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이 갔다.
아...쓸쓸하게 지나가버린 2010년...
친구와 함께 새해를 맞이했다.

아무튼 2011년이 다가왔다.
올해는 또 어떤 좋은 앨범들이 마구마구 쏟아질지 기대되는 가운데
내 멋대로 2010 베스트 음반 5장을 선정해볼까 한다.
음...순위는 없음. 순서와 무관하다.

그 첫 타자는 2010년 (나한테는) 혜성처럼 등장한(ㅋㅋㅋ) 밴드 The finnn!



◎ The Finnn 'Beatles over Zepplin'


 
아티스트/ The Finnn
앨범타입/ 국내 | 스튜디오
발매사 정보/ 2010.08.30 한국 | 킹핀(배포)







 2010년 나에게 가장 핫한 밴드는 바로 The finnn이었다.
왜 방송사 연기대상에서도 연말에 하는 드라마가 연초에 하는 드라마보다 유리한 면이 있지 않나.
The finnn도 2010년에 들은 많은 음악들중 2010년 하반기, 구체적으로 10월정도부터 많이 듣던 음악이기 때문에 2010년 나에게 가장 핫했던 밴드가 The finnn이라고 기억에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The finnn을 처음 접하게 된 건 자주 가던 인터넷 커뮤니티 음악게시판에서, Dance With An Indian을 우연히 듣고나서 바로 향뮤직으로 달려가 "핀주세요!"를 외쳤다. 이미 그 때 The finnn은 7월에 있었던 지산록밸리페스티벌에서 데모CD를 무료로 배포하여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어느정도 알려져 있는 밴드였다.
 
The finnn을 처음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내가 집중하게 되었던 부분은 보컬의 목소리였다.
극히 개인적인 감상일지 모르겠지만
보드카레인의 보컬인 안승준의 목소리에서 마이앤트메리 정순용의 향기(ㅋㅋ)를 느끼고
스위트피 김민규의 목소리에서 언니네 이발관 이석원의 비음이 들릴 때와 같이
The finnn의 노래에서 검정치마 조휴일이 생각났다.
특히 I'm sad just to dance with you 에서는 이게 조휴일의 새로운 프로젝트 앨범이 아닐까 하는 정도의
비슷함을 느꼈다.

사실 조휴일 같은 재기발랄하거나 실험적이거나 코스모폴리탄적인 톡톡튀는 귀여움은 가지지 못했지만
The finnn은 그보다는 조금 더  따뜻하고 조금은 일반적인 팝에 충실한 사운드랄까?
연주도 보컬도 안정적이고 어느 한 파트가 딱히 튀지도 않는 수려한 완성도를 가진 앨범이다.
The finnn의 노래를 듣고있으면 방구석에 서서 일렉기타를 둘러매고 마이크에 얼굴을 갖다대고 무심하게 서서
노래를 하는 한 청년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나는 노래를 들을 때 가사를 중요시하는 편이라, 영어로 되어있는 가사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노래를 들으면서 동시에 가사의 느낌을 받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가사의 번역본을 봐도 영어가사에서는 가사자체에서 느껴지는 느낌을 내가 100% 받고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앨범의 12곡은 9곡은 영어가사로, 3곡은 한국어가사로 되어있다.
한국어가사인 세 곡 공개무시금지, 말하지 않은 것처럼, 여우에게는 각각 영어가사 버전으로 된 노래 세곡이 앨범에 동시에 실려있다. 그런데 같은 제목에 English Ver. 혹은 Korean Ver. 등으로 표기한 것이 아닌 아예 다른 제목을 달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The finnn은 그 연결된 각각의 두곡씩을 아예 다른 노래라고 취급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확실한 의도는 딱히 찾아본 바가 없어서 알 수 없지만 의도가 그것이 맞다면 나름 성공한 게 아닌가 싶다. 앨범을 아주 여러 번 듣고서야 어느 곡과 어느 곡이 멜로디가 같은지를 알 수 있었으니까.

공개무시금지는 Dance with an Indian, 말하지 않은 것처럼은 Evelyn!, 여우에게는 The two ghosts 와 멜로디가 같다.

그런데 한국어가사를 선호하고 영어가사를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도 이 앨범의 여섯곡은 한국어가사로 된 세 곡보다 영어가사로 된 세 곡이 더 좋은 것 같다. 내용은 잘 이해할 수 없지만.

