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글을 오랜만에 쓴다
수영에 미쳐서 남는 시간은 다 수영하면서 보내느라고...
설 연휴엔 여는 수영장이 거의 없어서 못 갔는데 얼마나 심심하던지...

연휴동안 중증외상센터 드라마 다 보고
시댁 갔다가 우리 집에서 조카랑 놀아주다가
연휴 끝물에 강원도로 출발하게 되었다

31일 일을 휘리릭 마치고 휘닉스파크로 출발
2시쯤 출발했더니 4시 30분쯤 도착
연휴가 길어서인지 별로 막히진 않았다


가는 길에 30% 할인가로 사둔 농할 상품권으로 육회와 육사시미를 사고
치킨을 포장 주문해서 기다리면서 미니미니 눈사람을 만들었다

내리고 있던 눈이라 뭉쳐지질 않아서 난 못 만들고
손재주가 좋은 남편이 만든 눈사람ㅎㅎ

 

숙소에서 육회, 육사시미, 교촌치킨과 함께 맥주 막걸리 파티~
남편은 술을 거의 못 마시는데 막걸리만 좀 마신다

평창 하나로마트에 여러 막걸리가 있었는데 기왕 여행 온 거 여기 막걸리로 사라고 했더니
남편이 고른 봉평 메밀 막걸리! 맛이 좋다고 좋아했다
한 입 마셔보니 상큼하고 괜찮았다

'나 혼자 산다'도 보고 '이혼숙려캠프'도 보고 유튜브도 보고 새벽까지 잘 놀다 잤다
 

 
휘닉스파크 눈썰매장 오픈런을 하려고 했는데...
전날 늦게 자서 실패ㅋ

바로 포기하고 아쉬운대로 숙소에서 보이는 뷰 사진만 한 장 남겼다

남편이 찾은 해장국 집이 30분 거리에 있대서 갔다
평창 진부면에 있는 '국일관'이라는 가게였는데, 네이버 별점 4.83점에 빛나는 집이었다
먹느라 사진이 없는데 내장탕 맛있게 잘 먹고 왔다
해장 완료
 

 
휘닉스파크는 주차가 너무 헬이었고 주말 오후엔 눈썰매 줄도 길다고 해서
규모는 작지만 대기 줄도 짧다는 '겨울나라 눈썰매장'(구 오리골 눈썰매장)에 갔다

둘다 밥 먹고 나니 졸려서, 눈썰매장 앞에 차 대놓고 1시간 자다 들어감ㅋㅋㅋㅋㅋㅋㅋㅋ
인당 15,000원에 무제한 탈 수 있는 눈썰매장이었는데
대충 넓은 동네 밭에 코스 만들어두고 비닐하우스 세워두고 돈 버시는 듯한ㅋㅋㅋ 허접한 곳이었으나
후기에서 본대로 줄도 짧고 코스도 짧아서 
참을성 없는 어린이들(과 나)에게 적절한 눈썰매장이었다
 

 
아 여기 장점은 반려견 동반 가능이란 것
개들도 눈썰매 탈 수 있음~ 덕분에 나도 개들 구경하고 좋았다
아 근데 공짜는 아니었다 개 1마리당 5,000원 내야 함

눈썰매장에서 좀만 가면 월정사가 있대서 출발
월정사 근처 전나무숲이 산책로로 유명하다고 해서 가기로 했다
모든 건 즉흥적으로 정함ㅋㅋㅋ

가면서 월정사 아래 '신선희 황기찐빵'에 들러 8개에 6,000원하는 찐빵을 사먹었다
기본 찐빵(황기 찐빵이라는데 황기 향이 살짝 남), 호박 찐빵, 녹차 찐빵 3종류를 섞어주신다.
내 입맛엔 호박 찐빵이 최고~

바로 그 자리에서 쪄주셔서 따뜻하니 맛있었다
 

 
월정사 전나무숲 산책 시작
전나무숲 옆 계곡이 얼어 있고, 그 위에 눈이 쌓여있는데 경치가 참 예뻤다
군데 군데 얼지 않아 물이 흐르는 곳도 있어 멋있었다
자연 풍경 달력에 나오는 단골 장면
 

 
사람들이 나무마다 눈사람을 만들어서 붙여 놓았다
창의적이고 귀여웠다
나무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 눈사람

 
눈사람 가족
 

 
갑자기 작풍이 많이 다른 눈사람 등장
노태우 닮은듯
 

 
수염 달린 간사해보이는 눈사람
 

 
???
산 속 절 앞에 이게 뭐람~ 숭하다 숭해
 
 
 
 
...
사실 내가 만듦ㅎ
남편이 뭐 만드는지 한참 보더니 내가 다 만드니까 쯧쯧 거리면서
만들 거면 좀 사람들이라도 안 지나갈 때 만들라고 뭐라 했다ㅋㅋㅋㅋㅋ

스님들 걷다 웃으시라고 만든 나름의 유머였는뎁ㅎㅎㅎ;;;
산책로에 애들도 많은 것 같아서 사진만 찍고 평범한 버섯 모양으로 바꿔놓고 왔다
 

 
찐 거대 대왕 눈고양이 등장
 

 
얼마 전에 동네에서 본 눈고양이
퀄리티의 차이가 느껴지십니까

 
열심히 걷고 걸었다
풍경이 상쾌했다




 
전나무에 눈 쌓인 설경을 기대하고 왔는데
전나무는 눈이 잘 안 쌓이는 형태였다
좀 아쉬웠음
 

 
군데 군데 이런 문구가 붙어있었는데 걸으면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산책로가 시작하는 부근에 있던 '산책은 우주 비행사들이 가장 하고 싶어하는 것 중에 하나다'라는 문구가 제일 기억에 남았다
 

 
우리나라 절 근처에서 언제나 찾아볼 수 있는 작은 돌탑들
사람들이 참 귀엽다 어디서든 이렇게 돌을 쌓고 소원을 빌고, 눈 있으면 눈사람 만들고
사람은 무척 귀여운 존재다
 

 
걷다 보니 아까의 눈고양이에 이어 화려하고 거대한 눈사람을 또 만날 수 있었다
뿔과 귀걸이도 있는 멋진 녀석
 

 
뭔 나무 작품이라고...
 

 

2006년에 쓰러진 600년된 나무. 오른쪽은 안쪽에서 찍은 사진. 나무 엮어서 받쳐놓은듯.
쓰러진지 20년이 다 되어가는데 안 썩어서 신기했다. 방부제 처리라도 해놨나?
 

 
자세히 보면 보인다
여기도 저기도 눈사람
대관령 눈꽃축제에 눈 조형물 보러 왜 가나
오대산 전나무숲에 눈사람 더 많아요
 

 

누군가 잃어버린 목도리가 고이 걸려있었다
남편은 얼어 죽은 피글렛의 흔적이라고...


 
전나무숲 산책 끝내고 월정사 도착
역시 절에 오면 소원을 빌어야지
나무 가지마다 달린 소원들
다들 이루셔용
 

 
유명한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나때 국사 과목 단골 문제였다
탑 사진 주고 어느 시대 탑이냐고
다른 탑이나 건축물 사진이랑 같이 보여주면서 시대순으로 나열하라든가 하는ㅎㅎ
 
고려 시대의 대표적 탑이다

 
국보니까 한 장 더

 
출입금지
스님들의 수행공간입니다
<발길을 돌려주세요>
발길을 돌려달라는 말이 마음에 들어서 찍음

 
산사 속의 문명


 
즐거운 겨울 여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