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시는 오래된 것들에 대해 소중함을 갖지 않는다. 모든 것은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규칙이라도 가진 듯이. 특정한 공간에 쌓인 무형의 추억들은 때로 너무 쉽게 무시된다.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다. 늦게 변하는 사람이나 변하지 않는 사람은 남겨진다. 상처를 덜 받기 위해서는 먼저 변하고 먼저 떠나야 한다. 변하지 않는 사람들은 남겨져서 상대의 뒷모습이나 바라보아야 할 뿐.

홍대 앞 30년 전통의 빵집이 오늘을 마지막으로 사라진다. 대기업 때문에 사라지는 동네 빵집인지,비싼 귀족빵집이었기에 사라진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30년동안 한 자리를 지킨 무언가가 사라지는데 이렇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이 무섭다. 오시오 떡볶이가 사라진다면, 거북이 놀이터가 사라진다면, 너와 내가 걸었던 그 길이 사라진다면. 아직 변하지 않는 상도동이 고맙다. 그러나 서울에 추억을 쌓는 것은 여전히 무모하다.

언제나 늦게 변하는 사람이라 힘들다. 물건도 관계도 웬만큼 깨지고 더러워져도 버리지 못하는 미련퉁이라 힘들다. 세상은 변화를 강요한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전제가 가끔 너무 버겁다. 변치 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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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보고싶지 않은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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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사랑하는 누군가에 대한 원망이 삶의 원동력이라면 그것은 불행 중 다행일까 아니면 그저 불행일 뿐일까.


아빠처럼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길어지는 게으름을 이겨내려 노력한다.  
지나보니 머리가 크고 나서는 아빠처럼 살지 말아야지 하는 그 원망이 삶의 원동력이었고,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었다. 이것은 아빠와 엄마로부터 학습된 결과이기도 하다.


아빠는 명문대에서 인문학을 전공했는데,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그 명문대 졸업장은 한 번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언제나 엄마의 가족들이나 인맥의 테두리 안에서 고등학교 아니 중학교만 나와도 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을 엄마 덕에 하셨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그 원인에 대해 아빠가 대학 시절에 데모를 했기 때문이라고 믿고 계신다. 나도 머리가 크기 전까지는 그런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아빠가 하는 일이나 집의 가난함 같은 것에 대해 불만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난 집의 상황이 아빠가 그 시절에 양심을 지킨 대가라고 생각해서 자랑스러웠다. 막노동에 가까운 일을 하시면서도 퇴근하면 인문학 책을 읽고 모든 일에 척척박사인 아빠가 자랑스러웠다. 어릴 때나 지금이나 나는 돈보다 명예에 약하다.  


아빠에 대한 신화가 깨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아빠는 행동하지 않았다. 행동해야 할 때도 하지 않았다. 아빠는 모든 일을 마지못해 했다. 엄마에게 떠밀려서 겨우겨우. 아빠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아빠가 데모라도 제대로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빠는 그마저도 고민하다가 중간쯤에서 했다.  


그걸 알고나서부터는 아빠처럼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언제나 내 기준이었다. 아빠처럼 되는 게 두려웠다. 


이과를 선택했던 것은 아빠와 같은 삶을 살고 싶지 않다는 무의식이 반영된 결과였다. 
대학 잘 가봤자 연고댄데 연고대 문과 나와서 뭐해. 이게 내가 고등학교 때 입에 달고 다녔던 말이다. 중학교 때부터 대학에 가면 신문방송학과를 가고 싶다고 말했었다. 근데 아빠가 대학 원서를 쓸 때 1지망으로 신문방송학과를 썼던 걸 알게 됐다. 아빠처럼 되면 어떡하지. 그러면 안되지. 의대에 가야지. 의대에 못가더라도 엄마 말대로 공대가 훨씬 취직이 잘되니 공대에 가서 제대로 된 회사에 취직이라도 하고 싶다. 그래서 이과를 선택했다. 


