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성 상품화 잘못됐다는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 - DogDrip.Net 개드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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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 글을 읽었는데 반박하고 싶어져서 글을 써본다.

남성과 여성이 서로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근본적 차이에 대해 요즘 생각한 게 있다.

여성은 남성의 성욕을 절대 이해할 수 없고, 남성은 여성의 성에 대한 공포를 절대 이해할 수 없다. 성매매, 매춘에 대한 두 성별의 의견 차이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1. 여성은 남성의 성욕을 절대 이해할 수 없다

대학 시절 모 선배와 함께 팟캐스트를 만든 적이 있었다. 팟캐스트에 대해 기획하려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선배가 지금까지도 내 기억에 또렷이 남는 말을 했다. 남자로서 성욕이 너무 커서, 성욕이 있는 게 불편해서 화학적 거세를 하고 싶었다는 거다. 남자의 성욕이 크단 건 알겠지만 그걸로 인해 대체 얼마나 불편하길래 그 자체를 없애고 싶은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성욕이 강한 여성일지라도 남자만큼 성욕이 강하리란 굉장히 어렵다. (아마 남성의 성욕이 강하게 발현되는 이유가 성 호르몬에 있어서 그런 것 아닐까 싶다.)

유명한 뮤지션들의 시작에 대해 들어보면 좀 솔직한 사람들은 다들 똑같이 말한다. “여자 꼬시려고” 음악 시작했다고. 남성의 성취욕 대다수는 성욕에 기반한다. IS는 소년들을 모아 자살폭탄테러를 시킬 때, 천국에 가면 수백명의 처녀를 끼고 섹스파티를 할 수 있다고 세뇌한단다.

여자들은 남자가 되지 않는 이상 이 성욕을 이해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르고, 돈을 내고서까지’ 섹스를 해야하는 이유를 도저히 알 수 없다. 성매매를 이해할 수가 없다. 인형에 대고 자위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리얼돌을 반대한다. 남자의 성욕에 대한 여자들의 마음은 “그렇게까지 해야돼?”일 거다. ‘서로 좋아서 섹스할 사람 없으면 그깟 섹스 좀 안하고 살면 안되나?’ 싶은 거지.

이상 성욕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왜 멀쩡한 직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지하철이나 화장실에서 몰카를 찍다 모든 커리어를 날려버리는지, 정상 성욕을 가졌거나 성욕을 절제할 수 있는 남성들도 이해가 안 되겠지만 여성은 더더욱 이해할 수가 없다.


2. 남성은 여성의 성에 대한 공포를 이해할 수 없다

그냥 성에 대해 여성이 공포를 갖는다는 얘기는 아니다. 풀어 말하자면 원치 않는 성적 접촉에 대한 공포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공포는 여성의 신체 구조에서 비롯되는 본질적인 공포다. 섹스 후에 걱정해야 하는 성병도, 임신도 여성의 몫이다. 현대 사회 문명 국가에서는 (여성만 걸리는) 자궁경부암으로 죽는 사람이 (게이 남성이 주로 걸리는) 에이즈로 죽는 사람보다 훨씬 많다. 성관계를 하면 생기는 질염, 방광염 같은 병들도 대개 여성이 훨씬 취약하다.


또한 앞서 말했듯 남성의 성욕이 강하고, 물리적으로도 남성이 여성보다 강하기 때문에 약자인 여성은 성욕을 충족하려는 남성들에 의해 원치 않는 성적 접촉에 노출될 위험에 노출돼있다. 물리적으로 약자인 여성은 원치 않는 성적 접촉을 당했을 때 자기자신을 지키지 못한 무력감을 느끼고 자존감이 떨어지며 트라우마가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남성들은 이런 약자로서의 무력감이나 공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어떨 때 이런 생각이 들었냐면.

1) 여자만 밤길 무섭냐, 남자도 밤길 무섭다 하는 댓글을 봤다. 남자가 혼자 밤길을 걷는 건 맨몸으로 걷는 것이지만, 여자가 혼자 밤길을 걷는 건 많은 양의 돈다발을 사람들한테 잘 보이게 흔들면서 들고 걷는 것과 같다. 돈다발을 들고 걷는 사람의 걱정과 맨몸으로 걷는 사람의 걱정이 같을 수 있나? 남자로 치면 인신매매, 장기매매가 종종 있는 나라의 뒷골목을 걷는 공포라고 하면 이해가 되려나? 여자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도 누군가 탐낼 게 있는 것과 다름 없다. 외모도 별 상관 없다. 남자의 강한 성욕이 언제 외모를 따졌나. 뚱녀 야동 아줌마 야동 할머니 야동까지 있는데 뭐. 어쨌든 남자와 여자가 뒷골목을 걷는 건 다를 수밖에.


2) 성을 판매하는 여성이 돈을 많이 벌면 돈을 쉽게 번다고 생각하고, 다른 여성들도 그 여성을 부러워하거나 질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놀랍게도 링크글 댓글 중에서도 꽤 있다. 못생긴 여자들이 이쁜 여자들이 몸 팔아서 돈 쉽게 버는 걸 부러워해서 성매매를 반대하는 거라는ㅋㅋㅋ 여자로선 이해가 불가한 댓글들.)

