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철판에 깔린 ‘삶의 희망’…재훈씨는 정신을 잃었다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일을 하게 된 건 지난해 1월부터였다. 대학교 3학년 아들 이선호(23)씨가 군대에서 제대한 뒤 코로나19로 등교가 어려워진 상황 등을 이유로 틈틈이 아버지 이재훈(62)씨가

n.news.naver.com

 

  저 아버지는 이제 어찌 살아가야 할까. 남편따라 일하게 보냈는데 아들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그 어머니는 남편을 원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 저 가족은 인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야기에서 제일 악마같은 부분은 4시 10분에 사망했는데 회사 내부에 먼저 보고하느라 즉시 119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 그 현장에서 4년을 일한 작업반장 아버지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 누구에게도 상황을 전해듣지 못한 채 그 옆을 지나가다가 5시에야 아들이 엎어져있는 걸 발견하고 죽었다는 걸 알게 됐단 것.

  밥줄, 돈이라는 게 이렇게 비정하다. 사람 목숨 따위 돈 앞에서 한 줌 가치도 없다.

 

  낮에 코피노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글을 읽었다. 외국에서 애 낳아놓고 양육비 안주는 애비충 새끼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의로운 단체 '배드파더스'에서 쓴 글이다. 자기 피 섞인 애 양육비 주기 싫어서 애 엄마 살해나 폭행을 청부하는 애비충들이 널렸단다. 인간인가? 아, 인간이니까 저런 짓을 하는 거겠지. 돈에 환장하면 인간의 존엄성을 버리게 된다. 쟤넨 저러고도 지들이 잘못한 줄 모르겠지. 죄책감도 못 느낄 거다. 이미 돈으로 인간성이 마비됐으니까.

  돈에 집착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려고 돈을 열심히 버는 거고.

군대 영화 같은 거 별로 재미없어하는 편이라
친구들이 강철부대 얘기할 때도 그게 모야 했는데 넷플에서 볼 거 없어서 봤다가 빠져버림ㅋㅋㅋ

나의 최애는 특전사 박군임...
트로트 한잔해 한창 뜰 때 뭐야 저 개그맨 같은 외모는 하고 비호감이라고 생각했는데
강철부대보고 빠져버림ㅋㅋㅋㅠㅠㅠ

그 산 위에 올라가는 거 할 때
올라가기 전에 음지 양지 딱 스캔해서
양지 눈 녹은 쪽으로 딱 가는 거 보고 반해버려따
저게 15년 군생활 짬이구나 싶고

그래서 박군 찾아보니 아버지도 어머니도 돌아가시고 냉장고도 없을 정도로 가난한 집에서 자라서 대학 포기하고 입대ㅠㅠㅠㅠㅠ
넘 멋있고 대단한 사람 같았다

SDT 행군하는 것도 멋있었다ㅠㅠㅠ강준 곱상한 얼굴로 어찌 그리 잘하냐;;; 김민수도 이정민 거까지 80키로 군장 매고 행군...가능한 건가
SSU 김민수도 군장에 탄약통에 깃발...사람이 어떻게 65키로;;; 자기 몸무게 수준의 걸 들고 걷나요;;; 개미도 아니고

하여튼 군대 관련 컨텐츠 흥미도 별로 못느끼고 진짜사나이든 가짜사나이든 제대로 본 적도 없는데 이건 정말 재밌게 보고 있다

군대 서열 얼차려 이런 것보다 특수부대 간의 경쟁에 초점이 맞춰져있어서 그런듯

근데 종목이 여태까진 넘 체력 위주였다
박군이 음지 양지 딱 보고 올라간 것처럼
전략 + 군생활 짬 발휘할 수 있는 종목을 더 구상해서 해줬음 좋겠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 국제적으로 해도 재밌을듯ㅋㅋㅋ

미군 끼면 넘사될테니
한국군 중국군 태국군 뭐 이런 아시아 애들끼리 글로벌로 해도 재밌을 거 같음ㅋㅋ

하여튼 강철부대 추천쓰~ 재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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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의대생 사망 사건이 연일 난리다.
당연히 결론은 모르겠다. 혼자 실족사한 건지, 살인이든 뭐든 친구가 연관돼 있는지.
나도 한창 술 마시고 꽐라로 살았던 적이 많아서, 술 마시고 실수로 죽었을 수도 있다고도 생각하고
친구랑 격하게 장난이나 몸싸움하다가 빠졌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지금 언론에 공개된 정황과 증거로는 어떤 게 답이라고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대학교 다닐 때, 그러니까 20대 초반에
내 친구의 친구가 자취하는 복도식 아파트에서 멀쩡하게 술 마시다가
갑자기 감정이 격해져서 집 문을 열고 복도 너머로 뛰어내려 자살했단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걸 눈앞에서 같이 술먹던 친구가 다 봤지만 자살한 사람이 너무 빨리 뛰쳐나가서 확 뛰어내려버려서 도저히 말릴 수 없었고, 그게 엄청난 트라우마로 남았다고 했다.
아무튼 20대 초중반은 인간이 아직 많이 불안정한 시기고,
그 시기에 술이 합쳐진다면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고든, 자살이든, 살인이든.

문제는 이런 상황에 사망한 학생의 아버지가 언론을 통해 "100% 타살", "아들 친구라고 착각했던 A씨" 등 발언을 통해
뚜렷한 근거도 없이 함께 있던 친구를 살인자로 확신하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간다는 데 있다.
그 마음이 이해 안되는 건 아니지만,
'아니면 어쩌려고 저러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전의 여러 사건이 겹쳐 보였다.

