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참견 시점 이 프로 싫다
물론 예능 프로로서 재밌는 건 알겠음 나도 채널 돌리다가 나오면 보게 된다

근데 이영자랑 박성광 매니저도 그렇고 이용진 매니저도 그렇고 보고 있으면 사회 분위기에 역행하는 거 같아서 마음이 불편하다

내가 엊그제 티비 돌리다 본 장면은
이용진이 회의하러 가니까 매니저보고는 퇴근하라고 하는데
매니저가 퇴근은 안하고 동료들이랑 간식으로 먹으라고 근처에서 토스트 사다 이용진 갖다주고 회의 끝나길 기다린다
이 장면을 보면서 패널들이 매니저가 사회 생활 잘하는 거, 센스있는 것처럼 막 칭찬한다
난 이 장면이 진짜 꼴보기 싫었다
사회적으로도 꼰대질 없애자 계약서대로 일하자 하는 마당에 아래 사람이 알아서 기는 걸 미덕인 것처럼 만들어버림

이영자나 박성광 매니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영자는 매니저가 무슨 음식을 어떻게 먹을지까지 막 정해주고 강요한다. 그대로 안먹으면 삐지고ㅋㅋㅋ 옷 사주는 건 좋은데 막 이렇게 입어라 저렇게 입어라... 컨트롤 프릭인가? 내 상사로 대입해서 생각하면 머리 아프다 진짜. 이영자 매니저가 왜 자주 바뀌었는지 너무 이해가 갔다.

이영자가 정 많은 사람이란 건 잘 알겠고 저런 행동들이 다 선의에서 나온단 것도 알겠다. 근데 문제는 저런 관계가 너무 올드하고 시대 흐름에 맞지 않다는 거다. 요즘 사람들은 아무리 돈을 주고 일을 시키더라도 개인의 의사와 시간과 공간을  존중해달라고 외치고 있는데 이 프로는 그런 목소리에 역행한다.

박성광 매니저는...말해 뭐해. 남의 물자 막 쓰는 거 민폐라며 물도 자기 집에서 싸와서 마시더만. 그리고 그걸 패널들은 막 와 속깊다 조숙하다 하면서 칭찬 칭찬. ㅋㅋㅋ 저 사람이 원래 성격이 그럴 순 있는데 저런 면이 과도하게 미덕처럼 칭찬 받는 게 문제다. 직장인들도 회사 회의 자료 프린트하려면 집에서 A4용지 가져와야할 기세. ㅎㅎㅎ

이런데도 요즘 사회 분위기에 이 프로가 별로 욕 안먹는 건 연예인과 매니저라는 관계가 보통의 상사-부하직원 관계와 너무 다른 특수한 관계이기 때문인 것 같다. 사람들이 자기 이입을 덜해서 그냥저냥 넘어가는듯. 연예인들도 자기들의 행동이 갑질처럼 보이지 않게 선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근데 저게 일반 회사 상사-부하로 나오면 사람들 바로 난리난다.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나온 박원순의 최후를 보면 됨...ㅎ

암튼 이 프로가 이래서 넘 싫다
유병재랑 매니저나 유재환과 매니저처럼 친구 같은 동등한 관계는 괜찮은데 상사와 부하 직원 같은 연예인과 매니저 보고싶지 않아. 엔터 업계 처우 빤한데 머릿속에선 자꾸 송이 매니저의 월급이 200만원은 될까, 하루에 15시간쯤 일하려나, 근데 물도 집에서 싸와서 마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더 맘이 불편하단 말야.

'알아서 잘하는' 저런 게 미덕이고 센스인 사회는 하루빨리 바뀌어야한다
변화에 돌 하나 얹어주진 못할 망정 공든 탑 무너뜨리진 말자 제발

'TV'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영만의 백반기행 짱  (2) 2020.10.22
리니지 2 m 광고 넘싫어  (0) 2019.11.25
Filthy Frank와 joji  (0) 2019.02.13
박막례 할머니 연기 대상ㅋㅋㅋ  (0) 2018.01.04
슬기로운 감빵생활 2화까지 본 후기  (8) 2017.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