 좋았다. 박경수1번 이대형2번이 더 낫다니까...사실 상대가 좌완이라 그런거겠지만 그래도.
그리고 오지환없어서 안심되었음...오지환이 나오면 언제나 수비에 대한 불안이 너무 커진다.

간만에 간 야구장이어서 응원 정말 열심히했다. 응원단장이 새로 바뀌었는데
사실 난 강병욱 응원단장일 때밖에 직관을 가본 적이 없어서 다들 왜그렇게 강병욱 응원단장을 응원요정 응요라하면서 찬양하는지 이해를 못했었는데 응원단장이 바뀌고나서 그 이유를 뼈저리게 느낌.
강병욱 응원단장님 돌아오세요...

무튼 새로바뀐 정성훈 응원가에 놀랐다...에블바리 흔드러.......................뭐라구? 정성훈...으앜...
싸으랑랑해를 내가 얼마나 좋아했었는데...슬펐음

그리고 박현준의 엄청난 호투!!!ㅋㅋㅋㅋㅋ두산의 엄청난 병살타 양성
이 날 두산은 총 4개의 병살타를 기록했다. 그것도 클린업 세 명이 모두 포함된 것이어서 매우 기뻤다.
김동주,김현수,최준석,고영민.

김현수 시범경기때의 일 때문에 나도 집에서 욕하고있었는데(게다가 사실 원래싫어함)
욕할 사람 없어서 외롭다가 경기장 오니 김현수 타석때마다 사람들이 야유를 했다.
물론 응원석에 위치한 나도. 좀 속시원했다. 김태완 홈런 너무 아쉬웠는데.
이런 것도 직관에서만 겪을 수 있는 일 중에 하나니까.

박현준이 6이닝까지 80개가 좀 넘는 공을 던지면서 무실점행진을 하고 있어서 완봉이나 적어도 완투를 기대했는데 그러진 못해서 좀 아쉬웠다. 그래도 뒤이어 나온 롸켓 신정락 김광수 모두 무실점으로 호투해줘서 좋았다.  

두산의 선발투수였던 이혜천은 좌완이라서 좌상바인 엘지타자들 때문에 좀 불안했었는데 이혜천을 마구 털어서 강판시키다니...더 이상 좌상바가 아닌 엘지타선의 모습에 신났다.

무튼 박현준의 날이었고 너무 열심히해서 목이 쉬어서왔다. 으앜...ㅋㅋ엄마아빠가 얼마나 열심히 했으면 그랬냐 하심.
먹을 거 사먹을 시간도 없어서 치즈맛 프링글스 한 개에 비타민워터 한 개로 9이닝을 버텼음.

아 그리고 이겨서 신나하며 야구장 나오다가 양신봤다 이제 SBS 해설이니까...
신기했다 사람들이 남격하지말라고 소리질렀다ㅋㅋㅋ으앜ㅋㅋ

그리고 내기 이겨서 아빠한테 문자보냈더니 4병살에 충격을 받으셨는지 답장이 없으셨음.
집에와서 아빠 계속 놀렸더니 건강검진 받으러 가야해서 계속 굶느라 스트레스 쌓이신 아빠가 진짜 화나신 것 같아서 그만뒀다.

박현준이 임창용을 넘어설 날을 기대하며...
내 시즌 직관 첫 승이니까 박현준을 마킹해야하려나!
무튼 개막 후 첫 승을 직관하게 되어 기분이 좋은날이었다!



얼마나 기다려온 개막인가.
사실 개막전 이틀 중에 하루를 예매하려했는데 친구가 일요일밖에 안된다해서 일요일로 예매.
그래서 토요일은 사실 봄나들이를 가려고 했었는데
일어났는데 1시인거다. 늦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개막전 보고싶은 마음도 있어서 약속을 취소하고 경기를 기다렸다. 2시에 시작해서 케이블tv로 혼자 봄. 간간히 엘지팬 친구랑 네이트온하면서 봄.

선발은 리즈였다. 두산선발은 니퍼트.
리즈가 던지는 건 처음봤는데 생각보다 안정적이었다.
여러 엘지팬들의 기대를 모은 용병이었지만 왠지 160이라는 엄청난 구속때문에 난 불안했다.