얼마 전에 이하늘이 자기 동생이 죽고 나서
한동안 김창렬이 동생을 죽였다며 엄청 원망을 할 때, 공감이 안 됐다.
동생이 십수 년간 자신이 속한 그룹의 곡을 써줬는데 저작권을 받지도 못했고,
다른 멤버들에게 고마움을 치하받지도 못했다면,
그건 본인과 다른 멤버들 중 누구의 책임이 더 큰 걸까?
제주도 땅을 사자고 한 것도 본인, 옛날부터 꾸준히 의리 없는 김창렬에게 동업 제안을 한 것도 본인,
돈 없는 정재용을 자기 돈으로 지분 챙겨주며 끌어들인 것도 본인, 거기에 자기 동생을 끌어들인 것도 본인.
모두 자기 선택에서 비롯된 건데
(물론 자기도 동생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는 했다만,)
상황 다 뜯어봐도 김창렬은 평소대로 지가 하던 양아치 짓 했을 뿐인데
그 양아치 짓마다 대처 한번 제대로 안해놓고
갑자기 김창렬이 동생을 죽였다니,
평생 살아온대로 똑같이 양아치처럼 행동했을 뿐인 김창렬은 얼마나 황당했을까.
물론 그렇다고 이하늘 동생의 죽음이 이하늘 탓이라는 것도 아니다.
이하늘에겐 가혹할 얘기일 수도 있지만
이하늘 동생은 그냥 운이 나빠서 죽은 거다. 누가 죽인 게 아니고.

노무현 자살 사건도 비슷한 것 같음.
노무현은 유서에 "아무도 원망하지 마라"했는데 그 말은 아무도 안 지켜줘.
유언마저 무시당한 불운한 전직 대통령 노무현...
노무현 죽기 전에 한창 '굿바이 노무현'하며 노무현 손절하던 언론과 정치인들
노무현 죽고 나니 앞다투어 나와서 원망할 상대부터 찾음.
까놓고 말해서 노무현이 이명박 때문에 죽었냐?
이명박이 없는 죄 조작해서 만들어 낼까봐?
진짜 없던 죄 조작해서 만들던 군사독재 정권에도 겁없이 싸우던 사람이
이미 민주주의 시스템 다 구축된 나라에서 죄가 없으면 뭐가 두려워서 죽어.
부인이 뇌물 받은 게 사실인 거 알게되고
평생 가져온 자기 자부심 자존심 다 무너져서 삶에 환멸 느껴 죽은 거지.
그러니까 "아무도 원망하지 말라"고 한거고.

사람이 사랑했던 사람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이기는 정말 힘들다.
친했던 친구가 죽었을 때, 나랑 만난지 꽤 오래돼서 나랑은 별 관련이 없단 걸 머리론 잘 아는데도
한동안 죄책감에 괴로웠었다.
근데 그 죄책감을 잘 다스려야 한다.
문제는 어떤 사람들은 슬픔이 너무 커서 슬픔 대신 죄책감에 집중하게 되고
그 죄책감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나머지
다른 사람을 원망하는 방식으로, 그러니까 자신의 죄책감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방식으로
비이성적으로 자신의 죄책감을 덜려고 한다는 거다.

더 나아가면 경찰, 검찰이 다 수사하고 법정에서 결과가 다 나온 후에도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음모론을 주장하기도 하지.
어떤 김광석 팬들이 아직도 김광석을 부인이 죽였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어떤 세월호 유가족들이 문재인 정권 4년차인 지금도
세월호에 대해 밝혀지지 않은 진상이 있다고 믿는 것처럼.

죄책감이 가장 큰 사람들은 보통 유족인 경우가 많으니
보통 유족이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저런 말을 하는데
사람들은 그게 비이성적 행동이라는 게 보이면서도,
지금 가장 힘들 사람들이 유족이라는 생각 때문에 이성적으로 지적하기가 힘들다.

아무튼 다들 소중한 사람을 잃었으니 참 안타까우면서도
그 슬픔이 정말 어쩌면 무고한 다른 사람을 해치는 칼이 될 수도 있단 걸
인식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음.

티스토리야 미안해

내가 만육천원에 눈이 멀어 10년 넘은 널 배신하고 잠시 네이버 블로그에 갔었구나,,,

자정 땡치자마자 내가 찍은 사진이랑 글 써서 열심히 올리고 있었는데 뒤통수가 얼얼함 흡ㅠ

네이버 우라질놈들

종료 공지에 사과 없던 게 제일 열받음 유저 탓 오져~~~

난 한 아이디로 진짜 일상 올리고 있었는데...

밥 먹을 때 네이버 블로그 올린다고 사진도 일부러 찍었는데...

일기는 역시 티스토리에 쓰겠음

안주고 안빼앗는 티스토리 짱~

 


죠르디 다마고치 키웠는데 2연속 백수됨 ㅎ
열심히 이것저것 해도 똑같더라 운명인감

동네 횟집 멍게 해삼 존맛


뜻 모르는 사람만 앉을 수 있는 의자임


 

4일 동안 두번 간 내 사랑 술집

미래에셋 오티피 만들러 가야하는데 넘 귀찮드
SK IET 공모주 받았음 소소하지만...
따상해서 맛있는 거 사먹을 수 있게 해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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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즘 재미있게 본 컨텐츠들

 

1. 좋좋소

 

이과장님 회사에서 몰래 카메라 켜놓고 회사 욕하던 시절에 유튜브를 몇 번 봤더랬다

보면서 퇴사의 꿈을 키웠고 이제 어엿한 퇴사자가 되어 나름 집에서 놀고 먹으며 사는 중

그런 이과장님이 빠니보틀 감독을 만나 어마어마한 콘텐츠를 만들었다

진짜 매회 정말 공감하면서 재밌게 본다

나의 좋소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고ㅎㅎㅎ 주변인들에게 보고 들은 에피소드들이 머릿속을 마구 스쳐지나간다

그리고 직원들 캐릭터 정말 잘잡아서 보다보면 다 내가 아는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름

이미 지났기 때문에 웃으며 떠올릴 수 있는 추억~~~

넷플릭스나 방송국 같은 데서 아이디어 좀 사가서 돈 좀 들여서 시즌제 시트콤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유명 배우들 + 현 배우들 섞어서 구성 짜면 좋을듯

내 최애 캐릭터는 충범이랑 빽차장이다

조충범 보면 좋소 시절 내 후배 생각남 일하는 게 되게 답답해서 내가 20분에 한번씩 쪼아줘야

마감시간을 겨우 맞추던 후배...ㅋ

빽차장도 나 신입 때 나랑 동기랑 회식 자리에서 잠깐 불러내서 담배 피면서 헛소리하던 핵꼰대 아저씨 생각나서

빵터짐ㅋ

 

2. 머니게임

 

진용진도 회사에서 몰래 카메라 켜놓고 유튜브 올리던 시절부터 봤는데

그것을 알려드림 하기 전에...

