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밤 (전체)
- 아주 일상적인 일상들 2012.03.04
- 노을 - 양창근 2012.03.04
- 겨울방학 결산 - 2. 음식 2012.02.29
- 겨울방학 결산 - 1. 영화 2012.02.29 2
- 마음에 남은 말들 2012.02.24 2
- 올빼미형 인간을 위한 변명 2012.02.23
- 1 2012.02.13
- 동네 - 김현철 2012.02.06 2
- 돈을 벌다 2012.02.03
- 부러진 화살을 통해 본 너무나도 폐쇄적인 대학 사회 2012.02.01
아주 일상적인 일상들
노을 - 양창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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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결산 - 2. 음식
방학동안 먹은 음식. 징하게 먹고 사진도 왕창 찍었다. 나 먹는 거에 비해 살 안찌는 거 맞구나.
사진 찍을 땐 민망했지만 모아놓으니 사진찍어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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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결산 - 1. 영화
방학동안 본 영화
미션임파서블4 ★★★★ 탄탄한 스토리. 괜찮은 영상미. 탐크루즈 아직 안 죽었다.
머니볼 ★★★☆ 빌리장석의 그 빌리군요. 자연스러운 감동. 괜찮은 스포츠 영화의 표본이랄까.
도쿄! ★★★ 미셸 공드리는 미셸 공드리 답고 레오 까락스는 재기발랄한데, 봉준호의 박찬욱화는 좋지 않다.
팀버튼의 화성침공 ★★★☆ 간만에 엄청 웃으면서 본 영화. B급 코미디의 결정판. 개가 된 캐리가 인상적.
미스터 히치 ★★ 내가 중학교 3학년이었다면 정말 좋아했을 영환데.우린 너무 늦게 만났군요..미스터 히치.
파란만장 ★★☆ 박찬욱의 영화제용 영화들이 난 싫다. 스마트폰으로 찍었다는 건 높게 쳐주겠다.
가타카 ★★★★☆ 괜찮은 문제의식을 세련되게 구현. 생각할 거리를 준 영화. 14년 전 영화라니!
플란다스의 개 ★★★☆ 일상과 비일상 사이의 묘한 긴장이 괜찮은 영화. 애견가로서 다시 보긴 싫지만.
멋진 하루 ★★ 애초에 영화로 만들면 안됐을. 원작소설은 좋았을듯. 하정우만 매력발산하며 고군분투.
미쓰 홍당무 ★★☆ 귀엽긴 한데 나랑 개그코드는 안맞았다. 공효진과 서우의 연기는 인정.
테이킹 우드스탁 ★★★☆ 기대와는 달랐지만 다른대로 좋았던 영화. 영상도 좋았고 음악도 괜찮았고.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 음악을 챙기느라 스토리를 못챙긴 주객전도의 처절한 결말. 아쉽다.
슈퍼사이즈미 ★★ 지루해. 그저 패스트푸드를 먹고싶어졌을뿐.
장화신은 고양이 ★ 드림웍스가 나에게 똥을 줄 줄이야. 친구랑 영화관에서 나오면서 멋쩍은 웃음만.
부러진 화살 ★★★★☆ 사회적 역할은 차치하고서라도 영화 자체로서도 충분. 연기도 연출도 수준급.
범죄와의 전쟁 ★★★ 시나리오는 보통. 배우들은 제대로. 최민식의 새로운 발견. 윤종빈 연출은 기대 이하.
러브픽션(3월1일 관람예정)
집중력 부족으로 영화를 한 번에 끝까지 보지 못하는 편인데, 그걸 극복하고 영화를 많이 봤던 방학인 듯하다. 이게 다 누구 덕분에...하하하. 며칠에 한편씩 고루 본 게 아니라 1월 2일,3일 이틀 간 여덟편의 영화를 봤다. 나머지 영화들은 고루 본듯. 볼 영화를 고를 때에는 내 취향보다는 쿡티비에서 무료인가 아닌가가 큰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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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남은 말들
말한 사람은 얼마나 무게를 두고 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한 번 듣고 마음에 박혀 잊혀지지 않는 말이 있다.