1회에 이대형이 안타치고 나가서 도루도 성공.
도루 기다리면서 조마조마해서 이번에 이대형이 도루해서 성공하면 한달동안 이대형 안깐다고 다짐했는데 진짜 도루 성공...ㅋㅋㅋ앞으로 깔 일 많을텐데 어떻게 참나. 암튼.

내가 두산에서 제일 싫어하는 김현수가 홈런치고
싫어하긴 싫어하지만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선수라 예의상 제일 싫어하지는 못하는 김동주도 홈런침...

써놓고 보니 리즈가 잘한 게 아니라 홈런공장장인가? 
에휴 그래도 엘지 외국인 투수가 QS까지 찍어줬으니 만족이다.

그리고 신인 임찬규가 나와서 두 타자를 잘 막고 들어간 것에서 희망을 봤다. 임찬규 화이팅.
이번 시즌 시작하기 전 활약을 기대했던 투수가 임찬규,박현준,이동현인데 임찬규가 괜찮은 모습을 보여줌.
개막전 져서 찝찝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두산팬 아빠가 저녁에 오셔서 또 놀렸음ㅋㅋ그래서 내일은 박현준이라서 이길 거라고 지난 주 시범경기에서 직접 봤는데 장난 아니라고 하면서 아빠랑 내기했음. 두산vs엘지 누가 이기나.
아빠는 좌완 이혜천을 엘지가 못털거라고 하셨지만 난 이혜천이 일본에서 돌아온 건 다 이유가 있다했다.

그런 날.

1. 원래 프로야구 투수들 중에 투구폼이 제일 멋진 선수는 김광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어제(3월26일) 직관보니 임찬규도 못지않다. 실력은 한참 멀었겠지만 투구폼만은 오른손 김광현이더라. 실력도 김광현이 되줘 찬규야. 임찬규의 깡이 맘에 든다. 그런데 그 깡은 야구를 잘하면 귀여운 거지만 못하면 버릇없다는 소리 듣기 딱 좋은 그런 깡이겠지. 잘하자 찬규.



2. 오늘은 두산과의 시범경기 2차전. 9회말에 터진 김태완의 애매한 홈런성 타구가 홈런인지 아닌지 논란이 컸다고 한다. 직접 보진 못해서 할 말은 없지만 어필한 게 김현수라니 LG 팬심에 플러스 알파가 된다. 김현수 원래 싫어해서. 작년 플레이오프 롯데랑 할 때 애드벌룬 어필했던 것도 김현수 아니었나? LG팬이기에 두산을 싫어하기는 하지만 선수 개개인에 대해서는 별로 싫어하지 않는데 김현수는 싫다. 요샌 덜하지만 툭하면 ㅅㅂ거리던 것도 맘에 안들고 결정적으로 작년에 봉중근 조인성 신일고 선배 배터리 앞에서 했던 싸가지 없던 행동을 직관한 뒤로 김현수는 영원한 비호감.
 


3. 우리아빠는 두산팬, 나는 엘지팬. 오늘도 엘지 두산 경기 있던 날이니까 야구 얘기하다가 아빠랑 내기했다. 올해 엘지가 우승하면 아빠가 트윈스샵에 가셔서 내가 사고 싶은 건 뭐든지 사준다. 금액한도 없음. 아빠말로는 엘지가 올해 우승한다는 건 천지개벽할 일이랜다. 쳇. 우승하고 트윈스샵 털러갈거다.'ㅅ' 엘지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트윈스샵에서 10만원 상당의 용품을 사주시기로함. 나는? 두산이 우승하면 아빠께 두산 모자 사드리기로함. 근데 아빠도 자조적이심ㅋㅋㅋ두산이 우승하는 그런 일은 없을거라신다. 으핫. 사실 아빠는 평소에는 두산팬 아니신 척하신다. (실은 원년OB팬) SK와 김성근 감독 얘기를 꺼내면 두산팬본능이 살아나셔서 마구 김성근 감독을 까심ㅋㅋㅋㅋㅋㅋㅋㅋ엘지팬인 나랑 언니는 그게 재밌어서 아빠앞에서 괜히 야신 인천예수를 찬ㅋ양ㅋ하곤 한다. 