그것을 알려드림으로 성공한 다음에 이런 대작을 만들었다

요즘 유튜버들의 기획력은 정말 장난 아닌 것 같다

머니게임은 네이버 웹툰 원작을 모티브로 만든 컨텐츠라는데

4억인가 되는 상금을 2주 동안 8명의 사람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쓰고

남은 돈을 다같이 똑같이 나눠 갖는 일종의 게임이다

8명의 사람들은 2주동안 밀폐된 공간에서 살기 위해 원하는 물건은 뭐든 살 수 있는데

문제는 바깥보다 100배의 가격으로 사야함ㅎㅎㅎ 그리고 그걸 다 제하고 남는 돈을 나눠갖는 것이다

아직 1회를 해서 앞으로 어떻게될지 모르겠지만,,, 재미있었으면 좋겠다

 

3. 일간 이슬아 수필집

친구 M네 집에 놀러갔다가 재미있어 보여서 빌려온 568p 짜리 두꺼운 이슬아 수필집이다

이슬아의 글을 읽다보면 나도 글을 쓰고 싶어진다

한동안 열심히 읽다가 또 안읽다가 읽다가 반복하는 책인데

얼마 전에 부산 여행갈 때 가져가서 읽다 왔다

그래서 그 삘 받아서 요즘 블로그에 아무 글이나 끄적끄적 자주 쓰는 것임 

일상이 일상적이지 않게 적혀 있어서 재미있는 책이다

그리고 읽다보면 나의 글감도 막 떠오름 뭘 써야할지 그런

근데 중간에 이슬아 작가가 아파서 입원했을 때 쓴 글이 있었는데

그 부분을 읽는 건 달갑지 않았다 작가의 고통이 왠지 상상돼서...

재미있는데 왠지 끊어읽게 되는 책이다

 

여러분 디어 마이 프렌즈라는 드라마를 아시나요?

내가 정말 정말 정말 좋아하는 드라마임.

오늘 윤여정 할머니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타셨으니

겸사겸사 윤여정이 출연했던 디어 마이 프렌즈의 기억을 떠올려봅니다.

 

 

디어 마이 프렌즈의 주인공은 고현정입니다.

고현정은 유럽에 있는 웹툰 작가 남자친구 조인성과 장거리 연애 중입니다.

조인성은 이름부터 대놓고 '연하'인데요. 연하 남친이라서 그런가봅니다.

그리고 엄마 고두심과 따로 살지만 자주 만나면서 삽니다.

고두심은 바람났던 남편과 이혼한지 오래, 혼자 PPL 가게인 이비가 짬뽕을 운영하며 가끔은 콜라텍도 가주며 잼나게 살고 있는 아주머니입니다.

고두심은 고현정한테 대체 연하랑 언제 결혼하냐고 재촉하는

평범한, 그리고 좀 아쌀하고도 성격 센 사업가 아주머니인데요.

고현정이 오래 연애해서 가족까지 다 아는 조인성과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조인성이 고현정을 만나러 오다 교통사고 나서 장애인이 돼 휠체어를 타는 신세라서요...

고현정은 자기를 만나러 오다 다친 남자친구와 헤어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결혼하지도 못합니다.

고현정의 외삼촌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인데, 어렸을 때부터 그 장애인이 어떤 취급을 받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다 봐왔기 때문입니다.

 

하여튼, 이런 고현정의 직업은 작가입니다.

남편은 없고 남자도 없지만 친구만은 많은 고두심은 딸에게 그 잘난 글솜씨로 나랑 내 친구들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나 책으로 써보라고 시킵니다.

그 책을 쓰면서 엄마와 엄마 친구들의 이야기를 알게 되고 그 사연에 관여하게 되는 게 이 드라마의 줄거리입니다.

 

지금까지 쓴 줄거리가 정확한지 모르겠네요. 하도 오래 전에 봐서...

가끔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 나오면 보고 싶긴 한데 잘 안보게 되더라고요.

왜냐면 보다보면 눈물이 나서요...

 

노희경 작가는 인간의 아주 섬세한 심리를 잘 묘사하는 작가입니다.

사람은 사실 단순하지 않잖아요. 누구나 복잡한 모습을 가지고 있죠. 밖에선 세상 호인인 사람이 가족에겐 개새끼일 수도 있고, A에겐 세상 나쁜 사람이 B에겐 세상 친절하고 착한 사람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노희경 작가는 사람들의 그런 입체성을 가장 잘 아는 작가인 것 같아요.

 

 

제가 이 드라마만 보면 눈물 나는 이유는...드라마 주인공 고현정의 엄마인 고두심 캐릭터가

너무 우리 엄마 같아서인데요.

우리 엄마도 사업을 하고, 강인하고 또 아쌀하고 그러면서도 주위에 풀도 안나게 올곧고, 남자 복도 딱히 없는 게

고두심과 우리 엄마의 공통점입니다.

고두심의 대사를 들으면서 엄마의 목소리가 음성지원된 것도 여러 번인데요.

저만의 생각은 아닌지 언니도 '디어 마이 프렌즈'를 잘 못 보겠다더라고요. 고두심 보면 우리 엄마 생각나서ㅋㅋㅋ

나보다 더 엄마와 애증의 관계라 드라마를 아예 못보겠는듯ㅎㅎㅎ

 

사실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는 고두심과 고현정인 것 같아요.

