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돌려달라고 몇 번 말해야 겨우 갖다줄 거 같은 그런 애들이랑은 애초에 안 논다

고 하니까 친구가 막 웃었다 뭔 애들인지 알 거 같다면서ㅋㅋㅋ

난 일진이나 노는 애들에 대해 양가적인 감정을 갖고 살아왔다

재밌다 멋있다의 느낌도 있었는데 너무 막 나가면 피하고픈 그런 느낌도 있었음

난 좀 대책없어 보여도 나름의 선이 확실한 편인데 그 선은 저런 애들이랑 놀던 초중딩 때 형성된 거란 생각이 문득 든다ㅋㅋㅋ 막 나가는 게 무서워서.

처음 노는 애랑 친해진 건 초딩 때였는데, 초3땐가 친해진 노는 여자애가 내가 뭘 하든 날 따라하고 나에게 심하게 집착했다. 그리고 얘는 늦둥이여서 용돈이 항상 풍족했는데 돈을 너무 헤프게 쓰고 절제라곤 없었는데 나는 그게 왠지 무서웠다. 항상 돈아껴쓰는 게 습관이었어서 그런가. 그래서 거리를 두고 결국은 절교에 이르렀다...뭔가 안좋게 끝났던 거 같은데 나 얘 무서워서 피해다녔던 거 같음. ㅋㅋㅋ 얘는 음 나중에 끝없이 진짜 놀아갖고 중딩땐 소년원 갔음. 경찰서에서 조사받다 창문으로 탈출했단 무용담이 전해졌었다. ㅋㅋㅋㅋㅋㅋ

초6때는 전교에서 제일 노는 막장 남자애한테 모둠 수업하다 창녀소리 들었는데 창녀가 뭔지 몰라갖고 엄마한테 말했더니 엄마가 식겁했던 기억이 나네ㅋㅋㅋ근데 얘는 나중에 우리 담임샘이 개과천선 시켜서 정상인됨ㅋㅋㅋ 고딩땐가 따로 만나서 아웃백도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오히려 얘가 보통 애들보다 더 순수한 면이 있던 것 같다

음 그담에 중3때는 잠시 더 본격적으로 노는 애들이랑 놀았는데. 얘네한테 솔직병을 배우게 돼씀ㅋㅋㅋ얘넨 예를 들면 놀다가 방구냄새가 나도 눈치 안보고 누가 방구꼈냐 대놓고 말했다...걔네보다 선비였던 나는 헐 어떻게 저걸 대놓고 말하지 싶었는데ㅋㅋㅋ 저 이후로 나도 아 누가 방구꼈냐 하는 인간이 됐다ㅎ이거 잘된 건지 지금도 몰겄네

그리고 막 노는 여자애가 우리집 와서 야동 틀어갖고 그때 태어나서 처음 야동이란 걸 보기도 하고ㅋㅋㅋ롯데월드 소풍갔는데 쟤네들이 초딩들 삥뜯는댔는데 말릴 용기 없어서 옆에 서서 지켜봤던 기억도 남. 마음이 너무 불편했던 기억도.

결국 그 삥뜯는 제일 놀던 애가 체육시간에 나랑 애들 지갑에서 돈빼간 거 알아내서 저애가 왕따가 됐지

암튼 노는애들이랑 놀 때는 마음 불편한 순간들이 많았다 난 문방구에서 뭐 훔치고 그런 게 1도 이해가 안갔고 그래서 저런 애들이 그런 무용담 말하는 것도 이해를 할 수가 없었고...

뭐 그외에도 노는 애들의 세계는 진짜 딱 센 애는 센 대접 받고 약한 애는 약한 대접 받는 약육강식의 세계였는데 그게 무척이나 보기 불편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와중에도 유독 매력있는 애들+놀면서도 선 지키는 애들과는 친했고 내가 인간적으로 좋아했다. 내 짝은 맨날 학교끝나면 다른 학교 일짱이랑 맞짱뜨러 다니는 쌈짱 남자애였는데 내가 수학숙제 다 베낄 수 있게 보여줄 정도로 좋아했던 애였음. 친하기도 친했고.

그리고 노는 애들 중에도 저런 애들은 눈치도 빨라서 뭔가 지들이 평소엔 돈 꾸고 잘 안갚고 그런 양아치짓을 하더라도 나한텐 안그랬고(난 그런 걸 견딜 수 있는 애가 아니었으므로)... 다른 노능애들이 나한테 그러는 걸 보기라도 하면 야 그러지마 라고 한마디씩 하던 그런 애들이었다

노는 애들 중엔 유독 어른스러운 애들도 많았던 거 같다
쟤네 사이에서 인정받으려면 뭔가 두려움없이 선을 넘을 줄 알거나 그런 척 할 줄 알아야하는데 난 못그런 인간이었던 기억이 난다 절대 놀 수 없는 인간

지금은 저런 과거를 가진 애들이랑 생활반경이 거의 안겹치는지 주위에 학창시절 모범생이었을 사람들만 드글드글한데(그니까 좋은 대학 나왔겠지 다들)

가끔 저렇게 이미 어릴때부터 (내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잘 놀았겠군 싶은 사람들 만나면 자연스럽게 끌리는듯...

사실 연예인도 막 sm 스타일들 보아나 최강창민 같은 그런 숨막히는 모범생 느낌 애들이 싫고 좀 껄렁껄렁 양아치 같이 놀았을 거 같은 애들이 좋다 그리고 그런애들이 웃김

글고보니 어릴때 진짜 다양한 애들과 놀았군 전교 삼등부터 전교 쌈짱, 전교 얼짱, 타워팰리스 사는 애, 판자집 애, 웃긴 애, 진지충 등등등등등 이게 공립 학교의 좋은 점인가

암튼 저때의 경험 탓인지 성인된 지금도 어떤 사람 만나면 학창시절에 어떤 아이였을까 떠올려보곤 할 때가 종종 있다

제일 싫은 타입은 구석에서 책만 읽으면서 사회성 1도 없이 또래가 하는 놀이 하나도 안하고 어린 시절을 보냈을 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