두번째 명언도 1을 말한 그 애였다. 참 생각이 많은 애였네 싶다. 이 말도 스무살, 그러니까 내가 삼수를 할 때였다. 내가 힘들어 하면서 빨리 원하는 대학에 가고 싶다고 말을 했었는데 그 애가 말 없이 한참 내 투정을 다 듣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니가 원하는 그 대학 그 과를 가고 나면 행복할 것 같냐고. 그 행복은 한 학기, 잘해야 일 년 갈거라고. 나라고 아예 몰랐던 바는 아니었지만 원하던 대학에 간 그 애 입에서 그 말을 들으니 그 말이 더 일리있게 느껴졌다.결국 행복은 환경이나 상황의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의 문제라는 것. 아주 오래 전부터 진리를 말하는 사람들이 해온 말이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믿지 않고 행복해지기 위해 자기의 상황을 바꾸려고만 노력한다. 마음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경우는 드물다. 결국 행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먹기이다. 나에게 그것을 일깨워 준 것은 바로 저 한 마디의 말이었다.
3/
"언니, 얘는 먼저 연락을 잘 안해. 나만 맨날 먼저 찾는 것 같아서 자존심 상하고 짜증나. 친구하지 말아버릴까?" "친구 사이에 누가 연락 먼저하고말고가 뭐가 중요해. 보고싶고 얘기하고 싶으면 니가 먼저 하면 되지." 내가 중학교를 다닐 때였나 언젠가 언니가 해준 말이다. 그 이후로 친구관계에서 저 말을 언제나 마음에 새겼다. 연락 안한지 오래된 친구에게 먼저 연락하기 조금 멋쩍어도 했다. 덕분에 지금 나는 오래된 깊은 친구가 많다. 언니의 말을 마음에 새겼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친구들 중에는 저 말이 없었다면 이제 연락하지 않는 사이가 됐을 친구들도 많다. 언니의 말 덕분에 좋은 친구들을 오래 만나고 있다. 연락으로 자존심 상해하지 말고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먼저 연락하는 것. 내 인생의 모토 중 하나이다.
4/
이것도 스무살 때 들은 말이다. 토요일이었고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토요일은 지하철이 일찍 끊기니까 한창 놀다 일찍들어가야 하는 게 짜증났던 나는 "주말은 왜 지하철이 평소보다 더 일찍 끊기는거야. 노는 사람들도 많은데. 더 늦게 끊겨야 되는 거 아니야?" 그러자 옆에 있던 애가 한 말. "일하시는 분들도 주말인데 일찍가서 쉬셔야지." 이건 정말 충격의 한 마디였다. 그렇게 노동자를 배려하고 세상 사람들을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말하고 다녔던 내가 저런 사소한 생각도 못했다는 게 부끄러웠다.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했다. 지금도 세상을 볼 때 하나의 시각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들게 해준 말이다.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것. 그걸 일깨워준 한마디였다.
5/
어느 날 자고 일어났는데 새벽에 오랜 친구 중 한 명의 문자가 와 있었다. "100년 후엔 사라질 내 친구야 사랑한다." 공교롭게도 또 스무살 때구나. 웃으며 가볍게 넘길만한 친구의 술주정 문자였지만 앞에 붙은 '100년 후에 사라질'이라는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 날 나는 저 문자를 보고 '100년뒤엔 너도 없고 나도 없고 우리모두 없어질거고우리가 친구를 하건 사랑을 하건 뭘하건 10년 아니 3년 뒤라도 우리가 모두 살아있을지 안멀어질지 평생 못보게 될지 모르는 건데 뭘 그렇게 인간 사이 복잡하게 생각하면서 생각이 많고 지금 바라는대로 행동하지 못하면서 살아가야하는건지' 하는 일기를 썼다. 지금도 인간관계에 있어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하지 못하고 마음 속으로 삼켜야 할 때면 저 생각을 한다. 어차피 100년 후엔 지금 알고 있는 사람 중 아무도 이 세상에 없을텐데. 우리가 아무리 오래 봐야 세상 전체로 보면 아무 것도 아닌, 기껏해야 100년인데. 만나고 싶은 사람은 만나고,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하고,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충실하게 현재를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6/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에 들은 마음에 남는 한마디다.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교수님이 해주신 말씀이다. 연출 수업이었는데 마지막 시간에 교수님은 모든 예술의 근본은 인간에 대한 애정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가진 예술가와 그렇지 못한 예술가의 예술은 천지차이라고. 