윤여정도 현실적이긴 합니다만 내가 살면서 보긴 힘든 캐릭터고.

나문희나 김혜자는 좀 판타지적인 캐릭터죠.

애초에 고두심 같은 엄마에게 이렇게 친구들이 많고 그 친구들끼리 이렇게 교류하고 사는 게

아주 판타지적인 요소라고 생각하지만요.

 

하여튼간 드라마를 보다 보면 나오는 여러 상황들이 정말 익숙해요.

고두심이 남편이 자기 친구랑 바람핀 걸 알고

큰 딸인 고현정과 농약 먹고 자살하려던 것도 정말 그렬듯한 에피소드죠.

그리고 고두심도 고현정도 평생 그걸 서로 입밖에 내지 않고 살던 것도요.

그 상처는 쌓였다가 나중에 터지게 되긴 합니다만, 우리 모두 말 안해서 그렇지 저런 파괴적인 기억이 한두개 쯤은 있지 않나요.

결혼하라고 종용하던 엄마가, 딸 남자친구가 장애인인 걸 알고나선 말이 없어지는 것도.

음 그냥 모든 장면이 머릿 속에서 재생되더라구요.

 

세상에는 정말 여러가지 감정, 이야기, 추억 같은 게 있는데

노래 가사나 드라마 주제나 영화 소재 같은 걸로 쓰이는 건 그 현실의 감정이나 이야기, 추억 들의 아주 아주 일부인 것 같아요. 사귀기 전 설렘, 사귀는 도중의 권태, 이별 후의 그리움 뭐 이런 거요.

그래서 사실 그런 주제들은 그냥 주제만 봐도 지겨운 경우가 많은데

디어 마이 프렌즈나 웹툰 미지의 세계 이런

흔하게 소재로 쓰이지 않는 감정이나 이야기, 추억으로 만든 이야기들은 항상 즐겁게 즐기게 되는 것 같아요.

인간의 미묘한 감정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꼭 보았으면 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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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레고 얘기 쓰다가 쓰고 싶어짐

나는 어린 시절 서울 동작구에서 태어나서 잠시 서대문구에 살다가 다시 동작구에서 컸다.

어릴 때 자주 갔던, 뭔가 이미지적으로 기억이 확연히 나는 서울 안 추억의 장소들이 몇 곳 있다.

 

아무리 뒤져도 90년대 사진이 안나옴. 80년대랜다.

 

우선 첫번째는 광화문 교보문고다.

엄마 아빠는 일요일 낮에 가끔 시간이 되면 언니랑 나를 데리고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다.

요즘 아이들은 모를 수도 있지만 예전에는 토요일에도 사람들이 안 쉬었다...ㅋ...

아빠 차를 타고 다같이 교보문고에 가서 책을 엄청 구경했다.

내 기억에 그때는 교보문고에 지금처럼 큰 책상이나 의자가 없었다.

그래서 코너마다 사람들이 다들 바닥에 철푸덕 앉아 책을 읽었다. 물론 나도 그랬다.

내가 어릴 때는 스마트폰이나 유튜브 이런 게 없었고 게임도 지금처럼 발달된 시절이 아니었기 때문에

책 읽는 게 아주 즐거운 놀거리였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은 사기 전에 꼭 엄마아빠의 사전 검열을 거쳐야만 했다. (부모님 운동권임)

아무리 재미있어보여도 얄팍하거나 내용이 없거나 유해해보이는 내용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안사줌ㅋ

그래서 나에게는 점점 엄마아빠 입맛에 맞는 책을 알아서 골라가는 능력이 생겼다.

ㅋㅋㅋㅋㅋ

 

엄마 아빠는 내가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부터 날 데리고 만화책방도 매일 데려가서 같이 만화책도 빌려주고

(당신들이 만화 좋아하심)

책 장르나 형식에 대한 편견은 거의 없는데

내용이 너무 상업적이거나 독재미화한다거나 뭐 그럼 안됨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가져간 책은 많이 까였다^^

 

그러다 보통 엄마 아빠가 이 책 어떻냐고 나한테 책을 추천해주는데

보통 전교조 국사 선생님이 썼을 것 같은 그런 NL 통일운동, 풍물 뭐 이런 느낌 나는 역사책이었다.

ㅋㅋㅋㅋㅋ 재밌어보이면 읽기도 했지만 보통 내스타일은 아니었다.

 

한번은 엄마가 나한테 미당 서정주가 쓴 전래동화 시리즈 (전 5권)을 사주고 싶어했다.

나도 뭐 딱히 나쁘지 않아서 사려고 하는데

아빠가 서정주 친일파라고 그 책 반대했던 기억이 난다;ㅎㅎㅎㅎㅎ

엄마는 서정주가 친일파긴 하지만 문학적으로는 뛰어난 사람이니까

읽어도 된다고했음

둘이 한창 싸우다가 엄마가 이겨서 그 전래동화 세트(전 5권) 사와서 열심히 읽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김ㅎㅎㅎㅎㅎ

 

이거였다 1권이 제일 재밌었다

 

근데 나도 만약에 애 생기면 책 검열할 것 같다.

뭔가 질 낮은 컨텐츠를 접하게 하고 싶진 않음ㅋ

우리 엄마아빠도 뭐 그런 마음이었겠지 싶다.

 

교보문고에서 아빠는 테이프를 자주 샀다. 주로 조수미였다.

아빠는 조수미, 정경화, 장영주 등을 좋아했다.

그래서 교보문고 갔다가 지하주차장에서 차 빼서 올라오는 길엔

항상 차 안에서 조수미 음악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두 번째는 명동의류다.

지금 명동은 거의 망했지만 내가 어릴 때는 서울에서 명동이 제일 핫했다.

그때는 홍대? 강남역? 이런 거 없었다.

그땐 신촌, 명동, 종로가 짱이었다.

아빠는 평일엔 매일 밤 10시까지 일했고 일요일까지 주7일 일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래서 명동은 보통 언니, 엄마랑 갔던 기억이 난다.

