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플레인 잘하는 법 - https://seoulnight.tistory.com/m/463

컴플레인 잘하는 법

난 자타공인 컴플레인 고수이다. 친구 대신 전화해서 친구가 실수한 문제를 해결해준 적도 있고 부모님도 나에게 컴플레인을 맡긴다. 대학교 때부터 컴플레인 넣었다가 원하는 대로 해결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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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보고 컴플레인 성공했단 댓글이 있어 뿌듯했슴다.

나도 오늘도 컴플레인 성공함.

1/29(토)부터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걍 약국에서 파는 키트임) 도입해서 콧속 얕은 부분에만 면봉 몇 번 휘휘하고 20분쯤 기다려서 곧장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면 음성확인서 준다대?
그대신 원래 3일이던 음성확인서 유효기간이 2일로 둘어듦.

즉 기존 피씨알 검사와 다르게
약국에서 파는 거랑 동일한 자가검사키트로 간단 검사하는 것.

*장점 - 결과 바로 나옴. 코 깊숙히 남이 안 쑤시고 내가 자가로 살짝 쑤시면 됨.
*단점 - 음성확인서 사용 기간이 기존 피씨알보다 하루 짧음.

블로그 이웃분들 중에 미국 여행가셨던 분이 미국에선 검사 다 자가로 면봉 살짝 넣어서 휘휘하면 된다고 올려주셨었는데. 우리도 이제서야 그걸 함. (타액 검사 키트 외국에 수출 겁나하면서 아직도 타액 검사는 도입 안함.)

나는 면봉을 코 깊숙히 억지로 넣는 게 넘 싫어서 피씨알 안받던 1인이라 방식 바뀌자마자 맘이 편해져서 검사받으러 보건소 고고. 우리 동네는 다른 선별진료소는 2/3부터 신속항원검사 도입이고 보건소만 1/29부터 도입이라 보건소로 갔다.

보건소가 연휴라 1시까지 열고, 결과 나오는 데는 20분쯤 걸린대서 12시 30여분쯤 보건소에 도착함.

입구에 들어서는데 이미 피씨알 접수 끝났다고 쫓아내려함. 요즘 진짜 확진자 많긴 한가봄. 내 옆에도 확진 받아서 재검 받으러 소견서 들고 왔다며 들여보내달라는 코로나 양성 확진자, 확진자 가족들이 있었음...ㅋㅋㅋ

내가 난 피씨알 말고 신속항원검사 받으러 왔다니까 저 옆으로 가라고 해서 갔다.

그래서 천막 앞에 도착한 게 12시 39분인데.
나보고 갑자기 늦어서 검사 못한다함. 지들이 운영시간 1시까지라고 써놓고;;;

당연히 항의 시작.

나 - 왜 안되냐.
상대 - 이미 마감돼서 안된다.
나 - 앞에 사람 하나도 없는데 왜? 몇시까지 와야 받을 수 있는데?
상대 - 열두시 반까지는 와야한다.
나 - (시계보니 39분임) 왜지? 지금 39분인데 봐줘라.
상대 - 그냥 그게 원칙임.
나 - 원칙이면 근거 규정이 뭔데? 나 우리 지자체 공지 다 꼼꼼히 보고 왔는데 1시까지 운영한다고 써놨던데? 30분 전에 오라고 어디에 써놨냐?
상대 - 피씨알도 원래 인원 다 차면 조기마감된다. 신속항원검사도 비슷하다.
나 - 그건 인원 마감된거고. 지금 이건 앞에 사람 하나도 없는데? 기사 보니 결과나오기까지 20분쯤 걸린다길래 12시 40분 맞춰 온건데 왜 안되는지?
상대 - (당황) 기다려봐라. 얘기해보겠다.

