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를 오래 봐온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안희정의 지지자였다

블로그 뒤로 넘기다 보면 지지글도 있음 하하하

지금 와서 알고 보니 개쓰레기 새끼인데

그땐 문재인이 그만큼 싫었다 

근데 중딩 때부터 15년 넘게 진보좌파로 살아와서 통합당을 지지할 수는 없었고

이재명은...싫으니까

차악책이었다고 할 수 있겠지

그러다가 안희정 미투 사건이 터졌고

난 그걸 뉴스룸에서 보자마자 와우 개새끼였네 하고 생각했다


얼굴까지 내놓고 유력 대선 후보를 가짜 미투할 수 있는 또라이 일반인이 대한민국에 존재하고

또 그 또라이가 실제로 행동할 확률은

내가 다음 주에 로또 당첨될 확률이랑 비슷하단 걸

그냥 알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그 김지은은 대법 판결에서까지 자신의 피해 사실을 인정받았는데도

끊임없이 불륜이니 꽃뱀이니 하는 말을 듣고 있고

심지어 내가 아주 좋아했던, 정치권에 정보력이 좋았던 (여자) 상사마저

저 둘은 불륜이었다고 나에게 귀띔했다

나는 '대체 진실이 뭘까, 왜 계속 그런 말이 나오는 걸까'

궁금한 마음으로 '김지은입니다'를 사서 읽었다


그러고는 10장을 채 못 읽고 책을 덮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그때 그때 본인이 마주한 상황과 심리를 생생하게 적어놓은 탓에

읽으면서 그 괴로움이 너무 전해져서 괴로워서 쉽게 읽어내려갈 수가 없다


한때 안희정을 지지했던 나에게도

김지은씨의 피해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면서

괴롭게 책을 읽고 있다


성적인 피해가 나오는 부분까지는 아직 읽지도 못했다

그냥 비서로서 업무적으로 겪은 부당함들만해도

안희정이 쓰레기 인간이라는 충분한 증거가 된다


김지은을 아직도 꽃뱀이라고, 김지은과 안희정의 관계가 불륜 관계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그런데 정작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들은 읽지 않고

이미 김지은을 응원하고자 하는 사람들만 이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이

아주 슬픈 세상의 단면이다


누구라도 이 책을 읽는다면,

그 어떤 진한 색안경을 끼고 있던간에,

김지은이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안희정과 안희정 가족은 억울하다면

이 책에 반박하는 책을 쓰든가

책 판매금지가처분 신청이라도 넣어야 할텐데

그런 행동은 전혀 하지 못하고

이 책이 이만큼 팔리도록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범죄 사실에 대한 증거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책에서 자꾸만

안희정 아들이 안희정의 범죄 사실을 덮기 위해

해서는 안될 행동을 한 내용이 나오는데

법에서도 가족은 범죄자를 은닉해줘도 처벌 받지 않을 정도로

어디서나 인정해주는 가족 간의 정이라지만

그 어린 놈의 아들 새끼가 그런 짓 하게 만든

부모가 제대로된 인간들인지 자꾸만 혀가 차진다

친구가 그 아들이 나온 대안학교의 교사였어서

친구를 통해 그 아들에 대해 들은 적이 있는터라 완전 남같이 여겨지지 않았던 면도 있다


아마 그 아들내미는 평생 자기가 했던 일을 반성하거나 후회하지 않고

아버지의 범죄 사실에 대해서도 믿고 싶은대로 믿으며 살아가겠지

진실을 마주하는 건 너무나 괴로운 일일테니 말이다


바깥을 향해서는 내내 짖지만

정작 저 자신은 들여다보지 못하는 미성숙한 한 인간 탓에

많은 사람들이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게 됐다

여러모로 입맛이 씁쓸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