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 때는 참 에너지는 넘쳐나는데 분출할 곳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종종 돌발 행동을 하곤 했다

예를 들면
야자 땡땡이 치고 한적한 과천 거리를 걷는 게 참 좋았다 과천 아파트 단지는 해가 지면 언제나 한적했는데
그 분위기나 밤공기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난 솔직히 야자시간이 좋았다
한적한 동네에서 유일하게 불이 켜져 있는 학교
고요하지만 모두와 함께 있는 그 느낌
떠올리니 다시 야자하고 싶어지네

아무튼
이상한 짓을 함께해주는 메이트들이 몇 있었는데(생각해보니 다들 잘 동참해줬던 것 같다)
그중에서도 나랑 짝짜꿍이 잘맞던 친구 S가 있었다
얘랑은 고등학교 1학년 첫짝꿍이었는데
같은 대학 같은 과까지 오고 얘가 이사와서 지금은 같은 동네까지 살고있는 인연

암튼 얘랑 어느날 야자시간에
우레탄으로 된 학교 농구장에 누워본 적이 있다
그냥 내가 그러고 싶어서 해보쟀는데 얘가 흔쾌히 좋다고함

그래서 하복입고 누워있다가
서로 누워있는 모습 사진으로 찍어주다가
S를 싫어하는 선생님한테 걸려서 혼났다

요새도 종종 맨 길바닥에 눕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누워본지 엄청 오래된 것 같네
술을 엄청 쳐마시면 길바닥에 누워버리는 건 사실 내재된 욕망의 발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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