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가 예전 일기장을 보다가 나에 대해 쓴 내용을 발견했다며 보내주었다

누군가가 나에 대해 쓴 글을 보는 건 거의 처음인 것 같다

가끔 사는 게 의미 없고 내가 별로인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 때면 주위 사람들을 생각한다

아주 괜찮은 사람들이 내 가까이에 있는 건 나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증명해주는 것 같아서.

이 친구도 내가 생각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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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나는 약간의 강박 혹은 예민함이 있었다

다른 사람이 입 댄 컵으론 마실 수 없었다

그래서 언제나 새 컵을 꺼내 마시거나, 컵 손잡이 부분으로 음료를 마셨다

더러운 식당에서 밥 먹는 게 정말 싫어서 

오시오 떡볶이(이젠 리모델링해서 많이 괜찮아졌지만 예전엔 진짜 더러웠다)는 무조건 포장해 먹었고

가족들이 좋아하는 징거미 매운탕 집엔 가지 못했다

징거미 매운탕 집엔 파리가 수십마리 붙어있는 파리 끈끈이가 시야에 놓여져 있었는데 그걸 보면 비위가 상했다

그래서 나는 홀로 차에서 가족들을 기다리곤 했다


새학기 책이나 공책엔 이름을 잘 보이게 써넣어야 했다 

책보로 책을 싸는 것도 잊지 않았다

흰 선이 있으면 흰 선을 따라 밟으며 걸었고

자동차 번호판을 보면 네 숫자 간에 관계를 만들어야 직성이 풀렸다


보이지 않는 나만의 룰이 많았다

남이 보기에 딱히 깔끔 떨거나 예민해 보이진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나 자신은 나의 예민함을 알았다


저런 일련의 룰이 불편해서 고친 건 아니다

그냥 내가 저러는 게 너무 찌질하게 느껴졌다 쿨하지 못하게

아마 뭐든 무던한 엄마의 영향이었을 것이다

엄마는 예나 지금이나 1의 예민함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다

엄마가 설거지한 그릇에 밥풀이나 고추가루가 묻어 있는 건 흔한 일이다

다같이 찌개를 열심히 떠먹고, 그걸 다시 끓여 놓지도 않고 다음 끼니에 그대로 먹는다

(나는 가끔 신경이 쓰인다. 내가 살림하면 꼭 덜어먹을 것이다.)

아무데서나 잘 자고, 아무거나 잘 먹고, 잔기스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 없는 사람

그런 사람이 엄마인데

때문에 내 머릿 속에 예민함 = 쿨하지 못함, 찌질함 이라는 공식이 생긴 것 같다 


내 강박과 예민한 부분을 고치려 노력했다

고치려고 여러 충격요법을 썼다

사람들이 입 댄 것에 눈 딱 감고 입을 대기 시작했다

숫자 생각을 안 하려고 노력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어쨌든 많이 고쳐나가기 시작했다

그래도 못 고친 몇 가지 것들이 있긴 했다


이와 관련해 기억에 남는 책은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와 '인더풀'이었다

한참 일본 소설을 많이 읽던 고등학교 때 읽었다

조금 웃긴 정신과 의사가 주인공인데, 다양한 증상을 가진 환자를 고치는 내용이다

그 책에 나같은 강박 환자가 나온다

버스에서 내릴 땐 내가 내리기 전 정류장을 지나자 마자 제일 먼저 벨을 눌러 놔야 직성이 풀리고

가스를 켜놓고 왔을까봐 나온지 한참 지났는데도 집으로 되돌아가는.

나도 어릴 때부터 그랬다


그 책에서 의사가 말한 치료법을 나는 따라했다

자신이 내릴 정류장이 되어도 끝까지 벨을 누르지 않고 참아보는 것이다

집에 가스를 켜놓고 온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들어도 무시하고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래도 별 일 안 생겼고

이후로 그런 생각이 거의 들지 않게 되었다


책과 공책에 강박적으로 이름을 적는 버릇도 고치고 싶어서

대학교에 와서부턴 책과 공책에 내 이름을 적지 않았다

재수할 땐 책 표지에만 살짝 적어놓다가

대학에 와선 아예 안 적었다


대학에 와선 주로 같은 공책만 썼는데(이것조차 강박일까봐, 다른 공책도 간간히 썼다)

색깔만 다른 공책들이라

표지에 과목명과 이름을 써놓지 않으니 스스로도 헷갈렸다

하지만 끝까지 과목명도 이름도 적지 않았다

그리고 그걸 나중에 보면 왠지 뿌듯했다

쿨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언제나 쿨한 미국 고딩 남자애가 되고 싶었던 것 같다

