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그렇지 않아도 혼자 센치해져있는데 친구가 다급하게 나를 불렀다...
드디어...느꼈노라고...!
친구는 만 26년 넘게 아다로 살다 섹스를 시작한지 두어달 밖에 되지 않은 섹스계의 신참내기인데
그런 녀석에게도 뒤쳐졌다는 사실이 나에게 열등감과 박탈감을 느끼게 했다. 오 주여...
짜증나는 마음을 담아 친구에게 "그래 좋겠다 샹년아. 부럽다." 라고 답장을 보냈고
친구는 지가 어떻게 오르가즘을 느꼈는지 발단-전개-절정-결말을 정성스레 이야기했다
근데 그거 듣는다고 별로 참고가 될 것 같진 않았어ㅎㅎㅎ
여자들 중엔 평생 오르가즘 못느끼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난 요새 내가 one of them이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휩싸여있다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을 포기한 상태라 할까
때문에 한 때 왕성했던 성욕도 거의 소진된 상태다
내가 맨날 섹드립을 쳐대니까 애들은 내가 아주 활발한 섹스라이프를 즐기고 있을 거라 짐작하지만
사실 안하니까 입이라도 터는 것이다
요즘 이런 얘기를 나눈 친구들은 3명이 공교롭게도 모두 오르가즘을 느껴본 여성들이었는데
그녀들이 오르가즘을 느껴보지 못했다는 나에게 하나같이 조언한 것은
"큰 남자 만나. 서양 남자 만나."
였다
외국인을 만날 생각은 전혀 없기 때문에 아 뭐래 하고 넘겼지만
느껴본 자들의 공통멘트가 저렇다보니
아 정말 실헌 놈,,,을 만나야만이 그 오르가즘이라는 것을 평생 한 번쯤 느껴볼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궁금함이 생기긴 했다
근데 또 "뭐 굳이..." 싶은 걸 보면 진정 성욕을 잃은듯
가장 최근까지 섹스하던 상대가
"여자는 남자보다 오르가즘이 더 오래가고 좋다던데. 무슨 느낌이야? 여자돼서 느껴보고 싶어."
라고 말하길래
"난 평생 느껴본 적 없는데?"
라고 솔직하게 대답하니까
깜짝 놀라가지고는 그럴 리가 없다는 듯 되물었던 기억이 난다
"어?? 니가 느껴본 적 없다고??? (나랑 할 때 느낀 건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말을 하는 그의 표정을 보고
다시는 안 좋은데 좋은 척 하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근데 사실 내가 막 혼신의 연기를 한 것도 아니고
가만히 있는 것보단 반응하는 게 내가 흥분하는 데도 더 좋으니까
나도 어떻게 좀 느껴볼까 싶어서 내 나름 열심히 반응한 것뿐인데
그걸 진짜랑 구분하지 못한 것도 신기하다
난 당연히 아는 줄 알았다 내가 못 느낀단 걸
뭐 매번 "느꼈어?" 했던 거 생각해 보면 모르는 게 이상한 것도 아니지만. (그냥 하는 말인줄)
여태까지 그랑 잔 여자들 중엔 실제로 오르가즘 느낀 여자가 없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있었으면 알아보지 않았을까
근데 난 내가 저렇게 말하면 그가 노력&연구를 해주길 바라서 저렇게 솔직하게 걍 털어놓은건데
그는 그 이후로 저런 얘기하는 걸 되게 불편해했다 남자로서 자존심이 상한듯
아 내가 못느꼈다니까 놀란 다음에
그가 나에게 "그럼 넌 섹스 왜해?" 라고 물어봐서 그러게 하며 이유를 고민해봤는데
이유는 결국 그냥 (섹스가) 좋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느끼는 게 오르가즘이 아닌 건 확실히 알겠는데
하여튼 섹스하면 좋긴 좋음
뭔가 현실에서 분리된 낯선 느낌과 인간의 살결이 주는 안정감과... 뭐 그런 것들이 있긴 하다
내가 모텔비 내면서까지 할 정도로 좋은 건 아닌데
상대방이 모텔비 내면 때에 따라 그럭저럭 할만한 그 정도?
근데 평생 그거에 만족해야 하려나
오르가즘이란 건 대체 뭘까 나도 언젠가 느낄 수 있게될까
사실 지금은 의지도 없고 반포기 상태다
근데 블로그에 이런 글 올리면
"애긔야~~~오빠가 오르가즘 느끼게해줄게~~ 나 왕꼬츄야~~" 하는 병신 댓글들 달리려나?
무서우니까 댓글창은 막아놔야겠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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