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동영상을 문재인 팬사이트나 마찬가지인 남초 커뮤니티에서 처음 봤다.

문재인에 대한 아주 노골적이고 오그라드는 찬양글이 댓글 몇 개 없이 최다 추천에 가는 사이트이다.

문재인 지지자들은 이 동영상 링크를 걸어놓고 문재인이 얼마나 침착하고 교양있는 사람인지를 어필했고, 

갑자기 난입한 청중을 욕했다. 하지만 난 이걸 거기서 처음 보고 경악했다. 


내가 본 영상은 뒤가 더 붙어있었다.

이 버전에선 짤렸지만 문재인은 저렇게 내내 화를 꾹꾹 누르다가 결국

"여러분! ... 더이상 어떻게 하려고 하지 마시고요" 라고 하고, 객석에선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항의자가 객석에서 "차별금지법 부정한다는 얘기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하니까 

문재인이 

'제가 여러분을 설득하려고 했는지 모르겠는데, 거꾸로 저를 더 이상 어떻게 하려고 하지 마시고요'

라고 화를 내며 토론을 일방적으로 종결시켜버린다.


권력을 가진, 그리고 앞으로 더 큰 권력을 가지겠다는 민주주의자의 태도냐 저게.

나중에! 나중에! 하는 지지자들을 자제시키지 않고 방관하는 것도 그렇다. 

물론 저 청중의 방법이 잘못됐다해도, 그래도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당장 다급해서 호소하는 약자를 앞으로 어떻게 대할지 예상되는 부분이었다.

다른 후보라면 저 상황에 어땠을까?

안희정이 충남도청 난입해서 삿대질하며 항의하던 전북 농민들한테 아이 형님 형님~ 하면서 화 풀어주던 영상이 생각난다.


이 사람에 대해 알면 알게될수록 소수자에 대해 배려할 의지도 센스도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확고해진다.

경상도 출신 마초꼰대 할아버지일 뿐이라는 생각이 점점 굳어져감. 


아래 댓글은 다른 사이트에서 본 이 상황에 대한 의견 댓글인데 A님의 댓글이 정말 공감돼서 퍼왔다. 

혹시 몰라 아이디는 가려놓음.











김민희가 홍상수의 영화로 베를린 여우주연상을 탔다.

수상 소감 동영상 보고 싶어서 찾아보다가 베를린 영화제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는데 메인 화면에 떠있어서 신기해서 캡춰해옴.


홍상수 영화를 좋아해서 개봉하면 거의 챙겨보는 편이다.

여태까지 홍상수 영화를 총 아홉편 봤는데

(생활의 발견, 해변의 여인,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하하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우리 선희, 자유의 언덕,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여자 시점에서 진행되는 홍상수 영화들은 남자 시점에서 진행되는 영화에 비해 별로라고 생각했다.

나는 홍상수 영화 속 찌질남들 이야기가 재밌고 좋은 거라서.


그래서 제일 좋아하는 홍상수 영화는 스물한두살쯤 보고 처음 홍상수의 매력을 알았던 생활의 발견이었다.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부터 홍상수 감독은 여자 시점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영화를 찍기 시작했는데

그런 영화도 재미있긴 했지만 남자 시점의 영화에 비해선 디테일도 좀 떨어졌고, 재미가 덜했다. 


최근작 중에 좋았던 것도 남자 시점에서 이야기가 흘러가는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이었고, 

(그러고 보니 이 영화에서도 커플이 탄생했군. 사랑이 넘치는 홍상수 영화)

김민희가 나온 지맞그틀은 그저 그랬다. 형식이 실험적이라 낯설었던 것도 이유겠지만. 

그치만 같은 홍상수+김민희 조합이고, 여자 시점에서 진행되는 영화 같이 보이는데도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시놉에 거의 현실 그대로가 쓰여져 있어서 시놉만으로도 궁금하고 기대가 되긴 했다.

이걸 대체 어떻게 영화로 만들까? 싶었음. 

물론 홍상수의 이전 영화들도 그의 현실에서 모티브를 땄거나, 현실 거의 그대로를 담아 만들었겠지만

난 홍상수가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 모르고, 나도 아는 그의 사생활이 들어간 영화는 이게 처음이니까.


근데 베를린 여우주연상이라니?

홍상수 영화 팬이지만 그래도 홍상수 영화가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다른 상도 아니고 여우주연상을 배출한 건 참 신기한 일이다.

홍상수 영화는 자연스럽고, 극적인 사건 따위는 없기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력이 돋보이기 어렵다.

오히려 작품상이었다면 이렇게까진 놀랍지 않았을 것 같은데(그렇게 불려다녔는데 받을 때도 됐지 그래) 

연기상인 게 참 놀라움.


현실을 얼마나 잘 영화화했을지 궁금하다. 

홍상수와 김민희의 비밀스런 일기장을 훔쳐 볼 생각에 빨리 영화가 보고 싶어짐.

원래 남의 최대한 솔직하게 쓴 일기장 훔쳐 보는 게 제일 재밌으니까. 

미지의 세계를 비롯한 이자혜의 만화들도 그래서 재밌던 거고.


개봉하면 혼자 맥주 한 캔 사들고 영화관 가서 봐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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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넷플릭스에 테라스 하우스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일본 후지티비랑 넷플릭스가 합작해서 만든 프로그램인데

다양한 직업을 가진 젊은 남자 3명과 여자 3명이 한 집에 살면서 사랑도 꽃 피우고 우정도 쌓고 뭐 그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좀 세련된 버전의 SBS 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전에 어디서 짧은 소개글만 보고 재밌겠네 재밌겠네 하다가 드디어 봤다.


우선 이건 한국 넷플릭스엔 없다. 

심의문제 때문이라함ㅠㅠ

근데 한국 넷플 초기엔 서비스되다가 중간에 무슨 문제로 서비스가 중단된 거라서

한국어 자막은 다 있다.

난 이걸 보고 싶어서 vpn 깔고 온갖 쌩쑈를 하다가 vpn이 자꾸 끊겨서 포기하려던 찰나

스마트 dns 라는 걸 알게 돼서 그걸로 일본 넷플릭스에 접속해서 봤다.


테라스 하우스는 

남3 여3이 나오는데 그냥 계속 그 집에 산다고 한다. 자기 생활 다하면서.

솔직히 얼마나 사실인진 모르겠다. 인터넷 찾아보니까 촬영 때만 그 집에서 사는 것처럼 한단 말도 있고.

왜냐면 이게 카메라 구도가 한국 리얼리티 프로그램처럼 cctv구도가 아니라 거의 드라마 수준이라

대본이 아예 없단 건 솔직히 말이 안된다. 트루먼쇼도 아니고 모든 일상을 어케 그렇게 드라마처럼 찍어ㅋㅋㅋ 

출연자가 스탭들한테 오늘 누구누구상이랑 데이트할거에영 촬영하러 오세요 알려줘야 하냐고...


하여튼 대본 없다고 매회 시작마다 말하는데 개뻥 같다. 

뭐 넷플릭스 전에 후지티비에서 시즌이 몇 개 방영됐었는데 그때는 공개적으로 밝혀진 문제도 많았다고 한다.

누구한테 고백하면 추가수당 얼마 누구랑 키스하면 얼마 뭐 이렇게 출연자랑 딜했다고도 하고 뭐 제작자가 출연자 성추행도 했다하고;;;


아무튼 어떤 방식으로든 짜여진 대본이 있겠지만 

대본이 또 촘촘히 짜여져 있다기엔 다들 카메라를 의식 안하고 엄청 자연스럽다.

나한테 외국인들이라 잘 안보이는 걸까? 한국 리얼리티 프로 보다 보면 카메라 의식하는 어색한 사람들 때매 흥 깨지는 게 한두번이 아닌데

이건 40회 넘게 여러 일반인들 보면서도 카메라 의식하거나 어색한 사람을 한 번도 못봤다. 여자들도 집이니까 다 진짜 쌩얼로 나오고. ㅋㅋㅋ

그래서 대본 없다구 진짜 믿고 몰입해서 보면 재밌다.


6명 출연자는 고정은 아니고

중간중간 나가고 싶은 사람들이 나 나갈래 하면 그때 그때 충원되는 식이다.

개인적으로 괜찮았던 사람은 출연자 중 유일하게 여친이 있었던 한다 유토지만

제일 재미있었던 건 처음 6명이었다. 병신들이 많았어서 그런가. 보는 재미가 있었음.


보다보면 리얼리티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무난하고 흠없는 사람이 없단 거다ㅋㅋㅋ


이건 당연한 거지만 이게 짜고 하는 거면 시청률이나 팬덤을 위해서라도 호감이기만 한 사람도 가끔은 있어야 할텐데

이 프로 사람들은 다 흠이 있다... 현실 사람들 같다.