그러니 한 학기 수업 내내 배운 것을 모두 잊어도 좋으니 저 사실만은 꼭 기억하라고. 그리고 혹 예술을 하지 않게 되더라도 앞으로 언제나 사람을,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살아가라고 하셨다. 정말 맞는 말인 것 같다. 앞으로 예술을 하게될지 그렇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평생 저 말을 마음에 새기고 살아가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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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형 인간을 위한 변명
밤새 불키고 있다가 해가 뜬 걸 알아채고 불을 끄는 순간이 싫다. 그치만 새벽을 포기할 수가 없다. 사실 새벽이 좋아서 새벽에 안잔다는 의지의 문제는 아니다. 그냥 내 몸이 그때 그때 하고 싶은 대로 냅두고 싶은 것 뿐이다. 말로는 일찍 자야지 자야지 하는데 방학의 제일 좋은 점은 사실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중학교 때쯤 누가 꿈을 물어보면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면서 사는 것'
이라고 대답했었는데 학교를 졸업하면 그렇게 살 수 있을지 모르겠어서 고민이다. 지금은 대학 시간표도 내가 맘대로 짤 수 있고 방학이 있어서 견딜만 하지만. 친구네 집에서 잠이라도 자는
날엔 졸려도 자기 싫어서 친구가 불을 꺼도 계속 말을 걸지만 그런 특별한 경우가 아닐 때는 졸리면 자야 한다. 근데 이상하게 평생을 밤에는 안
졸리고 낮에 졸린다. 말못하던 아기 때부터도 밤에 안자고 일곱시간씩 울어서 새벽에 나 업고 동네 돌아다니는 게 엄마의 일이셨다고 하니 이것은 타고난 기질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두 가지 설이 있다.
첫 번째 설은 '아침형 인간'이 누구에게나 통할 수는 없고 누구의 몸에나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게 건강을 유지하는 법이고 피부는 새벽에 재생하며 몸의 리듬도 자연의 리듬에 맞추어 아침에 일어나고 밤에 자야한다는 것이 이전까지의 통념이지만, 이것은 인공 빛이 발달한 이래로 맞지 않는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인공 빛이 발달하자 세상에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올빼미형 인간'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태어나게 된 것이다. 그들은 태어나기를 그렇게 태어났으며 낮에 자고 밤에 활동하는 것이 몸의 리듬에 맞는다.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저녁형 인간 본능을 억제하고 살지만 새로 태어나는 아기들 중 '올빼미형 인간' 유전자를 가진 아기들의 비율은 해가 거듭할 수록 높아지고, 도시일 수록 그 비율이 높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은 세상이 쉬지 않고 2교대로 돌아가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낮 생활자와 밤 생활자가 따로 존재하고 밤(새벽)에도 밖에 나가면 지금의 낮과 같은 사회가 유지되는 것이다. 주식 시장도, 은행도. 전통적인 아침형 인간 유전자를 보유한 낮 생활자들은 같은 회사의 낮에 일하는 직업에 지원을 하고 밤에 잠들며, 저녁형 인간 유전자를 보유한 밤 생활자들은 같은 회사의 밤에 일하는 직업에 지원을 하고 낮에 잠드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그러한 시대가 아직 오지 않은 전통적 '아침형 인간'들이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시대에 나는 눈치 없이 '저녁형 인간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다는 가설이다.
두 번째 설은 캐나다에 간 친구가 우리나라에 있을 때는 나와 같은 올빼미 인간이다가 캐나다에 갔더니 아침형 인간이 다됐다는 말을 듣고 생각한 설이다. 그저 단지 내가 한국에 시차적응을 못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 평생 시차적응을 아직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몸이 저 지구 반대편 어느 나라의 시간에 맞게 잘못 프로그래밍 되어 태어났고 그래서 결국 내 생체시계는 이 나라와 시간이 안 맞는다는 가설. 그래서 지구 반대편 어느 나라에 가면 시차적응이고 뭐고 없이 곧장 아침형 인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헛된 기대...를 해보았다. 마치 내 몸은 북극성과 같아서 겉으로 보이는 낮과 밤의 구분을 따르는 것이 아닌 언제나 같은 절대시간에 잠들고 절대시간에 일어나게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내가 생각해도 좀 헛소리긴 하지만.
