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권력 전반을 감시하고, 견제한다. 그러나 '언론 권력'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여겨질 정도로 언론의 힘이 큰 사회에서, 대체 언론은 누가 감시하는가. 원칙적으로는 독자 즉 국민이 감시해야하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 그러한 체계가 잘 돌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원화되어갈수록, 혹은 경쟁이 심화되고 밥먹고 살기가 힘들어질수록, 사람들은 자신의 일 외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게 되는 것 같다. 감시가 밥벌이인 언론이 사회 권력 전반을 감시하지만, 정작 언론은 감시받지 않고 있다. 자신의 직무를 충실히 하지 않는 언론의 직무유기나 불공정성, 혹은 언론계 내부의 모순은 제대로 감시받고 있는 걸까. 


기사로 종종 접할 수 있는 언론의 직무유기나 불공정성만큼이나, 거의 기사화 되지 않는 언론계 내부의 모순도 문제인 것 같다. 언론계 특유의 상명하복식 군대 문화나, 기자라는 사람들이 일반인도 잘 쓰지 않는 일본어를 업계의 전문 용어처럼 빈번하게 사용하는 것이나, 노동자를 착취하는 대기업을 비판하는 언론이 자기들 인턴은 최저시급은 커녕 교통비도 안되는 돈을 주면서 굴린다거나 하는 일들. 


사회에 대한 사명감도 없는 사람들이 그저 개인의 영달을 위해 언론인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나, 사명감을 가지고 언론계에 입성했던 이들이 업계의 모순에 물들어 가는 모습은 비극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