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에게 연락이 온 날 저 제목으로 잠깐 글을 올렸다 지웠는데, 그 글을 지운지 한참이 지난 지금도 블로그 검색 유입 키워드 1위가 '전남친 연락'이다. 그 글은 이제 없는데...저 키워드를 고민하고 검색하다 여기까지와서 허탕만 치고갔을 누리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겨 다시 글을 쓰기로 하였다. 원래 썼던 글과는 조금 다른 글일테지만.

전남친 연락

이라는 단어를 검색한 사람들은 무슨 의도로 무슨 답을 찾고 싶어서 검색한걸까.

1. 전남친한테 연락이 와서
2. 전남친의 연락을 기다리는데 안와서
3. 자기가 전남친이고 전여친에게 연락해보고 싶은데, 여자들은 이런 경우에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해서

내 머리론 세가지 정도가 떠오르는데.
뭐가됐든.


어릴 때, 그러니까 20대 초반의 나는 연애를 하는 족족 말아먹었다. 그 때 내 연애 패턴이란

상대와 가까워짐->관심이 생김->짧게 썸을 탐->너무 빨리 상대가 좋아짐->얘 없으면 안될 것 같고 마음이 조급함->부담스럽게 달라붙음->상대 놀라서 도망감

ㅋㅋㅋㅋㅋ의 개병신 패턴이었다.
세글자로 금.사.빠.....ㅎ
먼저 다가오던 남자도 놀라 도망가곤 했다.
저 때 나는 엄청나게 충동적+모험적이었다. 이랬다간 관계가 망할 수 있단 걸 알면서도 망설임 없이 지르고 싶은대로 빵빵 지르고, 하고 싶은대로 다하고 다녔다.

그래서, 저 때 난
망한 남자들에게
소위 '구남친짓'이라고 여자들이 흉보는 그 짓을 수도없이 했었다. ㅋㅋㅋ

술마시고 전화걸기,
술마시고 전화해서 지금 찾아가겠다 떼쓰기,
술마시고 만나달라 졸라서 만나서 울기, 여친 생겼다는데 매달리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으로 한번만 안아달라고..... 어휴...ㅎ...
(이걸 다 당한 한 명도 있네. 소오름ㅋㅋㅋ)

등등.

음 암튼 저짓거리를 하고나면 바닥을 다 본 느낌이 들었다. 물론 상대말고, 내 자신의 바닥.
그래서 아직도 저 꼴 다 보여준 남자들한텐 연락을 영영 못한다. 물론 걔들한테도 연락 절대 안옴ㅋㅋㅋㅋㅋ

그래서 결론은 뭐냐면.
당신을 고민하게 만드는 전남친이 있다면.
전남친한테 연락왔으면, 맘있으면 다시 대시해보고(까여봤자 본전), 맘없으면 그냥 차단해버리고.
전남친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거면 그냥 먼저 연락해 버리고.
그렇게 다 바닥을 보시길.

그리고 전여친한테 연락할까말까 고민하며
전남친 연락 받는 여자들의 심리가 궁금해 검색해본 남자분들은, 그냥 해보세요. 해봐야 알지. 망할지 안망할지. 이미 망한 사이니까 연락해서 망해도 본전이잖아.

마지막으로, 나는 어땠냐면.
2년 넘게 사귄
다시는 연락 안올 것 같은 전남친에게
헤어지고 8개월이 지나서야 처음으로 연락이 왔는뎁.

내 전남친은...망함...
나랑 걔랑 헤어진지 너무 오래되기도 했고
밤 열두시 반에 술먹고 전화온 것도 별로였고,
이제와서 미련 절절 헤어진 거 후회된다는 말도 우습게 들렸고,
내가 할 말 없어서 전화기들고 걔 말하길 기다리는데 거따 대고 나한테 우냐고 물은 건 정말 최악이었음.
근데 이 모든 건 이미 헤어질 때
내가 다신 뒤돌아보지 않겠다고 걔랑 난 아니라고 결론을 확실히 내렸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될놈될, 안될안이니.
맘대로들 하세여.
내 맘 뭔지 나도 몰라~ 라면
무조건 질러서 바닥보길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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