재수도 마찬가지였다. 
아빠는 학력고사를 평소보다 훨씬 망쳤는데도 재수를 안했다. 할머니가 반대해서라지만 큰 아들 재수 못시킬 만큼 가난한 집도 아니었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꽤 사셨다. 아빠는 재수를 하고싶었다지만 밀어붙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재수를 했다. 아빠가 평생 그걸로 얼마나 후회했는지를 봐왔기에 가족들은 내 재수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줬다. 삼수는 내가 정했다. 안하면 아빠처럼 후회만 남길 것 같아서. 삼수해서 대학에 와서 순응되면서 반수는 할까말까 고민했지만 결국 내가 과외한 돈으로 사반수도 했다. 굳이 안했어도 되는 마음상태였는데, 이것도 결국은 아빠처럼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내가 삼수해서 다니고 있던 대학은 아빠가 나온 대학과 라이벌이었다. 아빠처럼 될까 하는 두려움은 극에 달해있었다. 그래서 했다. 서울대 가서 아빠랑 나는 다르다는 걸 확인하고 싶어서.


대학을 고를 때도 그랬다.
비슷한 두 대학 사이에서 고민할 때, 아빠는 당신이 나온 학교말고 지금 내가 다니는 그 학교를 쓰라고 추천했다.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 아빠랑 같은 대학을 가는 건 싫었다. 알 수 없는 그 어떤 평행이론이 있을까 두려웠다. 조금이나마 덜고 싶었다.


지금도 아빠처럼 되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게으름에 순응된 몸을 억지로 억지로 일으킨다.
나는 정말 몹쓸 불효녀다.


인생에 있어 사람들이 꽤 행복하게 사는 것은 두 가지 길이 있는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거나, 그렇지 않고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한다면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행복을 찾는 것. 일과 가정. 그 두 가지의 행복이 모두 이루어지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 중 한가지에서 행복을 얻으며 살아가는 것 같다.
아빠는 가정에서 어느 정도의 행복을 얻으며 사셨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아빠는 일에서의 행복이 더 필요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아빠가 안타까운거고 아빠처럼 살지 말아야지 싶은 것이다. 아빠는 일에서 얻지 못한 행복을 취미생활에서 얻으며 살아 오셨다. 그리고 지난 인생에 대해 아빠도 후회가 많다. 왜 도전하지 않았을까, 왜 결단하지 못했을까 하면서. 그리곤 쓴웃음을 지으며 나에게 말씀하시지. "아빠처럼 되지 말라고. 뭐든 열심히하고 도전하라고"
그 얘기를 들으면 "지금이라도 아빠도 도전하라니까? 아빠 뭐하고 싶은데. 영화찍고 싶으면 찍어. 60살에 첫영화를 찍은 할아버지도 있어." 하고 대답하지만. 역시 행동하지 않는 사람은 끝까지 행동하지 않는다. 그리고 옆에서 그 모습을 보는 건 슬픈 일이다. 


나는 아빠를 정말 사랑한다. 물론 단지 내 아빠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여느 딸이 아빠에게 갖는 애정 이상으로 나는 아빠를 사랑한다. 지금도 어딜 가면 팔불출처럼 아빠 자랑을 하고 다닌다. 지금도 나에게는 충분히 좋은 아빠지만, 어릴 때로 거슬러 올라가면 아빠는 더욱 좋은 아빠였다. 한결 같았다. 남다른 아빠였고 아빠의 딸인 건 어딜가나 자부심을 갖게 하기 충분하다. 아빠 얘기를 듣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놀라고 부러워한다. 우리집에 놀러와 아빠를 만나는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아빠랑 얘기하는 게 좋고 재밌고 아빠랑 영화보러 야구보러 전시회보러 다니는 게 좋다. 말그대로 친구 같은 아빠다. 게다가 아빠의 인격도 난 존경하는 면이 있다. 아빠는 좋은 사람이다. 