출연자 누구에게든 호감을 가지면 

그 다음 회에 곧바로 반전을 느낄 수 있다... 어휴 저 병신 싶은...ㅋㅋㅋㅋㅋㅋㅋ


되게 평범한 사람들이 연애할 땐 븅신되는 걸 매우 잘 보여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좋아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 데이트 제안 한 번 받아들이는 거 보고 질투심에 스스로 무너져 내리는 남자도 있고.

처음엔 되게 이쁘게 여신으로 등장했는데 남자한테 너무 어색하게 무매력으로 굴어서 차이고 무시 당하게 되는 여자도 나온다. ㅠㅠㅠ 

그래서인지 이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역시 사람은 얼굴보다 행동이라고 느끼게 된다.

아무리 잘생긴 사람도 계속 찌질하게 굴면 못생겨 보이고 그냥저냥 평범하게 생긴 사람도 괜찮게 행동하면 잘생겨 보인다.

사람들 성격은 다 주위에 있을 법해서 몰입이 잘 된다.

호박씨 까는 타입의 여자도 있고, 솔직하고 성격 직선적인 여자도 있고, 마냥 사람 좋게 착한 찌질남도 있고...

그래서 사실 누구랑 누구랑 사귈까 커플될까 꽁냥꽁냥할까 하는 재미보다도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람들 성격 보느라 보게 된다. 


아 스튜디오 패널들도 있다. 영상 보고나서 그거 관해서 수다 떨고 뭐 그런 역할임.

특이하게 메인 mc 둘이 여자인데, YOU라는 배우 겸 가수 아주머니랑 토린도루라고 어리고 이쁜 혼혈 아가씨다. 둘 다 귀엽고 매력있다.

그리고 남자 패널들이 웃긴데. 잘생긴 아저씨 한 명이랑 야마사토란 아저씨가 나온다.

야마사토 아저씨가 짱좋다ㅋㅋㅋㅋㅋㅋㅋ약간 우리나라 김구라+박명수 느낌인데 화면 보고 막 자기 느낌대로 아무 소리나 주절거리다가 YOU한테 혼나면 바로 쭈굴거리는 캐릭이다. 


그리고 이게 내가 처음 보는 일본 예능이라 잘 모르겠는데 원래 일본 예능은 이렇게 수위가 쎈건지ㅋㅋㅋ

프로그램 안에서 커플된 여자한테 여자 언니가 너 남친이랑 잤냐 안잤냐도 물어보고ㅋㅋㅋ 여자는 잤단 식으로 대답하고... 여자 21살? 22살? 모델인데...

커플된 애들은 한 방을 쓰질 않나...한국 예능 시청자로서는 낯선 부분이 좀 있었다. 근데 뭐 자연스러움.


아 스튜디오 패널들 토크 수위도 높다. 우결 박미선 역할인데 토크 수준은 트위터나 디씨 수준임ㅋㅋㅋ

방송 끝나고 트위터에서 시청자들이 떠들 거 같은 얘기들을 패널들이 직접 한다. 

저 출연자 찌질하게 왜 저러죠, (여자 출연자) 너무 귀여운 척 하네요, (직업 없는 남자 출연자) 너무 한심하지 않나요?

뭐 이런 얘기 다한다ㅋㅋㅋ 

그래서 속시원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그렇지만 한편으론 출연자들이 진짜 일반인들이면 상처 받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한국에서 저렇게 하면 너무 말 심하다고 성희롱 아니냐고 뭐 그러면서 인터넷에 맨날 패널들 지적하는 글 올라오고 패널들 해명글 사과글 쓰고 방송에서 사과하고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것 같다. ㅎㅎㅎ 하지만 여기선 너무 자연스럽고 스무스하게 넘어가서 별로 거슬리지 않음. ㅋㅋㅋ


아 이거 보다가 일본 사람들 꿈(future)얘기 하는 거 진짜 좋아하고 그런 면에선 서로 오지랖도 잘 떠는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드 얘기할 때 사람들이 희화화하는 대표적인 클리셰가 

여자 주인공이 혼자 거울보면서 "난 할 수 있어! 간바레!" 이러는 거랑, 모든 이야기가 기-승-전-교훈적 결말인 거. 이 두 갠데.

일본 사람들이 진짜 그런가? 싶었달까. 

이 프로 보면 막 다들 맨날 상대방한테 꿈 물어보고 "사람은 마음을 다해 살아야만 한다고 생각해!" "꿈을 이뤄야해!"

이 지럴함. 오글오글. 저러는 사람이 한두명이 아님. 

막 남의 꿈 듣고 평가하기도 하고 조언하기도 하고 간바레하기도 하고 오지랖도 잘 떤다. 줠라 숨막힘. 얘네 왜이래? 싶었음.

일본 사람들 개인주의적이라 하던데 한국 젊은이들이 더 개인주의적인건가 싶어졌다. 

한국에서 또래끼리 저렇게 남 꿈이나 미래 계획에 오지랖 떨었다간 면전에서 싸움 날텐데.


진짜 잘 만들긴 잘 만든 예능이다

영상미+세련된 음악도 한국 예능에서 못보던 거라 맘에 든다. 일본 청춘 영화의 간질간질한 감성이 느껴지는 장면도 간혹 있다.

스탭들 얼마나 머리 굴렸을까 대단하다 싶기도 하고, 디테일한 제작 현장이 궁금해지는 예능이었다. 이런 거 어떻게 만들지 싶은.

우리나라에서 나왔던 온스타일의 셰어 하우스랑 SBS의 룸메이트, MBC 설날 파일럿 발칙한 동거가 다 이 프로그램이 모티브 같은데 이 프로그램 발톱의 때만큼도 못 따라간 것 같아서 안타깝다. 물론 그만큼 이 프로그램이 잘 만들었단 소리겠지만.

한국 동거 프로그램들은 짧은 촬영 기간에 최대한 많은 방송 분량 뽑아내려고 부자연스러운 소재를 너무 억지로 만드는데 이건 안 그러함.ㅋㅋㅋ


오히려 짝 제작진이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면 비슷하게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 짝 특유의 짜치는 옷, 애정촌 풍경 이런 거 고급화하고 드라마 작가 섭외해서 약간의 대본을 가미해서 연출하면 한국 버전으로도 비슷하게 괜찮은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음. 이거 한국 버전으로 나와도 진짜 재밌을 거 같은데. ㅋㅋㅋ


아무튼 간만의 꿀잼 예능이었따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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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선 승자가 대통령 되는 게 거의 확정인 그런 대선이 찾아왔다.

이거 10년 주긴가? 10년 진보정권이 말아 먹으면 무조건 보수, 10년 보수 정권이 말아 먹으면 무조건 진보?

아무튼 문재인, 안희정이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는데, 나는 안희정이다.

둘 중 안희정이 더 낫다 수준이 아니라 안희정이 좋고, 문재인은 싫다.


본투비 좌빨인 나는 지난 2009년 처음 투표권이 생긴 이래 

교육감부터 도지사, 시장, 국회의원 시의원까지 민주당, 정의당만을 찍어왔고

지난 대선에도 김어준뽕 나꼼수뽕에 취해 문재인을 찍고 박근혜 당선 반대 성명서에 이름까지 올렸으나 

4년동안 문재인하는 짓 보니까 매트릭스 빨간 약 먹은 마냥 재인뽕이 다 사라지고 문재인을 싫어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김어준이 참 대단하긴 하다. '나꼼수'랑 '닥치고 정치' 책 한 권으로 듣보잡이었던 문재인을 대선 후보로 만들다니.

요새 김어준이고 탁현민이고 또다시 재인뽕에 취해 무조건 문재인을 외치며 안희정은 차차기라고 몰고들 있지만, 

문재인이 대통령 되면 5년 후는 다시 새누리 암흑기가 찾아올거라 예상하는 나로서는 그 헛소리를 받아들일 수 없다.


안희정이 좋고 문재인이 싫은 이유, 안희정이 돼야 하고 문재인이 되면 안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능력 vs. 무능력


1) 세금을 받으면 세금 값을 해야 한다


안희정 : 전국 시도지사 중 공약이행률 3년 연속 1위, 도정평가 1위 다수   

문재인 : 의정활동 여야 지도부 통틀어 꼴찌, 민주당 내 꼴찌


안희정이 충남에서 뭐했는지, 업적이 뭔지 솔직히 잘 모른다. 이재명이나 박원순처럼 수도권 지자체장이 아니니까.

-> 라고 써놨었는데 이 글이 네이버에 '안희정 업적' 치면 블로그 최상위에 나온다는 걸 알게돼서 수정한다. 저거 보려고 이 블로그 온 사람들을 위해 내가 업적을 퍼왔다.

