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 개소리가 눈에 거슬렸다
기자들이 범죄자 뉴스를 많이 써대니
기자들에게 범죄자 서사에 너무 집중하지 말라고 시작된 의도는 잘 알겠다
흥미 본위의 범죄자 뉴스는 자극적인 오락거리였을 뿐 별 기능이 없었던 것도 맞다
하지만 저 말이 어느새 변질돼서 창작물에서도 악인의 서사를 넣지 말라는 개소리들이 팽배해진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러던 차에 찾은 반가운 글
내가 생각하는 첫째 부조리는 ‘서사 없이 어떤 인간이 악인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인간은 세계를 서사로 이해하는 동물이며, 서사 정보 없이 도덕적 판단은 불가능하다.
(중략)
둘째 부조리로 이어진다. 인류사에는 한 개인의 광증이나 직업 범죄자의 탐욕에서는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거대한 악행이 있어 왔다. 성전(聖戰)이라고 하는 끔찍한 집단 학살을 저지른 자들은 예외 없이 자신들이 정의를 수행한다고 여겼다. 상대를 악인으로 묘사하는 얄팍한 서사를 굳게 믿었기에, 그 이상의 서사를 들으려 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악인을 처단하기 위해 악행을 반복하는 지독한 아이러니는 작은 규모로도 흔히 일어난다.
- 본문 중
음 공감된다
여기에 더해보자면
악인의 서사를 알면, 즉 악인이 악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알면 악인의 탄생을 줄이거나, 악인을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악인의 서사를 다뤄야할 필요가 있다
물론 악인은 타고나는 것일 수도 있다. 같은 집 같은 환경에서 자랐지만 유영철은 연쇄 살인범이 되었고, 유영철의 누나는 평범한 직장인이 되었다.
하지만 악인이 악인이 되는 것이 100% 유전자의 결과, 운명에 따른 결과라는 증거가 없는 이상 악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악이 발현되지 않도록 다함께 노력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것이 우리가 사회를 만들고 교육이라는 것을 하는 목적 중 하나가 아닐까
악인의 서사를 알아야하는 이유는 악인을 동정하거나 악인에게 공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악한 행동을 하는 이유, 기전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그러면 전문가들만 악인의 서사를 알아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을 수 있다
하지만 일반인이 악인의 서사를 알고 어떤 인간이 어떤 상황에서 악한 일을 행하는지를 안다면 사전에 악인과 거리를 두고 피해를 입는 상황을 피하거나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피해자의 마음이 다칠까봐’ 현실 범죄자의 서사를 다루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일견 타당할 지 모르나(나는 이같은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지만)
그것이 창작물 속에서 악인의 서사를 빼야하는 이유는 될 수 없다
우리는 악인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한다
장강명 작가의 말대로 선과 악을 절대화하지 않기 위해서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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