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만 (나혼자) 알던 사람이
1월 초쯤 자살을 했는데
그 자살한 사람의 가까웠던 사람이 하루가 멀다하며 그의 죽음으로 인한 힘듦을 블로그에 포스팅한다.

악취미인 줄은 알지만
거의 매일 그 두 사람, 그러니까 죽은 사람 그리고 남은 사람의 블로그를 구경한다.
구경하면서 남의 슬픔을 그저 호기심처럼 구경하는 나라는 인간에 대한 혐오감이 솟아오르기도 하고 그런데 여전히 그 블로그들을 보고 있다.

이제 다시는 업데이트될 일 없을 죽은 이의 블로그를
매일 클릭해 들어가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이것이 나의 길티 플레저라고 하면 미친 걸까?

어떤 기사에서 봤는데 주부들의 명절 스트레스가 친구가 죽었을 때 느끼는 스트레스보다 강도가 높다하더라. 기사는 주부들의 명절 스트레스가 그 정도로 엄청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으리라. 하지만 나는 친구의 죽음에 초점을 맞췄다. 남의 부모가 죽는 것이 내 백만원 잃는 것보다 슬프지 않은 법이라는 말도 있고.
죽음이 나와 딱히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는 한, 죽음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의 무게를 갖지 않는 법인가 보다.


이런 나에게 약간의 혐오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