올빼미형 인간이라서 괴롭다. 아침형 인간이었다면 편했을텐데. 올빼미형인간이라 집에 있는 걸 더 좋아하게 되는 건 아닐까 싶다. 밤에는 밖에 나가기가 무서우니까. 어쨌든 올빼미형 인간들이 하루 빨리 늘어나 세상에 그들의 목소리를 내야한다. 다행히 현재 올빼미형 인간들의 소비력이 나날이 커져서인지 까페 패스트푸드점 등 점점 24시간 영업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학도 하루 빨리 24시간 수업을 해서 올빼미형 인간인 교수들이 새벽에 강의를 하고 올빼미형 인간 학생들은 새벽 수업으로 시간표를 짜서 듣고 하는 시스템이 정착된다면 좋을 텐데. 어쨌든 글의 제목에 맞추어 올빼미형 인간들을 위해 변명을 해보자면, 우리가 올빼미형 인간인 것은 우리가 유흥을 즐겨서도 아니오, 게을러서도 아니라 우리의 유전자의 작용일 확률이 있다는 것이다. 규칙적으로 아침에 자서 오후 세시인가 다섯시엔가에나 일어난다는 가수 송창식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에서 봤는데, 내 생각에 그는 시대를 앞서 태어난 올빼미형 인간의 시조급 인물이다. 남들보다 너무 빨리 진화된 인간이었던 것이다. 아, 1교시 한 개에 2교시 두 개인 이번 학기가 두렵다. 올빼미형 인간의 자유도 열흘 남았구나. 아, 또 여섯시네, 이제 자야겠다. 끝.
낮이라 그런지 졸고계신 올빼미님. 이름이 '몰라'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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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빠담빠담을 보는데 이 드라마의 주제는 '세상에 기적은 존재한다.'일까? 드라마를 보면 언제나 남녀 주인공은 거듭되는 우연으로 서로를 좋아하게 된다. 우연 없이 사랑은 시작될 수도 없는 것처럼. 서울에서 만났던 남자 서울에서 또 마주치고, 살던 통영으로 갔더니 통영에서 만나고, 원래 알던 사람이 그 남자랑 아는 사이고. 빠담빠담에서 한지민 정우성처럼 현실에서도 계속 우연히 마주치면 없던 사랑도 생겨나고 말겠다. 근데 빠담빠담의 정우성은 정말 연기를 잘하는 것 같다. 정우성인데 저렇게 멋있지 않고 찐따같고 모자라보일 수가 있는지. 보면서 설레는 순간이 한 순간도 없는 남자주인공은 또 간만인듯.
- 이상한 한 주 였다. 지난 한 주간 친구 세 명을 각각 다른 장소에서 우연히 만났다. 강남역이나 홍대입구 앞에서 친구 우연히 마주치는 경우는 여러 번 있었는데 이번 주에 우연히 마주친 세 명은 각각 누군가를 마주치리라고는 믿을 수 없는 특이한 곳들 이었다. 나는 다니면서 사람들을 거의 안보고 다니는 편이라 세 번 다 내가 발견당하는 입장이었는데 언제 어디서나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주말 내내 집에만 붙어있었더니 몸이 가렵다. 비유적인 의미가 아니라 정말로...약 먹을 시간이 왔나보다. 내게 콜린성 두드러기를 선사한 내 친구야...너 덕에 난 이렇게 아직도 고생을 하고 있단다. 젠장 정말 이 두드러기는 이 나이에 갑자기 왜 생긴걸까. 대학병원도 원인을 모르는 원인 불상의 두드러기. 난 아직도 그 애 탓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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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 김현철
어렸을 땐 둘 다 천재였지만, 현재의 이적과 김현철은 너무 달라졌다. 지금의 이적은 천재는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은 음악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뮤지션으로 유효한 반면에, 김현철은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항간엔 부잣집에 장가를 가서 그 집 사업을 물려받고 싶어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맞는 말인진 몰라도 그런 소문이 나올만 한 것 같다. 몇몇 티비프로에 가끔씩 나오는 것 말고 근황을 알 수 없는 김현철. 요새 음악작업이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고보니 나가수에서 자문위원으로 앉아있던가? 신곡은 안만드나요...'동네'는 그의 기념비적 앨범인 1집에 수록된 곡이다. 춘천가는 기차는 전국민이 알지만 이 노래는 요즘 세대라면 모르는 사람도 있을 듯. 내가 생각할 때 1집 중 베스트다. 김현철이 이런 노래를 하나 더 남길 수 있을까. 불가능할 것 같다. 요즘의 김현철을 보면 마음이 아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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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다
글을 써서 돈을 벌었다. 중학교 때인가 활동하던 인터넷 사이트에 경품이 걸려있는 줄도 모르고 릴레이 소설을 썼는데 어느 날 갑자기 집으로 퀵보드가 배달된 적이 있다. 그 때 이후로 글에 대한 대가를 받아보는 것은 처음이다. 큰 돈은 아니지만, 잠 안오는 새벽에 어떠한 구상도 없이 손이 가는 대로 두 시간만에 쓴 소설 치고는 과분한 대가다.