예전엔 명동에 명동의류라고 개짱큰 옷가게가 있었다.

지금으로치면 유니클로 같은 분위긴데 다 보세옷 판다고 생각하면 됨.

 

초등학생 때는 엄마랑 언니랑 명동의류 가서 옷을 사곤 했다.

명동에는 맛있는 거 파는 노점상도 많고 명동의류에는 옷도 이쁜 옷 진짜 많고 머리끈 가방 등등 이쁜 게 많았음.

그 앞은 항상 활기찬 분위기여서 명동 놀러가는 걸 참 좋아했다.

그리고 끝날 때쯤 아빠가 차로 데리러 오면 차 타고 집에 가곤 했던듯ㅎㅎㅎ

명동은 특히 독립문 살 때 자주갔던 것 같다.

세번째는 여의도 광장.

지금은 여의도 공원이 됐지만 내가 어릴 땐 여의도 광장이었다.

아빠가 여의도에서 일했기 때문에 여의도를 자주 갔다.

언니랑 엄마랑 여의도에 가면 아빠가 일하다 중간중간 나와서

같이 점심도 먹고 좀 놀다가 들어가고 그랬다.

(우리 아빠는 주말에도 일했음ㅠㅠ)

 

여의도 광장은 자전거나 롤러스케이트를 빌려타는 광장이었다.

난 여기서 네 발 자전거를 많이 탔고

언니는 롤러스케이트를 많이 탔다.

나는 교보문고 가는 걸 더 좋아했던 것 같은데

언니는 여의도 광장을 더 좋아했다. 언니는 원래 책 읽는 걸 안 좋아했다.

 

여의도에 가면 한강 고수부지도 가끔 갔다.

강가에 와플처럼 생긴 그 경사가 되게 무서웠는데

그 위에 허접한 공간에서 앉아서 쉬곤했음.

 

네 번째 뭐있지, 음 내가 살던 상도동은 너무 추억이 많아서

나중에 따로 길게 써야할 것 같긴 한데

중대 후문에 살았을 때는

중대 후문으로 들어가서 안을 거쳐서 정문으로 나와 마트를 가기도 했다.

그 청룡있는 호수? 를 자주 지나다녔다.

 

중대 후문에선 가끔씩 학생들이 대낮에 데모를 해서

최루탄 연기가 길에 가득할 때도 있고 그랬다.

엄마가 가까운 건물 1층으로 들어가서 옷으로 입이랑 코를 다 가려주고 같이 집까지 손잡고 뛰어갔던 기억이 난다.

 

그외에도

엄마, 아빠, 언니랑 동대문에 새벽에 옷 사러 다녔던 거랑

노량진에도 새벽에 가서 회 떠 먹던 거랑

그런 크고 작은 추억들이 있다.

뭔가 그 시절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하고 몽글몽글해진다.

자연농원이나 롯데월드 같이 특별한 곳에 갔던 기억은 사실 잘 안 나고

저런 곳이 더 기억에 잘 남는다.

그립다 어린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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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서미 스트리트 레고 갖고 싶었는데 온갖 사이트 다 품절이라

레고 카페에 가입해서 키워드 알림을 해놨었다. 이거 하려고 네이버 카페 앱도 깔았다.

그러던 어느 토요일 아침, 카페의 키워드 알림이 울려서 보니

영등포 타임스퀘어 레고스토어에 세서미 레고가 있단 소식이었다!!!

당장 달려갈까 하면서 남친한테 내가 가도 세서미가 남아있을까 의견을 구했는데

남친이 없을 것 같다고 가지 말라고 했다.

사진 속에 두 개밖에 없어서 불안하긴 했음.

그래서 흡 어쩔 수 없지 하면서 SSG 닷컴에 뜨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남친이 포장된 선물을 들고 나타남ㅋ

"이거 머게~?"

포장돼있었지만 한눈에 알아봄 넌 나의 세서미라는걸ㅜㅜㅜㅜㅜ

끄앙

짱행벅ㅎ0ㅎ

초딩때 아빠한테 받은 것들 이후로 이런 대형 레고 첨 가져봄ㅠ

남친이 영등포 가서 사온 건 아니고

해외 직구로 오래 전에 시켜놨는데 마침 이날 도착했다고 한다ㅋㅋㅋㅋㅋㅋ

난 그것도 모르고 아침부터 세서미 레고 얘기 한참 함ㅋㅋㅋㅋㅋㅋ

 

 

껍데기부터 넘 귀여웠다~!~!~!~!~!

사실 세서미 스트리트 그 프로그램을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걍 캐릭터가 넘 귀엽다 내 최애 캐릭터는 쿠키몬스터다

어릴때 한번 저 프로를 봤는데 좀 또라이스러운 TV 유치원 하나 둘 셋 같았다

몬가 영미 문화권 애들 프로는 그 뭔가 이상한 괴기스러운(?) 그 좀 특유의 이상한 느낌이 있음

텔레토비도 그렇고 젤라비도 그렇고...

세서미 스트리트도 그랬다 좀 이상함

애초에 저기 캐릭터들만 봐도 쓰레기통 안에 사는 놈 모냐고...