쓰고보니 음 진짜 환자 같네


아무튼 저런 노력을 거쳐 나는 지금 예민함이 1도 보이지 않는, 엄마와 매우 비슷한 인간이 되었다

물론 지금도 아주 사소한 영역에서 나의 예민함을 발견할 때가 있긴 한데

그럴 때면 나는 나답지 않은 낯섦을 느낀다

나와 친한 내 주위 사람이라면 이 글 속의 예민한 내가 매우 낯설 것이다



언니님께서 표를 사주셔서

함께 Resffect 콘서트에 다녀왔다

Babylon, DEAN, Zion-T, ELO, 박재범이 나오는 콘서트였다

다들 공연은 처음 보는 뮤지션들이라 기대하고 갔는데

공연은 기대대로 좋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공연이 딜레이돼서 4시간을 서있으려니 다리가 후들거렸다ㅠㅠㅠ 

역시 이제 스탠딩할 나이는 아닌듯...앉아서 편히 음악 듣는 게 좋음

  

박재범 공연도 처음 보는데 왜 내 주위 여자들이 그렇게 박재범 박재범하는지 알았다 

웃통벗고 몸매 부르면서 춤추는데

그 뭐냐

마오리족이 춤추는 느낌이 들었다 진정한 원시의 느낌? 태초의 느낌?

어릴 때 어디드라 무슨 오지 가는 프로에서 마오리족이 춤추는 걸 본 임팩트가 되게 컸는데

그런 야생의 느낌 날 것의 느낌이 났다

색기 끝판왕인듯

키가 165여도 상관 업써​

가슴이 선덕선덕

오늘은 재범오빠 영상보다 자야지 

오빠 꿈에 나와죠요 



이 영상 너무 좋다 이 춤 춰보고 싶음 몸치 탈출해서 추고싶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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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안받을게요


친구A는 전남친B와 정말 많이 비슷한데, 마노핀 사오는 것까지 똑같다. 할로윈 마노핀 기념일 때 먹고 두번째 먹음. 솔직히 난 머핀을 안좋아해.




에비츄X엘지트윈스
친구들이 내가 좋아하느 둘의 콜라보라고ㅋㅋㅋ


그러고 싶다

​​



학교 건물 안에 들어온 냐옹이들


난난ㄴ나난나난 해피해피


어글리 모델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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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간 쌓아온 정을 떨어지게 한 건 단 한 마디였다


날 좋아하는 남자가 싫었다
내가 매달리게 되는 남자가 좋았다
내 팔자 내가 꼰다고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들이었다
지나도 잊혀지지 않았다


편하기 때문에 함께한다면, 편하지 않게 될 때 헤어지겠지


흔한 솔로의 정신승리.jpg
근데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커플일 때 지금보다 딱히 더 행복했던 것도 아니고


남자는 남자로ㅋㅋㅋ
이건 예전에 저장해둔 짤인데 이 짤을 저장할 때만 해도 공감갔나보다. 지금은 아무도 없다.


여자들 공감짤...이짤 필요한 애들이 몇 있어서 보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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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머리 제대로 안말리고 밖에 나오면 머리카락이 언다
그 언 머리카락 촉감이 너무 좋다
그래서 머리를 일부러 얼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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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플 옆에 숫자 뜨는 게 너무 싫어서
뜨면 강박적으로 지우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술마시다 이얘길하니 애들이 그거 안뜨게 할 수 있는데 뭐하는 짓이냐고 놀렸다
그리고 바꿔줬다
아이폰 사용 만3년만에 접하게 된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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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이 적당히 넓어야 한다 60cm 이상

길이도 적당히 길어야 한다 65cm 내외 

재질은 흐물흐물 부들부들해야 하며,

목선과 소매의 시보리는 쉽게 늘어나지 않을 정도로 짱짱하되, 답답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헐거워야 한다

내가 찾는 색은 검정색,

너무 유치하지도 캐주얼하지도 않은 그림이나 로고가 그려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무지는 안돼

가격은 5만원 이하일 것

기모는 들어있지 않을 것

온라인에서 판매해야 한다


못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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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 자동추천 노래 중에 내 취향인 거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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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혜 사건이 처음 터졌을 때부터 거의 실시간으로 관련 정보를 지켜보았다. 커뮤니티에서 소식을 듣고 트위터에 가서 관련 소식을 훑어보았다. 처음 자신이 피해자라 주장하는 A가 쓴 글, 지금은 삭제되었지만 이자혜 작가가 바로 올렸던 장문의 반박글, 이후 가해자로 지목된 이익이 쓴 글, 방금 전 이자혜 작가가 다시 정리해서 올린 글 모두. 그리고 이에 관한 트위터리안들의 이런 저런 관련 트윗까지 대부분 읽어보았다. 결론적으로 이자혜 작가가 지금 자신이 잘못한 것 이상으로 부당한 비난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트위터리안들의 도가 지나친 일방적 공격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이렇게 옹호글을 쓴다.

