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판 제목 아님. 다 하루이틀 사이에 각기 다른 언론사에서 나온 ‘기사’ 제목들. 내용 출처는 모두 다 ‘온라인 커뮤니티’다.


아무리 남혐 여혐이 넘치는 세상이고
미디어가 사회를 반영한 거라고 생각해보려고 해도
요즘 언론이나 방송이나 보고 있으면 도를 넘어선 느낌.

남혐 여혐이 심하니 저런 기사를 쓰면 조회수 장사가 쏠쏠한 모양인데, 아무리 그래도 진위 여부도 알 수 없는 온라인 커뮤니티발 이성혐오 글을 ‘언론사’가 공식 ‘기사’로 내는 게 맞나? 언론의 사회적 기능은 진짜 개나 준 것 같다. 온라인 커뮤니티 글쓴이 찾아서 진위여부를 확인하고 취재해서 기사를 쓰든가.

언론사가 기업, 지자체, 정부 협박해서 삥뜯어서 돈벌기 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볼만한 기사 써서 조회수로 알아서 돈 버는 게 그나마 정직하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대부분의 어뷰징에도 별 거부감 없는 편인데
저건 아니지 않냐? 출산율 최악에 서로서로 이성혐오만 늘어가는 세상에서 그걸 부추겨서 돈버는 집단. 아무리 조회수 장사 중요하대도 언론은 사회를 조금이라도 생각해야하는 직종이 아닐지.

특히 보다보면 심한 매체가 몇 있는데 한국경제, 머니투데이, 세계일보 얘네가 여혐/남혐 장사 특히 심함. 한국경제는 하루 할당량이라도 있는 건지 저런 기사가 하루 한두개는 꼭 있음. 작작해라 싶을 정도.

방송은 도가 더 지나치다. 이 분야 갑은 KBS 조이. 연애의 참견으로 쏠쏠하니 썰바이벌까지 만들어서 열심히 여혐/남혐 불러일으키는 상상 연애사와 가정사 방송중.

언론은 출처가 온라인 커뮤니티(출처라고 치는 것도 웃기다만)기라도 하지 얘넨 출처도 전혀 없어. 자기들이 받은 사연인 것처럼 방송함. 근데 세상 오만 기상천외한 사연은 다 KBS 조이에 모이는가 싶을 정도로 오만 사연들이 소재도 고갈되지 않고 매주 나온다.

연애의 참견은 진짜 웃긴 게 썰 증거랍시고 상대방과 나눈 카톡, 같이 찍은 사진(모자이크 돼있는) 등등을 막 정성스럽게 내보냄. 아니 세상 어느 미친 사람이 자기를 욕하는 사연의 증거로 자기가 했던 개인 카톡이나 개인적인 사진들이 방송에 나가는데 대응을 안하고 가만히 있어? 한 두 명은 넘어간다 쳐도 그 많은 사연 주인공 중에 대응한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게 말이 되나. 그 증거들 때문에 사연이 더 주작 같아 보인다. 작가들이 열심히 주작 사연 쓰고 주작 증거 만든다고밖에 생각이 안 듦.

썰바이벌은 아예 대놓고 주작같다. 물론 진짜 사연도 일부 있겠지. 근데 대다수는 진짜 오바스러운 주작 사연으로 보인다. 누가봐도 여자 잘못 남자 잘못 따지고 여혐/남혐하라고 판까는 거. 아무리 자회사라지만 ‘공영방송’ 자회사인데 너무한 것 아닌지.

뭐 사랑과 전쟁도 있었고 네이트 판도 있었는데 이런 소재들은 과거부터 다뤄온 것들 아니냐 할 수도 있지만 요즘은 그 시절이랑 다르게 이성 혐오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인데 언론사나 방송사들이 혐오에 편승해서 돈 벌려는 게 정말 무책임해 보인다.

사람들이 가볍게 오락으로 받아들이면 모르겠는데, 같은 사연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써 있을 땐 주작 아닐까 의심하는 댓글들도 적지 않지만, 그 사연을 언론이나 방송에서 보도하고 방송하는 순간 사연이 모두 사실인 것처럼 권위가 부여된다. 저런 기사들이나 방송 캡처 아래에는 언론사, 방송사의 권위를 믿고 사연을 100% 사실로 받아들이며 사연 속 사람들을 향해 원색적인 악플을 달고 이성혐오를 하는 사람들이 한가득.

해당 언론사나 방송사에서는 그런 댓글들을 보면서도 자기들이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나 찔리는 마음이 전혀 안 생기는지. 뭐 별 게 가짜뉴스인가 저런 게 가짜뉴스지. 슬슬 자정의 노력을 해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