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생활을 하며 든 여러 생각

주 2회 댄스, 주 3~5회 요가, 주 1회 민화를 다니고 있다. 취미 생활에 대해 글을 쓰고 싶어져서 써본다.
오늘은 요가에 대해.

요가는 5~6월에 잠깐 다른 요가원 다녔다가 지금 요가원으로 옮긴지 한 달쯤 돼간다. 무제한 회원권이라 가고 싶을 때마다 갈 수 있어서, 웬만하면 매일 가려고 노력 중이다. 전에 다니던 요가원보다 수련 공간이 좁고, 수련생은 많아서 좀 불편한 면이 있다. 하지만 새벽부터 밤까지 수업이 다양하게 있고, 토요일에도 수업이 두 번이나 있어 아무 때나 골라갈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매 수업에 보통 10~15명 정도가 온다. 주초, 월요일에 사람이 많고 목, 금요일은 사람이 적다. 토요일은 또 사람이 많다. 대부분 20대~50대 여성이다. 아주 가끔씩 남성도 있다. 수업을 3~4번 들으면 1명 정도씩 남성 수련생을 본다. 오래 다닌 사람들이 많은 분위기라서 다들 요가 실력이 좋은 편이다.

수업이 매우 다양한데, 파워 요가, 하타 요가, 힐링 요가, 플로우 빈야사, 젠링을 이용한 요가, 인+양 요가 등이 있다. 난 요가 초보라 사실 수업 이름을 보고 수업을 들어도 각 요가가 어떻게 다른지는 아직 잘 모른다.

처음엔 뭣 모르고 난이도 높은 파워-인사이드 수업을 들었다가 진짜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눈에 땀이 자꾸 들어가서 닦았는데, 선생님이 내가 우는 줄 알았다고 했다. 이후로 수업별로 난이도 표시가 돼있는 걸 발견했고, 주로 난이도가 가장 낮은 수업 위주로 듣고 있다. 힐링 요가를 많이 듣는다. 마침 시간될 때 보면 보통 힐링 요가여서 다행. ㅎㅎ

요가는 유연성과 근력이 모두 필요하다. 나는 어릴 때부터 유연성이 좋았다. 어릴 때는 양다리를 고개 뒤로 넘기고 친구들과 요가 클럽 놀이를 하기도 했다. 체력장에서도 유연성 테스트는 항상 20cm씩 나와서 만점을 받았다. 평생 다리찢기는 못하지만...ㅎㅎ 아무튼 덕분에 유연성이 필요한 동작은 꽤 수월하게 하는 편이다. 남들보다 잘하는 동작도 가끔은 있다. 쟁기 자세 같은 건 처음부터 쉽게 했고, 반비둘기 자세도 잘한다.

하지만 근력이 필요한 동작은 정말 어렵다. 처음 요가원에 다닐 때는 다운독도 어려웠는데, 이건 요가원을 한 달 다닐 때 비교적 제대로 배운 건지 많이 쉬워졌다. 로우런지, 하이런지는 여전히 어렵다. 이외에 전사 1번 자세, 전사 2번 자세, 리버스 워리어 등등...다리로 버텨야 하는 자세는 다 어렵다...ㅋㅋㅋ 하체가 상체보다 부실한 것도 있고, 하체에 힘쓰는 법을 모르는 것 같기도 하다. 나이가 들수록 허벅지가 두꺼워야 한다던데, 꾸준히 수련하여 근력을 늘리고 싶다.

요가에 대해 아직 잘 모르지만 요가는 명상, 아로마 오일, 헤나, 타투, 비건식, 키토식 뭐 이런 것들과도 관련이 깊은 것 같다. 수업에서 명상을 하게 되고, 아로마 오일도 자주 접하게 된다. 원장 선생님 수업 시간에는 직접 만든 아로마 오일을 발라주시는 경우가 많은데, 알싸하고 찌릿한 느낌의 오일은 너무 자극적이어서 별로지만, 향이 좋을 때는 열심히 킁킁거리며 향을 맡곤 한다.

요가를 마칠 때는 사바 아사나로 끝을 낸다. 시체 자세라는 어마무시한 이름인데, 그냥 바닥에 등을 대고 누워 편히 쉬는 자세이다. 이상하게 1시간 요가 수련을 마치면 평소에는 매우 딱딱하게 느껴지는 맨바닥이 아주 편안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사바 아사나를 할 때는 나도 모르게 잠들기 전 느낌이 든다. 포근하고, 따뜻하다. 나는 아직 요가 자체 보다는 사바 아사나가 참 좋아서 요가를 꾸준히 나가게 되는 것 같다.

수련 공간은 바닥이 따끈해서 땀이 잘 난다. 덥다는 불쾌한 느낌이 들지 않는 딱 적당한 온도다. 땀을 뻘뻘 흘리고 또 몸 이곳 저곳을 스트레칭하고 나면 뿌듯한 느낌이 든다. 요가가 끝난 후에는 물을 한 잔 마신다. 요가원을 나오면 몸에 기분 좋게 후끈한 열기가 느껴져서, 뭐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날이 추워도 집까지 걸어오는 경우가 많다.

수많은 운동 중 요가를 시작하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어릴 때부터 운동 신경이 나쁘고 체력도 안 좋은 편이라 부상을 입을 확률이 낮은 운동을 하고 싶었다. 예전에 내가 주짓수, 크로스핏에 관심을 갖자 친구 E가 '수능 9등급 주제에 1등급 수업 들으려고 한다'며 격하게 말렸는데ㅋㅋㅋ 그 멘트가 참 임팩트 있어서, 다치지 않을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확실히 요가는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되기 때문에 부상 우려가 적은 운동이다. 자세에 욕심을 많이 내면 부상을 입는 경우도 있다는데, 난 내 몸 다칠까봐 항상 벌벌 떠는 사람이라...아직 요가를 하면서 아픈 적은 한번도 없다.

또 요가를 오랫동안 한 사람들의 몸매가 마음에 들었다. 보통 팔이 가늘지도 두껍지도 않게 딱 건강하고 탄탄한 느낌이 드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릴 때부터 팔 힘이 심히 없었고, 팔뚝살이 고민이라 요가인들의 팔 같은 팔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뱃살도 없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나도 요가를 오래 하면 저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환상을 가지고 요가를 시작하게 되었다. 뭐...먼 미래겠지만 꾸준히 하면 뭐라도 되겄지.

잘은 모르지만 명상, 차크라 이런 정신적인 개념에도 조금은 관심이 있어서, 요가 수련을 하면서 차차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다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