이자혜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잘못한 것도, 사람들이 보기에 한심한 일을 저지른 것도 맞다. 하지만 모든 밥줄이 끊겨야 할 정도로 범죄에 준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 생각한다. 강간 모의? 강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말도 안되는 소리다. 부당하다. 이자혜는 질투에 눈이 멀어 찌질한 짓을 저질렀을뿐.

이자혜의 잘못을 이야기하기 위해 가해자로 지목된 이익과 자신을 피해자라 주장하는 A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보자.


1. 만 13세 이상 미성년자와 성인 간의 합의된 성관계는 불법이 아니다.

이 사건을 관망하며 미성년자와 성인 간의 성관계는 무조건 불법이라 잘못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국내법상, 만 13세 이상 미성년자와 성인 간의 '합의된' 성관계는 불법이 아니다. 물론 성매매는 불법이므로 금전이 오고 가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다. 만 13세를 만 16세로 상향 조정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긴한데, 현재로서는 만 13세 이상이다. 만 13세 이상 미성년자와 성인간의 합의된 성관계는 합법이다. 때문에 사건 당시 19세(만 17~18세)였던 A와 가해자로 지목된 성인 이익 간의 관계가 상호 동의하에 이루어졌다면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

A는 당시 본인이 관계를 갖는 데 합의하지 않았다 주장하지만 이는 A의 주장이다. 이익은 이에 대해 합의된 관계였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증거와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두 당사자의 진술이 엇갈리므로 이는 법정에서 다투어야 할 문제다. 


2. 이익이 비난 받을 지점

법정에서 사건이 어떻게 결론나든간에, 이익이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지점이 있는 것은 맞다. 성관계 과정에서의 비매너 행위(강간 외에. 구체적 이야기는 생략.), 지속적인 관계에서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는 등의 행위는 일반적으로 비도덕적으로 여겨지는 행위이고, 당사자인 이익도 이러한 행위에 대해 부정하지 않았으니 사실인 것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도덕적으로 당사자 간에 욕할만한 일이지, 법적 혹은 사회적으로 단죄할 수 있는 종류의 행위는 아니다.


3. 이자혜가 한 짓이 강간 모의? 강간 권유? 강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말도 안되는 얘기다. 내가 이 글을 쓴 이유다. 이건 A 스스로의 글로 반박이 가능하다. A 본인조차 사건 당시엔 자신이 당한 행위가 '강간'이라고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A가 '강간'임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 제3자인 이자혜가 강간이라고 인지할 방법은 없다. A는 이자혜에게 "(이익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 무섭다" 고 말했지만 이자혜가 이를 무시하고 화내고 비꼬기만 했다고 하는데, "나이 차이가 많이 나 무섭다"는 이야기를 제3자가 강간이라고 예민하게 인지할 방법은 없다. 

A도 당시엔 자기가 당했단 게 강간인지 몰랐다는데 제3자인 이자혜가 당시에 그게 강간인지 어떻게 알며 방조했단건지? 양쪽한테 위악적으로 "니네 섹스해라" 라고 메시지를 보낸 게 강간 모의? 그게 강간 모의면 A에게도 이익이랑 섹스하라고 보냈으니, A랑은 이익 강간모의를 한건가? A가 그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이라 무서웠다는 한마디한 걸 가지고 어떻게 이자혜가 그들 간의 관계를 강간이라고 인식하고 A를 돕지? A 본인도 인식 못한 강간을 제3자가 인식했어야 한다는 건 억지라고 생각한다.


4. 이자혜의 잘못

물론 이자혜도 잘못은 했지. 열폭하고 피해자가 지가 좋아하는 남자랑 잤다고 공개적으로 욕질한 것. 근데 그게 어째서 피해자 강간 모의가 되고 강간 피해자 2차 가해라는 차원이 다른 범죄로 침소봉대되는거지? 강간 사실도 인지를 못했는데? 이자혜는 자신이 질투한 대상에 대한 분노를 도가 지나치는 언어와 표현 방식으로 표출한 잘못을 저지른 것이지, 강간 모의나 강간 피해자 2차 가해를 저지른 것은 아니다. 둘 다 아직 강간 사실이 증명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실제 강간 행위가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이를 인지 못한 이자혜가 저지른 행위를 강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부를 수는 없다. 


5. 무엇보다 빡치는 레진 & 유어마인드 

결정적으로 레진이랑 유어마인드는 히틀러 책도 출간되는 시대에 이자혜가 큰 잘못을 했다 쳐도 지네가 무슨 권리로 내가 산 걔 작품을 멋대로 다 내리고 환불하는지 이해가 안감. 내리고 싶으면 법적으로 출판, 게재 금지 가처분 신청 받고 내리든가. (신청은 이자혜 작품이 나돌아다니는 걸 보면 고통받는다는 A씨가 해야겠지.) 아무 약관이나 법적 근거 없는 걸 그저 인간들이 몰려가서 내려라 내려라 한다고 내려버리는 회사는 작가의 표현의 자유나 독자의 읽을 권리에 대해 생각이나 하는 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