아빠처럼 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내 생활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라는 게 슬프다. 그렇게 사랑하는 아빠인데. 이것은 불행 중 다행일까 그저 불행일까. 내가 불행한지 좀 덜 그런지조차 모르다니 나는 바보 천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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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도 처음 나왔을 때부터 영화관에서 보고파했던 영환데 이제야 봤다. 메가박스에 줄서고 있었는데 슈퍼 사이즈 미가 상영 중이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패스트푸드를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버거킹을 제일 좋아한다. 와퍼 없인 못살아...파파이스도 좋아한다. 학교 안에 파파이스가 있어서 점심으로 종종 먹는다. 맥도날드는 런치 타임이나 맥딜리버리만 이용하는 편이다. 아무튼 패스트푸드 몸에 안 좋은 게 새삼스러운 사실도 아니지만 재밌을까 그리고 다이어트 겸 패스트푸드 좀 끊을 수 있을까 싶어서 봤다.

결론은 재미없다. 그리고 새벽에 봤는데 보면서 맥도날드 땡겨서 혼났다. 아...난 구제불능 인가봐...그리고 맥도날드를 애써 버거킹과 구분지으면서 와퍼는 비싸니까 괜찮다고 생각하기까지...이 다큐는 나에게 아무런 각성도 주지 못했다. 여자가 실험해서 피부 퍽퍽해지고 뱃살 늘어지는 거 보여줬으면 좀 생각이 바뀌었을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제 몸 버려가며 다큐 찍는 감독 모건 스펠록의 저널리스트 정신은 정말 대단하다. 

재밌는 다큐가 보고 싶다. 마이클 무어도 볼링 포 콜럼바인 이후로 하락세고 재밌는 다큐없나. 없나없나. 재기발랄하고 웃기고 그런 다큐가 보고싶다. 오늘 한 남극의 눈물도 쳐지기만 하고 별로였다. 일단은 EBS 다큐프라임으로 마음을 달래야지.

 
 오랜만에 전 전에 쓰던 핸드폰을 충전해서 켜봤다. 며칠 전부터 계속 언제 한 번 켜봐야지 생각했는데 드디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나와 고3, 재수, 삼수를 함께한 의미가 깊은 핸드폰이다. 열 네 살쯤 핸드폰을 처음쓰기 시작해서 여러 대의 핸드폰을 썼는데, 대부분 핸드폰의 종말이 고장이었던 것과는 달리 이 핸드폰은 멀쩡해서 다시 켜볼 수 있었다. 그리고 보니 지금 핸드폰 이전까지는 같은 회사의 핸드폰을 두 번 써본 적이 없네. 싸이언, 에버, 스카이, 모토로라, 삼성, 그리고 지금도 삼성 폰을 쓰고 있는데, 고장이 안났던 핸드폰은 오늘 켜 본 모토로라 크레이저 뿐인 것 같다. 사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3년으로 되게 길어보이는 시간이지만 재수 때에는 핸드폰을 정지했었기 때문에 실제로 핸드폰을 사용한 기간은 고3때와 삼수 때 두 해 남짓이었다. 왠지 수험생활 때는 마치 물건이 먼저 닳나 내 수험생활이 먼저 끝나냐 오기라도 부리듯 필통도 그렇고 같은 걸 바꾸지 않고 오랫동안 사용했었는데 핸드폰도 그 중 하나였다.

 

핸드폰을 켜니 잊고 있던 과거가 살아돌아왔다. 아쉽게도 문자함은 등록을 한 뒤에야 볼 수 있는 모양이었다. 문자함이 제일 궁금한데 정말 아쉬웠다. 개통하지 않는 이상 볼 방법은 없는 걸까? 게다가 이제 kt가 2G서비스를 종료한다니 이제 이 문자함을 볼 방법은 영영 없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별 거 아닌 것도 영영 끝일 거라고 생각하면 되게 크게 느껴지는 법인데 나한테 있어서 이 핸드폰의 문자함은 별 거니까, 괜시리 착잡해졌다.