(출처: 다음 카페 문재인과 아름다운 사람들)





통계상 안희정은 전국 시도지사 중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지자체 청렴 지수도 전국 시도중 2위라고 한다. 전국에서 가장 고령화된 지역이라는 충청남도에서 노인들한테 교차투표(지역 후보는 새누리, 도지사는 안희정, 즉 안희정 개인 능력) 받아 도지사 재선까지 했다. 대통령은 행정부 수장이다. 행정을 잘해야 한다. 때문에 지자체장이나 부처 장관을 하면서 능력을 보여주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최소한 국민들에게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철저하게 고민해봤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도시 사람들의 삶이야 정치인들 대부분이 원래부터 아는 거겠고, 안희정은 충남 도지사를 하면서 국민 다수인 지방, 시골 사람들, 농민의 삶까지 고민했다. 그 결과가 공약이행률 1위, 도정평가 1위일 것이다.


문재인은 19대 국회에서 4년 동안 법안을 4건 발의했고, 0건 통과시켰다.

상임위 출석률도 낮다. 대선 하느라 바빴던 처음 1년을 빼놓고 봐도 3년동안 국회 일을 거의 안했다. 의정활동 점수가 민주당 내 꼴찌다.

야당 대표하느라 바빠서 그렇다기엔 여야 지도부 통틀어서도 최하위다. 같은 야당 대표인 심상정보다 법안을 1/10 발의했다.



표를 보면 문재인은 여야지도부 통틀어서 4년간 법안통과가 0건인 유일한 국회의원이다.

그나마 김무성이 비슷하지만 김무성은 보궐 선거로 당선돼서 문재인보다 1년 늦게 국회의원을 시작했다.


문재인이 필리버스터에서 10시간 정도 연설하며 쓰러지는 모습 정도만 보여줬어도 문재인이 국회에 간 이유를 조금은 합리화해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은 필리버스터에도 참여 안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참여했다.


문재인의 의정활동 성적은 대체 국회의원을 왜 했는지 의문이 드는 수준이다.

국회의원은 세비도 많이 받는데, 당 대표 일로 바빠 저렇게 일 못할 거였으면 원외에서 대표했어야지. 

나랏돈 받아 국회의원하며 나랏일을 안했다.


이쯤되자 누군가가 생각난다. 15년동안 법안을 15건 발의하신 박근혜 (전) 대통령님이시다. 

지난 대선 때 문빠들은 박근혜가 의정활동 불성실했던 걸 많이들 깠다. (나도 당시에 그 중 한 명이었다.) 

정치 낙하산이어서 국회 입성 때부터 대표급이었던 박근혜도 항상 대표직이나 대선 후보군에 있느라 바빴겠지. 문재인처럼. 

하지만 그.런. 박근혜조차! 대선 전 마지막 국회에선 4년동안 법안을 10건 발의했다. 문재인은 박근혜보다도 안했다.



2) 정치 낙하산은 이제 ㄴㄴ해! 박근혜 못봤니?


안희정은 차차기라며 후려치는 문빠들 댓글에서 이런 글을 봤다. 도정과 중앙 정치는 다르다고. 중앙에서 정치를 경험해봐야 한다고. 중앙 정치가 설마 국회의원 해봐야 한단 소린 아니겠지? 문재인은 국회의원을 거의 안했다고 봐도 될 정도의 의정활동 성적이니까.


안희정이 중앙 정치 모른다기엔 국회의원 보좌관만 20년 가까이 했다. 웬만한 초재선 의원보다 국회 생리를 꿰고 있을 거다. 게다가 자기가 국회의원 안하고 싶어서 안한 것도 아니다. 불법 대선자금 문제로 감옥 갔다온 것 때문에 민주당 국회의원 공천을 못 받았다. 

안희정은 국회의원 공천 못 받은 걸 깨끗이 승복하고 당시 사지(死地)나 마찬가지였던 충청남도 도지사 선거를 나갔다.

왜 충남이 사지였냐면, 그전까진 민주당이 한번도 도지사 선거에서 이기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그런 곳에서 안희정은 최초로 민주당 출신 도지사가 되고, 재선까지 해냈다.

아래서부터 차곡차곡 올라간 직업 정치인의 저력이다.


내가 문재인이 처음 싫어진 건, 문재인의 능력이 다 거품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꼼수와 김어준이 시작하고, 박근혜가 비눗물 부어준 그런 거품. 

문재인은 이미지가 다다. 깨끗하고 인품 좋은 이미지. 비리 없고, 인품 좋은 게 진실일 순 있겠지, 하지만 그건 대통령이 갖춰야 할 필요조건일 순 있어도, 충분조건은 못 된다. 

비리 없고 인품 좋은 건 우리 아빠도 그래.


문재인은 정치 낙하산이다.

선거에 나가 지역 민심을 훑으며 정치를 배우지 않았다. 그렇다고 중앙 부처 장관이나 지자체장을 맡아 독자적으로 행정을 운영해 본 적도 없다. 

국회의원이 됐으면 법안 발의하며 정책 공부도 자연스럽게 했어야 하는데, 대표 한답시고 그마저 안했다. 문재인이 3선 의원쯤 돼서, 2선동안은 열심히 법안 발의를 하다가 마지막 의원 임기에 당 대표가 되어 국회일에 소홀했던 거라면 내가 의정활동 안한 걸 저렇게까지 까진 않았을 거다. 

아니 제발, 어디 시골 군수라도 하나 해서 행정 능력을 보여준 바가 있다면 이렇게까지 불안하진 않겠다.


물론 문재인을 이야기할 때 인권 변호사로서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삶의 자취를 빼놓을 순 없지만, 그건 가치관이나 인품, 법률가로서의 능력을 보여주는 거지, 정치인, 행정가로서의 능력을 보여주는 업적은 아니다. 그동안 민주화 운동을 주요 경력으로 삼는 수많은 정치인이 실패했다.

문재인은 국민이 정부에 뭘 바라는지, 정책을 직접 고민하고 실행해볼 기회가 없었다. 

나는 이게 대통령으로서 굉장한 불안 요소라고 생각한다.


문재인의 정치 커리어는 노무현 정권의 청와대 수석, 대선후보, 당 대표가 다다. 

문재인이 노량진 공시생들한테 "왜 누구는 공무원을 9급부터 시작하고, 누구는 5급부터 시작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는데, 나야말로 의문이다.

왜 누구는 정치를 보좌관부터 시작하고, 누구는 대선후보부터 시작하는지?


문재인은 노무현이 대선 때 도와 달라는 여러 번의 제안을 모두 거절하고, 노무현 당선 후에도 근처에 얼씬도 안하겠다 했지만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자 곧장 민정수석이 된다. 


그런데 문재인은 노무현 정권에서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을 맡으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를 막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결정적으로 가족들이 박연차에게 돈을 받은 걸 사전 인지하거나 사후 대처하지 못했다. 

결국 노무현의 비극이 생겨난다.

대통령 친인척 감시 및 관리는 민정수석의 역할이다.

대가성 유무나 대통령의 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노무현의 가족들이 박연차로부터 돈을 받은 건 사실이었고, 이게 빌미가 되어 이명박과 검찰의 표적수사가 시작되며 노 대통령이 죽음에 이르게 된다.

이명박이 제일 나쁜놈이라고 생각하지만, 애초에 돈을 받은 가족들과 이걸 사전에 인지하거나 사후에 대처하지 못한 민정수석도 책임이 있다.


그 이후 문재인의 커리어는 대선후보, 당 대표다.

그는 선거마다 졌다. 박근혜한테도 졌다.

선거를 이기는 능력조차 없었다.


박근혜는 선거를 이기는 능력 하난 있었다. 박정희 후광에 '선거의 여왕'으로 능력까지 인정 받아 대통령까지 됐다. 하지만 그런 능력은 실제 대통령직을 수행하는데 아무짝에도 쓸모 없단 걸 박근혜는 보여줬다. 근데 문재인은 선거를 이기는 능력도 없었다.


문재인의 정치적 능력? 야권 분열시키기?

극렬 지지자를 양성하는 능력이 있단 건 알겠다. 괜히 문재인 지지자들이 말 안통하는 '달레반(Moon=달+탈레반)' 소리를 듣는 건 아니니까.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문재인 지지자들은 문재인을 비판하는 내용이면 그게 아무리 정당하고 옳은 비판이어도 귀를 틀어막고 부정한다. 문재인의 앞길에 방해가 되면 그게 같은 당이든 누구든 죽일듯이 물어 뜯는다.

이재명에 이어 안희정도 달레반들의 희생양이 될 기미가 보인다. 안희정 지지율이 오르니까 안희정 대연정의 내용도 모르고 안희정 쓰레기야 빼액 하는 달레반들이 요샌 어딜가나 천지 빼까리.


나는 문재인의 정치적 능력을 의심한다. 