한국어가사로 된 세 곡은 원래 영어가사로 된 노래에 한국어 가사를 억지로 붙인 것처럼 조금 어색한 경향이 있다. 물론 정도는 훨씬 약하지만 비유하기에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OST의 Way back into love을 솔비와 김종욱이 '그대에게 바래요'라는 노래로 번안해서 불러 망쳤을 때 느꼈던 어색함 같은 것이다.

가사의 어미가 주로 --요,--죠 하는 말투인데 그 말투가 멜로디와 뭔가 괴리감이 있는 느낌이랄까?
아, 한국어가사로 된 세 곡 중 '말하지 않은 것처럼'의 가사는 어느 정도 좋다.

가사얘기만 주로 하다보니 The finnn에 대한 좋은 평이 아닌 것 같네.(-_-)
하지만 CD를 산 지 두달이 되서 매일매일 듣다시피해도 별로 질리는 감이 없고 들으면 들을 수록 좋은 그런 앨범이다.

게다가 조휴일이 뉴욕에 가있는 지금 (앨범작업을 하고있다고는 하지만 언제나올지--;)
검정치마의 팬들에게 검정치마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좋은 밴드다.
1월 15일에 단독공연도 한다던데.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밴드.


<Track List>

1. I'm Sad Just To Dance With You 
2. Dance With An Indian
3. Evelyn!
4. The Two Ghosts
5. So Regular
6. Basic Blue
7. Freakin' Me Out
8. Happy Christmas & Merry New Year
9. I Hate Bowling
10. 공개무시금지
11. 말이 없던 것처럼
12. 여우에게




The Finnn 문화콘서트 난장 출연영상 -말이 없던 것처럼-




포스팅하면서 핀의 공연영상은 처음 찾아보게 되었는데, 앨범만 듣다가 공연을 보게 되니 약간 기대이하이긴 하지만 많은 인디밴드들이 방송출연에서 엄청난 울렁증과 가창력부족으로 인해 수많은 기대이하의 무대를 보여줬던 것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양호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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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시작하기로 결심하면서, 음악에 대한 글을 제일 쓰고 싶었다.



7살에 나는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를 우상으로 삼게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장영주에 대해 딱히 큰 감명을 받았다기 보다는 어린 나이에 천재, 신동 소리를 듣던 그녀에 대한 동경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 후 초등학교 1학년에서 6학년이 될 때까지 6년 내내 어딜 가든 꿈이 작곡가라고 말하고, 쓰고 다녔다.
그 시기의 아이들은 꿈이 수시로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나는 마치 꿈에 대한 의리라도 지켜야 한다는 양 6년 내내 언제나 꿈을 '작곡가'라고 말하고 다녔다. 당시 작곡했던 동요도 있었다.

나는, 내가 슈베르트처럼 될 줄 알았다. 

그래서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부모님을 졸라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웠었다. 피아노는 꽤 일찍 그만뒀고 바이올린 또한 내가 좋아하던 그당시 바이올린 레슨 선생님께서 외국으로 유학을 가시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는 공부, 공부 하면서 작곡가라는 꿈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것 같다. 음악은 여전히 좋아했지만 이 때부터는 철저히 음악 '감상자'의 입장에서 살았다.
내 꿈인지 부모님의 꿈인지 누구의 꿈인지도 모를 의대를 지망하고 또 많은 대학을 떨어지면서 세월은 흘러갔다.

대학에 떨어지고 또 떨어지면서 남들보다 좀 더 오래 대학입시를 준비하게 되었다.
그런 과정에서 삶에 대한 가치관이 많이 변했고 결국 사람은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아야한다는 생각(오랜 입시기간에 대한 보상심리에서 비롯된 것인듯) 을 하게 되었다.
기댈 것이 변변치 않았던 그 시기에 음악을 들으면서 하루하루를 버티기도 했고.


결국 의대고 뭐고- 언제부터 나한테 주입되었는지도 모를 남의 꿈들은 다 집어치우기로 결심하고
어린 시절 6년내내 고수했던 그 꿈, 작곡가를 떠올렸다.
이젠, 꼭 작곡가를 꿈꾸는 것은 아니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기억났다.
'아 나 '음악'에 집착했었지.'






해서, 앞으로 블로그에 음악에 관련된 여러 글들-음반 리뷰,뮤지션에 대한 이야기 등등을 적어보려 한다.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다
앞으로 열심히 할 수 있을지 조금 걱정된다
아직 무엇을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주위에 블로그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
그래도 열심히 해봐야겠다  

블로그는 미니홈피보다 편리하고 폭이 넓은 것 같아서
애용하게 될 것 같다
많은 손님들이 오게되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