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 차를 몰고 다니다보면
항상 공영 주차장을 찾아 주차를 하는 게 습관이 된다. 아무데나 댔다간 불법주차 딱지가 붙기 마련이라 돈 몇 푼 내고 주차장에 대는 게 낫다.
그런데 공영 주차장이 언제나 내가 원하는 곳에 딱 있어주는 건 아니다. 그럴 때 골목길이나 갓길 같은 곳에 줄줄이 세워진 차들을 보면, '어, 여기 안 걸리나보다'하면서 그곳에 세우고 얼른 볼일을 보고 오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된다.
앞서 차를 댄 사람들이 꽤 있단 이유가 여기가 주차 단속을 안하는 곳이라고 판단하는 근거가 되는 거다. 그렇게 내가 눈 딱 감고 차를 대면, 내가 한 주차는 또 다른 사람에게 그곳에 주차를 해도 되는 근거가 된다.
운 좋으면 안 걸린다만, 그러다가 줄줄이 소세지처럼 다같이 불법 주차 단속을 당해 딱지가 주루룩 붙어있는 경우가 자주 있다.
내 판단의 근거가 객관적 사실(적어도 주차장소 근처 상인이 '거기 단속 안해요'라고 한 마디 해주는 게 차 스무 대가 줄줄이 서있는 것보다 더 신빙성 있는 근거다)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판단인 것은 정말 위험하다.
코로나19 백신을 믿고 맞는 대다수 사람들은 '정부가 맞으라는데, 여러 선진국들도 다 접종하는데, 제약회사가 맞아도 된다는데? 다른 사람들도 다 맞는데?' 하는 믿음으로 백신을 맞을 거다. 주차로 치면 앞에 줄줄이 차가 세워져있으니 여기에 대도 될 거라는 믿음 같은 거지.
사실 그 백신은 이전에 만들어진 수많은 백신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어졌고, FDA 정식 승인도 받지 못했으며, 다른 백신들과 달리 아주 급박하게 기존의 절차나 원리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만들어졌다는 사실에는 다들 눈 감는다. 차가 줄줄이 세워져있는 그곳이 애초에 주차구역이 아니란 것에 눈 감는 것처럼.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판단은 오롯이 우리 자신의 몫이다. 백신 제조사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면책도 이미 획득한 상태다. 우리가 코로나19 백신을 맞는다면, 부작용이 나에게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감수하고 백신을 맞는 것이 된다.
아무리 차가 많이 대져 있더라도 그곳이 주차구역이 아니라면, 조금 더 돌아서라도, 돈을 더 내서라도, 그래도 주차할 자리가 없어 차를 집에 다시 두고 오는 한이 있더라도 그곳엔 차를 대지 않는 게 낫다.
운 나쁘게 걸렸을 때 몇 만원 과태료로 끝나는 주차가 아니라 내 목숨과 건강이 달려있는 주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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