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요즘 유행하는 챗지피티를 비롯한 AI와 대화해본 적이 한번도 없다

친구들은 대학원 과제를 물어보기도 하고, 회사 상사 뒷담을 까기도 하고 잘들 사용하는 것 같은데

난 AI가 사람인 척하는 모습에 거부감이 들어서 안 쓴다 언젠가 써야만 하는 순간이 오거나 쓰고 싶어지는 순간이 오면 쓰겠지만 아직은 아님

AI랑 한번도 대화해보지 않은 내가 보기에 좀 웃긴 요즘 풍경이 있다

사람들이 챗지피티한테 본인이 들은 대답을 엄청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진리인 양 여기며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 올린다는 거다ㅋㅋㅋ

‘챗지피티가 바라본 김수현 기자회견’
‘챗지피티가 분석한 연예인 누구누구 사과문’ 등등

그런 글을 최근에 굉장히 많이 봤는데
그런 글 속 챗지피티를 보니까
하나같이 말 건 사람이 듣고 싶어하는 대답을 해주던데?

아무렇게나 예를 들자면
“제육볶음 좋아하는 사람이 병신인 이유를 말해줘” 라고 물으면

인간이라면 “제육볶음 좋아하는 사람이 왜 병신이야?”라거나 “제육볶음 좋아한다고 병신 아닌데?”라고 답할텐데

유저의 비위를 맞추는 데 특화돼있는 챗지피티는
제육볶음 좋아하는 사람이 병신인 이유를 만들어준다

그러다보니 자기 머리로 생각하길 힘들어하거나, 말빨이 딸리는 사람들은 챗지피티의 논리가 자기 생각을 뒷받침해주는데다 객관적이어보이기까지 하니 신나서 여기저기 붙여넣고 다니는 거다

솔직히 사람들이 그러는 꼴이 좀 병신 같다
챗지피티의 답이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것인 양 여기저기 퍼뜨리는 모습이 꼴뵈기 싫다

뭔 초딩 때 친구랑 말싸움하다 안되면 우리 형이 이게 맞댔거든? 우리 형 서울대거든? 하는 것도 아니고...

대화는 나랑 생각이 다를 수도 있고
내 말에 빈정상할 수도 있고 싸울 수도 있는 인간이랑 하는건데

인간과는 대화하지 않고, 나랑 의견 다르다고 타인과는 연을 끊으면서(계엄-탄핵 때 이런 사례가 넘쳐남)
방구석에서 내 말에 맞장구만 쳐주는 챗지피티랑 대화하는 인간들이 점점 많아지는 걸 보면

다들 타협과 조율과 성장을 포기하고
자발적 고립을 선택하는 것 같아서
세상이 점점 병들어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AI가 인간을 지배하는 게 별건가
이런 게 AI가 인간을 지배하는 거지
인간이 AI에 의존하게 만드는 것
그래서 인간을 고립되게 만드는 것
그게 지배지

지배당하기 싫어서 챗지피티 안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