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현자타임

1년동안 나는 무엇을 했는가 

한 게 없네 와이지 들어간 유병재처럼 쿠쿠쿠


1월

독일에 갔다 

2월 중순까지 한달동안 베를린에서 살았다 사흘정도는 프라하에 있었다

아직도 내 생일이 지구 공통 기념일정도는 돼야한다는 자의식에서 비롯된 기대에서 벗어나지 못한터라

기대에 미치는 일 없는 생일 주간만 되면 졸라게 우울해지는데 

생일 주간이 다가오며 충동적으로 독일행을 결정했다


처음엔 이응이네 집에 쳐박혀서 밖에 잘 나가지도 않고 

한국에서 하던 히키코모리짓을 계속했다

근데 이응이랑 있다보니 힐링이 돼서 인간다운 삶을 살게 되었다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났으며, 직접 장을 봐다 요리를 해먹고(난 주로 설거지를 했지만), 

가족을 포함한 한국의 사람들에겐 거의 연락도 안했다 생각이 안났다 

독일 관광도 재밌었지만 관광보다는 이응이와 함께 요리를 해먹으며 예능 프로그램을 틀어놓고 깔깔거린 시간이 훨씬 기억에 남는다

새로운 사람은 거의 안만났지만 이응이와의 시간만으로도 충분했다

세상엔 단 한 명만 있어도 된다는 걸 실감한 시간이었다 


2월

중순쯤 한국에 돌아왔다 

친구 한 두 명 만나고 집에 박혀서 요리 해먹는 데 심취하여 주부 같은 생활을 했다


3월

학교 친구들이랑 5명이서 을왕리로 여행을 갔다

밤새 술마시면서 섹드립치고 놀았다 아싸로서 오랜만에 느껴보는 소속감이라 마음 한구석이 따땃해졌습니다,,, 


삶을 본격적으로 망쳐볼 요량으로 클럽에 몇 년만에 갔는데 예전과는 달리 재미있었다

이전까지 나는 평생 춤을 춰본 적이 거의 없다 어릴 때부터 내가 춤추면 사람들이 몸치라고 놀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반에서 다같이 무슨 댄스가수 춤 같은 거 출 때면 나만 잘 못따라하고 헤매고 그랬다

그리고 몸도 연체동물 같이 흐물거리고 고무인간 같아서 사람들이 다 내 모습이 웃기다고 그랬다

그런 반응이 두려워서 춤을 춰본 적이 없었다

근데 이제 그런 거 신경 안쓰고 춤추고 싶어서 클럽에 가서 인생 최초로 술을 진탕 퍼마시고 정신줄 놓고 춤을 췄다

어느새 난 맨앞 메인스테이지에서 신나게 몸을 흔들고 있었다 남자들이 다 말걸고 친한 척하고 친구들도 같이 즐거워했다 

클럽이 좋아졌다 이후로도 자주갈 생각이었는데 같이갈 사람이 없어서 한 번 밖에 더 못갔다


 

4월

스터디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하고 있는 스터디

이 스터디에선 수기와 친해졌는데 수기...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미친 애였다

이 땐 또 뭐했지? 바이킹 오디션인가 그거 봤었다ㅎ.ㅎ 나는 바이킹의 후예가 아닌걸로~

미술관도 가고, 친구 결혼식도 가고, 가족들이랑 나들이도 가고, 중학교 친구들도 만나고 인간다운 생활을 했다

맥심 시험 봤다 최종 갔는데 운전면허가 없다고 하니 거기서부터 나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이상 솔직할 수 없게 썼던 자소서가 기억에 남는다


5월

디마프에 심취했다

9일 연속인가 술마심


6월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 야구장 나들이

10득점 승리 캬

열심히 이것저것 먹고다님


7월

운전면허 필기랑 기능시험 봄

기능시험 보고 나오다가 발목 삐어서 한달동안 고생했다 최대한 안걸어다녔더니 3키로 찜 

아직도 도로주행 시작안함 방학 오기전에 해야되는데


8월

이응이 한국와서 대전도 가고 놀았음

에어로빅 끊어놓고 이틀감

자소서 열심히 씀



그동안 진짜 한 거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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