- 잠시 후, 공무원스러운 다른 직원 옴 -

상대2 - 미안하다. 30분 전엔 와야한다. 원칙이다.
나 - 근거 조항 뭔데? 원칙이면 문서로 근거가 있어야지?
상대2 - 그런 건 없는데 원칙이다. 뭣보다 니가 검사했는데 양성 나오면 여기서 추가로 PCR 검사 해야하는데, 우리 보건소는 PCR 검사 마감돼서 니가 이거 양성 나와도 PCR 못받기 때문에 신속항원검사도 못 해준다.
나 - (지금 생각하니 저 멘트 개어이없음ㅋㅋㅋ 내가 코로나 양성이어도 일단 우리한테서만 안나오면 된다는 건가? 내가 양성 환자면 조금이라도 빨리 알려줘야 전염시키고 돌아다닐 확률이 줄어드는거 아닌가?ㅋㅋㅋ) 음...?
상대2 - 저옆에 다른 선별진료소는 오후에 하니까 거기가서 받길 추천한다.
나 - 거긴 신속항원검사 안하잖아. 난 신속항원검사 받고싶은건데?
상대2 - PCR이 더 정확하고 더 좋지않나. 아직 계도기간이라 증상 없어도 받을 수 있고 유효기간도 길다.
나 - 노노. 난 내가 진짜 코로나 걸렸는지 궁금한 게 아니고 걍 음성확인서가 필요한 거다. 난 오늘 필요한데 피씨알은 받으면 결과 내일 나오잖음. 난 오늘 음성확인서 받고 싶다. 만약에 여기서 양성 나오면 내가 그 다른 선별진료소 가서 PCR 받을게. 그리고 1시 전에 결과 안나오면 걍 난 포기하고 갈 거고, 그전에 결과 나오면 음성확인서를 달라.
상대2 - 아...알겠다.

이 과정을 거쳐 자가키트 검사. 내 덕에 내 뒤에 온 사람 싸우지도 않고 바로 검사 받음ㅋㅋㅋ 내가 나올 때쯤 나보다 5분 늦게 온 사람들은 검사 못받고...(지랄했음 받을 수 있었을 것...) 널려있는 신속항원검사팀 차트 보니 오늘 하루동안 신속항원검사는 나포함 고작 10명쯤 받았고 1명만 양성 나왔더만?

하여튼 음성 나왔고 바로 종이 음성확인서 줘서
하루종일 방탈출도 하고 외식도 하고 연휴 잘 보냄.

오늘 느낀 점

1. 보건소 공무원도 내가 진짜 코로나 양성인지 음성인지 관심 없음. ㅋㅋㅋ 암이나 큰 병이라면 검사 안했다가 미리 발견 못하면 좆될 거란 걸 모두 다 알지만, 오미크론은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음. 양성이라도 검사 안받고 안 걸린 척 돌아다니면 된다고 생각하는듯한 대응. ㅋㅋㅋ

2. 원칙이라면서 아무 데도 안써둔 원칙은 확신갖고 따지면 이길 수 있다. '원칙=우리가 맘대로 정한 것?' 말이 되나.

3. 내가 잘 알고 있으면 컴플레인 실패할 이유가 없다.

4. 음성확인서 있어서 오랜만에 자유롭게 돌아다녀보니 검사 안하는 곳 널림.

사실 집에서 노는 삶에 넘 익숙해져서 오늘 음성확인서 꼭 필요했던 건 아니라 걍 갈까하다가
아무데도 안 써놓고 30분 전엔 와야한다면서 '원칙'이라고 우기는 거에 빡쳐서 말이 길어지고 계속 따지게 됨. 다른 사람이 번거롭게 헛걸음하는 걸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아무데도 안써놓고 운영 시간 1시까지라고 오만 데 써놔놓고 뭔 30분까지가 원칙이래. 저기요, 니들만 아는 그런 건 원칙이 아닙니다...

미접종자로서 늘어가는 건 전투력뿐.

이 이상한 좆가튼 병신 방역패스 백신패스 언제 폐지되나. 석열아? 춘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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