4. 어쨌든 야구가 시작된다. 봉의 부상이 신경쓰이긴 하지만. 제발 올해는 가을까지 가보자 좀. 엘지. 누구를 마킹할지 아직도 못정했다. 사람들은 어떻게 야구팀에서 좋아하는 선수 한 명을 정해서 그렇게 마킹들을 잘하지? 대단할 따름. 난 팀부터 좋아하게 된 케이스라 영 좋아하는 선수 한 명을 절대 못꼽겠다. 그리고 어떤 선수든 야구장에서 못하면 나는 욕하면서도 선수들이 욕먹는 건 왠지 가슴아프고 모든 응원가는 다 열성적으로 따라부른다. 그래서 정말 못고르겠다. 이동현, 임찬규, 박용택, 큰이병규, 이진영, 박현준...아무리 축약해도 이 여섯 중에는 못고르겠다. 아아 누구를 마킹하면 후회없는 일년을 보낼 수 있으려나.



5. 아무튼 그래서. 올해는 무적엘지. (올해'도'라고는 차마 쓸 수 없다)   



그림자를 팔다 

                                유안진 



모임에 갔더니 먼저 와서 웃고 떠드는 내가 있지 않는가
그는 나보다 더 잘 웃고 웃기도 좋아 
내가 그의 못난 짝퉁 아닌가 의심마저 들었다 
정신 차리고 끼어들어 인사를 해도 다들 본체만체 
있는 내가 없는 내가 되어 버렸는데 
눈길이 마주친 그는 얼른 외면해 버린다 
팔 거라고는 그림자 밖에 없어서 
그림자에게도 흰머리가 돋거나 주름이 생기기 전에 
얼른 팔아야 제값 받을 것 같고 
팔고 나도 쉽게 또 생길 줄 알았지 
햇빛 눈 부시는 날 빌딩을 지날 때나 
네온 불빛 현란한 밤거리에서도 
떼지어 나와서 따라다녔으니까 
비 올 때나 어두운 곳에서는 안 보이다가도 
어떤 때 어떤 곳에서는 한꺼번에 몰려나왔으니까 
하나쯤 없어도 괜찮을 줄 알았지 
유령이 사 갈 줄은 꿈에도 몰랐지 
대신 내가 유령이 될 줄은 더 더욱 몰랐지 
흉내내며 조롱하며 따라다니던 검은 감시자(監視者)가 
썩어문드러진 고통의 얼룩이 내 넋인 줄 몰랐지 


이럴 순 없다고 달려가자 
그는 어느새 반대쪽에서 웃고 떠들었다 
그의 웃음소리에 한 번 더 뒤 돌아섰을 때는 
출구로 사라지는 뒷모습이 고작이었고 
잘 가라고 흔들어대는 손들 사이로 
한 번 더 눈길이 마주쳤던가 
나는 이미 절반너머 녹아버린 얼음조각이었다 


시집 거짓말로 참말하기(천년의 시작,2008) 중에서





친구가 무슨 시를 제일 좋아하느냐 묻길래 그 당시엔 별생각없이 이 시라고 즉흥적으로 대답했는데 그 이후로 계속 읽고 또 읽으니 정말로 제일 좋아하는 시가 되었다

읽으면서 왠지모르게 괴테의 파우스트를 떠올렸는데 나중에 유안진 시인의 인터뷰를 찾아보니 이 시의 그림자는 영혼을 염두하고 썼다한다

어떻게 읽었든 시는 읽히는 순간부터는 시를 읽는 사람의 것이 되는 것이리라

여러모로 공감도 되고 위로도 되는 시.

영혼 한 번 안팔고 심지 굳게 세상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몇 없으니 정몽주나 사육신 같은 그런 사람들이 수백년간 존경받는 것이겠지.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어서 공감이 가는 시. 


카테고리중 유일하게 (0)을 기록하고 있는 책 카테고리가 부끄러워서...
게다가 오늘 수업듣는 교수님이 책 많이 읽으라고 하셔서 간만에 띵...

이번 겨울 방학에 읽은 책들 생각해봤는데 기억나는 책이 정말...없다.

