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토요일 저녁에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려는데 방광염이 도졌다. 급히 집에 남은 마지막 항생제를 찾아 먹었다. 방광염에 걸렸을 때 타둔 것이다. 덕분에 그 날은 증상이 없어서 나은 줄 알고 안심했는데 일요일 밤에 다시 병이 도졌다. 이제 남은 항생제가 없다. 병원이 열 때까지 버텨야 한다. 뒤질 거 같다.

방광염 항생제를 왜 약국에서 팔지 않는지 존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는 소아 방광염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만성 방광염 환자다. 방광염 때문에 존나게 고생해본 적이 있어서 살짝만 증상이 있어도 마음이 불안해진다. 방광염은 항생제 한 알, 딱 한 알만 먹어도 좀 지나면 증상이 금방 사라진다. 하지만 약을 제 때 못먹으면 존나게 고통스럽다.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하다. 하지만 십만원씩 쳐들여서 응급실 갈 정도까진 또 아니다. 방광염 항생제는 약국은 물론 편의점에서 팔아야 된다. 주말 24시간 병원을 열든지. 시발. 방광염이라고 병원가도 검사도 안하고 방광염이세요~? 하면서 항생제 존나 쉽게 처방해주는 데 이게 왜 굳이 의사 처방이 필요한 약인지 이해가 안된다.

아마 방광염은 거의 여자들만 걸리는 병이라서 이따구가 아닐까 싶다. 페미니즘 운동하던 좌파 남자애가 나한테 남자가 생리 했으면 생리대가 존나 싸고 생리 휴가는 이미 아주 당연시 돼있고 생리통 약도 존나게 잘 개발돼있을 거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걔 말이 생각난다. 남자들이 방광염의 좆같은 고통을 알았어도 방광염 약이 병원 처방 필수일까. 사후 피임약도 마찬가지. 야 시발 피임약은 48시간 안에 먹어야 효과 있다면서 연휴 전 금요일 밤에 섹스하다 피임 실수한 여자들은 어떡할까? 화요일이나 돼야 병원갈 수 있을텐데. 걍 다 응급실 가라는 거야 뭐야. 사후 피임약도 피임 실패하셨나요? 한마디 하고 처방해줄 거면서. 쓸데 없이 의사 거치라는 약이 존나게 많다. 의사는 10초 얘기하고 바로 다 처방해주는 약인데. 그걸 왜 주말엔 못사야돼 시발...? 약사도 약대에서 다 배울텐데 어느 순간 그냥 의사가 처방해준 약 쓱 주는 동네 슈퍼 주인처럼 돼버림;


2. 핸드폰 먹통됐다. 단통법 시행 전 아이폰 대란 때 뽐뿌에서 12만원에 구입한 내 아이폰 5S가 며칠 전부터 지혼자 꺼졌다 켜졌다 하더니만 일요일 아침에 완전히 세상을 떠났다. 마침 휴일이라 폰 개통도 안된대서 사흘째 폰 없이 살고 있다. 노트북은 학교에 있고, 집 컴퓨터는 며칠 전에 피씨 카톡을 끊어놔서 아직 카톡도 못봤다. 오늘 학교 가면 카톡 볼 수 있을 텐데 뭐 보나마나 단톡방만 수백 수천통 울려 있겠지. 별 연락 없을 거다. 


3. 광복절날 약속 깨짐. 근데 약속 시간 확실히 안정한 게 내 잘못이긴 하지만 상대가 무책임해서 빡쳤다. 하루 종일 기다리게 만들어 놓고 저녁 8시 넘어서 안된다 하면 어쩌라고? 답장도 안함. 그냥 다 존나 짜증난다. 야 걍 다 꺼져.


4. 금요일에 태어나서 처음 나이트가서 존나 헛돈씀. 노잼. 돈아깝다 시발.


아 시발 최악의 연휴였다.

집에서 티비나 보며 뒹굴거리는 게 짱임. 세상만사 짜증나서 폰 안만들고 뻐길까 생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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