문재인을 단숨에 띄운 주역,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를 보면 박근혜에 대항하기에 문재인의 '품격있는' 이미지가 박근혜와 비슷해서 문재인을 대선 후보감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는 구절이 나온다. 그랬다. 문재인은 능력이 아니라 이미지로 대선후보까지 낙점된 케이스다. 박근혜처럼.

후보 시절 박근혜처럼 정치적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고, 광신도들이 있으며, 말을 자주 바꾸고, 이미지로 정치를 한다.

문재인의 당선이 두려워진다.



2. 보수층 껴안기 : 정책 vs. 특전사


기존 보수 지지층은 이번 대선에 딱히 찍을 후보가 없다. 누굴 찍든 야당에서 대통령이 나올 게 거의 기정사실화 되고 있으니.

그래서 보수 지지층도 민주당 경선에 관심을 갖고 있다. 민주당 경선은 당원이 아니어도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민주당 지지자가 아닌 사람들이 민주당 경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렇기에 안희정과 문재인은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보수층 껴안기에 나서고 있다.

안희정의 방법은 정책적으로 보수 진영과 타협할 수 있는 건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다. 

안희정은 동성애자 인권 문제 같이 타협할 수 없는 진보적 가치에 대해서는 소신을 밝히되, 타협할 수 있는 정책적 문제에 대해서는 타협할 수 있음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반값 등록금은 사실상 무리다, 복지는 노동 능력이 없는 노인과 어린이가 우선되어야 한다, 이재용 구속영장은 법원의 뜻이니 존중해야 한다, 의회에서의 대연정 제안 등은 겉으로 보기엔 매우 보수적인 표현으로 보여 보수 지지층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좋지만, 내용을 따져보면 매우 상식적인 공자님 말씀이다. 기존 민주당 지지자들이 좋아하는 '선명 야당'으로서의 발언이 아닐 뿐이다. 


특히나 대연정은 표현이 대연정이라 기존 새누리당 지지자들을 설레게 하기 딱이지만, 내용을 보면 별 것도 아니다. 내각 구성권을 나누는 것도 아니고, 의회 안에서만 과반을 만들기 위해 협치의 정치를 하겠다는 내용이다. 노무현 정권 초기 여소야대 의회 탓에 노무현이 아무런 개혁도 하지 못하고 탄핵만 당했던 걸 지켜봤던 안희정이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의회에 발목 잡혀 아무것도 못하진 않을 거라고 생각해낸 방안이다. 

'선명 야당' 지지자들께선 그래서 새누리당, 바른 정당과도 연합하겠냐는 거냐! 하며 화를 내지만, 국민 다수가 새누리, 바른 정당을 찍어주는 한 그들을 완전히 배제하고 정치를 해나갈 순 없는 노릇이다. 거기다 안희정은 그들과 '뜻이 통할 경우'에만 연합을 하겠다고 범위를 분명히 했다. (대연정에 대한 자세한 해명?은 여기에)


문재인의 방법은? 자신이 특전사 출신임을 강조하는 거다.

문재인에겐 종북 빨갱이 이미지가 있다. 보수층을 껴안을 수 없도록 가슴 한 가운데 박힌 큰 가시다. 

나도 과거 지지자였고 민주당 지지자이기에 이 누명이 얼마나 억울할진 안다.

하지만 문재인은 이 가시를 빼내겠다고 시도때도 없이 특전사 출신임을 강조한다. 군국주의 나라될 기세.

데모하다 끌려갔든 어쨌든 특전사 갔다온 건 갔다온 거니 그걸 가지고 자신을 홍보하는 건 이해하지만,

이번에 전인범을 인재랍시고 영업한 건 정말 어이가 없었다. 문재인을 '싫어하게' 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됐다.


전인범은 박지만의 육사 동기로서, 박지만 라인으로 승승장구하며 잘 살다가, 최순실 라인에 의해 내쳐진 군인이다.

과거부터 아주 정치적인 군인이었다는 의혹이 많고, 무엇보다 아내가 성신여대 총장 심화진이다.

심화진은 성신여대 내에서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린 시작, 이대 총장 최경희 급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총장이다. 문재인은 최순실 사태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벌써 잊었나보다. 

근혜에게 최경희가 있다면, 재인이한텐 심화진이...?


심화진은 성신여대 총장을 하며 리베이트를 받고, 교비를 횡령하고, 나경원 딸을 부정입학 시켰다는 의혹이 있다. 의혹을 제기한 학생들을 고소하고, 징계를 주기도 했다. (학생들이 소송에서 승소하여 징계가 취소됐다.) 검찰에게 2년을 구형 받고 재판 중이다. 아내가 한창 재판 중이어서, 전인범이 문재인 캠프에 아내를 구하기 위해 갔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근데 문제는 이게 아내만의 일이 아니라는 거다.


전인범의 사단장 승진 축하 파티에 성신여대 업무용 차량이 동원되었고, 교직원과 조교 등이 새벽부터 부대에 와서 축하연 준비를 했으며, 특히 조교들은 간부식당에서 열린 축하 파티에서 서빙을 했다는 사실이 재판에서 사실로 밝혀졌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의혹으로는 전인범이 지인을 성신여대에 교직원이나 교수로 꽂아 넣었다는 의혹도 있다. 이에 대해 민주화를 위한 교수 협의회와 교수 노조는 성명서까지 냈지만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50217) 문재인 캠프는 공직도 아닌데 그렇게 철저하게 검증할 순 없는 노릇이라며 변명하고, 문재인 본인은 자긴 심화진을 영입한 게 아니라 전인범을 영입했다고 변명 중이다.

아니 뭐...그렇게 열심히 검증해야 나오는 비리가 아닌데? 이제 처음 알았으면 지금이라도 접든가.

자기 종북 빨갱이 이미지 덮겠다고 하다하다 저런 사람까지 데려다 쓰는 문재인 캠프를 보면서 문재인의 도덕성, 인품 타령이 헛소리일 수도 있겠다는 의심을 하게 된다. 심화진 비리 의혹 제기했다 심화진한테 소송당한 성신여대생들, 억지로 전인범 부대에 끌려가 서빙하던 성신여대 조교들 보기 부끄럽지도 않나.


3. 토론회 피하는 것도 근혜스럽네


더불어민주당 전국광역의원·기초단체장협의회 주최로 오는 12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기로 예정됐던 민주당 대선후보 초청 합동토론회가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불참으로 취소됐다. 당초 해당 토론회에는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이 참석 의사를 밝혔으나 문 전 대표가 불참하기로 함에 따라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이와관련 문 전 대표는 7일 대전지역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주자들의 토론회 참여 요청과 관련, "지금 각자 우리 대선을 준비하는 분들은 정책을 활발하게 국민을 향해서 발표하기 시작했다"며 "그렇게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를 하면 된다. 아직은 대선, 대선하기에는 이른 시기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탄핵도 되지 않았는데 정치권이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리는 바람에 촛불민심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정말로 탄핵 자체가 안심할 수 없는 그런 상황으로 되고 있어서 저는 정치권이 좀더 긴장해서 탄핵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당분간 대선주자간 토론회에 응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기사 전문 : http://news.joins.com/article/21224234#home)


문재인 토론회 피하는 거...나 이것도 어디서 봤는데...? 지난 대선 때 박근혜가 하던 짓이잖아...? 

지난 대선하면서 박근혜한테 배웠나? 우연이라기엔 왜 이렇게 점점 박근혜를 연상시키는 게 많아지냐. 불안하게.

아니 경선 토론이랑 탄핵이랑 무슨 상관이야... 경선 토론하면 탄핵에 악영향 끼치나요? 

아직 대선 대선하기엔 이른 시기면 자기부터 대선후보 관련 프로그램 나가지 말아야지. 대선 후보가 말한다 어쩐다 하는 프로란 프로는 다 나가고 있으면서 저러면 저게 설득력이 있냐? 

탄핵되면 무조건 두 달 안에 조기 대선이고 후보 검증해서 경선할 시간 빡빡한데 지금부터 바로 토론 들어가고 검증 해가면서 조기 대선 대비해야지.

정말 확률 낮지만 만에 하나 탄핵 안돼도 당장 12월에 대선인데. 탄핵도 거의 기정사실인데 안될지도 모른다면서 핑계거리로 이용하고 있다.


그냥 자기가 지지율 1위니까, 탄핵되고 두 달 후 조기 대선은 지지율 뒤집어지기 너무 촉박하니까 이대로 탄핵 핑계대면서 토론 안하고 버티겠단 심산이겠지.

저 비겁한 맘은 이해한다. 지난 대선 토론회에서도 이정희한테 밀려 겨우 들러리나 했던 토론 실력이니. 

문재인이 정책 갖고 안희정 이재명이랑 토론하면 밑천 드러나는 건 순식간이다. 기본 말빨도 부족한데 시장, 도지사하면서 정책 공부, 경험 엄청한 이재명, 안희정을 무슨 수로 이기겠나.

