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땐 방학을 앞두고 꼭 생활계획표를 짜라고 했다

나는 지금이나 그때나 규칙적인 생활을 정말 못하는 사람이라

방학 때는 학원 가는 시간 외에 정말 맘대로 살았다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그래서 그때는 생활계획표라는 게 정말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한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남들이 짜는대로 생활계획표를 그렸다

뭐 10시에 자고 8시에 일어나서 뭐 아침밥먹고 아침운동하고 어쩌고 하는거...


근데 그걸 집에다 붙여놓으면 엄마가 왜 맨날 너 이대로 안하냐고 혼내는거다

그래서 어느해부터인가 깨달음을 얻고

방학 전에 계획표를 짤 때부터


오후11시-오전11시 취침

오전11시-12시 식사

12시-6시 자유시간

6시-7시 식사

7시-11시 자유시간


뭐 이딴 식으로 내 맘대로 계획표를 짜기 시작했다

선생님이나 엄마는 계획표가 왜이러냐고 뭐라했는데 

지킬 수 있는 계획을 세워야하는 거 같다고 함


그러고 진짜 방학되면 저대로(=내맘대로) 살았다 

고등학생이 되기 전까진ㅋㅋㅋ


중학교 때는 메이플스토리에 빠져서

아침에 일어나서 그 차림으로 바로 컴퓨터 켜고 10시간씩 메이플하고 자고 

그렇게 한 한달살고



할튼

계획이라는 건 참 쓸모가 없어

왜냐면 난 어차피 그대로 안할거기 때문이지

계획이라는 게 자기기만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서 계획을 웬만하면 세우지 않는다


그리고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난 또 강박이 있어갖고

한 번 세운 계획은 막 지켜야할거같은 강박이 심하고 그걸 못지키면 자책하게 되고 그래서

계획 안 세우는 것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