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매일 붙어다녔던 친구를 따라 교회에 가게 되었다 별 생각 없이 일요일도 걔랑 놀려고ㅎㅎ;;; 지금도 종종 보는 친구인데 그땐 우리 가족 여행도 걔 데리고 갈 정도로 맨날 붙어있었음

근데 그 교회에서 친구를 데려오면 매주 상품을 줘서(2주 연속, 3주 연속 데려가면 상품 점점 더 좋아짐) 그 상품에 미쳐벌여서 오만 친구들을 교회에 데려가는 전도왕이 됐다...주말에 잠깐 멀리서 우리집 놀러온 친구들이나 친척들을 우리동네 사는 애인 척 데려가서 상품 받아오고 그랬음ㅎㅎㅎ

그렇게 일이년쯤 베프랑 함께 교회를 다니다가 베프가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고 전학을 가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교회를 관두게 되었다. 애초에 교회 활동엔 전혀 관심 없고 그냥 친구랑 놀고 상품 타러 간 거라서...

그리고...

그때부터 공포의 무한 방문이 시작됐다. 그때 그 교회에는 다리 한쪽을 끄는 장애가 있는 전도사 아저씨가 있었는데...내가 10살 때 쯤인데 그 아저씨는 30대 중후반 정도였을듯?

그 아저씨가 일요일 아침마다 교회 가자고 우리집을 미친듯이 찾아오기 시작했다...ㅋ...
난 이제 교회 끊었는데...

처음엔 문 열고 다음 주에 갈게요...다음 주에 갈게요...하면 돌아갔는데 진짜 거절해도 일요일만 되면 미친듯이 찾아와서 진짜 그 아저씨가 또 집에 찾아 올까봐 일요일 아침마다 스트레스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쯤 되자 집에 초인종 눌러도 가족들 다 조용히 시키고 아무도 없는 척 했는데 계속 눌러대고ㅋㅋㅋ그래서 엄마가 나가서 애 집에 없다고 거짓말도 쳐주고...
그랬는데도!!! 존나 끈질기게 계속 와서 엄마가 찾아오시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해서 안 오게 됨...

근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같은 동네 사니까 동네에서 그 아저씨를 너무 자주 마주치는 거다ㅋㅋㅋㅋㅋㅋ

친구들이랑 돌아다닐 때 옷도 칙칙하게 입은 30대 아저씨가 나 발견하고 눈 번뜩이면서 막 다리 끌면서 쫓아오는데ㅋㅋㅋ 진짜 그때 그 잦됐다는 느낌을 잊을 수 없음...

내가 공포 게임을 만든다면 빌런으로 나 쫓아오던 그 전도사 아저씨를 넣을 것임...

그후로 난 동네 슈퍼에 엄마 심부름 다닐 때도 그 아저씨 마주칠까봐 존나 뛰어갔다가 뛰어오고...ㅠㅠㅎㅎ 진짜 수년을 시달렸다...정말 집념이 장난 아니었다
나중엔 길 걸으면서 그 아저씨 없나 두리번 거리는
습관 생김

그렇게 살다가 몇 년 지나서 나중에 그 아저씨 마주쳤는데 아저씨가 나 보고도 그냥 모른 척 하고 지나가서 그때서야 해방됐다

저 이후로 교회는 호기심에라도 가지 않는다
들어갈 땐 내 마음대로지만 나올 땐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기 때문이다...

교회 전도사 아저씨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