읽은 책
1.나, 건축가 안도다다오: 어느날 나도 모르게 아침일찍 눈이 떠져서 오전의 여유를 즐기며 읽은 책. 꽤 두꺼운데 재미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2.레논평전: 역시나 재미있었음. 빠져 읽은 책. 곳곳에 들고다니면서 읽다가 찜질방 소금방에서 끝을 본 책. 이 책을 계기로 비틀즈 음악도 많이 듣게되었음.
3.청소년을 위한 영화만들기: 영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 본 책.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음. 실용서라 읽은 책에 치면 안될 것 같은데 이것까지 빼면 읽은 책이 너무 없다.
4.PD수첩 진실의 목격자들: 나름 전공관련 책...워낙 인터뷰를 좋아하고 지승호가 인터뷰를 했길래 믿음이 가서 샀다. 몰랐던 PD수첩 뒷얘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했고 PD라는 직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읽다만 책
1.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경제분야 싫어해서 어렸을 때 한참 사회과학서적 많이 읽을 때도 경제관련 서적은 읽지를 않아서 경제에 문외한이었던 나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읽으려 한 책.(이래도 되나 싶어서...후에 PD수첩 책을 읽으며 김보슬PD가 경제를 싫어해서 그 쪽은 거의 모른다는 말을 해서 왠지 안심되었음) 지하철에서 한참 봤다 싶었는데 겨우 열 쪽쯤 넘어갔길래 좌절했다. 그 이후로 집에서 왠지 펼치지 않게 된 책... 아 돈얘기 싫어!!!
2.폴 오스터의 뉴욕통신: 폴 오스터 매니아인 친구 집에 굴러다니고 있었는데 폴 오스터의 달의궁전과 공중곡예사를 고등학교 때 재미있게 봤던 것이 기억나서 빌려왔다(당시 두 권 다 동일 친구로부터 빌려봄). 근데 세 쪽 읽었는데 무슨 소리인지 머리가 혼란스럽고 재미도 없었다. 이 책만 좀 다른 건지 내 머리가 굳었는지...영
3.조국,대한민국에 고하다: 조국의 저서인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는 재미있게 봤었고 보노보 찬가까지도 괜찮다 싶었는데...'성찰하는 진보'는 진보적인 네티즌의 블로그 구경하듯이 가벼운 기분이어서 그나마사회에 관심없는 친구들에게 처음보는 사회과학서적으로 추천하고 선물도 해주는 용도로라도 쓰였지. 근데 이 '조국,대한민국에 고하다'는 그러기에는 두껍다. 이 책은 굉장히 성의가 없는 책이 아닐까 싶다. 조국 교수는 이제 쪽글 모은 책을 그만 냈으면 한다. 책을 위해 글을 쓴 것이 아니어서 책으로서의 연속성이나 깊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느낌. 인터넷으로 산 터라 책을 제대로 훑어보지 못한 내 불찰이겠지. 책을 살 때 '조국,대한민국에 고하다'와 '감독,독립영화를 말하다' 둘 사이에서 엄청난 고뇌를 했었는데 '감독,독립영화를 말하다'를 샀었어야 했다. 그 책은 지승호가 인터뷰하고 내가 사랑하는 윤성호의 인터뷰도 있는데.우씨.
4.홍루몽: 고전좀 읽으려고 학교 도서관에서 가져다 읽은 책. 원래 시리즈로 된 장편 책들을 좋아하지 않는데(평생 해리포터말고는 장편을 읽어본 적이 없음.무식돋네.) 좀 읽어보려 했으나 친구가 너무 일찍나타나서 실패...그 이후 방학이라 반납 못할까봐 맘 변하기 전에 그냥 반납함. 서문밖에 기억이 안난다...(-_-)

이번 학기에는 고전 좀 읽자. 무식돋음...
우리 집에 있는 책들만 다 읽어도 지식인이 될 듯.
부모님은 내 나이때 고전이니 소설이니 철학이니 사회과학이니 온갖 책들을 많이 보셨는데 난 왜 이모양 이꼴인가.
중학교 때 읽겠다고 엄마를 졸라 사놓은 토지 전집중 1권도 읽지않은 인간임.
토지는...여전히 엄두가 안나고 이번 학기에는 리영희 선생 책들이나 집에있는 철학서들부터라도 시작해보자.

컴퓨터 끄고 리영희 선생의 대화 읽으러 간다. 제발 중간에 포기하지 않을 만큼 재미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