그리고 사람 같이 생긴 애도 있는데 새도 있고 괴물도 있고 할튼 좀 이상함

텔레토비 제작진도 줄줄이 마약해서 잡혀갔잖아

그런 느낌이야 그래서 좋음 근데

 

 

밥먹고 겁나 열심히 만들었다

내가 설명서대로 따라하는 걸 잘 못해서 중간에 실수를 좀 많이 했는데

온전히 나보고 조립하라고 옆에서 구경만 한 남친이 많이 도와줬다

막 나는 색깔 다른데 그냥 쓰려고 하고 "어차피 여긴 안보이는 부분인데 뭐" 이러고 넘어가려는데

남친이 끝까지 그 색 블록이 왜 없는지

이전 과정 다 짚어나가서 찾아서 도와줌

블럭에 스티커 붙이는 것도 있었는데 난 대충 좀 삐뚤어져도 걍 붙이고 넘어가려는데

남친은 뗐다 붙였다 하면서 완벽하게 붙여줬다

(남친이 잘 붙이니까 내가 붙여달라구 했는데 스트레스 왕창 받아하면서 해줬다)

레고하면서도 성격이 드러난다

난 성격 급하고 덜렁덜렁~(고추 아님ㅋ)

남친은 꼼꼼함 완벽주의 

난 그래서 잘해야 되는 건 남친한테 항상 부탁해놓고 

빨리 안해서 답답하다고 ㅈㄹ함 생각해보니 미안하군ㅎㅎㅎㅎㅎㅎㅎ;;;

 

 

어릴 때 레고하면서도 느낀 거지만

레고가 명품인 이유는 안보이는 부분 하나하나까지 다 디테일하게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막 건물 무슨 바닥부붙 블럭 쌓는 것부터 아무도 안보이는데 졸라 열심히 만들어놓음

 

세서미 레고에도 뭔 보이지도 않는 지하 공간?에 거미줄이랑 거미있음

보이지도 않는 구석 공간이니까 거미줄이랑 거미가 있다

조립하고 나면 안보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변태같은 인간들

변태지만 천재야...

레고회사 인간들이 건물 짓는다면 절대 부실공사 같은 건 없을 것 같다

매우 신뢰가는 브랜드다

레고는 하다가 블럭 없으면 레고에서 그걸 빼먹었을 거란 생각 자체가 안듦... 

만약에 불량이라 진짜 안 들어있던 거라도 "어머어머 배달 기사가 빼먹었나봐ㅠ" 생각하게 만드는 회사다

그래서 레고는 전세계 모든 블럭 회사와 다른 것이다...

요즘 옥스포드 블럭도 잘 나오긴 하지만... 

 

 

남친이 붙여준 분홍 스티커,,, 잘 붙였구먼

안보이는 부위일줄 알았는데 매우 잘보이는 부위여씀

남친이 너무 뗐다 붙였다하면서 힘들어하길래 걍 대충해 하고 내가 ㅈㄹ해서

남친이 상처 받아해서

이 안에 있는 다른 스티커들은 내가 붙였다....ㅎ

 

 

여섯 명의 세서미 스트리트 친구들~

뒤에 쓰레기통에 있는 애는 몸이 없다...걍 머리에 몸대신 일반적인 레고 인간 머리 모양의 그 동그란 원통 붙어있음

이게 바로 내가 위에서 말한 괴기스러운 영미 아동 프로 갬성이다

몸이없어 흡;;; 머리만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어;;;

 

블로그 올릴려고 사진 찍은 게 아니라 걍 찍은 거 이용해서 블로그 올리는 거라

제대로된 사진이 없긴한데

자세히 뜯어보면 디테일이 미쳐있다

저 왼쪽에 드라큘라 그림있는 건물 옥상에 저 환풍기? 에어컨 실외기? 같은 거 있는데

돌릴 일 없는데도 안에가 돌아가는 원형 판이 붙어있다 실제 환풍기나 에어컨 실외기처럼...

이런 디테일이 미친 거 같음

 

복지나 조건 상관없이 하는 일만 보고 회사를 고른다고 치면

레고 신제품 기획 부서 직원 하고 싶다

새로운 레고 뭐낼지 기획하는 사람 하고파~

 

닌자고니 프렌즈니 슈퍼마리오니 레귤러 시리즈는 다 별론데

크리에이터 시리즈는 다 짱인 것 같다

레고 홈피에서 구경하는 거 재밌다ㅋ

 

어릴 때 명절이면 아빠랑 레고 잔뜩 파는 창고형 장난감 매장 가서

같이 큰 레고 고르던 기억이 난다

90년대였는데도 10만원이 넘곤 했음

엄마는 그런 걸 왜 사냐고 했지만

아빠랑 장난감 매장에 들어섰을 때의 기분과, 거기서 아빠랑 막 한참 레고 고르던 그 느낌과

그걸 사서 집에 들고 올 때 기분 같은 건

서른이 넘은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참 벅차는 참 따뜻한 기억이다

(가족끼리 주말에 광화문 교보문고 가던 거랑, 엄마랑 언니랑 명동의류가서 쇼핑하던 기억도 함께!!!)

아빠 고마워

남친도 고마워 

나도 조카 생기면 같이 장난감 가게 가서 장난감 사주는 이모 돼야지ㅎㅎ

 

레고 사랑해여

주식있었으면 나도 열심히 샀을텐데 (걍 레고주주 되고싶어서)

남친이 사려고 보니 가족 기업이라 비상장 기업이라구함ㅠ 흡

그래 기업보단 장인 느낌이지

장인 기업

레고 만세 ~!

금전적 여유가 생기니 좋은 점은

친구들의 생일에 주고 싶은 걸 별 생각없이 줄 수 있단 것이다

이 친구가 내 생일을 챙겨줬었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고

1~2만원대의 선물은 가볍게 줄 수 있다

 

요즘 친구들의 생일이 많아서 소소한 선물 몇 개를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택배로 보냈다

대부분 만원에서 이만얼마 짜리지만 그래도 그 사람이 좋아할만한 걸 고민해서 선물하는 그 과정이 즐겁다

 

집에서 요리를 자주 해먹고 술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토끼소주를 선물했고

역시 집에서 술을 즐기는 친구에게 댄싱사이더의 애플사이다를 선물했다

얼마 전 댄싱사이더 창업주의 인터뷰를 읽고 알고 있다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발견하고

왠지 패키지가 친구 취향일 것 같아 주었는데,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브랜드라며 매우 좋아해서 뿌듯했다

 

과자를 좋아해서 과자 블로그를 운영하는 예전 직장 후배에게는

클래식한 쿠키 세트를 보냈다

후배의 블로그를 열심히 뒤져보면서 왠지 좋아할 것 같은 쿠키를 보냈는데

아주 클래식한 쿠키라며 바로 알아보고 좋아해서 이 역시 뿌듯했다

 

곧 아이가 태어나는 친구에게는 친구의 선물 대신 아기용 모자와 손싸개, 발싸개를 보냈는데

자기 선물보다 아기 선물이 훨씬 좋다며 반가워해서 기분이 좋았다!