핸드폰을 켜니 연애 같지 않은 연애 혹은 연애 같지만 연애가 아닌 것의 흔적이 쌓여있었다. 나는 언제나 그런 식이다. 누군가와 나눴던 감정을 잘 정리하는 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 해준 그런 날들의 기억. 잊고 있었던 기억도 있고 마음 속에 아련히 간직하고 있던 기억들도 있었다. 기억들이 추억으로 변해가는 시간들은 견디기 힘들다. 이제 다 털어버렸다고 생각했기에 핸드폰을 바꾸고 3년만에야 이 핸드폰을 켜 볼 용기가 났다. 그런데 켜보니 시간은 박제되어있고 사진은 그대로고 마음은 아련해졌다. 그래도 이젠 추억이 된 게 맞는 거겠지.




그 사람이 그립진 않은데 그 시간들이 정말 그립다. 그런 시간이 다시 올 수 있을까. 




 

               
                 감정의 찌꺼기를 모아모아 꿀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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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왔을 때부터 보고싶었다가 이제야 봤는데 짱이다. 
초반은 좀 지루한데 중반부터 끝까지는 쉴틈 없이 꽉 찬 영화다 꽉 찬 영화는 재미있다. 
감독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우드스탁 얘기라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이안 감독 영화였다. 이안 감독의 다른 영화도 찾아봐야겠다. 푸른 풀밭이 펼쳐진 목장의 경치도 좋았고, 아래 첨부한 꾸룩꾸룩한 들판 장면도 무척 좋았다. 영화관에서 봤으면 더 좋았을 텐데. 내가 보통 좋아하는 논리적인 스토리 라인을 가진 꽉 찬 영화는 아니지만 다른 의미에서 꽉 차 있었다. 기대했던 음악영화도 아니었지만, 좋다.


나빴던 건 영화의 포스터였다. 차마 올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별로다. 누가 그딴 키치하다고도 할 수 없는 유치한 포스터를 만들고 메인으로 썼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포스터 자체가 문제인 것 보다도 이 영화랑 너무 안어울린다는 게 문제다. 영화는 홍보가 성패를 결정한다는 말에 동의하는데 테이킹 우드스탁의 홍보팀은 영화를 제대로 본 건지 의문일 정도의 메인 포스터다. 영화를 보고나서 찾아보고 정말 말그대로 식겁했다. 은하해방전선의 홍보팀 다음으로 별로다. 네이트 영화 평점이 7.4점인 건 라스베가스의 공포와 혐오 평점이 7.5점인 것과 비교되었다. 영화는 그 영화를 좋아할만한 사람이 보고싶게 만들어야 하는데 생뚱맞은 사람들이 보고싶어지게 잘못 홍보하니까 좋은 영화에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거다. 어쨌든 별점평을 듣고 영화를 보는 것은 어차피 무의미해서 절대 그러지 않는다. 


그리고 반가운 얼굴 빅뱅이론의 만화방 주인 스튜어트가 나왔다. 요새 보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유독 자주 발견하고 있다. 외국인 박혁권과 같은 존재구나.

 

영화를 보면서 손을 깍지끼고 머리뒤에 넘겨서 놓고 누워서 봤는데 새삼스럽지만 손깍지 끼는 건 참 좋다. 나 자신의 맥박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리듬과 템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타인과 손깍지를 낄 때에도 그사람의 맥박을 느낄 수 있을까? 모르겠다. 조만간 시험해봐야겠다. 



이 장면을 보면서 내 맥박을 느끼던 오늘 새벽의 그 순간은 잊지 못할 것이다. 아직 살아 있다. 황홀하다.





 

-너무도 주관적인 것을 마치 객관적인 것인 냥 말하는 것이 싫다. 근데 나자신도 자주 그런 식으로 말한다는 걸 알고 있다. 

-지나친 상대주의의 늪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한계치에 이르렀다. 한계치인가 임계점인가. 무튼.

