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도서관까지는 걸어서 15분쯤 걸린다. 먼 거리는 아니지만 꽤나 귀찮은 길이다. 가는 길이 가파른 내리막길로 이루어져 있어 크루징해서 가기도 힘들고... 도서관 정문 앞엔 바로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있는데, 거기 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집은 더 작아도 좋으니 도서관 앞 아파트에 살고싶다. 동네 도서관은 작고 아늑해서 따뜻한 느낌이 든다.(약간 답답할 때도 있지만) 더 좋은 도서관은 집에서 버스타고 20분쯤 가면 있는 옆 동네 도서관이다. 그 도서관은 넓고 쾌적하다. 우리 동네 도서관보다 두배쯤 크다. 나는 그 도서관의 정기간행물실을 특히나 좋아한다. 카페트가 깔려있고 사람도 별로 없으며 벽은 통유리로 되어있다. 통유리 밖으로는 고등학교가 보인다. 남녀공학 학교다. 가끔 아이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 나도 기분이 좋아진다. 정기간행물실 자리는 넓은 탁자에 세명 세명 마주보고 총 여섯명씩 앉을 수 있게 되어있고, 책상 위엔 충분한 콘센트가 있어 노트북이나 핸드폰을 충전하기도 좋고, 무엇보다 잡지나 신문을 마음껏 가져다볼 수 있어 좋다.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컴퓨터도 있어서 놀러가기엔 최고의 장소다. 도서관에서 나와서 고등학교 앞에서 조금만 걸어내려가면, 요즘은 찾기 힘든 학교앞 문방구도 있고, 엄청 싸고 맛있는 분식집도 여러 곳 있다. 동네 친구가 있었다면 완벽했을텐데.



 텔레비전 돌리다가 우결하길래 잠깐 틀어놨는데 줄리엔이 윤세아 생일이라고 만들어준 눈사람 케이크. 정말 내 취향이다. 눈사람 머리위에 초를 서른 개를 넘게 꽂아놨다. 대본이라면 작가님이 남자였으면 좋겠고...줄리엔이 직접한 거라면...♡ 내가 엄청엄청 좋아하는 류의 것이다. 귀엽고 키치하다. 

 


15년전쯤? 도스 시절 즐겨하던 왕꿈틀이 땅따먹기 게임이 갑자기 생각나서 다운받았다. 이건 지금까지 내가 간 최고 단계 13단계. 언니랑 엄마랑 셋이 즐겨했었는데. 지금해도 참 재밌다. 지금해도 어렵고. 아무튼 요새 쏠쏠히 하고 있다. 고인돌이나 범피도 하고 싶은데 도스박스를 어떻게 사용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받아서 하란 대로 해도 잘 안되고. 요새 애들은 이런 거 모르겠지? 가끔 도스랑 새롬데이터맨이랑 천리안이 그립다. 이런 게임을 하던 시절에 난 많이 어려서 도스 명령어를 칠 줄 몰라서 언니가 게임을 켜줄 때에만 할 수 있었다. (그게 언니의 권력이었다.)




그제 날 풀려서 간만에 크루징! (이건 그제 사진은 아니지만) 근데 오늘은 바로 비가 와서 슬프다.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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