그렇다고 해도 저렇게 피하는 건 박근혜랑 다를 게 뭔가 싶다.

정정당당하지 못하다. 

자꾸만 이번 문재인이 지난 대선 박근혜와 겹쳐 보인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좋은 게 좋은 것보다 싫은 게 싫은 맘이 더 커서 문재인 지분이 너무 큰 글이 돼버렸네.

다음엔 안희정 영업글을 쪄야겠다.

이 글은 앞으로 이유가 더 생기거나 쓸 게 더 생각나면 계속해서 업데이트 하겠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치고 괜찮은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너무 통념을 배반하는 도전적인 얘긴가?

한 스무살까지는 나도 책을 꽤 읽었다. 사회과학책, 소설책, 만화책, 시사 잡지, 문화 잡지... 활자 중독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이 읽었다.

특히 중학교 외고입시~삼수할 때까지 책을 많이 읽었다. 

맨날 공부해야 하고 다른 건 죄책감 들어서 자유롭게 못하니까 책 읽는 게 제일 재밌었음.



근데 대학에 와서 스마트폰이 생기니까 책을 읽을 이유가 없었다. 세상엔 책 말고도 재밌는 게 너무 많았거든.

영화도 보고, 드라마도 보고, 예능 프로도 챙겨 보고, 팟캐스트도 듣고, 인터넷 커뮤니티에 사람들이 올린 글도 챙겨 읽고.

사람들 만나 술도 퍼마시고. 뭐 그러느라 점점 책에서 멀어졌다.

예전엔 만화책도 엄청 봤는데, 스마트폰이 생긴 후로는 웹툰을 보게 됐다.

수업에 필요한 책만 읽었다. 읽고 싶어 산 책도 끝가지 다 못읽기 일쑤였다.



한 스물 대여섯 때까지는 내가 책을 더이상 읽지 않는다는 사실에 부채감을 느꼈다.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온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명제를 부정하기 어려웠다.

책 한 권 안 읽고 영화만 본다는 친구에게 어떻게 집에 책이 한 권도 없냐는 훈계질을 한 것도 기억난다. ㅋㅋㅋ

책 읽어야 하는데 하면서도 안 읽고...뭔가 이렇게 점점 멍청해지는건가 나의 지성이 퇴화되는 건가ㅋㅋㅋ 하는 걱정을 했다.



어느날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이 있는 집단에 들어가게 됐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즐겨 읽었고, 그중엔 다독가도 여럿 있었다.

그곳에서 내가 본 다독가들은 자신이 책을 많이 읽는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했다.

근데 우연찮게도 내가 그 집단에서 본 (수십 명 중) 제일 병신들이 바로 그 다독가들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



세 명이 기억나는데, 남자 한 명 여자 두 명이었다.

셋 다 자신이 책을 많이 읽었다고 자부하며 열심히 학교 도서관이나 서점을 들락거렸다.

그런 셋의 공통점이 있었다. 셋 다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과는 대화가 불가능했다.



남자는 술자리에서 자신과 의견이 다른 남자애와 대화를 하다 빡쳐서 남자애를 때려버렸다.

PC함을 추구하는 사람이었는데, 마초적인 의견을 가진 남자애랑 토론하다 빡쳐서... 그 남자애를 때려벌임...ㅎㅎㅎ

책을 엄청 많이 읽었다면서 맨날 어려운 말을 썼는데, 그 사람이 쓴 글은 현학적이기만 하고 뭔소린지 당췌 알아들을 수가 없는 글이었다. 자폐적인 글이라고 해야하나. 허지웅스러운 글이라고 해야하나. 허지웅은 가끔 읽을만한 글을 쓰니까 허지웅한테 실례일듯. 임근준스러운 글이라고 해야겠다.

사람들이 그 점을 지적하니까 엄청 부들부들하며 다신 글을 써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후로도 그가 작문 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은 들을 수 없었다...(또르르...)

과도하게 PC함을 추구했지만, 실제 생활은 개꼰대였다.

나는 그 남성의 술자리 싸움 얘기를 전해듣고 "그 사람 듀게(듀나 게시판)할듯"이라고 말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진짜 듀게하는 사람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듀게에 어떤 애 욕을 상세하게 썼다가 발견됨.

다른 커뮤니티에는 자기 글을 비평한 사람들을 통으로 까는 글을 올렸다.

내가 이렇게 너네보다 책 훨씬 많이 읽고! 도서관에서 몇 년을 보내고! 이렇게 똑똑한데! 책도 안 읽는 니네가 뭘 알아?

하는 울분이 가득찬 글이었다.

좀 안쓰러웠는데...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사회성을 잃은 것 같았다.

아니 사회성이 없어서 책에 빠져든건가?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진 잘 모르겠으나...그 남자는 책을 끊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1, 2는 자기들끼리 친했는데. 둘 다 자신과 다른 의견은 한 톨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도무지 대화가 안되는 사람들이었다.

일베하는 사람이랑은 말도 섞으면 안된다면서 지나치게 열내는 사람들이었다. 

근데 이 사람들은 정도가 지나쳐서 일베뿐 아니라 자신과 의견이 다른 모든 사안에 열을 냈다.

그냥 의견이 다를 때만 그러면 괜찮은데, 평소에도 훈계충 도덕충이어서 너무 피곤했음.

언제나 나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에게 훈계를 해댔다. 오로지 자기 방식만 맞다고 주장했다. 자기 기준이 절대화됨.

난 내 도덕적 기준에 맞춰 살 뿐인데 그게 틀렸다며 훈계질. 근데 지네가 또 제대로 살고 있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두 분 다 책을 참 많이 읽고 그걸 참 많이 과시했더랬지...



셋의 공통점은 언제나 자기 생각만 맞다고 생각하고, 남한테 그걸 강요하려 하는 훈계충이란 거였다.

이 사람들이 했던 말 중에 기억에 남는 말로는 

"난 예능 프로 같은 거 안봐." "난 솔직히 현대 미술은 예술 아니라고 생각해. 수십년 동안 땀과 노력을 들여야 예술가인데 현대 미술가는 아니잖아."  

등이 있음. 한없이 편협했다. 

마치 클래식 외의 대중 음악은 음악이 아니라고 무시하는 편협한 클래식 덕후나, 락 외엔 다 저질 상업주의 음악이라고 무시하는 락덕후처럼. 

보통은 중2가 지나 중3이 되면 어떤 장르건 좋은 노래는 좋다는 걸 알게 되던데.

저 사람들은 여전히 클래식만 락만 음악이라고 여겼다.



저 사람들을 관찰하며 책을 그렇게 많이 읽는데도 왜 저렇게 편협할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저렇게 된 게 아닐까 싶었다.



왜 책 많이 읽고 저렇게 됐을까 생각해봤는데.


1. 책은 요즘 세대의 주류 미디어가 아님. 이 세대의 주류 언어는 이미 활자가 아니라 영상이다. (보기에 따라 과도기일지도)

아기들은 말을 떼기 전부터 뽀로로 동영상을 본다. 이 시대 최고의 천재들은 문학이 아닌 영화판이나 유투브에 있다.

이 세대 사람들의 주류 언어를 받아들이지 않고(난 예능 같은 거 안봐! 현대 미술이 예술이야?) 
여전히 과거의 언어에만(책) 집착하는 것은 그 사람을 타인들로부터 고립시킨다.


2. 사회 다수가 책을 읽지 않는데,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배워옴.

물론 이것은 우리가 어릴 땐 활자 언어가 사회의 주류 언어였기 때문이다. 요즘 세대에는 이 통념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함.

10대 내내 온갖 책을 읽은 아이와 온갖 영화를 본 아이 중 책을 읽은 아이가 꼭 우월할까? 아니라고 본다.


무튼 우리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배워왔기에, 책을 많이 읽지 않는 것에 대해 부채감이 있다.

반대로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에게는 대다수 사람들에 대한 우월감이 있음.

이 우월감이 이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만 옳다는 편협함을 부추긴다.


3. 책은 일방향적 미디어다. 블로그나 인터넷 커뮤니티 글은 댓글로 글쓴이랑 토론할 수 있지만, 책은 그게 불가능.

고로 나와 생각이 같은 책만 읽게됨. 나와 생각이 다른 책까지 골고루 읽을 수 있다면 책을 많이 읽는 게 유익할 거라 생각하는데, 보통은 나와 생각이 다른 책은 읽지 않음. 나와 같은 의견만 내내 보니 확증 편향이 강해진다.


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청소년기에 책을 많이 읽는 것과 성인이 되어 책을 많이 읽는 건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의견이 고정되지 않은 청소년기에는 자신이 원래 가진 생각과 다른 책도 큰 거부감 없이 읽고, 스펀지처럼 흡수할 수 있다. 

때문에 청소년기까지는 책을 골고루 많이 읽는 게 좋다.