-마 마 거리는게 싫다. 사투리 마 말고 이석원이 쓰는 그 문어체의 마. 이석원이 잘쓰고 그 애도 잘썼던 말인데 이석원 일기 보다가 밴 거 티나서 찌질해 보였었다. 아. 난 아직도 이석원이나 걔나 똑같이 애증인가. 몇 년 전이랑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생각하니까 짜증이 확 나네. 근데 더 이상 보고싶다는 생각이 안든다는 게 긍정적 변화다. 둘 다. 
  
-돈 벌려고 글 좀 써서 냈는데 돈 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세뱃돈은 생각보다 훨씬 초라했다. 초라. 초급 라틴어.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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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술버릇 병신같은 애랑 술마시면서 한심하게 쳐다보고 다음날 놀려보고 싶다 맨날 반대 입장이라...왜 술 먹은 다음 날 아침에 나는 꼭 이불을 차게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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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주간은 역시나 우울했다
별 일 없이 조용히 넘어가기만을 바랬건만...

어렸을 때는 생일이 방학이라 변변한 축하를 받은 기억이 딱히 안난다
친한 친구들 모아서 생일 파티를 연 적도 있었지만 기억이 잘 안나고 
가족끼리 케이크 자르고 선물받고 뭐 그냥 그렇게.

고등학교 때는 겨울방학에도 학교에 다같이 나와 보충을 해서 좋았다
보충은 4교시까지만 하니까 끝나고 친구들이랑 피자도 먹으러가고 파티하고 놀고.
고등학교 땐 성격도 활발하고 학교에 모르는 사람이 없어서
그냥 그날은 걸어다니면 온갖 사람들한테 축하받고, 운동장에서 애들이 날 빙둘러싸고 노래도 불러주고
우리반은 수업중인데 복도에서 애들이 000 생일 축하해 이렇게 교실안에 들리게 소리도 질러주고 
매점에서 과자들 음료수들 잔뜩 받고, 친한 친구들한텐 선물 받고... 
친한 선생님들한테도 선물받고 아무튼 정말 생일이 별 건 줄 알면서 보냈지 
재수가 끝난 스무 살 생일이 무척 기억에 남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생일 파티를 너댓번은 했던 것 같다
케이크를 질리도록 먹었었는데. 술도.

 
그때와는 성격도 많이 변하고
사람들이랑 연락은 하는데 거의 다 일대일 관계에 소속감이 있거나 하진 않은 지금은  
생일을 조용히 넘어가고 싶은 마음뿐이어서 조용히 있었다 그냥 우울해지지 않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또 우울한 생일이 되고 말았다
친구들은 미안해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그게 아니었을지도 몰라 

생일에 친구들이랑 부루마블도 하고 탕수육에 짜장면도 시켜먹고 예거밤도 해먹고 잘놀았지만
친구들이랑 헤어지고 나니 허무해서 저녁 여덟시쯤 홀로 티비를 보다가 그냥 억지로 일찍 자버렸다
아빠가 밤에 케이크를 사오셨지만 내가 자서 케이크도 못하고 그냥 결국 그 케이크엔 초조차 붙이지 못했다

가족들한테 선물얘기도 안꺼냈고, 별로 선물을 받고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다.
친구들도 돈모아서 선물을 주겠다고 고르라고 계속 말하고 있는데 요샌 갖고 싶은 것도 딱히 없다.
어렸을 땐 생일에 유난하지 않은 어른들이 마냥 신기했는데
크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냥 조용히만 지나가고 싶다 생일이 싫다 
 
사는 게 왜이리 재미도 없고 허무하고 지루한걸까
의욕이 안생긴다 



생일전날부터 계속 옥상달빛의 하드코어 인생아 반복중 
뭐가 의미있나 뭐가 중요하나...정해진 길로 가는데...정말 요새 내마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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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선 버터플라이 - 스물 아홉, 문득 from RECANDPLAY.NET on Vimeo.



보컬 남상아의 생일은 내 생일 전날이다 
내일로 다가온 남상아의 생일을 맞아 
나와 너와 그가 모두 좋아하는 3호선 버터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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