 

오늘은 와인을 무척 좋아해서 인스타에 열심히 와인 일기를 올리고 있는 친구에게

내가 먹어보고 싶었던ㅎㅎ 소금집의 살라미와 소세지, 스모크 치즈를 보냈다.

여러 햄과 소세지 중에도 와인 안주로 적절할 거라고 써있는 것만 골라보냈다 후후!

친구는 아직 뭘 보낸지 모르는데 알고나서 좋아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작년부터 몇 달째 내가 처음 준 시계줄로만 애플워치를 차고 다니는 남자친구에게

아무 날도 아니지만 애플워치 메탈 스트랩을 주었다 헤헤

 

나 자신에게는 별로 돈을 안 쓰고 사는 요즘이지만

이런 소비들이 나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

SNS에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세상이라, 자주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의 취향을 알아서

취향에 맞춰 선물할 수 있어 좋다

작은 걸 주더라도 일률적인 기프티콘이 아닌, 취향에 맞는 걸 선물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교훈적인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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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날 2021.2.11 월요일

오전에 집에서 병원 일을 좀 하고 아빠와 함께 전을 부치고 만두를 빚었다

엄마는 그 외 여러 요리를 하심

가족들이랑 밥 먹고 부모님한테 세뱃돈도 받고 윷놀이를 했다ㅎㅎ

뭔 내가 던지기만 하면 낙이다ㅋㅋㅋㅠㅠㅠ

엄마가 토요일에 등산을 간다고 해서 마리오 아울렛에 등산화를 사러 갔다

엄마 마음에 드는 등산화가 없어서 등산화는 못 샀지만 그대신 내가 추천하며 발이 편하기로 유명하다고

가보자고 한 브랜드(스케쳐스)에 엄마 마음에 드는 신발이 있어서 사드렸다!

엄마랑 꽤 오래 마리오 아울렛이랑 W몰을 열심히 돌아다녔다

집에 돌아가니 아빠가 엄마보고 딸이랑 쇼핑 잘했냐고 했는데

엄마가 이렇게 둘이 쇼핑한 건 거의 처음인 것 같다고 좋았다고 했다

어릴 땐 많이 한 것 같은데 아닌가? 언니랑 셋이 갔었나? 둘이 간 건 처음일지도ㅎㅎ

하여튼 오랜만의 쇼핑이었는데 엄마가 지쳐하지도 않고 매우 재밌어 하셔서 뿌듯하고 좋았다

엄마가 신발장 정리를 하셔서 나도 했는데 정말 예전 신발부터 버리지 않아 다 있었다

멀쩡하지만 이젠 다신 안 신을 것 같은 몇몇 신발을 아쉽지만 떠나보냈다

 

둘째날 2021.2.12 금요일

아침으로 설 음식을 먹었다. LA 갈비는 너무 맛있었다~

아빠가 아침 일찍 혼자 할머니댁에 다녀오셨다 5인 이상 집합금지이기도 해서...

할머니가 싸 주신 식혜를 먹었다 맛있었다

먹고 자고 또 일어나서 엄마 아빠가 멸치국수를 해 먹고 남은 소면으로 비빔국수를 해먹었는데

식초 너무 많이 넣었다...그래도 나쁘진 않았다

그리고 나서 엄마 아빠랑 동네 산책을 갔다

산책로를 열심히 걸었다 같이 걸을 강아지가 없다는 게 아쉬웠다

그리운 우리 멍멍이들...

산책로를 걷다가 엄마가 아는 아저씨를 우연히 만나 물을 얻어 마셨다ㅎㅎ

열심히 동네를 돌면서 산책하고 이리저리 구경도 했다

동네 산책하다가 만난 멍멍이ㅎㅎ

동네 뒤엔 시골길 같은 길이 있었다 ㅎㅎ

동네 캠핑장도 있었는데 고기 구워먹는 냄새가 넘 좋았다...부모님이나 남친과 당첨돼서 놀러가고 싶다!

그리고 문 닫은 엄마 카페에 들러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레모네이드를 만들어 마시고

엄마 아빠와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 아빠랑 셋이 고스톱을 쳤는데 당연히 내가 다 잃음ㅠㅠㅋㅋㅋ (우리 아빠는 온갖 게임 완전 고수다~)

엄마 아빠가 점 1000원에 하자고 돈 더 올리자 올리자 하는 걸 그러면 도박이라고 점 100원을 고수했는데

점 1000원에 했으면 큰일날 뻔 했다ㅎㅎㅎ 내 레고 돼지가 홀쭉해졌다 ㅠㅠㅎㅎㅎ

그래도 재미있었으니까 좋았다

언니 보여주려고 사진 찍었는데, 왜 찍냐고 급 경계하던 고스톱 꾼들ㅋㅋㅋ

고스톱 치다가 언니가 선물해준 민어를 쪄서 맥주랑 저녁을 먹었다

원래 생선은 회 말고 별로 안 좋아하는데 민어찜은 정말 맛있었다

밥 먹고 또 엄마 아빠랑 셋이 윷놀이를 밤 11시까지 했다ㅎㅎㅎ 재미있었다

언니한테 사진을 보내줬더니 언니도 같이 하고 싶다고 부러워 했다

언니가 없어서 쫌 허전했다

마침 도깨비말콘이 카카오에 나왔길래ㅎㅎ

어릴 때 영인이 언니랑 도깨비말 쓰면서 난 못 알아듣게 괴롭히던 언니가 떠올라서 선물해줌~~

언니가 웃기다고 좋아했다

 

셋째날 2021.2.13 토요일

엄마 아빠는 언제나처럼 아침 일찍 얼굴도 못보고 속초로 여행을 떠나셨다

시골 다녀온 남자친구를 우리 집으로 불러 설 음식을 차려 늦은 아침을 먹었다

갈비랑 전이랑 나물이랑~

후식으로 마켓컬리에서 시킨 꿀떡이랑 할머니가 보내주신 식혜도 먹었다

그리고 뒹굴뒹굴 티비 보면서 놀다가

어제 엄마 아빠랑 했던 산책이 너무 좋았어서

남자친구와도 동네 산책을 했다 좀 짧은 코스로!