근데 자신의 의견이 고정된 성인 이후에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책은 거의 읽지 않게 된다. 생각이 다른 책을 읽으면서도 오로지 반박만 하며 읽을 뿐, 설득되지 않는다. 책을 그런 식으로 꾸준히 읽느니 안 읽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지만 맞다고 생각하는 편협한 인간이 되기 십상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성인이 책을 지나치게 많이 읽는 건 독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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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 애정


나이가 들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내 마음을 조절할 줄 알게 된 것이다.

이제 내 애정은 조건부가 되었다. 

상대가 나에게 사랑을 줄 것이라는 보장이 있는 다음에야 상대를 사랑할 수 있다. 

이런 조건부의 애정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취향 소수자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다며 취향 소수자에 대한 존중은 없다.
금기가 많아진다. 표현의 자유엔 독이다. 이런 사회에서 창의성은 죽어갈 수밖에 없다.




간절하면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


간절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싫다

간절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절하면 이루어져야 한다

온 마음을 바쳤던 간절함이 좌절되면, 

그 다음부터는 일부러 간절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되기 때문이다 

간절하고 싶은 것에 간절할 수 없는 것만한 슬픔도 없다




좋음과 사랑의 차이


좋으면 잘해주고 싶고
사랑하면 파괴하고 싶다

날 좋아해줘




부정형의 행복


내가 어떤 삶을 살게될지 알 수 없다는 것만으로도 백수의 시간은 의미를 갖는 것 같다.




다시는 만날 일 없는


나이가 들수록 

그리운 사람들이 많아진다

다시는 만날 일이 없어진지도 한참을 지나서

이제 와 연락을 해서 억지 인연을 만든대도

예전과 같을 수 없을 그 관계들


그래서 나는 그들 중 아무에게도 연락을 하지 않고 

그저 그리워한다





필요하면서도 사지 않은 물건이 있다.

'사야지. 있으면 잘 쓸텐데.' 종종 생각하면서도 막상 사지는 않았다. 

시도 때도 없이 세일을 하는데 도통 나만 세일 기간에 맞추지 못했다. 세일을 하지 않을 땐 손해보는 기분이라 사지 못하고, 세일하는 날에는 왠지 밖에 나가고 싶지 않아져서 못 사고, 그러다 보면 세일기간은 또 지나가 버렸다. 벼르고 벼르다 세일 기간 첫 날에 가게에 찾아가 보니, 그것만 이번 세일 품목이 아니란다. 벼른 기간이 얼만데 정가에 사고 싶진 않아서 또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몇 번의 세일 기간을 더 거치고 나니, 단종되었다더라.


중고나라에 들어가 보긴 구차한 것 같아




duty free


너는 면세점 쇼핑에 신난 해외 여행객 같았어.

간만에 세금 없는 쇼핑을 할 기회에 들떠, 이것저것 마구 사댔지.

그래, 분명 자주 오는 기회는 아니었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건 분명 유혹적이지.

근데 넌 몰랐나봐, 면세도 한도가 있다는 걸. 

자진 신고를 안한 너는 이제 엄청난 세금을 내야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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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종류의 음악은 유행이 좀 지난 것 같기도 하다

생각의 여름이나 양창근에게 열광했던 것도 벌써 수년전 이야기니까

가사도 좀 철지난 가사인지도 모르겠다

서울대 나온 장기하가 백수 이야기로 인기를 끈 것도 벌써 십년이 다 되어 가니까


그래도 이 노래는 좋다

여전히 졸업 후에도 취업 못한 백수는 사상 최다,

덕분에 맥도날드 햄버거 선전에선 취업 준비생 민수씨를 제일 먼저 응원하는 

그런 세상 그런 시대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여전히 답답한 백수라서

호호호


생일에 갔던 가장 좋아하는 술집에서 이 앨범이 흘러 나왔다

라디오에서 생각의 여름을 처음 들었을 때 같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 느낌을

아주 오랜만에 느꼈다

내가 있는 시공간이 몇 년 전 그 때로 진입한 것 같은 느낌 


친구와 나는 노래를 들으며 몸을 까딱까딱거렸고

이 노래가 나올 때쯤엔

가사를 검색해서 노래와 가수를 찾아냈다

우리는 아주 좋은 노래를 건졌다며 즐거워 했다


집에 와선 엄마와 함께 이 노래를 들었다

엄마가 가사를 듣다 "네 얘기네" 라고 했다


난 내 얘긴지 잘 모르겠지만

이 노래 가사의 어떤 부분들은 특별히 좋다


어제 먹다 챙겨온 소주병이라든가

걷고 싶은데 영하 팔도라든가

아,

우 우 우 내 장점은 감사할 줄 아는 것 

하는 부분이 제일 좋다


요즘은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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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해서 핸드폰을 제출하자 별로 할 일이 없었다. 내내 잤다. 종이 치면 나가서 밥을 먹고, 명상을 하고, 나머지는 자고. 한 3일째까진 그렇게 지냈다. 말을 안 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사실 새로운 집단에 가자마자 말하기 시작하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까. 명상 센터에는 산책할 수 있는 억새밭이 있었지만, 3일째까진 산책도 하지 않았다. 추워서 밖에 나가지 않는 집에서의 습관이 센터에서라고 하루 아침에 바뀔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내내 잤지만 밤에도 어렵지 않게 잠들 수 있었다. 밤 아홉시쯤 명상이 끝나고 나면 씻고 아홉시 반쯤 잠에 들었다. 스마트폰이 없는 덕에 눕자마자 잠을 잘 수 있었다. 거의 매일 꿈을 꾸었다. 꿈은 보통 자고 일어나면 금방 잊혀지는데, 센터에선 자고 일어나서 할 일이 생각 밖에 없었기 때문에 꾼 꿈을 계속해서 생각할 수 밖에 없었고, 지금까지도 기억이 난다. 가장 기억에 나는 꿈은 작년에 죽은 친구 Y가 나온 꿈이었다. Y가 우울할 때, 그러니까 죽기 전에 이 곳에 왔더라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인 것 같다.

꿈에서 나는 C언니, H와 함께 이자까야에 갔다. 그 곳은 저승과 이승의 사람들이 잠시 만나 함께 술 한 잔을 할 수 있는 술집이었다. 우리는 Y를 만나러 그곳에 갔다. 그런데 가는 길에 눈이 펑펑 오고 눈보라가 쳤고, 우리는 차가 막혀 약속 시간에 늦고 말았다. Y는 살아있을 때처럼 가장 먼저 이자까야에 도착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에도 미식가인 C언니는 그곳에서도 무슨 맛있는 걸 먹을까 메뉴판을 보고 있었고, 나는 취업이라도 한 모양인지 내가 사겠다며 호기롭게 비싼 걸 먹으라 말했다. 늦은 게 미안했던 나는 Y에게 말했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차가 막혀서 늦었어. 저승은 차 안 막히지?" 그러자 Y는 "아니 여기도 차 막혀" 라고 대답했다. 당황한 나는 반농담이랍시고 "좋은 거 하나 없네. 그러길래 왜 죽었냐"라고 대답했는데, Y가 아주 슬픈, 후회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 보았다.


시금치 카레


센터의 밥 하루 두 끼. 모두 채식. 여섯시 반에 먹는 아침은 그냥 평범했다. 오래 전에 구워져 별로 따뜻하지 않은 토스트와 매일 달라지는 잼(사과잼 혹은 딸기잼), 땅콩 버터. 그리고 죽도 나왔는데, 죽은 본죽 죽처럼 맛있는 그런 죽은 아니었고 그냥 평범한 죽이었다. 쌀죽, 깨죽, 호박죽 등이 돌아가면서 나왔는데 깨죽이 제일 나았다. 콩자반이나 김치가 반찬으로 나왔다. 과일도 있었다. 사과나 감 1/4개 정도를 먹을 수 있었다. 나는 매일 토스트 두 개와 죽 한 그릇을 먹었다. 이 기회에 살을 빼려고 한 5일째까지는 땅콩 버터를 먹지 않았는데, 6일째 정도부턴 참지 못하고 땅콩 버터를 먹어버렸다.

맛있는 건 점심이었다. 매일 11시에 점심을 먹었다. 콩인지 버섯인지로 만든 채식 고기도 나왔고, 신정 다음날엔 무와 두부로 만든 떡국도 나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메뉴는 시금치 카레였다. 나는 시금치 카레란 걸 처음 먹어봤는데, 간이 밍밍한데도 왠지 맛있었다. 어릴 때 급식 메뉴에서 제일 싫었던 것 중에 하나가 시금치 나물이었는데, 어른이 돼서 먹은 시금치는 거의 다 맛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아주 긴 시간 맛 없다고 오해 받아온 시금치가 안타깝달까. 시금치 피자, 시금치 카레 다 맛있는데. 시금치는 나물로 쪼그라들어 무쳐져 있을 때 가장 매력 없다.