받은 돈으로는 먹고 싶었던 꼬리찜이나 사먹을까 하다가 그것도 좋지만 뭔가 처음으로 글을 써 번 돈이니 더 의미있게 써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돈으로 우선 돈이 없어 볼까말까 고민하던 한국어능력시험을 접수했다. 남은 돈으로는 시험 공부할 책을 사기로 했다. 동네 헌책방에 갔는데 원하는 책이 없었다. 일요일에 홍대 두리반 바자회에 가는 길에 홍대 헌책방들에 들러보아야 겠다. 그리고도 남는 돈은...역시 꼬리찜을 사먹을까?
방학이 되고 나서 한 달동안 대책 없이 놀았다. 처음엔 아침 6시쯤 잠들어 오후 2시쯤 일어나는 비교적 정상적인(?) 생활을 하다가 점점 취침시간이 늦어져 결국엔 아침 10시 취침, 오후 7시 기상의 기이한 생활패턴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한 달동안 컴퓨터하고 기타치고 글쓰고 무위도식 하다보니 이제 내 몸도 그런 생활에 지겨움을 느꼈나보다. 갑자기 패턴이 바뀌어 저녁 9시 10시면 졸리고 새벽5시 6시에 일어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어제는 일이 있어 새벽 두 시에나 잠들었는데 아침 8시 반이 되니 눈이 떠졌다. 그래서 씻고 밥차려 먹고 도서관에 왔다. 놀고 놀다 지겨워서 공부를 하니 공부도 재미있다. 이런 날들이 지속되어야 할 텐데.
글으로 먹고 살 깜이 안된다고 생각해서 기자는 절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요새는 기자에게 글 잘 쓰는 것보다 다른 자질이 더 필요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부러진 화살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기자에게 필요한 것은 글을 잘쓰는 것보다도 사회의 약자를 생각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는 마음 그리고 자신이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그 마음을 실천할 수 있는 곧은 신념이 아닐까 싶다. 너무 교과서적인 얘기일까. 어쨌든 기자라는 직업도 참 매력이 있다. 크리에이터라기엔 조금 부족하지만.
이 맘 때면 들려와야 할 친구들의 취업소식이 하나도 안들려서 다들 취업이 힘들긴 힘들구나 했는데 오늘 초등임용고시 발표일이었다. 대학에 제 때 간 친구 몇몇의 합격소식이 들려왔다. 아는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많아졌다. 나도 열심히 해서 내년 연말에는 웃고 있을테다. 목표 없이 무위도식 하는 것이 자유인이 아니고 바라는 것을 향해 치열하게 사는 것이 자유인의 참모습일 것이다.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것일텐데 치열하게 사는 것이 버거웠기에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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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화살을 통해 본 너무나도 폐쇄적인 대학 사회
영화 '부러진 화살'을 봤다. 많은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권위적인 사법부에 대한 개인의 고군분투가 영화의 주 내용이지만 나는 그보다 김명호의 해직에 관심이 갔다. 내가 지금 대학 사회의 일원이어서 그런 모양이다. 영화를 보기 전 처음 '석궁 테러 사건'이 보도되었을 때부터 나는 그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스크린으로 보니 분노가 더했다. 이 사건은 애초에 성균관대 측의 부당한 처사에서 비롯되었다. 성균관대는 수학과 교수였던 김명호 의 입시 문제에 대한 정당한 문제제기를 무시했다. 그 처사가 없었다면 김명호가 자신의 재임용 탈락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할 근거는 없었다. 대학들의 부당한 처사는 성균관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학은 가장 합리적이고 상식적이어야 할 곳이 아닌가. 아닌가보다. 대학이 그들의 이름을 무기 삼아 폭력을 자행해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석궁 테러 사건이 처음 이슈화 되었을 때 성균관대는 석궁관대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석궁 테러 사건의 근본적 요인은 성균관대 수학과 측의 재임용거부 처분(사실상 해임)이기 때문이었다.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였던 김명호는 자신에 대한 처분이 부당하다고 여겨서, 소송을 걸었으며, 패소했다.