길게 하려다 짧게 한 건데 그러길 잘했다 (안 그랬음 로또를 못 샀을 테니까!)

그리고 남자친구 선배가 주신 아웃백 금액권을 쓰러 남자친구네 집 앞 아웃백에 갔다

골드 코코넛 쉬림프랑 스테이크 투움바 파스타를 먹었다

부족하면 더 시켜 먹으려고 했는데, 아침에 너무 많이 먹어서인지 배가 불렀다

아웃백에서 나오니 남자친구는 8시가 얼마 안 남았다며 로또를 사러 간다고 해서

난 남자친구네서 뒹굴거리다가 나갔다 온 남자친구랑 같이 디제이 맥스를 좀 하다가

여러 짐을 챙겨서 우리 집에 왔다

와서 역시 마켓컬리에서 시킨 삼진어묵으로ㅎㅎ(마켓컬리 매니아 아님 두 번째 시켜봄ㅠ) 어묵탕을 끓여서

형부가 주신 맥주랑 같이 먹었다

그러다가 남자친구가 갑자기 소리를 질러서 보니

남자친구가 로또 3등에 당첨됐다! ㅎㅎㅎ 새해부터 운수대통~!!!

올해는 뭔가 운이 좋으려나보다~!!! ^____________^

20분 남기고 로또 사러 굳이 다녀온 보람이 있었군

매주 로또를 사면서 5천원도 안된다고 투덜거렸는데, 한 번에 100만원 넘는 공돈이 생겼다

여기 쓰면 남자친구가 뭐라 하려나ㅎㅎㅎ 하지만 일기에 쓸만큼 특별한 일이니까 써야겠다

글쓰기 모임 글을 써야해서 둘이 같이 여러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고 잤다

 

넷째날 2021.2.14 일요일

남자친구가 깨워서 일어나서 동물농장을 봤다

날 깨워놓고 남자친구는 다시 잠들어버렸다ㅋ 이 새키ㅎ

동물농장에 나온 렛서팬더가 너무 귀여웠다...레시와 레몬이...

에버랜드에서 본 적 있는 렛서팬더인데, 그땐 한 마리 뿐이었는데 이제 두 마리가 되었다고 한다

진짜 너무 귀여웠다 강아지들보다 더 귀여운 것 같다...멸종 위기종이라는 게 안타까움

동물농장 렛서판다 레시와 레몬이~~

그리고 나서 또 설음식으로 밥을 차려서 남자친구를 깨워서 같이 먹었다

밥 먹으니 졸려서 남자친구는 이제 일어났는데 나는 자버렸다ㅎㅎㅎ

일어나서 둘이 오버쿡드를 좀 하다가

링피트를 사러 가려고 했는데, 왠지 사도 잘 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바뀌어서 망원동에 놀러가려고 했다

그런데 가는 길에 남자친구가 계속 기분이 다운돼있어서, 나도 기분이 나빠져서 망원동은 안 가고

그냥 집에 가서 쉬라고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1시간쯤 뒤에 남자친구가 미안하다고 우리 집에 내가 좋아하는 딸기 생크림 케익을 사들고 와서

같이 먹으면서 화해했다

먹고 또 잠시 뒹굴거리고 있는데 엄마가 집에 곧 간다고 전화가 와서

남자친구랑 동네에 나와서 배드민턴을 좀 치고 헤어졌다

남자친구가 배드민턴 내기에서 져서 아이스크림을 사줬다

집에 왔더니 엄마가 속초에서 아빠 친구 아저씨에게 받아온 속초 반건조 오징어를 구워주셔서

맛있게 먹었더니 또 졸렸다

그래서 또 자고 일어났더니 뭔가 입이 심심해서 핫도그와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연휴동안 살이 얼마나 쪘을지 재볼 용기가 안 난다

먹고 자고 먹고 자고한 연휴였다

그래도 매일 몸을 조금씩이라도 움직이고 산책이라도 하려고 노력했음

날이 많이 풀려서 이제 슬슬 야외활동을 해도 될 것 같은 날씨이다

산책도 자주 다니고 배드민턴도 자주 쳐야겠다

 

*

초등학생 일기처럼 별 고민 없이 단순하게 먹고 자고 놀고 일하는 지금의 삶이 평온하고 좋다

남자친구는 이 삶에서 불안을 느끼기도 하고(나에게도 지분이 있겠지) 마냥 즐겁진 않은 모양이지만,

나는 꽤 만족스럽고 행복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몸에 종종 두드러기가 나던 회사 다니던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축복 같고

가족들과도 요즘은 거의 싸우지도 않고, 연휴에는 특히나 부쩍 화목함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가족이나 남자친구나 나의 건강이 나의 가장 큰 걱정이다

미래 걱정은 별로 되지 않는다

회사를 그만 둘 때,

그만 두고 나서 붙었던 혹은 남으라고 붙잡아 주었던 두 개의 회사를 그만 둘 때도

불안했지만 결국 나는 그때보다 지금 더 행복해졌고

내 선택을 후회한 적이 지금까지는 한 순간도 없으니

앞으로도 열심히 하루하루 긍정적으로 재미있게 살면 어떻게든 잘 살아지겠지

불안이 지금의 행복을 잡아먹게 두지 말고

적당한 불안을 즐기면서 사는 게 중요하다

정말 그렇다

남자친구 마음의 불안도 걷혔으면 좋겠다