남자로서는 섹스를 하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면 돈을 쉽게 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돌출형의 신체 구조를 가졌고, 성욕은 크고 임신과 성병에 대한 걱정은 적으니 할 수 있는 생각이다. 대다수의 여성들이 원치 않는 성적 접촉에 얼마나 불쾌함과 괴로움을 느끼는지 전혀 몰라서 할 수 있는 생각이다.


3) 성범죄의 형량이 과도하다고 생각하는 것. 성범죄 피해자의 몸에 변형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면, 몸에 변형이 일어난 상해 등의 강력범죄에 비해 가벼이 처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원치 않는 성적 접촉을 당했을 때 여성은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잃은 것처럼 괴롭고, 트라우마가 생기기도 한다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3. 성매매는 판매하는 여성의 동의 하에 진행되므로, 해당 여성의 존엄성을 해치지 않는 행위일까?

돈을 벌기 위해 여성 본인의 결정으로 성을 판매한다면 원치 않는 성접촉이 아니므로 여성은 괴롭지 않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말 엄청난 멘탈이 아니고서야...대다수는 자신의 멘탈을 조금씩 갉아먹으면서 돈을 버는 것이라고 생각함. 성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끼리도 ‘2차를 나가는지 아닌지’를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고 따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여성들은 본능적으로 다 알고 있는 거다. 섹스가 별 거 아니지 않단걸.

AV 배우들은 밝아보이니 괜찮을까? 많은 AV 배우들의 멘탈이 정상적이지 않다. 다큐나 인터뷰를 보면 알 수 있다. 왜 정상적이지 않은 걸까.

당신이 남자라면, 그래서 원치 않는 성접촉에 대해 여성들이 극혐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생각해보자. 사람을 패면 쾌락을 느끼는 갑부가 있다. 그 갑부가 당신을 고용했다. 몸이 상하지 않을 정도로만, 티가 안 날 정도로만 때리겠다. 한 대당 5만원씩 주겠다. 때릴 때마다 얼굴에 침도 뱉겠다. 침은 바로 씻어내면 된다. 그렇게 매일 매일 맞아서 돈을 많이 벌게 되었다고 치자. 직접 노동하지 않고 가만히 서서 벌었으니 쉽게 번 돈인가? 멘탈이 정상적일 수 있을까?

여성에게 원치 않는 성 접촉을 당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맞거나 침을 맞는 것과 비슷하다. 무력감, 자존감 하락. 물론 돈을 벌어야 한다는 목적 의식이 엄청 강하다면 그쯤은 괜찮은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다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4. 인간의 성을 상품화하는 것은 인간의 노동력을 상품화하는 것과 같은가?

마광수는 주장한다. 인간은 원래 상품화 된다고. 인간의 노동력을 상품화하듯 성도 상품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어떤 사람들은 주장한다. 아이돌이 짧은 치마를 입고 노래를 부르는 건 되고, 성매매는 안되는 거냐고. 인간이 쳐맞는 격투기도 합법인데, 성매매는 왜 불법이냐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시로 든 모든 것들과 성매매는 다르다. 다른 상품화다. 격투기는 합법이다. 하지만 링 위에서 맞고 돈을 버는 선수들을 다들 그러려니 하지만, 재벌이 사람을 패고 매값을 던져줬을 때 (피해자가 매값에 만족했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분노를 느낀다. 돈을 벌기 위해 일방적인 폭력을 견디어야 하는 것에 거부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인간은 인간의 본질에 가까운 것이 돈으로 사고 팔릴 때 본연적인 거부감을 느낀다. 파는 사람이 원하는 금액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저건 인간의 존엄을 위해 팔면 안되는 것이라는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성매매의 경우 판매자와 구매자의 성이 일방적이기 때문에 남성들이 성매매에 대해 거부감을 잘 못 느낄 뿐이다.

성매매에 찬성하는 당신, 대리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열 달 동안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과정을 다른 사람이 대신해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3세계의 가난한 여성을 돈으로 사서 대리모를 쓰는 헐리웃 스타가 많다. 당신의 아내가 몸이 약하거나, 출산 후 몸매가 망가지는 게 싫다는 등의 이유로 대리모를 쓰자고 한다면 전혀 거부감이 없을 수 있을까? 모유를 판매하고 구매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가슴이 쳐질까봐 내 모유를 안 주고 다른 출산한 여자에게서 사먹이겠다고 한다면?

장기매매는? 사겠다는 사람 팔겠다는 사람이 모두 동의한다면, 장기를 사고 파는 것은 괜찮은가? 인간을 상품화하고, 도구화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필수적인 행위다. 하지만 인간의 본질에 가까운 무언가를 상품화해 사고 파는 행위를 보면 대다수의 사람은 태생적으로 거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5. 결론

아이러니하게도 성매매를 적극적으로 옹호한 마광수는 외로워서 자살했다.

마광수는 어쩌면 외로워서, 외로운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해서 성매매를 옹호했는지도 모른다. 아니 반대로, 성매매를 옹호하는 사람이어서 외로웠는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옳은 주장이었단 생각은 안 든다.

마광수가 성매매를 했을 거란 건 아니지만,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바탕으로 서로 동의하에 하는 섹스보다 성매매가 더 쉽거나 좋다고 해서 성을 계속 구매한다면 인간의 마음에 남는 것은 결국 무한한 공허와 외로움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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