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 나는 아무 음악이나 틀어놓고 그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성격을 추측해보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특히 그 가수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을 때 그 놀이는 더 재미있었다. 친구랑도 우리집에서 뒹굴거리면서 그러고 논 적이 있었는데 대체적으로 둘의 추측이 비슷해서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사람의 겉모습보다도 목소리가 그 사람을 더 잘 보여준다. 겉모습은 꾸미기가 쉽지만 목소리는 그러기가 어려우니까. 그런 의미에서 타고난 목소리가 좋고 나쁜 것보다 목소리로 느껴지는 성격이 좋은 목소리가 더 좋다. 물론 그 추측은 다분히 주관적이지만. 
 

- 요즘은 사람들을 만날 때 같이 맛있는 걸 먹으려고 만나는 것 같다. 만나기 전에 뭐 먹으러 가자고 하면서 약속을 잡는다. 상대가 그러거나 내가 그러거나. 우연이라기엔 웃기다. 무슨 영화 보러가자고 공연 보러가자고 술 먹자고 만나는 경우는 하나도 없고 먹으러 가자고 만나다니...농담삼아 목표했던 엥겔계수 100 달성을 정말 이룰 기세다. 이번 주는 떡볶이, 인도카레부페(카레는 싫지만 난이좋앙), 케이크 만남이 예정되어있다. 


- 빠담빠담을 보는데 이 드라마의 주제는 '세상에 기적은 존재한다.'일까? 드라마를 보면 언제나 남녀 주인공은 거듭되는 우연으로 서로를 좋아하게 된다. 우연 없이 사랑은 시작될 수도 없는 것처럼. 서울에서 만났던 남자 서울에서 또 마주치고, 살던 통영으로 갔더니 통영에서 만나고, 원래 알던 사람이 그 남자랑 아는 사이고. 빠담빠담에서 한지민 정우성처럼 현실에서도 계속 우연히 마주치면 없던 사랑도 생겨나고 말겠다. 근데 빠담빠담의 정우성은 정말 연기를 잘하는 것 같다. 정우성인데 저렇게 멋있지 않고 찐따같고 모자라보일 수가 있는지. 보면서 설레는 순간이 한 순간도 없는 남자주인공은 또 간만인듯.


- 이상한 한 주 였다. 지난 한 주간 친구 세 명을 각각 다른 장소에서 우연히 만났다. 강남역이나 홍대입구 앞에서 친구 우연히 마주치는 경우는 여러 번 있었는데 이번 주에 우연히 마주친 세 명은 각각 누군가를 마주치리라고는 믿을 수 없는 특이한 곳들 이었다. 나는 다니면서 사람들을 거의 안보고 다니는 편이라 세 번 다 내가 발견당하는 입장이었는데 언제 어디서나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주말 내내 집에만 붙어있었더니 몸이 가렵다. 비유적인 의미가 아니라 정말로...약 먹을 시간이 왔나보다. 내게 콜린성 두드러기를 선사한 내 친구야...너 덕에 난 이렇게 아직도 고생을 하고 있단다. 젠장 정말 이 두드러기는 이 나이에 갑자기 왜 생긴걸까. 대학병원도 원인을 모르는 원인 불상의 두드러기. 난 아직도 그 애 탓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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