김명호는 1995년 이미 출제된 대학별 고사 수학 문제에서 오류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그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인정하고 그 문제를 모두 만점처리 하거나 모두 0점처리하여 채점하자는 상식적인 주장을 한다. 그러나 그 주장은 학교의 '명예'라는 이름 앞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 사건의 보복으로 자신이 해임되었다는 것이 김명호의 주장이다. 학교 측은 김명호의 재임용 탈락 사유로 교원으로서의 부족한 자질과 연구소홀을 들었다. 실제로 김명호는 당시 법정에서 자신은 전문지식을 가르치는 것이지 가정교육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으며 당시 판결문을 참고하면 김명호의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문제삼은 학교 측의 주장도 일견 타당한 것처럼 보인다.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김명호의 재임용 탈락 처분이 부당하다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것을 판단할 수 없다.
부당한 것은 애초에 대학별 고사 문제에 오류가 있음이 분명한데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던 성균관대 측의 태도다. 1995년 성균관대 대학별 고사의 수학 문제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당시 전국의 수학과 교수들이 연판장을 제출하고 외국 유수의 수학자들조차 문제의 오류를 인정하였으며 해당 문제가 오류가 있다는 취지로 사이언스 지에 실리기도 했다. 법원은 고등과학원, 대한수학회에 틀린 문제인지 아닌지를 문의하였으나 두 기관 모두 답변을 거절하였다. 대학과 교수의 싸움에 끼기 싫은 학계의 비겁한 태도였다. 영화가 흥행하고 나서야 대한수학회는 해당 문제의 오류를 인정했다고 하니 이 얼마나 슬픈 코미디인지. 그러나 성균관대의 수많은 교수들이 대한수학회가 인정해주지 않았다고 해서 고등학교 수준 문제의 명백한 오류를 몰랐을리 없다. 그저 문제의 오류를 인정하고 난 후폭풍을 감당하기가 싫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학교의 명예라는 허구의 가치를 위해 정의롭게 문제를 제기하는 교수를 무시해버렸다. 결과적으로 그들이 우려했듯이 성균관대의 명예는 그들이 우려한 것보다 더욱 더 떨어졌다. 지나치게 상식적이었던 한 교수를 깔아뭉갬으로써.
이것은 비단 성균관대 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강대는 외부에 학내 횡령 비리를 고발함으로써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킨 경영학과 교수들을 학기 중에 집단으로 파면, 해임시켰고, 지금 재판 중에 있다. (현재로서는 교수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사건이 전개되고 있는 듯 보인다.) 고려대는 고려대에 통합된 병설 보건전문대생에게도 총학생회 투표권을 인정하라고 요구하며 학내 시위를 한 학생들을 출교시켰다.(놀랍게도 혹은 당연하게도 그들은 고려대에 통합된 병설 보건전문대생이 아니었다. 자신의 권리가 아닌 상식을 위해 싸운 셈이다.) 그들은 법원에서 출교 취소 처분을 받아 복학했지만 고대는 그들을 다시 퇴학시켰고, 법원은 다시 퇴학 취소 처분을 내렸다. 그러는 동안 그들은 3년을 꼬박 투쟁해야했다. 말도 안되는 학내 비리와 학교 안의 부당한 일상적 권력관계까지 언급할라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상식에 맞지 않는 부당한 처사에 대해 학교 측은 언제나 학교의 '명예'를 운운하는 습속이 있다. 그들이 말하는 명예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되도록이면 외부에 이름 안알려지고 문제가 생겨도 안에서 곪아 터지면서 조용조용 흘러가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명예'를 지키는 방법인가?
한국의 대학 사회는 적절히 감시 받고 있는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상식이 관습이라는 이름 하에 억눌리며, 구성원 간에는 다양한 종류의 폭력이 일상화 되어있다. 대학 사회에 메스를 들이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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