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나는 일들이 한꺼번에 겹쳐서 일어났다
그 때 네이트온에 접속했더니 무심하게도 오빠생일알림이 떴고 그 시점에 정말 모든 게 폭발해버렸다
실은 오빠 진짜 생일도 아니라 가짜 생일인데 말이다
진짜 생일이었다면 아련했겠지만 가짜 생일이라 짜증만 났다
페이스북이랑 카카오톡을 지웠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한테 문자로 연락이 왔다
용건 없는 연락을 안해도 돼서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나서 시나리오 아이디어 녹음하려고 몇 달만에 핸드폰 녹음 기능을 켰을 때
핸드폰에 오빠와 한 통화기록이 십분쯤 남아있는 걸 발견했다
당연히 들을 수 없었지만 지울 수도 없었다
이런 나 자신한테 너무 자괴감이 들어서
그냥 세상에서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자꾸 도망치고만 싶어진다
아침에 나라가 우리집에 와서 같이 삼겹살을 먹고 뒹굴거리면서 텔레비전을 보고
일어나서 피시방에 갔다
롤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