11시에 점심을 먹고나면 잠을 자는 저녁 9시 반까지 아무것도 먹을 수 없는데, 하루종일 거의 움직이지 않는 탓인지 하나도 배고프지 않았다. 무엇을 먹고 싶다는 생각도 거의 들지 않았다. 심지어 아침이나 점심 식사 시간이 기다려지는 이유도 그저 심심해서였지, 배가 고프다거나 무엇을 먹고 싶어서는 아니었다. 신수련생은 저녁 5시에 차를 마시며 튀밥과 과일 한쪽을 먹을 수 있는데, 나는 그조차 먹기 귀찮아 먹으러 가지 않았다.


룸메이트


대부분의 사람이 1인 1실이었지만 나는 2인 1실이었다. 나와 같이 방을 쓰는 사람은 20대 초반처럼 보이는 사람이었는데(나중에 알고보니 맞았다) 처음엔 나처럼 자유 시간에 잠을 자며 시간을 보냈지만, 곧 혼자 방에서 나가선 잘 보이지 않았다. 나는 나중에 그녀가 내내 산책을 한다는 걸 알게 됐다. 센터의 규칙 상 같은 방을 쓰면서도 그녀와 나는 말 한 마디, 아니 눈짓 한 번 나눌 수 없었다. 처음엔 낮에 코를 골며 자는 그녀가 조금 싫었지만, 볼수록 정이 들었다. 난 시계를 가져오지 않았는데 그녀는 시계가 있어서, 그녀가 방에 없을 땐 그녀의 시계를 훔쳐보기도 했다. 시계를 한 번 보려면 먼 복도까지 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3일째에 어떤 외국인이 견디지 못하고 센터를 떠났는데, 덕분에 우리에게 1인실로 옮기겠냐는 제안이 왔다. 순간적으로 나는 방을 옮기지 않겠다고 답했다. 내가 왜 그렇게 대답했을까 나중에 생각해보았는데, 혼자 자는 게 무서울 것 같기도 했고, 자유 시간 내내 혼자 방에 있으면 너무 심심할 것 같기도 해서였다. 다행히 그녀도 짐이 많다는 이유로 방을 옮기지 않아서, 나와 그녀의 기묘하고도 어색한 공존은 계속될 수 있었다.

심심함과의 싸움에서 그녀를 관찰하는 것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었다. 그녀가 방을 나가면 어딜 갔지 하며 눈에서 그녀를 찾았고, 그녀의 행동이나 물건을 관찰하기도 했다. 어떤 사람일까를 상상해보며.


천장 무늬 그리고 스쿼트 그리고 공기 놀이


내내 자던 사흘이 지나자, 잠도 바닥나버렸다. 이때부터 나는 심심함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매일 점심을 먹은 후 다음 명상시간까지 세 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었는데, 시간이 정말 안갔다. 한참 잔 것 같은데도 시계를 보면 삼십분 지나 있었다. 밖에서는 컴퓨터나 핸드폰을 하거나, 친구와 수다를 떨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 있는데 센터에서는 도무지 그런 경험은 할 수가 없었다. 1분 1분을 생생히 살고 있는 기분이었다. 시한부 환자가 와서 시간을 보내면 좋을 것 같다는 이상한 생각을 했다. 그럼 죽는 날까지 참 멀게 느껴질 것 같았거든. 자유시간 그리고 때론 명상시간에도 생각을 했다. 주로 사람들 생각을 했다. 좋아했던 남자, 좋아하는 남자, 나를 좋아하는 남자, 좋아할까 고민되는 남자  등등. 열흘만에 핸드폰 켜면 누구한테 연락이 와 있을까 하는 매우 세속적인 생각도 꽤나 자주 했다. 센터에 들어가기 전에 봤던 오뉴블(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생각도 많이 났다. 오뉴블 보면서 감옥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 생각은 센터에 온지 수일만에 싹 사라졌다. 스마트폰 없이 사는 괴로움을 충분히 알게 됐기 때문이다. 오뉴블 죄수들은 가족들이랑 통화라도 할 수 있지 하며 내 스스로 만든 심심함과의 전쟁을 조소했다. 나가서 만들 잡지 아이디어, 창업 아이디어 따위를 떠올리기도 했지만, 아무 데도 적지 못한 탓에 좋은 생각 중에 많은 생각이 날아가 버렸다.

생각도 하다 보면 지겨워지는 순간이 왔다. 대체 뭐하지 하다 이상한 짓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보며 곰돌이 얼굴을 찾기 시작했다.



센터의 천장은 이런 평범한 사무실 천장 같았는데, 나는 이 천장 무늬를 보며 'ㅅ' 이렇게 생긴 곰돌이 얼굴을 열심히 찾아댔다. 내가 얼마나 심심했는지 알 수 있겠지.

룸메이트가 없을 땐 아는 요가 동작이나 스쿼트, 플랭크, 윗몸 일으키기를 하기도 했지만 오래 하진 못했다. 정말 심심했을 땐 마당에서 적당한 돌멩이 다섯 개를 주워다 씻어서 침대 위에서 조용히 공기 놀이를 하기도 했는데 룸메이트가 이상하게 보는 것 같아 이것 또한 관두었다. 지갑 속 영수증을 꺼내 학을 접기도 했다. 너무 심심한 탓에 명상 시간이 기다려지기도 하였다.


명상과 법문, 허리 통증


명상홀에서는 허리를 꼿꼿이 펴고 가부좌를 튼 채 명상을 했는데, 하루 7~8시간 정도였으니 쉽지 않았다. 사흘째까지는 허리가 너무 아파서 괴로웠다. 자꾸만 앞으로 허리를 숙이곤했다. 센터에서는 요구하면 앉은뱅이 의자나 그냥 의자를 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앉은뱅이 의자를 가져와 앉기 시작했고, 나또한 의자를 달라고 하고 싶은 유혹을 느꼈다. 사흘째까진 명상 자체에 집중하기 보단 허리가 너무 아픈데 의자를 달라 할까 말까 하는 생각을 더 많이 했다. 하지만 나흘째가 되자 허리 통증이 싹 사라졌고, 나는 어렵지 않게 가부좌를 틀고 명상을 할 수 있었다. 이후엔 무릎과 발목이 저리거나 아플 때도 있었지만, 그럭저럭 버틸만 했다. 나중에 집에 가는 길에 터미널까지 동행한, 이미 센터가 두번째라는 아주머니들은, 내가 이 이야기를 하자 명상 타입인가 보라는 말을 해주셨다. 

몸도 금방 괜찮아졌고, 명상은 시키는대로 했지만, 끝날 때까지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갔다와서 확실히 마음이 편해지고 고뇌가 사라진 걸 보면 명상이 효과가 있는 것 같기는 하다. 명상홀에선 매일 저녁 한 시간씩 고엥까 선생(위빠사나 명상 전승자로, 2013년 작고)의 법문을 들었다. 물론 한국어로 번역된 버전으로. 종교적인 얘기는 거의 없고 그냥 붓다가 살던 시대의 옛날 이야기였는데, 고엥까 선생의 말솜씨가 좋다보니 재밌었고, 인상 깊은 이야기도 많았다. 소리만 들리다 보니 조느라 듣지 못할 때도 많았지만.


산책


너무도 심심했던 나머지 나도 나흘째부턴 점심을 먹은 후 억새밭을 산책하기 시작했다. 산책하는 사람이 꽤 많았다. 사람들은 억새밭에 난 길을 천천히 돌고 또 돌았다. 모두 혼자씩이었고, 서로의 눈을 피했기 때문에 모양새가 웃겼다. 회피형 인격 장애(맞나?) 환자들이 모인 평화로운 정신 병원 같았다. 공격성이라곤 1도 없고 수동적인, 타인과 눈 마주치는 걸 꺼려 하는 사회성 없는 사람들이 모인 정신 병원. 멍하니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고 억새밭을 뱅뱅 도는 사람들은 게임 속 NPC들 같기도 했다. 이 로봇들 중 사람이 누구게? 이 NPC 중에 캐릭터는 누구게? 뭐 이런 잡생각을 혼잣말로 중얼중얼 하면서, 혼자 키득거렸다. 센터에 오래 있을수록 혼잣말을 하게 됐다. 별로 내용 없는 얘기. 금이 보고 싶다. 금이는 예쁜 개. 뭐 이런 거.

까치인지 제비인지가 자주 날아다녔는데, 새를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억새를 만지는 것도 재미있었다. 바닥에 쪼그려 앉아 바닥에 난 풀을 관찰하기도 했다. 명상 시간이 끝나기 20분 전쯤 미리 명상홀을 빠져나와 아무도 없는 억새밭을 걸으며 찬 공기 냄새를 맡는 건 내가 아주 좋아하는 시간이었다. 비 오는 날 영국 세븐 시스터즈에 가서, 아무도 없는 넓은 절벽을 산책하며 풍경에 감탄하던 황홀한 순간이 떠올랐다.

