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행하는 말들
감쓰 = 감정 쓰레기통
무토바 = 무료 토킹바
둘 다
가족이나 친구나 지인이
내가 굳이 듣기 싫은 이야기를 나에게 쏟아낼 때
그 행동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기 위해 쓰는 단어들이다
(무토바는 다른 의미로 쓰일 때도 있지만)
예를 들면
친구의 고민을 듣기 싫은데 친구가 계속 그 얘기 해댈 때
친구가 나를 감쓰로 쓴다, 무토바 취급한다
이런 식으로 씀
근데 난 저 말이 별로 이해가 안간다
엄마들이 딸한테 백날천날 남편 욕 하는 걸 두고 딸들이 엄마가 나를 감쓰 취급한다고 불만 갖는 건 좀 이해가 됨
엄마는 보통 같은 집 사니까 듣기 싫어도 도망도 못 가고
집집마다 좀 다르겠지만 엄마와 딸은 부모-자식이라는 위계가 있어서 엄마한테 그런 말 하지 말라고 말하기가 쉽진 않을수도 있으니까. 특히 엄마 집에 얹혀살고 있다면.
근데 친구는 아니잖아
부정적인 얘기를 너무 자주 해서 듣기 싫으면 그만하라고 하거나 연락 씹거나 어쨌든 싫은 티 낼 수 있잖아
친구가 나를 감쓰로 쓰려고 해도 내가 안되면 그만 아닌가...?
그리고 감쓰의 역치가 너무 낮은 것도 문제다
같은 얘기를 여러 번 반복적으로 하는 수준 아니면
친구의 고민이나 힘든 얘기를 들어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친구잖아 그게 뭐가 그렇게 힘들지?
부정적인 얘기를 한두번만 해도 감쓰 취급하느니 어쩌느니 말 나오는 게 좀 별로다
원래 내 감정을 나누는 게 친구잖아
그게 때로는 부정적인 감정일 때도 있는 거고
하여튼 난 보통 친구들의 고민이나 부정적인 얘기, 힘든 얘기를 듣는 게 딱히 힘들지 않고, 귀찮지도 않다
근데 요즘 하도 감쓰 감쓰 거리니 친한 친구들도 나한테 고민 얘기하다가 “들어줘서 고마워”, “귀찮게 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네”라는 말을 종종 하는데
난 진심으로 상관 없고 안 귀찮으니 안 고마워해도 되고 맘껏 얘기해도 된다고 하는 편이다 실제로 그렇기 때문에
근데 사람들이 저렇게 하도 감쓰, 무토바 거리면서 친구한테 고민 토로하는 거 자체를 민폐 취급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친구가 싫어할까봐 친구랑 소통하길 포기하고 챗지피티한테 고민을 상담하게 되는듯
내가 볼 땐 별로 좋은 현상 같지 않다
얘기 좀 들어주고 같이 고민도 해주고 조언도 해줄 수 있는 게 친구 사이 아닌가
친구끼리 그런 얘기를 안 나누면 뭐가 친구지
친구끼리는 만나서 연예인, 재테크 뭐 이런 내 얘기가 아닌 얘기들만 하고 하하호호 즐거워만 하다 헤어져야 하는건가? 내 기준 그건 안 친한 친구인데...
친구들이 듣기 싫어할까봐 남친 고민을 챗지피티한테만 털어놓는다는 인터넷 글을 보고 이런 세태가 애잔해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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