센터에 있는 동안 비가 오기도 하고 눈이 오기도 했는데, 눈 오는 날은 산책이 더 즐거웠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을 뽀득뽀득 밟으면 기분이 좋았다. 눈을 맞고, 손으로 만지는 것도 느낌이 좋았다. 나는 갈수록 산책을 즐기게 됐다. 햇빛이 쨍한 한낮엔 곳곳에 놓인 의자에 멍하니 앉아 있기도 했다. 햇빛을 받으면 기분이 좋았다. 비타민 D가 충전되어서 그런가. 겨울 햇빛이 그렇게 쨍한지 처음 알았다. 하늘도 자주 볼 수 있었다. 해질녘 무렵 차가운 겨울 공기를 맡으며 걷고 있으면 밥 짓는 것 같은 약간의 탄내가 났다. 어린 시절 저녁무렵까지 친구들과 밖에서 뛰놀다 집에 갈 때 느꼈던 찬 공기와 냄새였다. 상도동 집에 돌아가던 저녁 시간이 생각났다. 아주 좋아하는 공기의 온도 그리고 냄새였다.


명상 센터


이렇게 시간이 흘러흘러 오지 않을 것만 같던 11일째가 왔고, 나는 센터를 청소하고 짐을 정리한 후 서울에 돌아왔다. 왠지 마음이 편해졌다. 대체 뭐가 변한지 전혀 모르겠지만, 마음이 한결 여유롭고 편안하다. 센터에서 돌아온지 열흘이 지났는데도 여전하다. 그 사이 내 평정을 해칠만한 사건 한 두 개가 있었지만, 평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 많이 어렵지 않았다. 내가 뭔가 많이 변한 건 절대 아니지만, 다녀오길 잘 한 것 같다.

사람은 마음 먹기 나름이라는 말을 진짜 깨닫게 된 것 같다. 일상에선 느낄 수 없던 것을 많이 느낄 수 있어서 좋기도 했다. 하늘을 보고, 심심하고, 또 심심한 그런 것. 내가 심심함을 얼마나 견딜 수 없는 사람인지, 너는 나에게 어떤 사람인지, 나는 너에게 어떤 사람인지 생각도 충분히 해볼 수 있었고.

마음이나 머릿속이 복잡할 때 가면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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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 그러니까 정확하게는 모든 공채가 끝난 11월 말쯤 올해도 이렇게 소득 없이 한 해를 마치는구나 

하는 허무한 마음이 가득 했다.

그 때 자주 구경하는 커뮤니티에서 '담마코리아 가보신 분?'이라는 글을 보게 되었는데 

'아주 힘들지만 보람있다'는 댓글이 달려 있었다.

처음 들어보는 곳이기에 호기심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명상센터였다.


그전까지 내가 아는 명상이라곤 초등학교 명상시간에 하던 게 다였다. 

눈을 감고 아주 뻔한 도덕적인 이야기를 들려준 후 그 이야기를 명상록에 적으라는...아주 의례적이고도 지겨운 시간이었는데

명상센터 홈페이지를 보다보니 왠지 끌리기 시작했다.

홈페이지에서 읽은 명상센터의 특징과 규칙은 이러했다.


- 시간표는 밥-명상-밥-명상-휴식-명상인데 시간표를 빡세게 지켜야함.

- 10일간 핸드폰 사용 금지, 책읽기, 음악 듣기, 글쓰기 등 일체의 행위 금지. (속세와의 단절)

- 10일동안 말을 하면 안됨. (묵언수행) 눈짓 등 다른 종류의 소통도 일체 금지. 

- 밥은 오전 6시 30분과 11시 두 차례 먹으며 11시 이후는 금식.

- 채식. 

- 종교적인 색채가 없는, 그저 오래 전해 내려온 수행법임.

- 일단 무료이며, 코스를 마친 후 다음 코스 참가자를 위해 기부하고 싶은 만큼 기부를 하면 됨.


간결했지만 빡셌다. 

명상이 뭔지도 개뿔 몰랐지만 읽다보니 호기심이 생겨났다.


스마트폰 중독자이면서도 주위 사람들에게 늘 핸드폰 없는 세상에 살아보고 싶다던 소망을 이야기했었기에

핸드폰 없는 10일이 궁금하기도 했고

10일동안 말 한 마디 할 수 없는 일상이 궁금하기도 했다.


괜히 안해도 될 말을 해서 망쳐버린 면접과 연애, 술이든 뭐든 절제를 몰라 벌어졌던 수많은 일을 후회하며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명상센터 고유의 목적이 무엇이든, 나는 명상센터에서 스스로를 절제할 수 있는 사람인지 시험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마침 개설된 코스 중에 12.24-1.4라는! 가난한 백수 솔로에겐 매우 맘에 드는 날짜 구성이 있어 신청했다.

신청할 때까지만 해도 이미 신청이 마감되어 대기자 명단이었기에, 

"되면 그 때가서 생각해보고 말면 말아야지~" 하는 맘으로 가볍게 신청하고...

친구들과 저런 곳이 있다더라 하며 농담으로 "나 명상센터 갈거다~~"하고 입을 털고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연말연시를 앞두고 다들 뭔가 일이 생기신건지^^^*

진짜 대기자가 다 빠져 참가할 수 있게 되었다며, 참가하겠냐는 이메일이 왔다.ㅋㅋㅋㅋㅋㅋㅋ


아 이거 가야 돼 말아야돼? 내가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아 여기 사이비 아냐? 사이비면 어쩌지...날 10일동안 속세랑 단절시켜서 가둬놓고 세뇌시키면 어쩌지...

나는 사이비한테 넘어갈 인간일까? 스스로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만약 사이비인데 넘어가면 어떡하지?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는데ㅋㅋㅋ 그전에 주위 사람들에게 갈 것처럼 미리 말을 던져놓고 다닌 것도 있었고

연말이 다가왔는데도 약속이 거의 없고 크리스마스 계획^^^같은 것도 없었기 때문에ㅋㅋㅋㅋㅋ

그래! 이참에 속세를 떠나보자! 하는 결심에 도달했다. ㅋㅋㅋㅋㅋ

집구석에 앉아 가족들이 틀어놓은 연예대상을 억지로 시청하며

날 떨어뜨린 면접관이나 날 갈구던 인턴시절 선배의 이름을 연예인 수상소감에서 듣는 그 상황이 (작년의 경험임^^+) 

또 찾아오는 게 두려웠다

약속이 있어봤자 바가지 씌운 비싼 술값에 술이나 흥청망청 마시며 보낼 게 뻔하기도 했고.


나는 뜻깊은 연말연시를 보내보자!

후기 보니 채식에 두끼만 먹어서 4kg씩 빠졌다는데 나도 살이나 빼오자!

폰없이 말없이 살아보자! 나도 절제할 수 있어!


이런 

조금은 충동적인 맘으로 

진안 가는 버스를 타고

명상센터로

떠나게 되었다...


두둥-!!!


- 2편에서 이어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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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지 작가가 좋다

처음엔 '짱구는 못말려'와 비슷한 그림체가 마음에 들어서 봤는데

섬세하면도 담담한 캐릭터 묘사, 

어딘가 비일상적이면서도 일상 같은 설정과 스토리들이 무척 맘에 들어서 팬이 되었다

<우리는 시간 문제> 추천글도 썼었는데.

춤추는 도련님도 재밌다.  

​우는 용주. 그림이 맘에 든다.

​용주씨 나랑 동문이었어!!! 

이불킥하는 도련님. 팔 꼬이는 게 너무나 귀엽.​

용주씨 나랑 같은 서강대나온 백수였어!!!

(뜨끔)

흔한 온갖 방송국 면접 탈락자의 공감짤.jpg

왜 불편하거나 화나냐면 날 떨어뜨린 인간들이 만드는 프로그램이라서ㅋㅋㅋㅋㅋ

가끔 아는 애들이 막내 피디라고 티비에 나와서ㅋㅋㅋㅋㅋ

​크리스마스 대비짤이었는데 이짤은 써보지도 않고 속세를 떠났더랬지. 



여러분이 지금 보고 계신 이 블로그의 이름은 <서울의 밤> 입니다. (since 2010) ​

​이거 역시 새해짤로 쟁여놨으나 써보지도 못하고 속세를 떠남222 

왠지 맘에 들어서 휴대폰 배경화면용으로 만들어서 쓰고있는 그림. (아이폰6)


용주 벨소리가 조월의 어느새길래 반가워서 캡춰했음



이것 역시 배경화면으로 만들어 쓰고있음.


하양지 작가 만화 넘죠탕.

많이많이 그려주셨으면 좋겠당.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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